봉선화물들이다
내 너를 탐한 것은
꺾을 수 없던 까닭일까?
소름끼치도록 어여쁜 자태로
나려진 너의 나락에
신음 같은 긴 읊이
경탄이 되어 울려 퍼지다
읊조림이 되어 넋두리가 되어
묻혀 지고
다시 피고 질 네 죽음을
시샘하여 손끝 닿은 곳곳
한 자락 한 자락 으깨지어
물들어 간다
연붉은 자죽 곱게 빻아져
상처의 흔적도 없이
시리게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