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없는 자의 편지
당신의 영혼에 한없이 흔들리는
흐느낌이고 싶었습니다.
영혼이 없다면 당신의 마음에
끈덕지게 눌어붙은 눈물이고 싶었습니다.
그마저 없다면 가난한 거지의 옷자락을
부여잡았다 뿌리쳐진 제 손길은
어디에 가 닿아 미끄러져야만 하는 건지요?
세상이 아닌 당신을 전부가 아닌 하나를
가질 수가 없고 찾을 수가 없어
그 무엇도 드릴 수가 없고
그 무엇도 할 수가 없어
아무런 믿음 없이
아무런 바람 없이
메마른 당신께
안부를 묻고 또 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