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이들에게 띄우는 편지

 

 

 

그때 우리가 동아리 방

습작집에 치열하게 쓰던 시들과

서로를 향해 뜨겁게 묻던 안부들은

글이 아닌 우리들의 낭만이었다.

그때 우리가 학교 근방에서

허공에 붕 뜬 말들로 미열에 들떠

떠들었던 사상들과 생각들은

언어가 아닌 우리들의 꿈이었다.

그때 우리가 젊음이란 멍에에

치기 어린 감정으로 쏟아낸 독설들과

감당할 수 없는 열정으로 자학했던 몸짓들은

방황이 아닌 우리들의 숨결이었다.

그때 우리가 밤새 마신 술과

그때 우리가 아침에 게워낸 토사물과

그때 우리가 내내 안달했던 사랑은

모두 거짓이 아닌 진실이었다.

그때 우리의 글들과 언어와 숨결이

모두 거짓이 아닌 진실이었던 것처럼

우리는 지금도 진실로 살아있고

꿈꾸고 있다.

 

 

간혹 서로의 안부를 담담하게 물으며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또 다시 그리워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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