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엔 붕어가 없다

 

 

 

붕어빵엔 붕어가 없다

이 말의 의미를 알아버린 순간

넌, 허무의 끝 조금씩 차오를

새살을 기다린다 하고선

눈물에 젖은 앙꼬를 파내어

붕어빵을 강물 위로 띄어 보냈어

퉁퉁 부르터서 너덜거리는

붕어빵이 조각조각 흩어지고

수면 위를 뻐끔거리는

붕어들이 고개를 내밀었어

바늘도 없는 낚시를 드리운 채

시간을 기다리며

너는 빵을 굽기 시작했어

번쩍거리는 비늘을 달고

꿈틀거리는 지느러미가 퍼덕이며

생생한 아가미로 뻐끔거리는

붕어빵을 굽기 시작했어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구경했지만

누구도 네 붕어빵을 먹을 순 없었어

혼자서 꾹꾹 집어삼키며

넘실대는 비린내를 꾹꾹 견디며

이물거리는 날것의 흔적들을

꾹꾹 게워내며

넌, 낚싯대가 살짝 흔들리는 것을

꿈꾸듯이 바라보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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