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 아프리카 부흥을 기원하며
아프리카에 대해서 아는 것이 얼마나 있을까? 나이지리아? 축구를 잘하는 나라? 월드컵 때 녹색 옷을 입은 아프리카인들이 봉고를 치면서 열정적으로 응원을 하던 모습이 얼핏 기억난다. 그 외 아프리카에 대해서, 나이지리아에 대해서, 난 아는 바가 전무하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이 책을 읽었고, 뜻밖에 흥미를 느껴 추천하게 되었다.
첫째는, 식민지 문학이라는 특성 때문이었다. 솔직히 우리나라의 식민지 문학이라고 했을 때 떠오르는 문학이 뭐가 있을까? 꽤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실상 거의 없었다. 이광수의 무정? 김유정의 봄봄? 염상섭의 삼대? 솔직히 이런 작품도 일제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우화적으로 돌려치기를 했을 뿐, 식민지 시대를 잘 표현하고 있는지 개인적으론 잘 모르겠다. 차라리 절망으로 가득 찬 이상의 문학이나, 그 당시 윤동주, 김소월, 한용운, 백석 등의 시가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친일로 유명했던 서정주를 좋아하는 이유는 또 무슨 연유일까? 한마디로, 우리나라의 일제 강점기를 제대로 표현한 식민지 문학이 존재했는지 개인적인 의구심을 가져본다. 이에 비교해 ‘치누아 아체베’의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는 확실히 식민지 문학의 전형성을 갖추고 있다. 기존의 자신만의 문화를 소중히 여기던 주인공들이 영국 국교회의 선교사들과 대치하면서, 갈등을 일으키고, 그 갈등이 주인공의 죽음으로까지 귀결되는 까닭이다. 물론, 여기에 어떤 사상적 담론을 치열하게 다룬 흔적은 없다. 아니 담론에 대한 어떤 논의조차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이유로 이 담담한 구조가 오히려 더 안타깝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둘째는, 서두에서 밝힌 아프리카에 대한 내 무지에서 출발했다. 식민지 문학이든, 무엇이든 간에, 무언가 모르는 미지를 탐험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프리카 특유의 종교적 의식과, 속담의 향연, 그리고 각종 생활의 편린들이 이 글 속에는 가득하다. 특히 내가 관심을 갖고 본 부분은 종교적 의식과 속담의 내용들이었다. 종교적인 부분은 일본의 종교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숲과 빽빽한 밀림으로 되어 있어, 정령에 관한 이야기 부분이 유독 강하기는 하지만, 그 외에 모든 사물을 대할 때 종교적으로 접근한다는 의식이 일본의 종교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담의 경우는 중국의 고사성어가 떠올랐다. 아프리카 특유의 생활과 밀접한 지혜를 담은 속담이란 생각이 든다.
이제 이야기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이 글은 일단 아프리카에 대해 생소한 독자에게 신선한 충격과 그에 따른 기쁨을 주리라 생각한다. 동시에 식민지 소설의 전형적인 특성으로 인해 어떤 안타까운 마음을 품게도 만들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