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신춘문예 당선소설집
한소은 외 지음 / 한국소설가협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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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신춘문예 총평

 

 

 거의 매년 하는 신춘문예 평이지만 올해는 무언가 헛헛하다. 모임에서 하는 합평을 하지 않고 그냥 이렇게 혼자서 평을 남기자니, 마음이 조금 그렇다. 물론, 오히려 그 이유로 지금 글을 쓰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마음속 허함을 조금 달래고 싶다.

 


 가장 눈에 띄었던 작품은 조선일보의 . 신춘문예 작품들 중에서 사실 머릿속을 맴도는 경우는 흔치 않다. 물론, 자극적인 작품들이 더러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 자극은 그 당시의 자극일 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잊힌다. 그런데 이 는 계속 머릿속을 맴돌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진실에 관한 저자의 집착이 전달되었기 때문일까? 우리 옛말에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게 모든 풍문은 지나가는 말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풍문 가운데 진실을 찾으려 애를 쓰고 있다. 아니, 그 풍문 가운데 진실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전체적인 글도 안정적이었고, 호흡도 좋은 글이란 생각이 든다. 동아일보의 은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은근 이야기하고는 있다. 하지만 이게 좋은 소설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민자에 대한 차별적 시선을 은근 담아내려고 한 것 같은데, 좋은 소재만 가지고 좋은 소설을 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잘 담아낼 수 있는 서사와 은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난간에 부딪힌 비가 집안으로 들이쳤지만이 소설에 관해서 말하자면, 괜찮은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죽은 아이에 대한 부부의 심리가 잘 그려졌고, 표현되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조금 그 심리적인 공감대를 이끌기 위한 묘사들은 부족하지 않나 싶다. 글쓴이의 말대로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휠얼라이먼트를 보고 드는 생각은, 아니 읽는 내내 떠올린 건, 장 뤽 고다르 감독의 네 멋대로 해라.’.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너무 많은 대화들의 등장 혹은 주인공들의 인과관계가 끊긴 사고들, 아마 그런 곳에서 이런 생각이 든 게 아닐까 싶다. 여하튼 나름의 색깔 있는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서울신문의 체조합시다.’ 경우, 약간 어설픈 스타일을 따라 하려다 실패한 작품 같은 느낌이다. 토끼탕, 칼갈이, 페도라 등, 나오는 인물들이 모두 겉돌고, 각자의 소리를 내지만, 먹음직하기보다는, 버석거리는 느낌이었다. 주제도 제대로 잡히지 않는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평을 하자면, 올해 최고의 수작은 로 뽑고 싶다. 다른 소설과 조금 차별화된 점도 많았고, 호흡 자체가 안정적인 느낌이었다. 이런 소설 정도라면 신춘 이외에도 계속 좋은 작품을 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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