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과 소녀
아파트 입구에 선
소녀의 시선이 물끄러미
목련 나무 위에 핀
목련꽃으로 향해 있다
아련한 기다림의 눈동자에
설렘으로 소녀를 상상하며
감상에 젖다가 잦아드는데
엄마를 보고 팔짝 뛰는
소녀의 발랄한 뒷걸음이
마스크 안에 감춰진
목련보다 화사한 미소를
떠올리게 한다
어여쁜 소녀야!
언젠가 여기 아저씨처럼
혹은 지나가는 아줌마처럼
떨어지는 목련에 목멜 때
더 이상 화사한 미소를
지을 순 없어도
너무 슬퍼하지 마라
목련이 진 그 자리에
다시 목련이 피고
화사한 미소를 지을
또 다른 소녀가 너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