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터네츠
김빛누리 지음 / 마인드레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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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터네츠 재밌었지만 조금 길었던 동화역정에 관해

 

 

 평소에 동화를 잘 보지 않지만, 조카 덕에 '캐스터네츠'를 읽게 되었다. 전체 이야기가 좀 길긴 한데, 그 중 하루의 꿈 이야기가 인상에 남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건 이 하루의 꿈 이야기가 이 글에서 가장 인상이 남는 부분이라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솔직히 말해서 너무 길어서, 중간에 집중력을 조금 잃어버렸다. 연령대를 어느 대상에 신경 쓰고 쓴 글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른들의 동화라고 하기에는 조금 못 미치고, 그렇다고 청소년들이 대상이라기에도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아마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일 텐데, 이야기가 너무 길어서 무언가 내가 처음 대학 때 의무감을 느끼고 잃었던 천로역정처럼, 어쩌면 너무 간단한 이야기가 질질 끌고 간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 사실, 하루의 꿈 이야기를 논외로 해도 중간중간에 재밌고, 따로 동화로 빼도 손색없는 내용들이 있었다. 아니, 작가가 소제목으로 만들어놓은 그 자체를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모두 거의 재밌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문제는 캐스터네츠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이 글 전체를 이끌어갈 만큼 실의 궤가 잘 맞아 들어갔는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였을 것이다. 여기에 대해 사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고, 또 에필로그에서도 나오듯이 또 하나의 미래로 상정된다는 점에서 분명 연결고리는 존재하는데, 이렇게까지 길게 할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다. 사실,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되기 위해서는 어린 왕자 정도의 풍부한 비유와 기발한 상상력이 동원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는 걸리버 여행기프랑켄슈타인처럼 완전 고전인 작품들이다. 솔직히 걸리버 여행기프랑켄슈타인은 지금이야 동화 같은 느낌이지만, 당시로선 혁신적인 작품들이었고, 지금도 그런 이유로 동화로 분류되어 있지 않고 있다. 그리고 내가 알기론 이 소설보다 길지 않다. 아님, 그렇게 느껴지지 않든지. 어찌 됐든, 하나의 주제를 위해 너무 같은 이야기들이 똑같은 선상 위에서 반복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재밌으면서도 무언가 이건 좀 너무 긴데, 라는 생각을 내내 머릿속에서 지울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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