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일상

 

 

어머니가 일을 그만두시고

관절염으로 3주간 입원하셨다

얼마 전 이젠 쉬고 싶다고

집에 계시는 아버지와

40대 중반의 노총각 아들

각자 방에서 각자의 상을 차리고

각자 방에서 각자의 TV와 컴퓨터로

각자 웃고 각자 잠자리에 들며

서로 부딪치지 않게 조심조심

집안이 절간같이 고요하기만 하다

3주 후 퇴원하신 어머니가

TV를 켜놓고 잠드냐고

아버지께 타박을 놓고

왜 약을 먹으면서 생수가 아닌

보리차로 약을 먹냐며

아들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의사가 탄산만 아니면 된다고 했는데

어디서 그런 미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냐고 짜증나 되받아치지만

아들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