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방귀 꽤나 뀐다고 자랑하고 싶었는데

막상 뀌려고 힘을 주니 똥인지 방귀인지

잘 구분이 가질 않는다

변기에 앉아 힘을 쥐어짜 보니

토끼똥이 한덩이 잘쑥 나오는데

이게 똥인지 된장인지 쑥인지 나물인지

대충 똥만 닦은 꼴이 골난 건지 꼴난 건지

된통 잘됐다 싶어 한마디 하려다

어설픈 변비 흉내이거나 흉보기같아

남사스럽고 찝찝한게 속만 쓰리다

 

거 참, 다 죽어가는 시들방귀도 아니고

혼자 똥 굵다고 배앓이 하는 꼴이

우습기 짝이 없어

이럴바엔 팬티에 조금 지려나 볼걸

네 모양새가 원래 그런 걸 어쩌겠냐고

스스로 자위해보지만 짜낸 정액도

너무 맥아리가 없어

혼자 처량해져 잠 못 드는 새벽녘

시끄러운 모기에 물려 가려운 등짝

긁어줄 이 하나 없고

허공에 손짓하는 몸부림

 

내 참, 그리운 건지 외로운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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