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에게

 

 

무지한 네 자신을 알라는 당신의 격언이

그저 밑도 끝도 없는 말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밑도 끝도 없는 말이었습니다

하나를 알면 둘을 모르고 둘을 알면 셋을 모르고

무언가 안다는 것은 끝없이 펼쳐진 우주의

쏟아지는 별들의 무량수처럼 그 먼 거리만큼

헤아릴 수 없고 도달할 수 없단 사실을

그 무지의 진실을 이제야 배우게 됩니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모른다는 진실을 배워

아무것도 모르는 태아적 지고무지의 경지로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다시 태아날 순 없지만

이제 차마 무언가를 안다 말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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