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와 서류철

 

 

갓 돌 지난 우리 조카는

동요를 들려주면 춤을 춘다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아오너라.

노랑나비 흰나비 춤을 추며.......’

나는 파란 서류철로 부채질하며

나비의 날개 짓을 흉내 낸다

그때마다 조카는 서류철을 만지며

나를 따라 나풀나풀 나래짓한다

동네 배 밭 앞 카페가 생겼다

그냥 하릴없이 책을 읽다

담배를 피러 바깥으로 나오면

체험 텃밭 위로 나비가 날아다닌다

명치끝에서 목 위를 타고 울컥한다

언제쯤 우리 조카는 나비를 보고

울컥거리는 설렘을 알게 될까?

책장 속 푸른 서류철 안에서

나비가 쏟아져 날아오는 꿈, 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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