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제
스탠드 옷걸이 맨 위에 걸린 바지가 떨어져
마지막 걸이에 걸려 위태롭게
바닥에 반쯤 널브러져 있다
누군가는 나 대신 거리에 낙엽을 쓸고 있는 가을
마지막 걸이에 걸린 옷 같은 내 마음이
쓸어도 쓸어도 허공을 부유하는 먼지투성이 같아
빨아도 빨아도 질척거리는 걸레의 얼룩 같아
푸석푸석하고 찝찝한 그 뒷맛이
내내 씁쓸하고 안쓰럽지만
나는 알고 있다
그 바지를 털고 다시 입을 것이란
그 자명한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