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마음습관 - 내 아이의 공부를 망치는 가정이 대안이다 2
박재원.김경 지음 / 김영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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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잘 알던 분이 계십니다. 조금 별난 사람입니다. 이 일 저 일 안 한 일이 없을 정도로 여러 종류의 직업을 가졌던 사람입니다. 그러면서도 10년 이상을 한결같이 '학습법'에 대해 공부해왔습니다. 몇 년 전에는 대치동 어느 학원에서 입시상담을 하였습니다.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 사이트에서도 학습법을 강의하였습니다. 원래부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오더니, 수 년 전부터는 계속해서 아이들과 학부모(물론 거의 대부분 아줌마)들을 만나서 상담하고 있습니다. 그의 강의를 들은 사람들 중에는 그를 '박보살'이라고 부르는 이도 있습니다. 아이의 성적 변화를 잘 예측해서 붙은 별명이랍니다. 아마 보살을 점쟁이라는 뜻으로 알고 있었나 봅니다. 지금은 모 유명 학습참고서를 만드는 출판사에서 공부연구소를 맡고 있습니다.

그 사람이 최근에 책을 냈습니다. 제목은 <내 아이의 공부를 망치는 엄마 마음습관>입니다. 이것 말고도 지금 몇 권 더 준비중인 것이 있습니다. 가까이 있다보니 책 나오기 전부터 원고를 수 없이 봤습니다. 앞으로도 몇 권 더 나오는데, 앞으로 나올 몇 권의 책과 이 책을 묶어 그는 '가정이 대안이다' 시리즈라고 명명합니다.

책에 대한 소개는 이미 몇몇 신문에서 잘 소개를 했기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   목 : 내 아이의 공부를 망치는 엄마 마음습관
   지은이 : 박재원, 김경
   펴낸곳 : 김영사 / 2008.4.14 초판 발행, 초판 1쇄를 읽음  ₩10,000

이 책은 자녀교육서이자 부모교육서이면서 학습지도서입니다. 부모들의 1차적 관심사인 자녀의 공부를 주제로 하고 있지만, 결국은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 회복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 관계의 중심에서 1차적 책임을 지는 것은 부모입니다. 이 책에서는 부모 중에서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논리는 간단합니다.

엄마의 태도(마음가짐, 대화, 행동) → 자녀의 공부 의욕 → 공부 성과

이 책은 자녀의 공부 의욕을 떨어뜨리는 다양한 사례(거의가 대화)를 들고 있습니다. 그런 다음 공부 의욕을 살리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매우 현실적이며 실천적인 대안을 제시하려 했지만, 결국은 엄마의 '마음습관'에서 그 대안을 찾으니 원론적이라 여기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그게 어디 맘처럼 쉽게 바뀌냐,라는 말씀이겠죠.

이것이 결국 이 책의 한계이자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칫 학습법 무용론, 사교육 무용론처럼 비칠 수 있으나 그게 아닙니다. 사교육이 필요 없다는 게 아니라 우선순위에서 그게 먼저가 아니라는 겁니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정서적 안정이 절대적으로 우선이고 그로 인한 자녀의 자신감과 노력, 그 다음에 사교육을 활용하라는 겁니다. 엄마의 마음습관을 바꾸어 자녀와의 정서적 안정 관계를 회복하지 않고서는 다른 그 어떤 노력도 효과가 없다는 말입니다. 이 말에 대해 저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부모가 100명이면 자녀교육론도 100가지입니다. 이런 책 한 권 나왔다고 해서 자신의 교육방법론을 실제 바꾸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생각보다 '일상'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일상'은 곧 '습관'입니다. 그래서 변하기가 힘이 듭니다. 소식과 적절한 운동이야말로 다이어트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알고 있으면서도 비만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비만은 습관성 질환입니다. 마찬가지로 자녀와의 정서적 관계 회복 없이 사교육으로 내모는 것도 습관성입니다.

저는 이 말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리고 매우 두려워하며 가슴에 새기고 삽니다.

"습관이 곧 운명이다"

운명을 바꾸려면 습관을 바꿔야 하고, 자녀의 운명을 바꾸려면 부모의 습관부터 바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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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젊음에게 - 우리가 가져야 할 일과 인생에 대한 마음가짐
구본형 지음 / 청림출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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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과 나쁜 일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일에 대한 태도만이 있을 뿐이다. (...) 병을 고쳐 사람을 기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의료업이 좋은 직업이다 그러나 매일 아픈 사람들과 살아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면 의사나 간호사는 그저 고된 직업일 뿐이다. 기업과 투자자에게 어디서도 얻지 못하는 고급 정보를 제공해 준다고 생각하면 회계는 수준 있는 직업이지만, 평생 숫자와 함께 지루하고 바쁜 일상을 반복해야 한다면 그것은 지겨운 일이다. (...) 그러므로 일의 가치는 객관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일에 대한 태도가 곧 그 일의 가치를 결정한다. 나는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 좋다.


   제   목 : 세월이 젊음에게
   지은이 : 구본형
   펴낸곳 : 청림출판 / 2008.4.10 초판 발행, 초판 1쇄를 읽음  ₩10,000

저도 그런 사람이 좋습니다. 구본형 소장의 새 책 <세월이 젊음에게>의 앞부분에 나오는 말입니다. '20년 동안 직장인'이었다가 이제는 그 누구에게도 '글쟁이'라고 직업을 소개할 수 있는 그는 정말 일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2001년에 처음 그의 책을 접한 이래 8년째 읽고 있습니다. 거의 매년 그는 흥미로운 주제를 들고 나옵니다. 그러나 변치 않는 게 있습니다. 그의 글은 시종일관 '나'와 '일' 사이의 '관계'에 집중합니다. 때로는 '나'에 대해, 또 어떤 때는 '일'에 대해 유독 많은 말을 할 때가 있지만, 결국 그 둘 사이의 관계와 균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그의 글은 모든 직장인에게 '현실'입니다. 초기 그의 책의 주제는 '변화'였습니다. 지금도 물론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미묘한 변화가 있습니다. 주장보다 점점 이야기가 많아집니다. 이제 그는 '꾼'이 다 됐습니다. 완전히 이야기꾼입니다. 그의 초기작 <낯선 곳에서의 아침>은 이야기가 곁들어 있으나 양념에 불과했습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딸을 위해 쓴 이번 책 <세월이 젊음에게>는 온통 이야기입니다. 그를 세상에 알린 첫 책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불타는 갑판 위에서 뛰어내린 앤디 모칸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변화해야하는 까닭을 몸서리치도록 절박하게 느끼도록 만듭니다. 그러나 <세월이 젊음에게>는 그토록 몸서리치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큰 충격은 없지만 작은 떨림의 연속입니다. 가볍게 읽히지만 애써 천천히 읽고 싶은 글들입니다. 이것조차 딸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부럽습니다. 딸의 첫 출근, 첫 월급. 그것은 밥벌이의 시작이자 스스로 길을 만들어 내야 하는 자신과의 커다란 싸움의 시작임을 알기에 아버지는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았을 것입니다. 그는 20년 동안 직장인이었고, 그래서 그 누구보다 '밥'과 '존재'의 싸움터였던 직장에 대해 많이 알고 있습니다.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많겠습니까. 이 책은 첫 출근한 딸에게 하는 아버지의 평생 잔소리를 모두 모아 놓은 것입니다. 잔소리를 모아 책을로 엮은 그 아이디어, 그 재주, 그것이 부럽습니다.

그의 잔소리 몇 마디를 들어보겠습니다.


    일은 우연히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 우연히 어찌어찌하여 온 것이든 오래 계획하여 얻은 것이든, 언제나 그 일이 자신에게 어울리는지를 묻고,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걸고 그 길을 가라. 그것이 곧 직업적 성공이다.
    때가 되어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되면 두려워하지 말고 그 길을 걸어라.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일을 해라.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망설이지 마라. 떨리는 가슴으로 그 일을 선택하고 전력을 다하라. 매일 그 일 때문에 웃고 울어라. 그 일을 하며 사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는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p.49)

    밥은 지독한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희생자라고 여기는 냉소만으로는 결코 불행을 극복할 수 없다. 그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스스로 만든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월급 받은 만큼만 일하고 노예로 푸념하면서 그 긴 인생을 낭비할 것이다. (p.20)

    모든 감각 기관을 활용하고 정신적 촉각을 동원하여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세상과 연결시켜 보라. 그러면 일터는 놀이터로 변하게 될 것이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은 품삯을 위한 것이 아닌 훌륭한 놀이로 전환될 것이다. (p.32)

    살아 있다는 것은 신비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죽어 있기 때문이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과거 속에서 산다. 내일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타인에 대한 분노를 가슴에 품고 산다. 그들은 매순간 어디론가 달아나려고 애쓴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다. 또한 자신이 살아 있다는 정말 중요한 사실을 잊는다. (p.115)

    삶이라는 긴 여행이 아름다우려면 함께 걷는 사람이 좋아야 한다. 그게 사람 맛이다. (p.132)

    개성만으로는 외롭다. 그 차별적인 매력이 빛을 발하려면 어울림이 필요하다. (p.230)
만약 후배가 찾아와 일에 대한 고민을 말한다면, 저는 제가 어떤 말을 하기 전에 먼저 이 책부터 읽어보라고 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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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창비시선 284
신경림 지음 / 창비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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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늙습니다. 늙는다는 말은 듣기가 편치 않습니다. 늙음은 곧 쇠퇴를 의미합니다. 좋은 시절 다 지나 곧 삶의 끝을 보게 됨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늙음은, 말을 하기도 듣기도 편치 않습니다.

문득 늙음을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 아직 늙지 않았다는 말이기도 하고, 늙음의 문턱에 들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또 늙음을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행동에 앞서 생각하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젊음의 열정을 여전히 내 삶의 주된 코드로 삼으면서도 혹 그 부작용으로 오만함이 나타나지 않도록 경계합니다. 그리고 바랍니다. 내가 늙음을 받아 들일 즈음, 그때는 나 스스로 성찰의 도를 완전히 깨친 후이기를 바랍니다. 마치 신경림 시인처럼 말입니다.




   제   목 : 낙타
   지은이 : 신경림
   펴낸곳 : 창비 / 2008.2.22 초판 발행, 초판1쇄를 읽음  ₩6,000



신경림 시인의 최신작 《낙타》를 읽으니, 이젠 그가 많이 늙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승의 끈과 저승의 끈을 함께 붙들고 혹 이승의 끈을 놓더라도 그리 당황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시집의 표제작이면서 책장을 펼치면 바로 나오는 시 <낙타>부터 그러합니다.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시를 읽으며 많이 불편했습니다. 이번 시집의 모든 시를 다 읽었지만 예전의 신경림은 어디 갔는지 통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시집 맨 끝에, 작가 후기처럼 실려 있는 산문 <나는 왜 시를 쓰는가>를 읽고서야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시는 그 시대의 질문이요 대답이라는 명제도 그랬다. 그 시대의 삶에 깊이 뿌리 박는 것으로 충분하지 그 이상의 해답은 있을 수 없었고, 오늘의 내 삶, 우리들의 삶에 충실한 시를 쓰자, 이렇게 마음을 정하면서 나는 시 쓰는 일이 조금씩 편하고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통일이나 노동 문제를 다루지 않은 시가 어찌 오늘의 좋은 시가 될 수 있는가라는, 강풍처럼 몰아치던 일부 과격한 질타를 차단하니 시 쓰는 일에 비로소 신명이 났고, 시에 활기도 생겼다.
고희를 넘긴 시인이 하는 말이니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이번 시들은 모두 여행하면서 깨달은 바를 엮은 것입니다. 그러니 골방에 앉아 쓴 것이 없다는 시인의 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허전합니다. 허전한 걸 보니 저는 아직 늙음의 초입에도 이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냥 곱게 간직하고 있겠습니다. 조금 더 나이가 들면, 그때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푸른 옷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지독하리만치 외로웠던 그 시절에 나를 일으켜세웠던 시인이었음을 잊지 않습니다. 늙음을 가슴으로 받아 들일 때, 그때 다시 읽으면 시인의 감동을 고스란히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각해 보니 나는 늘 시인보다 한참이나 뒤떨어져 걷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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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지 2.0 공부 잘 하는 법 - KBS 2TV 스펀지 2.0과 서울대학교 병원 공동 프로젝트
KBS 스펀지 제작팀.신민섭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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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이네요. 실은 잠깐 어딜 좀 다녀왔습니다. 이제부터는 좀 자주 찾아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글을 안 쓰니 무엇보다 제 자신이 가장 허전합니다. 아침밥을 안 먹은 듯한 느낌입니다.

그동안 읽은 책들 중 무엇을 쓸까 하다가 아주 최근에 나온 <스펀지 2.0 - 공부 잘 하는 법>을 골랐습니다. 책 내용이야 따로 설명 드리지 않아도 재미있다는 걸 아실 테고, 이 책을 고른 까닭은 요즘 제가 주말에 제 딸과 딸 친구들을 데리고 작은 실험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명 '공부놀이'입니다.

'공부놀이'는, 특별히 공부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하면서 공부하는 습관, 공부에 대한 자신감과 성취감을 자연스레 심어주기 위한 놀이입니다. 약 한 달 정도 되었는데, 요즘은 세 과목을 공부합니다. 국어 독해력, 국어 어휘력, 수학 문장제 문제 등. 약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 시간 동안 아이들은 교재를 펴서 최대한 자유롭게 수업을 진행합니다.

다들 초등학교 1학년인지라 수업이 잘 되지 않습니다. 물어보니 학교에서는 다들 조용히 한답니다. 그런데 유독 저와 같이 있을 때는 소란합니다. 한 시간 반 수업 중에서 '잠깐만 조용히 하자'라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합니다. 말을 듣지 않아도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립니다. 윽박지르거나 야단칠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놀이이니까요. 차차 지나면서 떠드는 것보다 공부하는 것이 더 재미있어질 때 자연스레 조용해지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조만간 수업 내용을 더 확대해서 수학 연산과 한자까지 확대를 해보려 합니다. 내친 김에 애들과 주말을 그냥 같이 보내는 겁니다. 공부도 하고 애들 데리고 어디 체험학습도 다녀오고, 그러고 싶습니다. 이러다가 우리집이 주말에는 동네 공부방이 될 것 같습니다. 그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부모 교육을 위한 사이트를 운영하고, 아이들을 위한 책을 만드는 것이 제 일인데, 아이들을 직접 가르쳐보니 확실히 무언가 느끼는 바가 있습니다. 제 딸을 위해서, 그리고 남 같지 않은 딸의 친구들을 위해서 시작한 일이지만, 결국은 제가 일하는 데 참 많은 도움이 됩니다.

지난 주에는 <스펀지 2.0 - 공부 잘 하는 법>에 나오는 몇 가지 트레이닝도 추가했습니다. 책에는 크게 여섯 가지의 트레이닝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기억의 양과 질을 높여주는 워킹 메모리 트레이닝, 불필요한 자극을 이기고 집중력을 높이는 행동억제 트레이닝, 지시에 집중하여 산만함을 극복하는 청각주의력 트레이닝, 정확하게 보고 반응하는 시각주의력 트레이닝, 성공 확률을 높이는 집행력 트레이닝, 자신을 다스려 자존감을 높여주는 분노노절 트레이닝 등 여섯 가지입니다.

이 중에서 행동억제 트레이닝을 몇 가지 해봤습니다. 숫자 1과 2를 서른 개 나열한 시트를 보면서 1은 2라고, 2는 1이라고 말하는 '1,2 카드 트레이닝'을 이틀 동안 4회 했습니다. 책에는 없지만 제가 따로 만든 '흑백 트레이닝'도 해봤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물론 트레이닝이라 하지 않고 '게임'이라고 말했습니다. 게임 하듯이 즐기면서 트레이닝을 했습니다. 남자 둘, 여자 둘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안 것은, 확실히 이 나이 또래에는 여자들이 훨씬 행동억제가 잘 된다는 것입니다. 심할 때는 시간 차가 두 배 정도 났습니다. 행동억제가 잘 되는 것은 공부할 때 매우 유리합니다. 꾸준한 반복을 통해 아이들에게 집중력과 행동 조절 능력을 키워주려 합니다.
다음 주부터는 다른 트레이닝도 시도해보려 합니다. 특히 시각주의력 트레이닝과 청각주의력 트레이닝을 먼저 시도하려 합니다.

<스펀지 2.0 - 공부 잘 하는 법>은 KBS와 서울대학교병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실험을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미 TV 방영 때 학령기 아이를 둔 학부모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프로그램입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을 흥분시킨 건, 단 2주 간의 훈련을 통해 놀랍도록 그 능력을 향상시킨 사례라 즐비했기 때문입니다.

해 보세요. 재미있습니다. 아이를 둔 부모라면, 놀이하듯이 아이와 함께 해보세요. 책에는 여섯 가지 트레이닝의 목적과 효과에 대한 설명부터, 실제 트레이닝을 위한 워크시트까지 들어 있습니다. TV에 소개되지 않은 트레이닝 시트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공부 잘 하게 하는 방법을 너무 먼 데서 찾지 마시기 바랍니다. 가정에서 비롯된 작은 습관이 곧 능력의 차이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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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하루경영
김윤경 지음 / 김영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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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서를 읽는 가장 큰 목적은 현실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기 위함이겠지만, 그 이야기의 중심에 사람이 있을 때는 덤으로 '열정'이라는 큰 선물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 읽은 《CEO의 하루 경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   목 : CEO의 하루 경영
   지은이 : 김윤경
   펴낸곳 : 김영사 / 2008.2.4 초판 발행, 초판 1쇄를 읽음  ₩13,500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표면적인 성과는 책 표지에 적힌 문구처럼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배우는 시관관리전략'일 수 있겠지만, 실제로 얻는 건 그들의 전략이 아니라 열정이며, 그들의 시간관리 기술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정신)입니다.

사실 CEO, 그것도 아주 잘 알려진 CEO들의 이야기는 이제는 식상해질 때도 됐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책을 또 읽은 까닭은, 그 주인공이 CEO이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열정이 타오르고 있는 열정 고수들이기 때문입니다. CEO라는 위치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내가 여전히 배울 점이 많은 인생 고수들이기 때문입니다. 그 고수들 중에서 CEO들만 추려 놓은 것 뿐입니다.

속전속결의 승부사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나, 몰입으로 시간을 정복하라는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대표, 철저하게 계획된 하루를 살아가는 <제너럴일렉트릭>의 제프리 이멜트 등의 이야기에서도 배울 점이 많지만, 이 책에서 가장 닮고 싶은 인물은 '여전히(!)'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의장입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먹어가는 나이만큼 커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안 의장은 과거를 돌아볼 줄 모릅니다. 과거를 통해 반성할 줄 모른다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성공과 실패 경험은 그저 참고자료에 불과할 뿐 오로지 현실에 발을 딛고 미래를 생각할 뿐입니다. "문제에 부딪히면 남보다 곱절의 시간을 투자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말을 가슴에 새기는 안 의장은 성실함의 대명사입니다. 또한 그의 무조건적인 성실과 함께 짝을 이루는 것이 바로 겸손입니다. 그의 명성으로 인해 편협해지고 오만해지며 소신이 없어질까 늘 두려워하는 바로 그 마음. 평생을 두고 가슴에 두고 새겨야 할 마음이고 자세가 아닌가 합니다.

그의 하루는 여전히 자유롭지 않은 일정에 매여 있지만 자신이 선택한 길에 후회는 없다. 널리 이로우면서 재미와 열정을 가지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p.79)

이런 그의 생각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매일 아침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면, 나는 매우 감격스럽고 흥분된다." (p.202)

이런 벅찬 감격의 마음으로 하루를 출발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아마 비교가 불가능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 순간, 다른 어떤 시간관리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엄청난 가치를 스스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모르거나, 아니면 허섭스레기같은 일로 치부하는 이상 그 어떠한 열정도 희망도 솟아날 여지가 없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는 시선은 대개 두 종류입니다. 동경하거나 시기하거나. 제가 보기에 그 어느 것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동경하고 부러워만 하면 현실이 비참하고, 시기하거나 폄하한다면 자신이 발전할 기회를 놓쳐 버립니다. 지식(知識)의 불교적 의미는 '벗'입니다. 그 사람이 착한 사람으로서 세상을 올바르게 지도하면 선지식이라 하고, 나쁜 사람이면 악지식이라 말합니다. 제가 보기에 모든 지식은 선지식입니다. 받아들이는 주체는 언제나 '나'이며, 내가 선한 부분만 가려 받아들인다면 그 사람이 나에게 선지식이 됩니다.

《CEO의 하루 경영》에는 열 여섯명의 선지식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비록 세속적인 잣대로 성공을 한 사람들만 모아서 엮은 이야기이지만, 읽다 보면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모두 귀한 말씀들입니다. 그렇다고 그 모두를 닮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게 하려해도 되지 않습니다. 그저 이 책 전체를 통해 단 한 구절이라도 가슴에 와닿는 것이 있다면, 오늘 그 하나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삶의 자세는 생각보다 쉽게 바뀌지 않으니까요.

이 책에서 열 여섯번째로 등장하는 인물이 <애플>의 스티브 잡스입니다. 저는 그의 말을 오늘의 화두로 삼을까 합니다.

"때로 인생이 당신의 뒤통수를 치더라도 결코 믿음을 잃지 마십시오. 진정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는 것입니다. 그러면 단 한순간도 허투루 쓸 시간이 없을 것입니다."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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