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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펀지 2.0 공부 잘 하는 법 - KBS 2TV 스펀지 2.0과 서울대학교 병원 공동 프로젝트
KBS 스펀지 제작팀.신민섭 지음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4월
평점 :
정말 오랜만이네요. 실은 잠깐 어딜 좀 다녀왔습니다. 이제부터는 좀 자주 찾아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어떠신지 모르겠지만 글을 안 쓰니 무엇보다 제 자신이 가장 허전합니다. 아침밥을 안 먹은 듯한 느낌입니다.
그동안 읽은 책들 중 무엇을 쓸까 하다가 아주 최근에 나온 <스펀지 2.0 - 공부 잘 하는 법>을 골랐습니다. 책 내용이야 따로 설명 드리지 않아도 재미있다는 걸 아실 테고, 이 책을 고른 까닭은 요즘 제가 주말에 제 딸과 딸 친구들을 데리고 작은 실험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명 '공부놀이'입니다.

'공부놀이'는, 특별히 공부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하면서 공부하는 습관, 공부에 대한 자신감과 성취감을 자연스레 심어주기 위한 놀이입니다. 약 한 달 정도 되었는데, 요즘은 세 과목을 공부합니다. 국어 독해력, 국어 어휘력, 수학 문장제 문제 등. 약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 시간 동안 아이들은 교재를 펴서 최대한 자유롭게 수업을 진행합니다.
다들 초등학교 1학년인지라 수업이 잘 되지 않습니다. 물어보니 학교에서는 다들 조용히 한답니다. 그런데 유독 저와 같이 있을 때는 소란합니다. 한 시간 반 수업 중에서 '잠깐만 조용히 하자'라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합니다. 말을 듣지 않아도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립니다. 윽박지르거나 야단칠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놀이이니까요. 차차 지나면서 떠드는 것보다 공부하는 것이 더 재미있어질 때 자연스레 조용해지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조만간 수업 내용을 더 확대해서 수학 연산과 한자까지 확대를 해보려 합니다. 내친 김에 애들과 주말을 그냥 같이 보내는 겁니다. 공부도 하고 애들 데리고 어디 체험학습도 다녀오고, 그러고 싶습니다. 이러다가 우리집이 주말에는 동네 공부방이 될 것 같습니다. 그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부모 교육을 위한 사이트를 운영하고, 아이들을 위한 책을 만드는 것이 제 일인데, 아이들을 직접 가르쳐보니 확실히 무언가 느끼는 바가 있습니다. 제 딸을 위해서, 그리고 남 같지 않은 딸의 친구들을 위해서 시작한 일이지만, 결국은 제가 일하는 데 참 많은 도움이 됩니다.
지난 주에는 <스펀지 2.0 - 공부 잘 하는 법>에 나오는 몇 가지 트레이닝도 추가했습니다. 책에는 크게 여섯 가지의 트레이닝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기억의 양과 질을 높여주는 워킹 메모리 트레이닝, 불필요한 자극을 이기고 집중력을 높이는 행동억제 트레이닝, 지시에 집중하여 산만함을 극복하는 청각주의력 트레이닝, 정확하게 보고 반응하는 시각주의력 트레이닝, 성공 확률을 높이는 집행력 트레이닝, 자신을 다스려 자존감을 높여주는 분노노절 트레이닝 등 여섯 가지입니다.
이 중에서 행동억제 트레이닝을 몇 가지 해봤습니다. 숫자 1과 2를 서른 개 나열한 시트를 보면서 1은 2라고, 2는 1이라고 말하는 '1,2 카드 트레이닝'을 이틀 동안 4회 했습니다. 책에는 없지만 제가 따로 만든 '흑백 트레이닝'도 해봤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물론 트레이닝이라 하지 않고 '게임'이라고 말했습니다. 게임 하듯이 즐기면서 트레이닝을 했습니다. 남자 둘, 여자 둘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안 것은, 확실히 이 나이 또래에는 여자들이 훨씬 행동억제가 잘 된다는 것입니다. 심할 때는 시간 차가 두 배 정도 났습니다. 행동억제가 잘 되는 것은 공부할 때 매우 유리합니다. 꾸준한 반복을 통해 아이들에게 집중력과 행동 조절 능력을 키워주려 합니다.
다음 주부터는 다른 트레이닝도 시도해보려 합니다. 특히 시각주의력 트레이닝과 청각주의력 트레이닝을 먼저 시도하려 합니다.

<스펀지 2.0 - 공부 잘 하는 법>은 KBS와 서울대학교병원이 공동으로 진행한 실험을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미 TV 방영 때 학령기 아이를 둔 학부모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프로그램입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을 흥분시킨 건, 단 2주 간의 훈련을 통해 놀랍도록 그 능력을 향상시킨 사례라 즐비했기 때문입니다.
해 보세요. 재미있습니다. 아이를 둔 부모라면, 놀이하듯이 아이와 함께 해보세요. 책에는 여섯 가지 트레이닝의 목적과 효과에 대한 설명부터, 실제 트레이닝을 위한 워크시트까지 들어 있습니다. TV에 소개되지 않은 트레이닝 시트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공부 잘 하게 하는 방법을 너무 먼 데서 찾지 마시기 바랍니다. 가정에서 비롯된 작은 습관이 곧 능력의 차이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