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하루경영
김윤경 지음 / 김영사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경제경영서를 읽는 가장 큰 목적은 현실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기 위함이겠지만, 그 이야기의 중심에 사람이 있을 때는 덤으로 '열정'이라는 큰 선물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 읽은 《CEO의 하루 경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   목 : CEO의 하루 경영
   지은이 : 김윤경
   펴낸곳 : 김영사 / 2008.2.4 초판 발행, 초판 1쇄를 읽음  ₩13,500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표면적인 성과는 책 표지에 적힌 문구처럼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배우는 시관관리전략'일 수 있겠지만, 실제로 얻는 건 그들의 전략이 아니라 열정이며, 그들의 시간관리 기술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정신)입니다.

사실 CEO, 그것도 아주 잘 알려진 CEO들의 이야기는 이제는 식상해질 때도 됐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책을 또 읽은 까닭은, 그 주인공이 CEO이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열정이 타오르고 있는 열정 고수들이기 때문입니다. CEO라는 위치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내가 여전히 배울 점이 많은 인생 고수들이기 때문입니다. 그 고수들 중에서 CEO들만 추려 놓은 것 뿐입니다.

속전속결의 승부사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나, 몰입으로 시간을 정복하라는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대표, 철저하게 계획된 하루를 살아가는 <제너럴일렉트릭>의 제프리 이멜트 등의 이야기에서도 배울 점이 많지만, 이 책에서 가장 닮고 싶은 인물은 '여전히(!)'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의장입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먹어가는 나이만큼 커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안 의장은 과거를 돌아볼 줄 모릅니다. 과거를 통해 반성할 줄 모른다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성공과 실패 경험은 그저 참고자료에 불과할 뿐 오로지 현실에 발을 딛고 미래를 생각할 뿐입니다. "문제에 부딪히면 남보다 곱절의 시간을 투자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말을 가슴에 새기는 안 의장은 성실함의 대명사입니다. 또한 그의 무조건적인 성실과 함께 짝을 이루는 것이 바로 겸손입니다. 그의 명성으로 인해 편협해지고 오만해지며 소신이 없어질까 늘 두려워하는 바로 그 마음. 평생을 두고 가슴에 두고 새겨야 할 마음이고 자세가 아닌가 합니다.

그의 하루는 여전히 자유롭지 않은 일정에 매여 있지만 자신이 선택한 길에 후회는 없다. 널리 이로우면서 재미와 열정을 가지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p.79)

이런 그의 생각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매일 아침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면, 나는 매우 감격스럽고 흥분된다." (p.202)

이런 벅찬 감격의 마음으로 하루를 출발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아마 비교가 불가능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 순간, 다른 어떤 시간관리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엄청난 가치를 스스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를 모르거나, 아니면 허섭스레기같은 일로 치부하는 이상 그 어떠한 열정도 희망도 솟아날 여지가 없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는 시선은 대개 두 종류입니다. 동경하거나 시기하거나. 제가 보기에 그 어느 것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동경하고 부러워만 하면 현실이 비참하고, 시기하거나 폄하한다면 자신이 발전할 기회를 놓쳐 버립니다. 지식(知識)의 불교적 의미는 '벗'입니다. 그 사람이 착한 사람으로서 세상을 올바르게 지도하면 선지식이라 하고, 나쁜 사람이면 악지식이라 말합니다. 제가 보기에 모든 지식은 선지식입니다. 받아들이는 주체는 언제나 '나'이며, 내가 선한 부분만 가려 받아들인다면 그 사람이 나에게 선지식이 됩니다.

《CEO의 하루 경영》에는 열 여섯명의 선지식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비록 세속적인 잣대로 성공을 한 사람들만 모아서 엮은 이야기이지만, 읽다 보면 그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모두 귀한 말씀들입니다. 그렇다고 그 모두를 닮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렇게 하려해도 되지 않습니다. 그저 이 책 전체를 통해 단 한 구절이라도 가슴에 와닿는 것이 있다면, 오늘 그 하나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삶의 자세는 생각보다 쉽게 바뀌지 않으니까요.

이 책에서 열 여섯번째로 등장하는 인물이 <애플>의 스티브 잡스입니다. 저는 그의 말을 오늘의 화두로 삼을까 합니다.

"때로 인생이 당신의 뒤통수를 치더라도 결코 믿음을 잃지 마십시오. 진정한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스스로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는 것입니다. 그러면 단 한순간도 허투루 쓸 시간이 없을 것입니다." (p.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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