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라시보 > 동네친구

어제밤. 프링글스를 먹으며 책을 보고 있는데 아는 후배 소양에게서 전화가 왔다. 소양은 최근 혼자 독립을 해서 살기 시작했는데 외로움에 몸을 떨며 날이면 날마다 전화질을 하더니만 요 며칠 잠잠하다 싶었더니 또 전화질을 해댄것. 소양은 외로움에 뼈가 녹는듯 하여 며칠전 홀연히 게임을 하며 챗질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때 우연히 나이도 비슷하고 사는 동네도 같은 사람과 채팅을 하게 되었다. 안그래도 외로웠던 참에 너 잘걸렸다 싶어서 소양은 자신의 지긋한 나이를 잊은채 '우리 같은 동네인데 얼굴이나 볼까요?' 따위의 글을 날렸다. 그런데 이게 왠일. 일이 되려고 그랬던지 상대방도 '그럴까요?' 로 응수. 결국 그들은 서로 동네친구가 되기로 합의를 하고 그 동네에 산다면 누구나 아는 편의점 앞에서 만나자고 했단다.나는 그냥 친구랑 동네친구가 뭐가 다르냐고 했더니 소양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동네친구는 세수를 하지 않고 머리를 감지 않아도 만날 수 있으며, 무릎나온 추리닝에 쓰레빠 차림으로도 만날 수 있으며, 만나자고 마음을 먹으면 최대한 10분 이내에 만날 수 있는 친구가 동네친구라고 했다. (나는 그렇게나 한동네 사는 지인이 필요하다면 반상회나 나가보라고 했지만 그녀는 들은척도 하지 않았다.) 아무튼 그녀는 부담없는 동네친구를 만들었다는 기쁨에 젖어 동네 편의점으로 갔다고 한다. 여기서 잠깐 그녀의 차림새를 살펴보자. 일단 머리는 산발을 하고 있었으며 무릎나온 추리닝에 입으면 럭비선수 같아지는 오리털 파카를 입고 있었다. 그런데 두둥. 소양의 동네친구는 쫙 빼입고 나왔던 것이다. 추우니까 어디가서 오뎅이라도 먹지 라고 말 하려는 순간. 그녀의 동네친구는 이 근처 스타벅스가 있으니 그곳으로 가자고 했다. 소양은 쪽팔림을 무릎쓰고 동네친구와 함께 구질구질한 몰골로 별다방을 들어섰다.

소양의 동네친구는 키가크고 매우 잘 생긴 남자였다. 소양은 그저 키도 고만고만하고 생긴것도 부담없어서 그야말로 가끔 동네어귀에서 몰골 신경쓰지 않고 만나서 떡볶이나 한접시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했으나 그는 전혀 그런 부류의 인간이 아니었다. 일단 직업이 모델이었으며 (동네친구의 직업치곤 참 안어울리지 않는가? 동네친구란 자고로 전파상집 아들이라던가 수퍼집 둘째아들 정도가 딱 좋다.) 날씨가 추운것에 비해 옷을 허술하게 입었길래 춥지않냐고 물었더니 자긴 간지가 살지 않기 때문에 옷을 두텁게 입지 않는다고 했다. 거기다 큰 가방을 둘러매고 나왔길래 동네에 나오면서 뭘 가방씩이나 가지고 나오냐고 했더니. 그 모델 동네친구는 주머니에 이것저것 넣으면 간지가 살지 않기 때문에 자긴 꼭 가방에다 소지품들을 넣어 다닌다고 했으며, 오늘은 의상의 특성상 큰 가방을 메어줘야 어울리기 때문에 별로 넣을건 없었지만 조금 큰 가방을 가지고 나왔다고 했다. 이쯤되니 소양은 슬슬 동네친구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웬걸. 이 잘생긴 모델 동네친구는 소양을 너무나 마음에 들어했다. 자기도 혼자 산지 얼마 안되었고 심심했던 찰나에 동네친구가 있었으면 했었다며 소양과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며 해맑게 웃었다. 그 이후 소양의 부담은 시작되었다.

동네친구는 동네친구 답게 저녁에 자주 연락이 왔다. 소양은 핑계를 대고 나가지 말까 싶다가도 자기를 너무나 서스름없이 대하는 동네친구이기에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래 동네친구가 직업이 모델일수도 있지 뭐, 그래 동네친구가 간지에 목숨을 걸수도 있지 뭐 하면서 말이다. 허나 만나면 만날수록 동네 친구는 부담스러웠다. 대체 옷이 몇벌인지 몰라도 만날때마다 다른 옷차림이었으며 (집구석 웨어이긴 했지만 그건 잡지에서나 나오는 느낌의 옷들이었다.) 목도리도 매번 바뀌었고 (거기다 목도리를 메는 방법도 매번 바뀌어서 소양은 세상에 그렇게 다양한 목도리 메는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미처 몰랐었다고 했다.) 어떤 상황에서고 모델스런 포즈와 모델스런 웃음을 날린다고 했다. 성격도 좋고, 착하며, 동네도 같고. 등등 동네친구로써의 자격을 다 같추었긴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그 동네친구는 좀 거시기했다. 그렇게 동네친구를 만나다가 어제 문득 소양은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했다고 한다. 동네친구를 만나러 가는데 회사갈때보다 더 열심히 메이컵을 하고, 입고나갈 옷을 고르기 위해 몇번이나 거울 앞에서 옷을 입었다 벗었다 했으며, 심지어는 동네친구 만나기 두 시간 전에 때목욕까지 갔다가 왔다고 했다. 그제서야 그녀는 이건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꾸질꾸질한 차림으로 만나서도 같이 과자를 씹으며 동네어귀를 어슬렁 거릴 수 있고, 집에서 뒹굴다가도 만나서 붕어빵을 함께 사 먹을 수 있는 편한 동네친구를 원했건만. 이건 한동네에 산다는 것을 빼고는 아무것도 동네친구스럽지가 않은 것이었다. 모델이 직업인 동네친구는 날마다 화보촬영장에서 트레이닝 웨어 지면광고 촬영을 하다가 막 튀어나온것 같은, 이지하되 패셔너블함을 결코 잃지 않는 차림으로 기어나오고. 떡볶이와 오뎅과 풀빵을 동네친구와 함께 먹고팠던 소양의 소박한 바램과는 달리 오직 별다방만을 사모하며 어쩌다 군것질을 하더라도 조각케잌이나 던킨도넛이 그 모델 친구의 최대한 널널하면서도 편한 간식꺼리였다. (그 앞에서는 오뎅이나 닭꼬지라는 말을 하는것 조차 불경스러울것 같았다나 어쩐다나..)

그래서 그녀는 어제 결심했단다. 동네친구를 그만 만나기로. 비록 조인성을 닮아서 보는 즐거움은 무엇에 비교할 수 없이 크고, 자기에게 참 잘해주는 동네친구였지만 도저히 부담스러워서 더이상은 안되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혹시나 동네친구가 만나자고 할까봐 회사를 마치고 집에 도착해서도 결코 일정기준 이상은 흐트러진 차림새를 하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도 피로하다고 했다. 좀 아쉽지만 이쯤에서 동네친구에게 이별을 고할것이며 그 잘생긴 모델 동네친구가 자기보다 훨씬 더 근사한 동네친구를 만나서 여전히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램을 말했다.

그동안 다소 부담스럽긴 했으나 잘 만나왔던 동네친구와 이별을 해야하는 소양은 많이 아쉬운듯 했다. 허나 한편으로는 이제야 비로서 마음이 홀가분하다고도 했다. 세상은 참 다양한 사건이 일어나는 곳이다. 대략 10년을 혼자 살면서도 동네친구 같은건 생각도 안해본 나는. 동네친구를 만들려고 노력을 하고, 동네친구를 사귀고, 그 동네친구로 인해 부담스러워서 아쉽지만 작별을 고하는 소양이 신기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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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읽기에 힘겨운 책 읽기 싫고 감상적이 되어보고 싶을 때 주로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찾는다. 에쿠니 가오리는 평범하게 매일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일상 속에서 언뜻언뜻 나타나다 고조되는 슬픔이나 절망, 애정 등의 감정을 깔끔하고 탁월하게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낙하하는 저녁》에서도 많이 실망했지만 이 작품에는 더더욱 실망했다(에쿠니의 최고작은 역시《냉정과 열정사이 Rosso》라고 생각한다). 설득력이 부족한 주인공의 절망이라는 감정에 거의 공감할 수가 없었다. 부모님과 가족이 전부였던 주인공의 세계. 그리고 사랑하는 '애인'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지만, 유부남인 '애인'을 둔 주인공. 그런 주인공이 작품에서 표현하는 '절망'은 철부지 어린애가 떼쓰는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에쿠니의 재능이 느껴졌다는 점에서 별 두 개 주려다가 하나 더 줬다. 왜냐하면, 읽다가 나도 그 절망이라는 감정에 전염되어 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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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phiner 2005-04-12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설득력이 부족하다라... 저에겐 너무나도 와닿았는데... 덕분에 한 며칠동안 너무나도 절망스러워서 견딜수가 없긴 했지만요. 철부지 어린애의 떼씀과는 다르죠. 오히려 그녀는 '결국 우리는 인정받을 수 없는 사이다'는 지극히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결론을 내림으로써 '절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떼를 썼다면 매달리고 소유하려 했겠죠.^^

DJ뽀스 2005-05-07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쉬움과 기대가 공존하는 작가죠...그래도 또 다음작품을 찾게되니 아이러니~
저에게 에쿠니 가오리 최고의 작품은 호텔선인장이랍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IshaGreen 2005-05-12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rphiner님. 제가 철부지 어린애의 떼씀과 같다고 한 것은, 그러한 현실에 대해 별로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노력을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 사실에 대해서 공감이 갈 정도로 마음아파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이지도 않으면서 '절망'에 대해서만 어영부영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입니다. 같은 소설이라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저에게는 설득력이 부족하더군요^^

DJ뽀스님. 실은 호텔선인장은 못 읽어 봤습니다^^;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DJ뽀스 2005-05-13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르바시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나른하고 공허한 느낌을 가오리작품의 매력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가끔은 왠지 그냥 멋만 부리는 거 같아서 실망스럽다고 느껴질때가 많죠. 그래도 일종의 담백함이랄까 그런 쿨한 느낌때문에 다시 그녀의 책을 찾게 되는 거 같아요. 호텔선인장의 우화라고 할까..주인공이 모자, 오이, 숫자2입니다. 너무 따뜻하고 유쾌한 작품이니 가볍게 읽어보세요~ ^^

IshaGreen 2006-02-24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게서야 DJ뽀스님의 댓글을 보게되었군요. 워낙 제가 서재 관리를 잘 안해서.... 에쿠니의 작품에 대해 말씀하신 내용에 저도 공감해요. 실망스럽지만 일종의 쿨한 느낌 때문에 다시 찾게 된다는 거요^^ 한번 호텔 선인장 읽어봐야 겠군요. 감사합니다^^
 
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오르한 파묵의《내 이름은 빨강》. 강렬한 제목으로 다가온 책이다. 내게는 생소한 터키 작가의 작품이며, 오스만 제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라‥. 오리엔탈리즘적인 선입견을 품고 이 책을 읽게 되었지만, 뜻밖에도 나는 이 작품을 읽는 내내 작품의 주제 의식이 도스또예프스끼의 소설과 흡사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신의 시간을 그리려고 하는 이슬람 전통 세밀화가들과, 서양에서 들여온 사실적인 화풍에 매력을 느낀, 당대의 입장에서 보면 반역적인 화가들. 자신만의 스타일과 화풍이 드러나도록 작품을 창조하느냐, 완벽한 신의 시간에 파묻혀 자신의 스타일을 죽이느냐 하는 문제로 고뇌하고 갈등하고, 그로 인해 살인까지 저지르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아름다운 여인 세큐레를 둘러싼 카라와 하산 등의 러브 스토리가 얽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다만, 1권은 매우 재미있었지만 살인자가 윤곽을 드러내는 2권 후반부는 독자의 조급함에 이야기의 전개속도가 맞춰지지 못해서 주제를 파악하며 읽기 조금 힘겨웠다.)

전통적인 오스만의 세밀화가들은 신의 시간을 그리고 화가의 스타일이 드러나지 않게 하며,  지상의 사물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 너머의 이데아적 사물을 묘사하는 것(현상 너머의 물자체를 그린다고 표현하면 잘못된 표현이려나;;) 것을 최상으로 여겼다. 그러한 전통에 익숙했던 에니시테가 베네치아에서 사실적인 초상화와 원근법을 접한 후의 강렬한 감동을 카라에게 이야기하는 장에서는 도스또예프스끼의 소설들에서 나타나는 매혹적이고 반역적인 무신론을 접하는 듯한 쾌감과 짜릿함을 느꼈다. 단지 눈에 보이는 대로 묘사한다는 사실이 받아들여지기 힘들었던, 그로 인해 고뇌했던 사람들을 이야기는 지동설이 받아들여지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우여곡절이 있었음을 떠올리게 했다.

나로서는 매우 낯선 이슬람 세계의 풍속, 종교적인 마인드, 우리가 접할 수 없었던 이슬람의 신화들과, 이슬람 세밀화의 다채로운 묘사 등 이국적인 분위기에 취해서 읽는 묘미도 강했다. 또한, 이 소설의 백미는 50여개의 각 장마다 화자가 바뀌어 전개된다는 사실이다. 등장인물들 뿐만 아니라 금화, 나무, 심지어는 색채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펼쳐내는데,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내 이름은 빨강〉장의 강렬함은 너무나도 인상깊었다. 

이 소설에서 가장 감동적이고 읽는 동안 전율이 흘렀던 구절.

[뜻밖에도 그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고 아주 조심스러운 태도로, 나에게 정직함과 선의를 기대한 아가씨처럼 떨면서 물었다.

"내게 스타일이 있나?"

순간 나는 눈물을 쏟을 뻔했다.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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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haGreen 2005-01-15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하는 감동만큼 글이 표현되지 않아 정말 심하게 맘에 들지 않은 리뷰이지만... 고치기 귀찮아서 그냥 올렸음...ㅠㅠ

물만두 2005-01-16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어떤 글로도 다 전할 수 없는 오묘함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참 감동 깊게 읽었답니다...

라주미힌 2005-01-16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읽으려고 준비중.. ㅋ..

IshaGreen 2005-01-18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만두님도 이 책 읽으셨군요 반가워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라주미힌님// 준비중이신가요?^^ 전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전출처 : 바람구두 > 책의 판형

책(문서)의 판형을 결정하려면 종이규격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ISO/JIS 규격

ISO 규격은 A, B, C 세 종류가 있다.
cf.
[WWW]International Standard Paper Sizes
JIS 규격은 A 규격은 ISO와 같고 B 규격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B사이즈를 지칭하면 일반적으로 JIS 규격이다.

A B C JIS B
0 841x1189 1000x1414 917x1297 1030x1456
1 594x841 707x1000 648x917 728x1030
2 420x594 500x707 458x648 515x728
3 297x420 353x500 324x458 364x515
4 210x297 250x353 229x324 257x364
5 148x210 176x250 162x229 182x257
6 105x148 125x176 114x162 128x182
7 74x105 88x125 81x114 91x128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이는 종이 규격

우리나라에서는 46전지(788x1090)와 국전지(939x636)를 가장 많이 쓴다고 한다. 46전지의 크기는 JIS B1 사이즈와 유사하고 국전지는 ISO A1 사이즈보다 조금 크기 때문에, A 사이즈로 작업한 것은 대부분 국전지를, B 사이즈로 작업한 것은 46전지를 얹게 된다.
1연의 종이에서 전지 500장, 2절 1000장을 얻을 수 있다.

4x6판/국판

4x6판 국판
전지 788x1090 636x939
2절 545x788 468x636
4절 394x545 318x468
8절 272x394 234x318
16절 197x272 159x234
32절 136x197 117x158

책의 판형

종이를 이와 같이 사용하더라도 책의 판형은 관행상 다음과 같이 불린다. 종이를 자르는 방법이 다양하므로 변형판도 최근 많아지고 있다.

판형명칭 크기 대응판형 사용종이 전지1매당페이지수
국판 148x210 A5 국전지 32 교과서, 단행본
국배판 210x297 A4 국전지 16 잡지
국반판 105x148 A6 국전지 64 문고
타블로이드 257x364 B4 4x6전지 16 정보신문
사륙판 128x182 B6 4x6전지 64 문고
사륙배판 182x257 B5 4x6전지 32 참고서
신국판 152x225 * 국전지 32 단행본
크라운판 176x248 * 4x6전지 36 사진집
30절판 125x205 * 4x6전지 60 단행본
3x6판 103x182 * 4x6전지 80 문고

일반적인 전지에는 국전지(A전지)와 4X6전지(B전지)가 있다.
현재 시중에서 통용되고 있는 국전지는 (636X939mm)이며, 4X6전지는 (788X1,090mm)이다.
전지 500매를 1연(ream)이라고 하는데, 이를 흔히 영문의 첫글자를 따서 : R"로 표기하기도 한다.
즉 1연을"1(R)"로도 쓴다.
판형이란 책의 크기를 말하는데 크게 표준판형과 변형판형으로 나눈다.
여기서 표준판형은 국전지, 혹은 4X6전지를 종이의 낭비없이 출판하고자 규격화 시킨것이다.


국배판형
국전지를 8절 크기로 잘라 만든 판형으로 크기는 210X297mm이다.
크기가 커서 소지하기에는 불편함이 따르나 지면이 커서 시원한 느낌을 준다.
여성지나 종합잡지들이 이 판형을 선호한다.


국판형[A5판형]
국전지의 16절 크기로 잘라 만든것을 국판형, 혹은5x7판형이라하며, 그 크기는 148x210mm이다.
이판형으로 만들어진 책은 갖고 다니기에 적절하다. 문예물잡지들이 주로 사용한다.


국반판형[A6판형]
국판형을 2등분(32절)하여 만든 책의 판형을 말하며, 크기는 105X148mm이다.
소지가 간편하여 가볍게 읽을 책의 판형으로 알맞다.


타블로이드판형[B4판형]
4X6전지를 8절로 잘라 만든 책을 타블로이드판이라고 하며 크기는 257x364mm 이다.
신문이나 혹은 화보위주의 잡지를 제작하는데 많이 사용된다.


4X6배판형
타블로이드판의 반(4X6전지의 16절 크기)만한 규격의 책인데 크기는 188X257mm이다.
대부분 이 판형으로 제작되고 있을 정도로 널리 사용되는 판형이다.


4X6판형
4X6배판형 크기의 반, 즉 4X6전지를 32절 크기로 잘라 만든크기로(128X188mm)이다.
가볍게 읽을 책이나 잡지, 혹은 각종도서 목록집에서도 이 판형을 선호하고 있다.
예로서 월간지인 "샘터"나 "리더스다이제스트"가 이에 속한다.


4X6반판형
4X6판형에 비해 반만한 크기의 책을 4X6반판형이라고 하는데 그 크기는 91X128mm이다.
단어 암기장이나 간단한 물품안내 책자 등에 사용된다.


신국판형
표준판형 이 외에 자주사용하고 있는 변형판형을 보면, 국판과 같은 절수(국전지16절)로
만들어 내는 "신국판형"이 있는데 크기는 국판형에 비해 가로의 길이는 똑같으나
세로의 길이가 큰것으로 148X225mm이다. 일반소설류 출판물은 물론 사회과학 도서,
각종 전문 도서에서 흔히 볼수 있는 판형으로 4X6배판형과 함께 대단히 많이 사용되고 있는 판형이다.


그밖에도 크라운판/신서판형(3X6판형)/다이아몬드판형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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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범우비평판세계문학선 19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박환덕 옮김 / 범우사 / 1999년 10월
평점 :
품절


2004년 작년 한 해 동안, 감각적으로 치중한 현대 소설(특히 현대 일본 소설)들만 읽다 보니 뇌가 비어가는 것 같은 위기감에 봉착했다(물론 감각적인 카타르시스의 효과는 강해서 감동적이기는 하다. 최근 1년간의 개인사가 복잡하다 보니 더욱 그런가....-_- ).

2005년은 고전 두 편을 읽으면서 시작했는데, 어제는 카프카의《심판》을 완독했다. 5~6년 쯤 전에 상당히 따분하게 읽었던 것으로 기억되었지만 다시금 이 작품의 모호하면서 괴이한 분위기에 젖어 읽어보니 흥미롭고 괴상한 매력을 느끼기까지 했다(읽는 고통은 여전했지만).

비현실적인 공간과 인물들의 행동에 대한 묘사들. 기괴한 상황의 설정. 비유적인 상황들을 통한 인간 삶의 부조리에 대한 성찰. 이런 점이 이 괴상한 천재 소설가의 작품들을 많은 이들에게 열광시키게 했던 요인일까? 소설 내내 사건들과 인물들, 배경들은 그로테스크하고 현실에 기반을 두었으면서도 비현실적인 성격이 강하다. 특히 공간에서 이런 그로테스크한 비현실적 성격이 두드러지는데, 평범한 서민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에 위치하고 있는 재판소의 배경 묘사는 더더욱 그러하다. 이런 점은, 이해할 수 없고 부조리하기 짝이 없지만, 우리 삶 한가운데 있는 삶의 부조리함에 대한 선고의 필연적 실존을 비유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주인공 요제프 K는 체포당하고 심판받을 때까지, 자신의 체포에 정당한 이유도 없이 그저 그렇게 관련 사건들이 진행되어지는 것에 휘말리게 된다. 이유를 알기 위해 노력하고 부조리한 점들을 밝히려고 하나 가능하지 않았던 헛수고였다는 괴이한 내용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멋도 모르고 읽었었는데 도대체 뭘 이해하고 읽었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오기만 한다.

특히 가장 인상깊었던 장은 3장인데, 자신의 삶에 부조리하게 선고된 체포의 원인을 밝히러 간 재판소에서, K가 그 재판소의 공기에 견디지 못해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바깥 세상으로 나오는 장면이 있다. 삶에 대한 선고에 관련된 공간에 있을 때마다 K가 강박증을 느끼고 그 공간의 공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장면은 심심찮게 눈에 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고 비유하는 것일까? 부조리의 선고의 원인을 찾고자 하지만 막상 그 본질을 밝히고 대면하기에는 인간적 한계가 느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하고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어느날 갑자기 내동댕이쳐진 것처럼 부조리한 인간 삶에 대한 성찰... 공감은 가지만 인정하기 싫은 기분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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