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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읽기에 힘겨운 책 읽기 싫고 감상적이 되어보고 싶을 때 주로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찾는다. 에쿠니 가오리는 평범하게 매일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일상 속에서 언뜻언뜻 나타나다 고조되는 슬픔이나 절망, 애정 등의 감정을 깔끔하고 탁월하게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낙하하는 저녁》에서도 많이 실망했지만 이 작품에는 더더욱 실망했다(에쿠니의 최고작은 역시《냉정과 열정사이 Rosso》라고 생각한다). 설득력이 부족한 주인공의 절망이라는 감정에 거의 공감할 수가 없었다. 부모님과 가족이 전부였던 주인공의 세계. 그리고 사랑하는 '애인'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지만, 유부남인 '애인'을 둔 주인공. 그런 주인공이 작품에서 표현하는 '절망'은 철부지 어린애가 떼쓰는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에쿠니의 재능이 느껴졌다는 점에서 별 두 개 주려다가 하나 더 줬다. 왜냐하면, 읽다가 나도 그 절망이라는 감정에 전염되어 버렸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