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읽기에 힘겨운 책 읽기 싫고 감상적이 되어보고 싶을 때 주로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찾는다. 에쿠니 가오리는 평범하게 매일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일상 속에서 언뜻언뜻 나타나다 고조되는 슬픔이나 절망, 애정 등의 감정을 깔끔하고 탁월하게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낙하하는 저녁》에서도 많이 실망했지만 이 작품에는 더더욱 실망했다(에쿠니의 최고작은 역시《냉정과 열정사이 Rosso》라고 생각한다). 설득력이 부족한 주인공의 절망이라는 감정에 거의 공감할 수가 없었다. 부모님과 가족이 전부였던 주인공의 세계. 그리고 사랑하는 '애인'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지만, 유부남인 '애인'을 둔 주인공. 그런 주인공이 작품에서 표현하는 '절망'은 철부지 어린애가 떼쓰는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에쿠니의 재능이 느껴졌다는 점에서 별 두 개 주려다가 하나 더 줬다. 왜냐하면, 읽다가 나도 그 절망이라는 감정에 전염되어 버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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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phiner 2005-04-12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설득력이 부족하다라... 저에겐 너무나도 와닿았는데... 덕분에 한 며칠동안 너무나도 절망스러워서 견딜수가 없긴 했지만요. 철부지 어린애의 떼씀과는 다르죠. 오히려 그녀는 '결국 우리는 인정받을 수 없는 사이다'는 지극히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결론을 내림으로써 '절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떼를 썼다면 매달리고 소유하려 했겠죠.^^

DJ뽀스 2005-05-07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쉬움과 기대가 공존하는 작가죠...그래도 또 다음작품을 찾게되니 아이러니~
저에게 에쿠니 가오리 최고의 작품은 호텔선인장이랍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IshaGreen 2005-05-12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rphiner님. 제가 철부지 어린애의 떼씀과 같다고 한 것은, 그러한 현실에 대해 별로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노력을 보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 사실에 대해서 공감이 갈 정도로 마음아파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이지도 않으면서 '절망'에 대해서만 어영부영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입니다. 같은 소설이라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저에게는 설득력이 부족하더군요^^

DJ뽀스님. 실은 호텔선인장은 못 읽어 봤습니다^^;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DJ뽀스 2005-05-13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르바시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나른하고 공허한 느낌을 가오리작품의 매력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가끔은 왠지 그냥 멋만 부리는 거 같아서 실망스럽다고 느껴질때가 많죠. 그래도 일종의 담백함이랄까 그런 쿨한 느낌때문에 다시 그녀의 책을 찾게 되는 거 같아요. 호텔선인장의 우화라고 할까..주인공이 모자, 오이, 숫자2입니다. 너무 따뜻하고 유쾌한 작품이니 가볍게 읽어보세요~ ^^

IshaGreen 2006-02-24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게서야 DJ뽀스님의 댓글을 보게되었군요. 워낙 제가 서재 관리를 잘 안해서.... 에쿠니의 작품에 대해 말씀하신 내용에 저도 공감해요. 실망스럽지만 일종의 쿨한 느낌 때문에 다시 찾게 된다는 거요^^ 한번 호텔 선인장 읽어봐야 겠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