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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계미래보고서 2018 - 세계적인 미래연구기구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2018 대전망!
박영숙.제롬 글렌 지음, 이영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12월
평점 :
판매중지
4차 혁명 시대를 앞두고 하루가 다르게 기술의 진보가 점점 더 가속화되는 것이 이 분야에 대해 문외한인 나에게도 체감이 되며,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든다. 4월에 구입해놓고 다른 과업들 때문에 치여서 읽지 못하다가, 제목이 《세계미래보고서 2018》인데 올해가 가기 전에 이 책을 읽지 못하면 엄청난 자괴감으로 남을 것 같아서 뭔가 숙제같은 느낌으로 허겁지겁 다 읽고 나서 리뷰를 남기려고 알라딘에서 검색해보니 이미 절판된 책이라고 뜬다. 미래학자들은 역시 참 부지런하시구나. 하하.
사실 좀 더 어렸을 때는 인간 본성에 대해 시니컬하고 회의주의적, 패배주의적 시각이 커서 미래학에 대해 냉담했었고 여전히 인간 본성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 편이라 읽으면서 가끔은 미래예측서 특유의 낙관적이고 희망찬 서술이 뭔가 오글거리고 거부감이 드는 요소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미래 예측에 대해 개괄하기 좋았고, 기술의 진보가 인류의 발전과 복지에 기여할 것이라는 믿음, 저자들의 인간 본성에 대한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새로운 기술이 사회적으로 미칠 파장이나부작용에 대한 염려도 빠지지 않고 점검하면서 대비책 또한 제시하고 있다. 기술의 진보는 아무리 인간이 거부감과 두려움을 느끼며 막고 싶어도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인류는 호기심 많은 창조적인 종족이고 그간 불가능해보였던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해 왔던 무수한 역사가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았던가. (특이점이 오면 기술이 기술을 진보시킨다고는 하지만)
마인드 업로딩Mind uploading,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일상화. 영화에나 등장하는 상상으로 생각했는데 기어이 이 기술을 현실화시킬 단초가 보인다니 참 대단하다. 2031-2035년 사이에 알츠하이머가 정복된다는 이 책의 예측이 맞는지 그때까지 건강하게 잘 살아서 지켜봐야겠다.
흥미있었던 주제들을 정리한다.
2018년에 주목해야 할 10대 신생 기술
1. 액체 생체검사liquid biopsy - 사실 나의 의학적 지식으로는 어떻게 target organ의 조직과 세포의 분석이 아닌 혈액검사로 이상이 있는 조직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인지 상상이 잘 되지 않으며 과연 가능한 것인가 의심스럽기도 하여 시간이 있다면 이 주제에 대해 더 자세히 찾아 읽어봐야겠다.
2. 공기 집수 기술 - 다공성 결정체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물을 추출하는 방법.
3. 딥 러닝 - 몇 주 전 아이폰의 ios가 업그레이드 된 이후 저장된 사진을 뒤적이다가, 아이폰 사용 이래 6-7년간 아이클라우드에 저장해온 수만 장의 사진 중에서 자동적으로 고양이 이미지만 골라서 카테고리에 넣어준 것을 보고 경악했었던 기억이.
4. 태양광을 통한 액체 연료 - 나뭇잎을 모방, 인공 광합성으로 에너지를 생성하는 기술. 연소로 매출된 이산화탄소가 다시 연료로 변환되는 폐쇄계를 만든다는 이야기인데 역시 나의 아주 짧은 물리학적 지식으로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지 궁금하고, 가능하다면 굉장히 흥분되는 일일 것이다.
5. 인간 세포 지도 - 모든 조직의 모든 세포 유형을 확인하는 것이 목표. 인류의 지적 욕구과 호기심은 역시 대단하다.
6. 정밀 농업 - 작물에 필요한 모든 것을 맞춤형으로 만들어 수확량과 작물의 품질을 높이며 물과 화학물질 사용을 줄이는 기술.
7. 친환경 자동차를 위한 적정 가격의 촉매- 희귀금속이며 값비싼 백금 촉매의 대체제 개발.
8. 게놈 백신
9. 지속가능한 커뮤니티 디자인 - 친환경적인 건물의 설계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혁신적으로 줄인다.
10. 퀀텀 컴퓨팅
인공지능의 진화에 대한 예측을 살펴보면, 2024년에 번역 능력, 2026년에 고등학교 수준의 에세이 쓰기 능력, 2027년에 트럭 운전 능력, 2031년에 매장에서 일하는 능력, 2049년에 베스트셀러를 집필하는 능력, 2053년에는 외과 전문의의 능력에서 인간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정말?!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가상현실을 비롯한 새로운 도구들이 통증을 치료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뉴스는 좋은 소식이다. 미국의 마약 중독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의 마약중독 문제는 한국인들이 믿는 것처럼 쾌락을 위해 마약을 사용한다기 보다는 제약회사의 로비에 그 뿌리가 있다고 하는데, 암성 통증 치료에 쓰이는 아편계 진통제를 쉽게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게 하였고, 처음에는 관절통이나 근육통 같은 가벼운 증세로 이용하다가 중독된 사람들이 상당히 많으며 심각한 사회문제와 비용적 손실을 초래하는데 가상현실을 통한 통증 치료가 개발된다면 분명 이러한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데스크포그래피Desktopography라고 불리는 증강현실 기술도 기대된다. 작은 프로젝터와 심도 센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모든 표면 위에 멀티 터치 디스플레이를 투사하는데 이 기기는 전구 소켓에 끼워 넣을 수 있다고 하며 아이언맨처럼 모든 표면을 증강현실 디스플레이로 바꿀 수 있다니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3D 프린터 기술
3D 프린터 기술은 계속 진보하고 있으며 2017년에 글로벌 타이어 제조업계의 선두주자인 미슐랭에서 개발한 클린 타이어 '비전Vision'은 타이어와 휠이 일체형으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가볍고 공기가 들어가지 않으며 재충전이 가능하고 유기 생분해성 소재로 만들어져 친환경적이다. 건설업에서는 도시를 프린팅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아디다스와 리복에서는 이미 3D 프린터로 신발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가장 관심있는 분야는 인공장기 생산 분야로 과연 3D 프린터로 인공 장기를 생산해내는 기술의 여러 가지 한계는 언제쯤 극복할 것인지이다.
생체인식기술
생체인식기술의 발달은 모두가 크게 실감하는 분야일 것이다. 이미 공항 출국 심사에서 활용도가 높아졌으며, 특히 나는 아이폰X 유저인데 10개월째 사용하면서 학습을 통해 얼굴인식 속도와 정확성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음을 체감한다. 중국에서는 이미 얼굴인식카메라를 통해 무단횡단하는 사람들을 식별하여 스크린에 경고하는 의미로 즉각 공개하는 범국민 캠페인을 벌인 적이 있다고 한다. 고객의 얼굴을 스캔하여 감정에 대응하도록 상용화되었다니 혀가 내둘러진다. 그렇지만 이 기술은 프라이버시 침해, 생체인식정보 악용과 같은 문제로 대두될 여지가 크다.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 경제의 도래
비트코인 하면 막연히 투기성이라는 인식만 있었는데 저자들이 블록체인의 의의에 대해 큰 장을 할애하여 설명하였기에 문외한인지라 몇 가지 내용을 정리해 놓는다. 사실 아직은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저자에 따르면 블록체인은 출범 자체가 자유주의적이며 반정부주의적이었으며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일반인에게 권력을 골고루 나누어 주는 스마트 계약이라고 한다. 블록체인이 강력한 근본적인 이유는 사용자에 의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확인되는 분산형 데이터베이스이기 때문이란다. 기존에 공인 받은 제 3자만 검증, 기록, 보관할 수 있었던 금융회사의 중앙 집중형 장부 서버를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에게 분산하는 기술이며 사실상 해킹이 불가능하고 안정성 측면에서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금융 시스템을 재편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솔깃했는데, 세계 인구 중 20억 명은 아직도 은행이 없는 곳에서 살고 있는데 이들에게 인터넷 접근성이 높아지고 가상화폐가 연결되면 국가와 상관없이 단일통화를 사용하게 되고,국가는 이들을 통제할 수 없게 되면서 힘을 잃게 될 것이라 예측하는 부분이다. 코인과 토큰은 모두 흔적이 남기 때문에 절대로 부정부패에 사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화폐 가치가 없어지는 짐바브웨에서는 이미 비트코인만 통용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도 마찬가지이다. 2017년 5월 31일 요르단의 아즈라크 캠프에 있던 1만 명의 시리아 난민은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원조를 받았는데 이더리움을 통한 전자 바우처 형태로 유엔세계식량계획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았다는 사실도 새로웠다.
그 밖에도 블록체인을 이용한 여러 가상화폐들이 있는데 스위치토큰은 신 재생에너지인 태양열 에너지를 생산하고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경제적인 가치로 reward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는 환경혁명이며 인류 최대 과제인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AI 블록체인 기술을 융합하여 화석연료를 태양광으로 바꾸고자 하는 거대한 시민운동이라고 의의를 설명한다. 싱귤래리티넷 토큰은 선의를 가진 인공일반지능과 특이점의 가속화를 추구하는 가상화폐이다. 참 공부해야 할 분야가 많다.
자율주행차가 만드는 새로운 세계
중국은 자동차산업은 후발주자지만 전기자동차 산업에서는 선발주자에 해당되며 이미 재생에너지 자동차 의무생산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2018년부터는 전체 자동차 생산량 중 8퍼센트를 전기자동차로 생산해야 하며 할당량을 채우지 못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는 대도시의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아직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는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일 것이며 가장 큰 전기자동차 시장의 공략을 위해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자동차 기술을 진화시킬 수밖에 없고 기존의 석유를 이용한 자동차는 점점 사장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자율주행차가 바꾸게 될 미래의 모습들로,
1.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인간의 기술, 조정력, 반응 능력보다 뛰어난 정확도로 진보할 것이며 '최소한 자율주행차는 집에 돌아오기 전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2. 에너지 절감.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의 25퍼센트는 자동차 때문이다.
3. 집값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도로와 주차장이 상당히 많은 도시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데 자율주행차가 자동차를 대체하게 되면 많은 주차공간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남는 토지를 다른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직장에서 멀더라도 주거비가 싸고 환경이 쾌적한 곳에 거주할 수도 있다.
4. 모든 것이 배달된다.
5. 자동차 브랜드의 가치 변화. 자동차 브랜드에 부여하는 가치가 감소된다.
자동차를 팔아야 이익이 생기는 자동차 제조업은 소멸하고 '서비스로서의 운송Transport as a Service, TaaS' 개념으로 대체된다.
배양육과 인공지능 레시피
육류 소비를 줄여야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제 유명하다. 중국의 경우 중국 국민의 고기 소비를 50퍼센트 줄이는 계획을 세웠다니 참 놀라운데, 이는 지구온난화를 완화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해서 기후변화 운동가들에게 환영받고 있다고 한다. 기술의 진보를 통한 배양육이 개발되었으며 상용화가 시급하다. 또한 사진만으로 음식에 들어간 재료와 요리 방법, 칼로리를 파악할 수 있는 독창적인 인공지능 신경망이 개발중이라고 한다.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 이용자들이 업로드한 음식 사진 데이터베이스가 방대한데 이런 데이터들이 기초 자료로 이용되는 것이다. 집단적인 이용자들의 발자취들이 기술의 진보를 이룬다는 것이 이러한 것인가 싶으며 한편 생각없이 인터넷 공간에 올린 사진들의 무한한 활용 가능성들을 상상해 보았을 때 그 끝을 알 수가 없기에 섬짓하기도 하다.
혁신적인 농업 자동화 시스템
저자는 농업 분야에서 사용될 로봇은 자연환경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자동차 공장의 로봇보다 훨씬 더 유연하며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하퍼아담스 대학교에서 세계 최초로 로봇에 보리농사의 모든 과정을 담당하여 첫 수확을 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니 경이롭다. 현재 기술로서 위성 시스템과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날씨 데이터 및 기타 실시간 데이터를 결합하여 작물 수확량을 99퍼센트의 정확성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정확한 작황 분석은 식량 문제가 기근과 정치 불안과 같은 문제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같은 예측이 힘든 문제도 있으며 따라서 통제환경농업에 대한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프라이버시의 종말과 개인 정보의 새로운 정의
급격히 발전하는 기술로 인해 디지털 시대의 프라이버시는 지금과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두뇌-기계 인터페이스가 이루어지면 뇌 해킹이 이루어지게 될 위험성이 크다니 오싹해진다. 그런데 저자는 우리는 이미 기술과 인터페이스되어 있는 사이보그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 기기는 우리의 정체성이 확장된 것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기억을 저장하고 정보를 검색하며 서로 통신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디지털 세계는 이미 물리적 세계의 확장이라는 관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리는 이미 디지털 세계에 알게 모르게 많은 발자국을 남기고 있으며 자발적으로 신원과 관심사와 견해와 성격을 공유하는 개방사회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정보를 비밀로 유지하면 프라이버시가 보호된다는 생각은 낡은 견해이며 디지털 시대의 프라이버시 보호는 정부와 기업이 정보를 사용하는 방법을 투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규칙을 만드는 것이며 따라서 이해관계자들이 우리의 개인적 정보를 엿보는 경우 어떻게 엿보는지를 감시할 권리를 가지는 것이 핵심이라고 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관점이면서 필요한 부분이라고는 생각되나, 소위 '개방사회'에서 분명 소수자들은 정체성을 공격당할 소지가 큰데 이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서는 짚지 않은 점이 많이 아쉽고 다소 나이브한 인식이 아닌가 싶다.
기타 생명공학과 헬스케어의 기술에 대해 크게 할애한 장도 있었으나 전공 분야라 크게 새로운 이야기들은 아니라 스킵한다.
'먼 미래 기술에 투자하기는 물론 힘들다. 그러나 먼 미래 기술에 투자를 해야 그것이 가까운 미래가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p.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