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브에타브리지라는 시인이 17세기에 썼던 시다. ‘지붕 위에서 희미하게 반짝이는 달들을 셀 수도 없고 / 벽 뒤에 숨은 천 개의 찬란한 태양들을 셀 수도 없으리.‘ - P259
시간은 벌써 기억의 날카로운 가장자리를 무디게 만들고 있었다. (...)오래전에 일어났던 일을 불러내어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한 번 소생시키는 일이 점점 더 힘들어졌다. 몇 년이 지나면, 그를 잃어버린 걸 더 이상 슬퍼하지 않게 될 날이 올지 몰랐다. 그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기 시작하고, 길거리에서 타리크라는 이름의 아이를 부르는 소리를 들어도 더 이상 어찌할 바를 몰라 하지 않을 날이 올지 몰랐다. 부재의 아픔에 너무 익숙해지면 지금처럼 그를 그리워하지 않게 될지 몰랐다. 다리가 하나 없는 사람의 환상통처럼 말이다.나중에 더 커서, 셔츠를 다림질하거나 아이들에게 그네를 태워줄 때, 더운 날 그녀의 발밑으로 느껴지는 양탄자의 온기 혹은 낯모르는 사람의 둥근 이마와 같은 아주 사소한 것들이 그날 오후 함께 있었던 기억을 오랜만에 한 번씩 불러일으킬지 몰랐다. 그러면 그 모든 것이 몰려올지 몰랐다. - P252
먼~~~ 미래, 2015년 ㅎㅎ그땐 그런 날이 올지 몰랐어그때의 상상들 중 무엇이 현실이 되었나 찾아보는 재미박사님 오버에 정신이 없네
라일라는 이중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엄마가 살려고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놓였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엄마가 살려는 이유가 자신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괴로웠다. 그녀는 오빠들처럼, 엄마의 가슴에 흔적을 남기지 못할 존재였다. 엄마의 가슴은 창백한 해변 같았다. 부풀었다가 부서지고, 다시 부풀었다가 부서지는 슬픔의 물결에 자신의 발자국이 영원히 씻겨내리는 차가운 해변 같았다. - P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