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으로서의 운동을 그만두고 이동성을 기계에 맡긴 결과, 역설적이게도 운동 역시 노동화되었다. 헬스장에 갈 때마다 묘하다고 생각한다.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서 업무를 보거나 여가를 즐기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운동하러 온 사람들이 트레드밀 위를 헉헉대며 걷고 있다. 이러한 모습에 현대사회 구조의 모순성이 녹아들어 있다. 편리하게 이동하기 위해 자동차나 엘리베이터 같은 이동수단을 이용하면서 탄소발자국을 늘리고서는 모자란 운동량을 채우겠다고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트레드밀을 가동한다.
- P87

사람의 근골격계는 ‘내구성과 성능이 좋은 교통기관‘으로 설계됐다. 애초에 설계된 보폭과 걷는 속도에 따르면 사람은 1킬로미터를 10분 이내에 걸을 수 있고, 1킬로미터를 가는 데 빠른 걸음으로 7~8분이면 충분하다. 이 정도의 성능이면 서울 시내의 웬만한 도로에서 2킬로미터 이내는 버스나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보다 걸어서 움직이는 것이 더 빠르다. 10층 이하는 걸어서 오르내려도 힘들지 않다. 
- P9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