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노희락의 심리학 - 동무 이제마의 사상심학
김명근 지음 / 개마고원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나와 여러모로 맞지 않는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그들을 관찰할 수 있다. 그리고 그가 나와 다른 사고방식과 생활패턴을 지니고 있다면 다른 부류인 그로써 인정할 수 있다. 적어도 분노로 그를 대하지는 못할 것이다.

사상체질에 관한 대부분의 책들이 체형이나 먹는 음식 등으로 사람을 분류하는 것에 반해 이 책은 사고방식이나 감정처리, 일을 대하는 태도 등 무형적인 요소들을 통해 파악한다. 나의 가족과 이웃이 어떤 사고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지를 이해하기만 해도 그들과의 큰 갈등은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생활 속에서 유용한 내용이다.

특히 맨 끝부분에 삼국지의 등장인물을 통한 이야기는 재미있고, 이해하기 좋았다.

책 한 권을 읽고 사람을 몇 가지 분류로 쉽게 생각해 버릴 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에 대해 파악하고, 장단점을 발견한다거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할 때도 참고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의사가 쓴 책이고, 아주 비전문적인 책도 아닌 듯한데도 나같은 비전공자가 읽기에도 재미있고, 대체로 쉽다. 웃으면서 아-그 친구는 소음인이라 그런 식으로 행동했구나 하면서 아는 이웃들을 이야기 속의 주인공으로 만든다면 더욱 재미있고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게으른 사람을 위한 잠과 꿈의 명상
텐진 완걀 린포체 지음, 홍성규 옮김 / 정신세계사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아무리 보아도 게으른 자를 위한 책은 아닌 듯하다. 꿈의 명상과 잠의 명상을 소개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잠을 자다 2시간에 한번씩 깨어나야 한다는 것은 너무 부담스럽다.

그렇지만 2시간에 한번씩 일어나지 않더라도 여러 단계 중 하나라도 계속 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으니 해볼 만은 하다.

나도 꿈의 명상을 한 사흘 정도 하다가 안 하고 있는데 다시 해볼까 한다.

사흘 동안 두 시간에 한번씩 깬 것은 아니지만 중간중간에 잠이 저절로 깨졌다. 시계로 시간을 확인하지 않은 탓에 간격이 어떠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전에 준비를 한 탓인지 깨자마자 명상으로 곧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꿈의 명상을 한 날은 중간중간 깼는데도 일어나면 개운하고, 꿈을 별로 꾼 것 같지도 않은데 꿈꾼 것이 선명히 기억이 났다.

중간에 그만 둔 것은 내가 혼자 자는 것이 아니라서 이것저것 신경이 쓰여서 그랬는데 남편에게 이해를 구하고 다시 해볼까 한다.

사흘을 해봤지만 분명히 실천할 수 있고, 또 개운한 아침과 선명한 꿈을 만날 수 있다. 그것이 궁극에 대한 의문을 해결해 줄 통로가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자면서도 깨어있을 수 있으며, 깨어 있으면서도 꿈꾸고 있음을 상기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이 꿈과 잠의 명상이 유용하리라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산문, 치인리 십번지
현진 지음 / 열림원 / 2003년 11월
평점 :
절판


[너무나 인간적인 해인사 스님들의 수행 이야기, 산문 치인리 십번지]는 책표지에 적힌 이 말 그대로 스님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청학동에 사는 사람들처럼 우리와 다르게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 쉬운 스님들의 생활도 먹어야 하고, 자야 하고, 볼 일을 보아야 한다는 점에서 분명 공통점이 있으리라. 역시 그렇다. 사람들이 사는 곳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빨래를 하면서, 축구를 하면서도 그것이 수행이 되게 하는 것은 '깨어있음' 그것 하나가 아니겠는가?

스님은 스무 명이 행자로 왔다가 결국 두어 명만이 스님이 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시는 듯하지만 나처럼 마을에 사는 사람은 일상에서 늘 깨어있을 수 있지 못한 것이 더 안타까운 것이 아닌가 싶다. 그것이 스님이든 재가자든.

법랍이 좀 되신 분의 글이라 그런지 생활을 참 즐겁고 아름답게 쓰셨다. 정말 그러리라 여겨지지만 마을에서와 같이 인간관계의 어려움과 눈물나는 설움이 없는 것은 이제 사미승이나 행자 때의 일이 오히려 그리운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은 아닐까? 아니면 이 글을 스님들만 보실 것이 아니라서 좀 멀리서 스님들의 일상을 비추신 것은 아닌지...

그러나 저러나 책을 읽고 있으니 새벽 예불에 참석하고 싶어진다. 새벽 공기 같은 글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스님들의 생활이 자세히 적혀 있으니 재가자들은 스님들의 수행생활에 자극을 받아 스스로의 생활을 점검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산중일지
현칙 지음 / 지영사 / 200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절간이나 스님들의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집이 많이 보인다. 이 책도 그런 책이려니 생각했는데 모양을 고쳐 앉아 읽게 된다.

현칙 스님이 쓰신 글이다. 당대의 선지식이라는 명예를 가진 만공 스님을 보아도 자신이 그렇게 느끼지 못하면 그만인 듯하는 태도는 스님의 거침없는 성품을 엿보게 한다.

남기신 격외시나 말씀하시는 풍이 선과 교를 섭렵하시는 분이 아니신가 싶다.

서른 일곱, 머리를 깎기에 젊은 나이라 할 수 없다. 스님도 꼭히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된 것이 아니라 한사코 중되기를 권하여서 머리를 깎으셨다. 절간에서도 머리 깎지 않고 지낼 수 있다고 여기신 것일까? 딱히 무애행이라 하여 하신 것은 없는 듯하지만 괴각이 아닌 모습으로도 무애행을 할 수 있음을 본다.

비록 책으로 엮어져 사람들에게 읽혀지게 되었지만 이 책의 솔직함을 보자면 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내용으로 보자면 법문에 또한 가깝다. 수행을 반성하고 앞으로 더 철저히 수행하려는 마음가짐으로 쓴 일지가 법문에 가까운 것은 어느 경지인가? 헤아리기 전에 우선 나를 돌아볼 일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amna57 2006-08-13 2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칙의 무애 일기도 그럴듯 하거니와
서평도 몹시 격이 높소.
 
성산 장기려
이기환 엮고 지음 / 한걸음 / 200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려서부터 위인전을 싫어했는데, 이런 위인전이라면 몇 권이라도 몇 번이라도 읽을 수 있다.

장기려 박사의 순간순간의 삶은 그냥 봉사하는 사람 같다.그런데 그의 일생을 두고 보면 성인의 삶으로 느껴진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 그러면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다 이루어주실 것이라'는 의미의 구절을 성경에서 본 듯하다. 박사께서 이 구절대로 사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람인 자신이 무엇을 한다고 했으면 그렇게까지 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하나님의 자녀요, 재물도 모두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 그가 욕심낼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는 오로지 사명의식을 갖고 의사로서 살아간 것이다.

그가 언제나 훌륭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건강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지만 건강 때문에 하던 일을 중단하지 않았다. 돈이 넉넉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스스로 궁핍함을 느끼지 않았다. 평양에서도, 부산에서도 그는 그저 사명을 다하는 의사였다. 마치 진흙에서도 물들지 않는 연꽃 같은 분이다.

모든 것을 다 잊어도 사랑을 잊을 수는 없다. 그를 만난 사람마다 그를 기억하고, 칭송하는 것은 그의 의술 때문만이 아니라 아마도 사랑 때문이리라.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가슴이 뭉클해 코가 찡해졌다. 누가 그처럼 살지 못하게 하는 것도 아닌데 그처럼 사는 것이 평범한 한 사람이 아닌 성인이나 할 수 있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평범함 속에 머무는 이 성인을 흉내내고 싶어진다. 큰바위 얼굴을 바라보던 어니스트처럼 그를 닮아갈 수 있을까? 박사님이 사람들이 모두 가족이며, 하나님께 의지하셨듯이 언젠가 나도 인류 모두를 내 가족으로 여기며, 우주가 나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