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슭아, 오늘이 올해의 마지막 날이고 내 생일이기도 해. 음력이라 올해 두 번 생일을 하네. 생일이라고 특별한 다른 날이 되는 게 아니고, 오늘이 지나면 벼랑 같은 게 있어서 2019년이 딱 끊어지지도 않지. 내일은 그냥 보통의 아침이 올 거야. 그렇게 무심히 지내다 어느 날 진짜 벼랑을 만나게 되기도 하지. 이를테면 이별 같은 것, 실직 같은 것, 그런 게 벼랑인 거지.

 

오늘은 참 추워. 방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맞는 새해는 어떨까? 길고양이들은 어디서 잠을 청할까? 그래도 이 시간은 희망을 말해야 할까? 새해엔 내게도 소망이 있어. 새해가 아니라도 있었지만. 새해라고, 새해라서, 헌 해는 이제 접고, 새로 무엇을 쓸까?

 

기슭아, 건강하고 마음 편하게 지내길 빌어. 어느 때고 해님이 두루두루 구석구석 따스하게 비쳤으면 좋겠다.

 

 

       

있다고 말하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마음

대답은 하지만

찾을 수 없는 산울림.

 

없다고 말하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마음

대답은 하지만

다만 산울림뿐.

 

(이뀨 선사의 시 중에서)

 

-오쇼 강의, 법의 연꽃: 이뀨(태일출판사, 2012),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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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12-31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누아님 새해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그리고 조금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새해에도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소원을 이루는 한 해 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누아 2019-12-31 23:59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바라는 일들이 원만하게 이뤄지길 빌어요.
고맙습니다.^^

초딩 2020-01-01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생일 축하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여~

이누아 2020-01-01 00:26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초딩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페넬로페 2020-01-01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누아님!
생일 축하해요~~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누아 2020-01-01 11:22   좋아요 0 | URL
페넬로페님, 고맙습니다.
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2020-01-02 0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누아 2020-01-02 21:26   좋아요 0 | URL
감사. 새해엔 이작가에게도 좋은 일들이 배경처럼 걸려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