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꾸는 질문의 기술 - 말할 때마다 내가 더 똑똑해진다
엘커 비스 지음, 유동익.강재형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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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런 거 물어봐도 될까요?"

"네. 편하게 말씀하세요."

"연봉이 얼마나 돼요?"


기대하고 나간 소개팅에서 받았던 질문이다(이런 걸 기대한 건 아닌데...). 

그냥 대충 먹고 살 정도는 된다고 얘기한 것 같은데, 사실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경황이 없었다. 파스타가 코로 들어가 다시 입으로 나왔던 것 같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질문을 통해 행동의 정당성과 결정에 책임을 지게 했고 추론과 숙고하는 과정을 통해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도록 했다." - p.63


그녀가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익힌 터라면 그 질문은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다. 


"수많은 음식점 중에서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와서 샐러드, 파스타, 피자 하나씩 주문했는데요. 여긴 생각보다 비싼 곳이죠. 전 충분히 이런 곳에 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원하신다면 더치 페이할 수도 있고요. 그런데 당신은 이런 곳에 절 데리고 올 정도로 소득이 높나요? 연봉이 얼마나 돼요?"


당시 내가 소크라테스식 반사(reflex)를 배웠다면, 이 같은 소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듣고 흥미로운 관점, 새로운 생각을 찾아보려 했을 것이다. 이런 질문과 함께 말이다. 


"세전이요? 세후요?"

"근로소득만 의미하는 건가요? 금융 소득, 기타 소득도 합할까요?"

"양이 적나요? 하나 더 시킬까요?"


애석하게도 난 질문의 깊은 뜻을 이해하지도 못 했고 질문과 상관없는 말들만 늘어놨다. 


그녀는 어떻게 이런 질문을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태연하게 얘기할 수 있었을까?

왜 난 당당하게, 아니 위축되지 않고 대답하지 못했을까?


이 책은 그 어떤 질문에도 대답하지 못한다. 


# 지적사항 1

"너 자신을 알라"는 때때로 나 자신이 이기적이고 무뚝뚝하며 '개자식'이거나 멍청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 p.111

여기서 '개자식'은 son of bitch 아닌가? 

역자의 번역의 기술.


# 지적사항 2

저자의 '판단 연기'에 대한 일관성 없는 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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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리오 휴버먼 지음 / 책벌레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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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계급은 봉건제에 맞서 길고도 고된 투쟁을 전개했고, 특히 세 차례 결정적인 전투를 치렀다. 첫째는종교개혁, 둘째는 영국 혁명, 셋째는 프랑스 혁명이었다. 18세기 말 그들은 마침내 낡은 봉건 질서를 파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력해졌다. 부르주아지는 봉건제 대신, 이윤 창출을 제1의 목적으로 하는 상품의 자유 교환에 기초한 전혀 다른 사회 체제가 등장했음을 알렸다.

우리는 그 체제를 자본주의라고 부른다. - P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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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를 디자인하라
유영만.박용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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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 - 비트겐슈타인


이 말을 이해했다면, 하산해도 좋다.

하지만 내려오는 길에, "그 한계를 어떻게 넓히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왔던 길로 다시 올라가자.


우린 언어의 중요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을 어떻게 '갈고닦아야' 하는지 물어본다면 막문이 막힌다. 

책을 많이 읽어야죠. 사색을 해야죠.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죠.

다 맞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이 방법만큼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까?

그 방법은 바로 '나만의 사전 만들기'다.


저자는 신념, 관점, 연상, 감정, 은유, 어원, 가치 사전을 자신만의 언어로 만들어 보라고 권한다.

사실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만드는 과정과 그 결과를 통해서 우리의 언어는 성장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예습, 복습 철저히 하고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는 수능 만점자의 인터뷰가 떠오른다. 


작가님, 정녕 이 길밖에 없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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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크리에이티브 - 하루 한 장, 내 삶을 바꾸는 질문
토드 헨리 지음, 지소강.양소하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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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일상은 많은 것을 잊게 만든다. 시간의 흐름, 나라는 존재, 방금 먹은 점심 메뉴...

단기적으로 볼 때, 어제가 오늘 같고, 내일도 오늘 같다. 

장기적으로 볼 때, 우린 모두 죽는다. 

숨을 쉬는 건 모르겠는데, 살아있는 건 안다. 

뭘 먹었는지 모르겠지만, 먹었다는 사실은 안다. 

이렇게 과거는 현실과 미래를 삼켜버린다.


매일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은가?

이 권태로움에서 빠져나오고 싶은가?(1/27, 오늘의 주제이다)

2023년 남은 11/12라도 매일매일을 새로운 '정언 명령'이 당신에게 부여되길 원하는가?(책 값이 10% 할인되므로 지금 사도 남는 장사다.)


"그런데 어제 주제는 뭐였더라."

이 책은 이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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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에 속지 마라 - 불확실한 시대에 살아남는 투자 생존법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이건 옮김, 신진오 감수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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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건대, 난 둘째다.

세 살 터울 형이 있다, 그러니까 형이 태어나고 그다음에 내가 태어난 것이다. 

혹시 형이 태어난 게 나를 낳는 원인이 되었을까?

아니다. 이렇게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어머니의 증언이 있어서다.

"아들딸 구별 없이 둘만 낳으려고 했어."

그러니까 형과 난 혈연관계이자 선후관계다. 


"뿌린 대로 거둔다."라는 말이 있다. 

어떤 결과에는 그에 상응하는 원인이 있다는 말이다.

혹자는 선후관계도 있는 게 아니냐고 물을 수 있다.

맞다. 모든 인과관계는 모두 선후관계다. 하지만 그 '역'은 맞지 않다.


주식을 샀더니 주가가 올랐다. 채권을 샀더니 금리가 떨어졌다. 선후관계일 수도 있고 인과관계일 수도 있다. 몇 차례 반복되었다. 세 번의 동전 던지기 모두 숫자가 나온 것과 유사한 경우다. 여기서 우린 아주 중요한 기로에 서게 된다. 실력과 운이 그것이다.

전자의 선택은 위험하다. 자만에 도취될 수 있고, 리스크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한 방에 훅 갈 수 있다.

저자는 이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우리의 현실은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행운이고, 여기에 도취되면 많은 것을 어쩌면 전부를 잃게 될 수도 있다고 말이다.


어제 산 테슬라가 10% 폭등한 건, 실력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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