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시민 - 인류의 생존과 미래를 위한 음식 철학
줄리언 바지니 지음, 김민하 옮김 / 인문식당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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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배달 앱을 몇 번 터치하면 별미가 배달되고, 마트 진열대에는 가공된 식품들이 깔끔한 포장재에 싸여 저렴한 가격으로 유혹합니다. 소비자가 마주하는 것은 대개 완성된 상품입니다. 가격과 품질, 편의성이 선택의 기준이 되는 동안 음식이 거쳐 온 과정은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영국의 대중철학자이자 저널리스트 줄리언 바지니(Julian Baggini)는 『음식시민』에서 현대 식량 시스템이 진열해 놓은 무지의 풍요에 제동을 걸어옵니다. 산업화된 식품 체계는 우리를 시장이 던져주는 음식을 군말 없이 소비하는 소비자로 만들었습니다. 저자는 인류학, 역사학, 분자생물학, 환경경제학 그리고 철학적 사유를 넘나들며, 식량 위기의 본질이 식품 소비자라는 수동적 지위에 갇혀버린 우리의 태도에 있음을 일깨워 줍니다.


한국 독자들을 향한 서문에서 K-푸드와 한국식 식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배달 문화와 가공식품 산업 이면에 자리 잡은 공장식 축산과 환경 파괴의 문제를 함께 직시할 것을 건넵니다. 『음식시민』은 먹는 행위의 전 과정을 성찰하고 정치적, 시민적 권리를 행사하는 음식시민(Food Citizen)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합니다.





저자는 20명 이상의 글로벌 전문가를 심층 인터뷰하고 유엔 보고서 등을 참고했으며, 이를 철학적 저널리즘이라 부릅니다. 농학자는 수확량을, 영양학자는 칼로리를, 동물권 활동가는 고통을, 경제학자는 가격을 이야기합니다. 모두 맞는 말인데 서로 부딪칩니다.


줄리언 바지니의 역할은 이 조각들을 한 상 위에 올려놓고 그래서 이 중 무엇이 무엇보다 중요합니까라고 묻는 심판 겸 통역입니다. 『음식시민』은 땅, 사람, 동물, 기술까지 4부로 나눠 보여줍니다.


인류가 농경을 시작한 신석기 혁명은 문명의 위대한 진보로 칭송받지만, 저자는 쟁기를 들면서 인류가 오히려 장내 미생물군의 다양성을 잃고 단일 작물에 종속되는 비극을 맞이했다고 짚습니다.


이어서 1840년대 영국 제국주의 체제부터 시작되어 오늘날 미국 중심의 거대 농업·식품 기업으로 이어진 기업 식품 체계를 조명합니다. 저자는 문제의 원인을 특정 기업의 탐욕이라는 악당 찾기로 치부하기보다, 저렴하고 자극적인 초가공식품을 끊임없이 생산·소비하게 만드는 정크푸드 순환이라는 구조적 악순환을 파헤칩니다.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대체 단백질 및 배양육 맹신론에 대해 신중한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지구 한계 내에서 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더 적게, 하지만 더 나은 고기(less but better meat)'라는 현실적 균형점을 모색합니다.


마지막으로 음식을 단지 소금, 설탕, 지방, 단백질 같은 영양소의 화학적 집합체로 환원시키는 영양주의 패러다임을 비판합니다. 식품 라벨에 적힌 성분표의 숫자와 영양소 수치만 맞춰진다면 초가공 기술로 만들어진 공장형 대체육이나 알약이 진짜 식품을 대체할 수 있다는 착각을 깨부수어 줍니다. 음식은 단순한 영양소의 화학적 조합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이자 문화적·사회적 맥락을 지닌 전체임을 되새기게 합니다.





더불어 지중해식 식단, 유기농법, 로컬 푸드 운동 등 특정한 식사 방식이나 농업 기술을 전 지구적 만병통치약으로 강요하는 교조주의를 비판하는 대목도 등장합니다. 지형과 기후, 문화가 완전히 다른 지구촌의 모든 사회에 단 하나의 정답이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유기농 절대주의와 바이오 기술 절대주의 사이의 비옥한 중간지대에서, 지역적 맥락에 맞는 다원주의적 접근을 시도할 때 식량 안보와 생태적 조화가 동시에 가능해진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음식시민』은 전체성, 순환성, 다양성, 식품 중심, 지략, 자비, 형평성이라는 일곱 가지 키워드를 내세워, 거대 기업에 집중된 권력을 해체하고 식량 주권을 시민에게 되돌려줄 것을 촉구합니다. 식량 위기의 본질을 권력의 불균형과 민주적 통제의 상실에서 찾는 통찰입니다. 식량 세계의 공정성을 되찾기 위해 우리가 먹거리 정책과 유통 구조에 목소리를 내는 음식시민으로서의 주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책 후반에 소개되는 음식 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한 6가지 IMPACT 실천법은 유토피아적 전복이나 극단적 운동가가 되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지침입니다. 나의 윤리적 가치와 실제 식생활 사이의 불일치를 인지하고, 실행 가능한 유연한 조정을 하나씩 쌓아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전 지구적 식문화를 바꾸는 현실적이고 가시적인 출발점입니다.


『음식시민』은 자신의 식탁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되, 구조적인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축소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완벽한 선택이 어렵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것과 모든 문제를 개인의 소비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사이에서 현실적인 길을 찾도록 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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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는 리더가 온다 - 직원이 스스로 답을 찾게 만드는, 사장의 세 마디
한동빈 지음 / 휴앤스토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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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왜 우리 직원들은 시키는 일만 겨우 할까?", "사람을 뽑아 놓아도 왜 주도적으로 움직이지 않을까?"라는 답답함. 리더라면 한 번쯤 느껴봤을 겁니다.


30년 현장 엔지니어가 발견한 리더십의 패러다임 전환 『묻는 리더가 온다』. 직원들의 일하는 척과 수동적인 태도 뒤에는 사실 리더가 던진 무수한 지시와 답정너식 대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저자 한동빈 대표는 1997년 인천 남동공단에서 직원 8명의 작은 회사로 출발해, 스웨덴이 100여 년간 독점하던 MoSi₂ 초고온 세라믹 발열체를 국내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로 양산해낸 인물입니다. ㈜위너테크놀로지를 세계 3대 메이커로 성장시키며 300만불 수출의 탑, 한국CEO경영대상을 수상한 베테랑 엔지니어 출신 대표이사입니다.


정통 기술자인 그는 현장에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기술이나 일방적 지시가 아닌 질문과 듣기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묻는 리더가 온다』를 통해 30년간 쌓아 올린 현실적이고 강력한 코칭 리더십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리더십의 중심축을 지시에서 질문으로, 상하 관계에서 곁의 관계로 옮겨 놓습니다. 지시로 움직이는 조직은 리더의 지능과 경험이 상한선이 되지만, 질문으로 움직이는 조직은 구성원 개개인의 잠재력이 조직의 성장 한계를 지속적으로 확장시킵니다.


저자는 "나를 설득해 봐", "그건 자네가 결정해", "자네는 어디까지 가고 싶나"라는 말을 축으로 삼아, 직원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조직 생태계를 구축하는 비결을 구체적인 상황별 대화법으로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과거에는 사장이 출근하면 직원들이 일하는 척을 하던 감시와 통제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직원들을 묶어두려 할수록 마음은 멀어지고, 성과를 먼저 요구하기보다 신뢰를 먼저 건넬 때 성과가 뒤따라온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며 직원의 아이디어를 잘라버리는 식에서 벗어나, "나를 설득해 봐"라고 판을 열어주는 '곁의 리더'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합니다.





리더가 말을 줄이고 듣는 법을 배울 때 직원은 비로소 움직입니다. 직원의 제안에 "그건 자네가 결정해"라며 권한과 책임의 균형을 넘겨주고, "자네는 어디까지 가고 싶나"라는 질문으로 회사의 목표와 개인의 커리어 성장을 연결하는 코칭 기법을 실무 언어로 풀어냅니다.


질문을 던지고 나서 직원이 선뜻 답을 내놓지 못할 때, 우리는 초조함을 견디지 못하고 먼저 답을 내버립니다. 저자는 7초 이상 참아주는 침묵이야말로 직원의 생각을 길어 올리는 가장 결정적인 시간임을 짚어줍니다. 7초의 침묵은 직원의 뇌 안에서 스스로 답을 길어 올리고 결정권을 인지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사고 공간입니다. 리더의 조급함을 누르는 7초가 직원의 주도성을 살려냅니다.


직원들의 수동적인 태도와 반복되는 이직으로 고단한 대표, 지시와 통제라는 낡은 관리 방식의 한계 속에서 팀원과의 소통에 벽을 느끼는 리더들을 위한 실전 해답서입니다. 30년 현장 경영의 혜안과 50가지 대화법, 30일 워크북은 당장 조직의 체질을 바꿀 이정표가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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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바로 쓰는 심플 AI 활용법 - 업무는 빠르게, 성과는 2배로 높이는 AI 실무 가이드
이임복 지음 / 천그루숲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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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챗GPT에 적응을 좀 하려고 하니 바이브 코딩, AI 에이전트 같은 낯선 개념들이 등장했습니다. 또 새로운 걸 배워야 한다는 압박감에 마음만 자꾸 급해집니다.


세컨드브레인연구소 대표이자 IT 칼럼니스트인 이임복 저자는 오랜 기간 현장에서 스마트워크와 IT 트렌드를 전달해 온 전문 트렌드 워커입니다. 수많은 최신 AI 기능을 학습하느라 에너지를 소모하는 대신, 내 실무에 필요한 핵심 기능만 골라 바로 적용하는 것이 AI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똑똑한 전략이라고 강조합니다.


『오늘부터 바로 쓰는 심플 AI 활용법』은 오직 오늘 내 업무의 시간을 반으로 줄이고 성과를 2배로 올릴 수 있는가라는 실용적인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AI 시대를 헤쳐 나갈 진정한 경쟁력은 기술의 속도가 아니라 나의 경험과 판단력 × AI의 실행력이라는 본질을 보여줍니다.





직장인이 실제 업무 현장에서 마주하는 단계별 고민을 체계적으로 해소해 주는 4단계 실전 로드맵으로 구성했습니다. 가장 먼저 실행해야 할 것은 내 업무의 정리라고 합니다. 종이 한 장을 3등분 하여 하고 있는 일,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적어보는 겁니다. 그래야 AI에게 맡길 작업과 직접 수행할 작업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챗GPT,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클로드, 코파일럿 등 필수 생성형 AI 5가지의 핵심 특징과 함께, 쾌적한 작업을 위한 작업 환경 세팅을 짚어줍니다.


그러고 나면 업무에 바로 적용하는 실전 AI 활용법을 소개합니다. 여기서 AI의 역할은 완벽한 완성품 제조기가 아닌 속도감을 올려주는 초안 작성기입니다. 저자는 프롬프트를 조각품을 다듬듯 지속적으로 깎아 나가는 대화적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역할, 지시사항, 맥락, 출력이라는 4대 핵심 구조를 기반으로 조건과 질의를 점진적으로 정교화할 때 비로소 원하는 정확한 결과물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프롬프트 작성 역시 상호작용의 과정임을 짚어줍니다.


제미나이를 개인 전속 비서로 연동하는 방법을 시작으로, 효율적인 정보 검색에 관해 다룹니다. 보고서, PPT, 엑셀, 이미지, 음악, 설문지, 프롬프트 생성 등 실무에서 즉시 쓰이는 8가지 자동화 기법을 손쉽게 따라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나아가 클로드 스킬 및 디자인 시스템 연동을 통해 고품질 결과물을 얻는 노하우까지 다룹니다.





비전공자나 코딩을 모르는 일반인도 자연어 명령만으로 프로그램을 구축할 수 있는 바이브 코딩을 소개합니다. 자연어 프롬프트를 활용해 게임 및 업무관리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해 보고, 최소한의 개발자적 사고 체계를 익힙니다. 생성된 HTML 파일을 웹 브라우저에서 실행하고 깃허브(GitHub)와 슈파베이스(Supabase)를 활용해 배포·연동하는 실전 프로세스까지 소개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단순 대화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와 AI 에이전트의 구조를 이해하는 시간입니다. 내 PC에 코덱스(Codex)를 설치하고 스마트폰과 연동하여 바탕화면 정리 등 단순 반복적인 실무를 직접 AI에게 위임하는 미래형 업무 방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AI 활용의 본질은 사용자의 주도적인 업무 정리에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오늘부터 바로 쓰는 심플 AI 활용법』. 판단이 필요 없는 반복 업무는 AI 에이전트와 도구에 위임하고, 인적 판단과 독창성이 요구되는 영역에 나의 역량을 집중하는 것. 이 기본기를 구축해 둔다면, 향후 어떤 고도화된 AI 도구가 등장하더라도 흔들림 없이 업무의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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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를 알면 장수한다 - 37가지 유전자 이야기
설재웅 지음 / 고려의학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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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의 프레임으로 풀어낸 유전체학의 현재와 삶의 미래 『유전자를 알면 장수한다』. 유전학(Genetics), 유전체학(Genomics)이라는 단어가 가깝진 않지요. 복잡한 염기서열 ATGC, 난해한 의학 용어들의 장벽을 먼저 떠올립니다.


저자 설재웅 교수는 25년간 유전역학(Genetic Epidemiology)을 연구해 온 학자입니다. 유전역학이란 유전학에 질병의 원인을 환경과 생활습관에서 찾는 역학을 결합한 융합학문으로, 암·당뇨·심혈관질환 같은 만성질환의 비밀을 파헤치는 분야입니다.


저자는 미국 유학 시절 영어를 익히기 위해 즐겨 보았던 영화와 뉴스 기사를 렌즈 삼아 전문 의학유전학의 지식을 대중의 눈높이로 번역해 냅니다.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온 『유전자를 알면 장수한다』는 총 37가지의 흥미진진한 유전자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과학 용어까지 반영해 청소년도 읽기 좋습니다.





『유전자를 알면 장수한다』는 영화적 상상력과 생명과학 레시피의 절묘한 만남이 돋보입니다. 영화 <아일랜드>를 통해 사람유전체사업과 정밀의료의 윤리적·기술적 지평을 열어젖히고, <뷰티풀 마인드>와 <엑스맨>을 통해 유전자 암호와 돌연변이의 원리를 설명합니다.


영화 <아이 엠 샘>에서는 지적장애를 가진 주인공 샘의 서사 뒤에 숨은 여린X증후군(Fragile X syndrome)과 FMR1 유전자의 비밀을 과학적으로 파헤칩니다. 샘이 보여주는 따뜻한 부성애의 이면에는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존재합니다. 유전자의 염기서열 자체가 바뀌지 않더라도 메틸화와 같은 화학적 변화로 인해 유전자 스위치가 꺼질 수 있다는 후성유전학적 설명은, 인간의 질병과 형질이 고정된 결정론이 아니라 역동적이고 복잡한 과정임을 잘 보여줍니다.


프랑스 영화 <미라클 벨리에> 속 청각장애 가족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유전학의 가계도 그리는 법과 친척 간 유전정보 공유 비율을 알기 쉽게 풀어내고, 영화 <우리 형>을 통해서는 구순구개열과 같은 유전-환경 상호작용 질병 및 엽산의 중요성을 짚어냅니다. <아이 필 프리티>와 <길버트 그레이프>를 통해 비만 유전자가 운동과 식습관이라는 환경적 노력으로 극복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흥미진진하게 봤던 SF 영화 <인 타임>의 시간 카운트다운을 세포의 텔로미어와 노화 메커니즘으로 연결짓고, 영화 <크루엘라>의 독특한 반반 머리카락 색상을 고리로 삼아 한 몸 안에 서로 다른 유전정보를 가진 세포가 공존하는 모자이시즘(Mosaicism)과 키메리즘(Chimerism)이라는 신비로운 유전학적 현상을 해설합니다.


<스틸 엘리스>, <더 파더>에서는 65세 이전에 발병하는 비교적 희귀한 조발성 알츠하이머병과 후기발병 알츠하이머병의 차이를 다루며, <가타카>를 통해 맞춤 의료 시대가 안겨줄 공중보건 유전체학의 과제와 비전을 제시합니다.





『유전자를 알면 장수한다』를 읽으며 유전자는 숙명이 아니라 기회이자 지도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현대 유전체학은 더 이상 "너는 이런 유전자를 가졌으니 이렇게 살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제기했던 고전적 관점 역시, 오늘날에는 환경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 및 후성유전학적 기전을 통해 새롭게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유전적 소인(체질, 질병 위험도)을 올바르게 이해할 때, 불필요한 공포에서 벗어나 나에게 최적화된 운동, 영양, 생활습관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장수의 비결은 좋은 유전자를 타고나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유전자의 특성을 알고 그에 맞게 환경을 다스리는 정밀한 라이프스타일에 있다는 것을 짚어줍니다.


난해한 유전학 개념을 37편의 친숙한 영화 서사와 뉴스 사례로 풀어내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하게 만듭니다. 내 몸의 유전적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생활습관을 통해 관리하는 실용적 지혜까지 선사하는 생명과학 가이드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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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훔쳤을까
데브라 N. 맨커프 지음, 정상희 옮김 / 서교책방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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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위대한 예술사의 혁신들은 무에서 나온 천재성의 결과물이 아니라, 타인의 유산을 치밀하게 훔치고 자기만의 시선으로 변형해 낸 결과입니다. 노스웨스턴대학교 박사이자 아트 스토리텔러로 활동해 온 미술사학자 데브라 N. 맨커프(Debra N. Mancoff)의 『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훔쳤을까』. 미술사에 이름을 남긴 34인 거장들의 작품 129점을 해부합니다.


힌두교의 시바 나타라자 도상부터 쿠르베, 휘슬러에 이르기까지 수세기의 유산이 예술가의 영감이 되는 출발점을 짚어봅니다. 시대와 매체를 넘나드는 거장들의 영감 전이 과정이 다채롭게 펼쳐집니다.


스승과 선배 화가의 작품을 모사하고 관찰하며 자신만의 문법을 세우는 훈련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부터 만나봅니다. 스승 베로키오의 공방에서 조수로 일하던 어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그리스도의 세례〉 작업 중 측면의 금발 천사를 담당했습니다. 신체의 윤곽을 명확한 선으로 표현하며 정교하게 해부학적 묘사를 한 베로키오의 방식과 달리, 다빈치는 아주 유연하고 부드러운 붓질로 섬세하게 천사를 그려내며 스승의 화풍을 뛰어넘는 자신만의 감각을 선보였습니다.





귀스타브 쿠르베의 명작 〈절망적인 남자〉는 렘브란트의 자화상 연작에서 결정적인 영감을 받았습니다. 렘브란트가 에칭 화판 위에서 눈은 동그랗게 뜨고, 입술은 오므린 모습으로 놀란 상태를 표현하며 표정을 연구했던 것처럼, 쿠르베 역시 거울 앞에서 극적인 표정을 지으며 감정의 훈련을 거쳐 자신의 자화상을 완성했습니다.


아이디어의 순환이 빛나는 사례가 이어집니다. 라파엘로의 명작 〈아테네 학당〉 속 웅장한 건축 공간은 실존하는 건물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교황 율리오 2세의 후원을 받던 도나토 브라만테가 성 베드로 대성당을 위해 고안했으나 세상에 나오지 못한 건축 설계를 라파엘로가 그림 속으로 가져와 완성한 것입니다. 기념 메달에 새겨진 브라만테의 그리스 십자가형 대성당 구도를 프레스코화 내부의 기하학적 배럴 볼트 공간으로 완벽히 재현해냈습니다.


피카소가 미술사의 패러다임을 바꾼 〈아비뇽의 여인들〉을 그릴 때, 결정적인 양분으로 삼은 것은 폴 세잔의 〈대수욕도〉였습니다. 피카소가 세잔에게서 가져온 것은 단순한 인물 화풍이 아닌, 주제 자체가 아니라 작품 구성의 기하학적 구조, 화면의 표면성, 색채, 붓질과 같은 회화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에 대한 실험적 탐구였습니다.


일본 판화를 수집하던 반 고흐는 우타가와 히로시게의 다색 목판화 〈가메이도의 매화 정원〉을 유화 물감으로 모사하며 〈꽃 피는 매화나무〉를 그려냈습니다. 서구 회화의 균형감에서 벗어나 화면 전경에 강한 대각선 구도를 배치하는 역동적인 전통을 스펀지처럼 흡수한 것입니다.


로이 릭턴스타인의 〈예술가의 작업실 '춤'〉은 앙리 마티스의 명작 〈춤 I〉을 팝아트적 기법으로 재구성하여 원작을 유쾌하게 비틀었습니다. 마르셀 뒤샹은 루브르 박물관 근처 가판대에서 산 〈모나리자〉 엽서에 콧수염을 그리고 'L.H.O.O.Q.'라는 문구를 적어 넣으며 기존 거장들의 권위에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프랑시스 피카비아가 《391》 잡지 표지에 이를 녹여내는 과정에서 턱수염을 빼먹자 뒤샹이 훗날 "콧수염은 피카비아가, 턱수염은 마르셀 뒤샹이"라며 오류를 교정한 일화까지 담겨 있어 거장들의 유쾌한 교류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훔쳤을까』의 매력은 미술사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혀내는 재미에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창의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입니다.


AI의 발달로 레퍼런스와 데이터가 넘쳐나는 시대에 창작자들은 과연 나만의 독창적인 결과물인가라는 중압감에 시달립니다. 하지만 저자가 보여주는 34인 거장들의 발자취는 뜻밖의 위로를 건넵니다.


피카소가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라고 말했듯, 진정한 창의성이란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유산, 스승의 기법, 타 문화의 매개체, 일상의 사물을 자기만의 관점으로 끌어와 완전히 새로운 맥락 속에서 다르게 재조합하는 능력입니다. 모방이 단순한 복제에 머물 때 도용이 되지만, 모방이 치열한 변형과 깊은 관찰을 거칠 때 비로소 혁신이 된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130여 점의 도판 덕분에 시각적인 즐거움은 물론이고, "무엇을 새로 만들까" 고민하는 대신 "기존의 요소를 어떻게 나만의 시선으로 융합하고 변형할까"라는 영감 프레임워크를 얻게 됩니다. 타인의 작업에서 긍정적인 자극을 흡수하는 관점 전환의 기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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