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미래, 대세상승장이 온다 - 이야기꾼의 시나리오 투자법, 개정증보판
이야기꾼 지음 / 책수레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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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에 성공하려면 그 시대의 주도업종과 주도주를 잡아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찾아야할지 헤매기 마련입니다. 좋은 종목이 무엇인지, 적정 가격은 얼마인지, 얼마나 보유해야 하는지… 주린이들의 갈팡질팡을 잡아줄 원칙을 제시하는 책 <정해진 미래, 대세상승장이 온다>. 지속 가능한 투자를 추구하는 재테크 투자법을 배워보세요. 불과 10개월 만에 다시 낸 개정판에서는 자산시장의 변화를 이야기꾼의 이론이 잘 따라가고 있는지 부록을 통해 증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1997년 주식시장에 입문하였고 크고 작은 성공과 실패를 겪으며 현재는 경제적 자유인이 된 실전 고수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시장을 이기는 방법인 '시나리오 투자법' (시투) 연구에 매달린 결과물이 총망라되어 있습니다.


자산시장의 순환주기를 이용한 투자 방법, 시나리오 투자법. 1900년대 이후 미국 5대 자산시장(통화, 주식, 채권, 부동산, 상품) 등락이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것을 관찰하고 자산시장이 순환주기를 거치면서 겪는 국면의 변화를 도식화한 시나리오 모델을 연구합니다. 미국 달러와 100% 연동되면서 전면 개편된 버전 3.0까지 완성되었고, 현재진행형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일부 사계절 투자 방식이라는 이름으로 투자 국면을 분석하는 것과 이야기꾼의 시투 이론은 다르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시나리오 모델의 독창성을 제대로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자산시장의 흥망성쇠가 영화대본처럼 시나리오로 결정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시나리오 투자법. <정해진 미래, 대세상승장이 온다>에서는 시나리오 모델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하고 있는데 한국인에게 익숙한 사계절로 표현해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기존 투자법 책과 달리 무척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코로나처럼 생각지도 못한 변수 역시 이 시나리오 모델 상에서는 현재 주식시장의 모습을 감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주식시장 순환주기는 워낙 긴 세월이다 보니 대부분의 투자자가 인식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단기, 중기, 장기 등 여러 주기가 중첩되어 있기도 하고, 10년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락도 튀어나오고 말이죠. 대체로 17년 주기이지만 그 시작점이 제각각이라 또 헷갈립니다. 게다가 17년은 짧아 보이지만 실제 중간에 대부분 포기하는 세월이기도 합니다. 생존해도 흐름 파악이 힘들고 말입니다.​


저자는 움직이는 모든 지표가 분석 대상인 탑다운 기술 투자자입니다. 패턴 읽는 능력에서 일반인들은 심리 편향이 발생해 자료를 왜곡 해석하기 일쑤여서 주식 입문 투자자의 흔한 실수들을 이 책에서 짚어주기도 합니다. 주식 투자에 앞서 반드시 알아둬야 할 정보가 가득합니다.​


세계 증시의 기준인 미국 증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달러와 금융위기를 중요하게 봐야 하는 한국 증시의 모습도 비중있게 소개합니다. 달러 순환주기 정도는 외워두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순환주기가 왜 17년인지에 대한 설명도 나오고, 현재는 어느 주기에 해당하는지 알려주고 있어 자산등락의 운명을 예상하는 데 도움 될 겁니다.


복잡 적응계의 일종인 투자 시장을 분석하는 시나리오 투자법은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나아가면 되는지 알 수 있게 도와줍니다. 시나리오 투자법은 큰 그림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어림셈법으로 진리에 가까워지는 휴리스틱 사고방식이지만 리스크에 대비하는 데는 썩 유용해 보였어요. 여기에 각종 경제지표와 전조현상들을 잘 포착하면 주식시장의 지도, 시계, 나침반을 다 가진 셈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테크닉과 작은 전술, 정신 승리가 다가 아닙니다. 일반 이론을 튼튼히 해 투자 원칙을 확고하게 하지 않으면 작은 변화가 생길 때마다 휘둘리기 쉽다고 조언합니다. 중장기 투자를 제대로 하려면 주식시장에 대한 통찰이 있어야 합니다. 성공할 가능성이 큰 시점을 알아보는 타이밍 통찰력, 주도 업종과 기업 평가 등을 통한 투자에 성공할 가능성이 큰 대상을 알아보는 통찰력, 각종 의사 결정 단계에서 필요한 태도 등이 갖춰져 있어야 성공의 길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그것을 도와주는 게 이야기꾼의 시나리오 투자법이고 이 책에서 언급되는 천지인 철학입니다.​ 더불어 맘느지 (맘 편한 투자, 느린 투자, 지속 가능한 투자) 투자 철학을 바탕으로 펼쳐나가는 책이어서 심적으로도 든든해집니다.


<정해진 미래, 대세상승장이 온다> 개정판에서는 이야기꾼님의 전망이 어떻게 적중하였는지, 2022년 이후의 시장 전망은 어떤지, 새롭게 관심 가지면 좋을 주도업종은 무엇인지 추가되었습니다. 부록을 통해 숨김없이 설명하는 이야기꾼의 철저한 태도가 신뢰감을 안겨줍니다. 달러, 증시, 부동산 등 금융 생태계를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타이밍에 대한 전망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줍니다. 전망하지 않는 투자자는 자신이 틀렸는지 맞았는지도 모른 채 흘러가게 된다는 걸 경계하고 있습니다. 입문 투자자 주린이들에게도, 반대매매 당한 경험있는 중급 투자자에게도 유용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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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아이슬란드 - 2022-2023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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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지구를 만들기 전에 시범 삼아 만들어놓은 곳이 아이슬란드라고 할 정도로 상상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아이슬란드. 외계행성 같은 초현실적인 장소가 많은 곳이죠. 여행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용기를 갖게 해주고 인생의 선물을 안겨줄 아이슬란드를 해시태그 여행가이드북으로 만나봅니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왕좌의 게임, 인터스텔라 등 촬영지로 유명한 아이슬란드는 <꽃보다 청춘> 방송 덕분에 우리에게 널리 알려졌습니다. 아이슬란드 정통 가이드북 <해시태그 아이슬란드는>는 수없이 아이슬란드 구석구석을 누빈 여행작가의 땀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아이슬란드는 점이 아닌 선을 따라가는 여행이라는 게 핵심입니다. 아이슬란드 전문 여행작가가 들려주는 알찬 팁은 어느 것 하나 그냥 넘길만한 게 없을 정도예요. 렌터카, 버스투어 등 상황에 맞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여행 자료도 가득합니다. 여름에는 백야를 겨울에는 극야를 알고 계획하게끔 아이슬란드 여행 추천 코스를 선정해뒀습니다. 인기 있는 아이슬란드 코스부터 탐험, 효도관광, 단기 여행 코스 등 다양한 루트를 소개합니다.


아이슬란드는 자동차여행하기 좋은 곳입니다. 도시 간의 여행이 아닌 이동거리가 더 중요한 아이슬란드이기에 반지 모양의 링을 닮아 링로드라고 불리는 아이슬란드를 둘러싸고 있는 1번 도로를 따라가면서 여행할 수 있는 최적의 코스를 소개합니다.


수도 레이캬비크에서는 도보, 자전거, 관광 3인승 바이크와 세그웨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여행할 수 있다고 해요. 도보 여행하기 좋은 곳이라 상세한 길 안내는 필수! 현지인들의 핫한 카페도 소개되어 있는데 전망 좋은 카페, 커피 맛이 좋기로 소문난 카페 등 최근에 새롭게 문을 연 곳까지 최신 정보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온천의 대명사가 된 블루라군은 외계행성에 온 느낌을 받는 곳입니다. 몸과 마음의 피로를 다 풀고 갈 수 있는 장소랍니다. 세계인의 버킷리스트 10에 포함되면서 아이슬란드의 상징적인 여행지가 되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싱벨리어 국립공원, 마그마에 의해 데워진 물이 분출되는 게이시르, 계단식 3단 폭포 굴포스 등 골든서클 곳곳의 명소도 소개하고 있어요. 빙산으로 가득한 호수 요쿨살론도 절경입니다. 영화 007시리즈의 <뷰 투 어 킬>의 오프닝 장면과 <다이 어나더 데이>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합니다. 아이슬란드에서 꼭 즐겨야 하는 액티비티 best 10, 초현실적인 관광지 best 5, 각종 투어 등 해보고 싶고 가보고 싶은 곳은 어쩜 이리 많은지요.


아이슬란드를 다시 찾는 여행자들은 꼭 가보는 곳 서부 피요르로 꼼꼼히 소개되어 있고, 아이슬란드 내륙을 여행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 여름에 가장 인기 있는 트레킹 코스 란드만나라우가, 내륙의 퀼뤼르 루트, 스프렝기산두르 루트 등 색다른 아이슬란드 여행을 할 수 있는 정보가 가득합니다


​​​​​​​직접 여행을 다녀온 기분까지 안겨주는 엽서 덕분에 책으로 하는 여행이지만 만족스럽습니다. 아이슬란드 천혜의 자연을 만끽한 여행작가의 감상은 정보 가이드북의 딱딱함을 벗어나 깊은 여운을 줍니다. 온몸이 신선하고 깨끗한 공기로 채워지는 그 기분을 함께 만끽하게 해주는 해시태그 아이슬란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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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아이슬란드 - 2022-2023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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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고 깨끗한 공기로 채워지는 기분을 만끽하게 해주는 아이슬란드 여행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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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사랑은 블랙 - 바람이 지나간 자리마다 꽃은 피어나고
이광희 지음 / 파람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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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가 찾는다는 우리나라 오트 쿠튀르를 대표하는 최정상 패션 디자이너 이광희. 늘 자선쇼로 컬렉션을 진행하며 아프리카 남수단 툴즈에 구호사업 NGO 희망의 망고나무를 설립하고 자선사업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진정 원하는 일을 찾아 노블리제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이광희 저자에게는 인간애를 몸소 실천했던 어머니 김수덕 여사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사랑은 블랙>은 생전 어머니께서 하신 귀한 말씀을 기억해 내고 삶의 지침으로 삼고 말씀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이광희 저자의 진솔 담백한 속내를 엿볼 수 있는 에세이입니다.


무심코 지나쳤던 보이지 않는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 우리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걸 비로소 깨달은 저자는 어머니가 살아계셨더라면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편지 형식으로 쓰게 됩니다.


어머니로부터의 배움을 아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고픈 엄마로서의 이광희의 모습도 만날 수 있습니다. 후회하는 아들에게 깨달음이란 항상 뒤늦게 오는 거라며 후회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살아보니 지나고 나서 후회하는 게 인생의 순서라는 거죠. 대신 되풀이만 안 하면 된다고 합니다. 깨달음 다음엔 절대 잊지 않는 게 더 중요하는 걸 알려줍니다. 소확행에 너무 현혹되지 말고 더 치열하게 살아보자고 합니다. 적당한 선에서 본인의 꿈을 현실과 타협하고 포기하면서 맛보는 얄팍한 행복으로서의 소확행이 되면 안 된다는 말이 와닿습니다.


에세이 표제작이 된 <아마도 사랑은 블랙> 글에서는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이 세상에 주어진 모든 의미가 합쳐진 게 사랑인 것 같다며, 그렇다면 각각의 사람이 겪은 인생의 색들이 모두 더해진 것이 사랑의 색일 테고 이 각기 다른 삶의 모든 색의 합해진 것이 진정 사랑의 색깔이 아닐까 하고 말이죠. 모든 색을 합하면 검정이 되니 그래서 사랑은 아마도 블랙이 아닐까라는 저자의 속삭임에 공감하시나요.


이광희 저자에게는 인생 키워드가 몇 가지 있지만 책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직업에 대한 책임감, 희망고 일에 대한 책임감 등 스스로 선택한 것들에 대한 책임 말입니다. 나를 완성해나가는 노력을 하게 만드는 책임. 그것이 나를 나답게 만들어가는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내 일에 대한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저 자기만족이 되지 않도록 경계합니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내는 마음이야말로 책임을 다하는 태도입니다. 주어진 일을 하면서 실력과 능력이 길러졌기 때문에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일을 실패 없이 해낼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말에 대한 책임을 이야기하는 글도 인상 깊습니다. 말이 곧 행동이라고 믿기에 그래서 말하기가 오히려 참 힘들다고 고백합니다. 그럴 때면 어머니의 묵묵한 실천을 떠올려봅니다. 행동하는 자의 아름다운 침묵에 대해 삶으로 보여주신 어머니의 내공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광희 저자 역시 은퇴할 나이에 이르를 때까지 여전히 원하는 삶이 뭔지 찾지 못했었다고 합니다. 에너지를 소진시키며 온 힘을 기울인 디자이너로서의 삶을 되돌아보며 숱한 고난을 이겨낸 스스로를 위로해 보기도 합니다. 결국 고통이 인생 이야기의 핵심이라는 걸 글쓰기를 하며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고통을 대하는 태도야말로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하고 말이죠. 우리에게 닥친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깊게 받아들일수록 생각이 깊은 사람이 되는 겁니다.


두려움의 늪에서 훨훨 날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내보이기도, 번잡한 마음을 내보이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니의 말씀이 응원이 되고 위로가 되어줍니다. 여전히 늪에 빠지곤 하지만, 서투른 날갯짓이라도 하게 됩니다. 용기가 있다는 건 자신이 선 자리에서 비겁하지 않은 거라고 한 어머니 말씀 때문입니다. 용감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비겁해지지는 말자는 다짐으로 살아온 원동력이 됩니다.


바쁘게 살아오면서도 허전한 마음으로 가득했던 시절에 김혜자 배우를 따라서 아프리카행을 했다가 그것이 희망의 망고나무(희망고)의 시작이 됩니다. 망고나무 한 그루가 열매를 맺기 시작하면 백 년은 아프리카 친구들이 일용할 양식이 된다고 합니다. 이후 희망고 빌리지를 세워 아이들과 여성들의 교육단지를 열었고, 한센인 마을을 지어가며 자선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1호 간호사로 선교사업을 하신 아버지와 함께 평생을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돌본 어머니 김수덕 여사. "나도 꽃 한 송이 같은 꽃사람이 되고 싶다"는 어머니의 일기장 속 글귀처럼 기쁨과 평안을 주는 꽃이 되고 싶었던 어머니. 이제 어머니의 꿈이 자신의 꿈이 되었습니다. 


어머니 생전엔 어머니의 생각과 꿈을 이해하려고 관심 두지 않았었지만, 매 순간의 선택에 대해 고민하셨던 어머니의 마음을 이제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소중한 가르침과 어록이 삶에 대한 통찰의 뿌리가 되었음을 <아마도 사랑은 블랙>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소박하지만 진솔한 이야기가 따스하게 내려앉는 에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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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스쿨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2
이진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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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주원규, 김의경, 김설아, 정명섭 다섯 작가가 들려주는 십대를 위협하는 학교폭력 이야기 <마이너스 스쿨>.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2번째 책입니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리얼리즘 작품도 있고, 판타지적 쾌감을 보여주는 작품도 있습니다.


십대들이 겪고 있는 고민과 어려움 중 그 나이대에 통과해야 할 경험도 분명 있지만, 결코 해서도 당해서도 안 될 것들이 존재합니다. 신체적 폭력, 정신적 폭력과 같은 학교폭력이 그렇습니다. 시대마다 학교폭력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폭력의 강도는 세졌고, SNS 사용으로 사이버폭력은 더 은밀하게 작동하며 사악해졌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 그리고 무관심한 제3자들이 한 반에 모여 생활하다 보니 부차적인 피해가 뒤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환경이 달라진 만큼 요즘 십대들의 고통은 어디에서 비롯될까요. <마이너스 스쿨>의 다섯 작가들은 전쟁터가 되어 버린 위태로운 학교 안팎에서 학생들 사이에 벌어지는 다양한 폭력의 형태를 보여줍니다. 왕따, 학교 내 무법자, 성매매 같은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온 학교폭력 양상과 닮은 현실 스토리와 더불어 피해자 캠프, 뱀파이어의 복수 같은 상상력이 가미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앤솔로지를 장식하는 작가진만으로도 기대가 커 눈여겨봤는데, 북토크 소식을 듣고 저도 참석하고 왔습니다. 북토크에서 다섯 작가님들은 저마다 이 소설을 쓴 배경을 들려주셨습니다. 이진 작가님의 제안으로 <마이너스 스쿨>의 다섯 작가님이 의기투합해 이 책이 탄생되었다고 합니다. 


학교는 어른 사회의 축소판과도 같습니다.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학교폭력은 온갖 복잡하고 다양한 전개가 존재하는 카테고리입니다. 왕따만 해도 수많은 배경과 전개 방식이 존재합니다. 사이버폭력도 오히려 일회성 악플 정도는 순진한 수준입니다. 익명성을 빌미로 동참하며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사건이 늘어났습니다.


왕따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이진 작가님의 <옥상 아래 그 언니>는 자꾸 스스로에게서 왕따의 원인을 찾으며 자존감이 무너져내리는 인물의 처참한 심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치유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는 이진 작가님은 이 글을 쓰면서 본인도 비로소 치유가 되는 글쓰기를 경험하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위기 청소년을 돌보는 목사이자 소설가 주원규 작가님의 <아주 도덕적인 캠프>도 인상 깊은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학폭 피해자가 정신 무장한다는 캠프에 입소한 청소년의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묘사하는데, 북토크에서는 제도권 안에서 도덕이 또 다른 폭력을 양상하진 않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를 보태어 주셨습니다. 특히 동성 성폭력에 대한 주제도 심도 있게 생각하고 계셔서 앞으로의 작품이 기대됩니다.​


김의경 작가님의 <나비>는 지적장애인으로 성매매를 했다는 기사 한 줄로 탄생한 이야기입니다. <마이너스 스쿨> 앤솔로지를 제안받기 이전에 이미 초고를 완성했을 정도로 꼭 다루고 싶었던 주제였다고 합니다. 상상조차 하기 힘든 사악한 일을 저지른 가해자 역시 이 사회가 낳은 피해자일 수도 있겠다는 안타까운 시선도 담겨있어 어른들의 책임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있었습니다.​


폭력 앞에 무방비하게 놓인 십대들의 모습을 그린 <마이너스 스쿨>. 십대들의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인지하는 것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속 시원한 해결책이 있을까요. 고통을 겪는 피해자는 어떻게 극복하고 치유해나가야 할까요. 학교가 지옥과도 같은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재미 삼아 해코지하는 가해자를 두고 없던 악의가 치솟게 되는 피해자가 생기기도 합니다. 무력감과 복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스스로에게 화가 나기도 합니다. 이런 마음은 <마이너스 스쿨>의 등장인물들에게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김설아 작가님의 <뱀희>는 복수라는 판타지적 쾌감을 안겨줍니다. 인과응보 결말이지만 그 여정이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북토크에서 학교폭력을 다룬 소설의 결말이 어떤 식이어야 바람직할까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었는데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아우르는 결말을 찾는 작가님들의 고통이 전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정명섭 작가님의 <즐거운 나의 학교>는 즐겁지 않은 이 시대 학교가 즐거운 장소가 되길 바라는 작가님의 바람이 담겼습니다. 학교 강연을 다니며 학생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작가님인 만큼 요즘 청소년들의 생각을 생생하게 작품에 반영하고 싶은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학교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이지만, 북토크 내내 작가님들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활기찬 시간을 만끽했습니다. 입담 좋은 정명섭 작가님의 센스 넘치는 진행과 이진, 주원규, 김의경, 김설아 작가님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북토크 덕분에 <마이너스 스쿨>의 의미를 한층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청소년 문학 작품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생각과 행동에 공감하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하면서 책과 감정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고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이지만 우리 때와는 또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 학교폭력을 이런 소설을 읽으며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정작 부모와는 이런 이야기를 나누지 않거든요.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도 함께 읽으며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매개체로 접근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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