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함 내려놓기 - 남보다 예민해서 힘든 사람들을 위한 내 안의 바늘 길들이기
오카다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 어크로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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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소음 때문에 2주일 만에 이사할 정도로 청각과민인 오카다 다카시 저자. 특정한 자극에 예민 스위치가 켜져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예민함내려놓기>라는 해법을 제시합니다.

 

예민한 사람은 예민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타인에게 되돌려 받는 고통도 큽니다. 감각에 대한 예민함에 심리적인 예민함까지 더해져 예민한 경향과 마음의 상처가 악순환됩니다. 예민함은 그저 기질의 문제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고 합니다. 원인과 배경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예민함이라고 해서 똑같은 예민함도 아니라고 합니다.

 

"예민함에 대해 배우는 것은 자신의 유전 배경이나 자라온 환경과 마주해 자신을 이해하는 작업이다." - 책 속에서

 

 

 

예민함은 감각과민처럼 신경학적 차원에서의 예민함과 눈치 보고 상처받고 시기하고 의심하는 심리 사회적 예민함이 있습니다. 감각의 예민함과 심리적 예민함 각각의 특성에 따라 대처법도 달라집니다. 연구결과 예민함은 사회적응도, 삶의고달픔, 행복도 수치에 영향을 크게 끼친다는 걸 밝혔습니다. 이것들은 행복한 인생의 척도 지표입니다. 예민함이 이렇듯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면 해야 할 일은 하나입니다. 예민함을 이해하고 예민 스위치를 조절하는 법을 배우는 겁니다.

 

감각의 예민함을 측정하는 감각 프로파일 검사와 예민한 정도와 성질을 파악하는 지표인 예민함 프로파일 검사를 통해 나의 예민 스위치가 어떤 상황에서 켜지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소리, 냄새, 맛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 새로운 자극에 약한 경우, 예민한데도 약한 자극에는 반응이 없이 둔감한 경우 등 각각의 상황에 따라 감각과민, 순화저항, 애착불안, 마음의 상처, 신체화, 망상경향, 회피경향, 저등록으로 구분되는 예민함.

 

<예민함 내려놓기>에서 알려준 프로파일 검사로 예민함을 평가해 내 예민함 경향을 파악하니 특정한 자극에서 예민 스위치가 켜진다는 걸 생생하게 깨달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청각 과민이긴 하지만, 비행기 소음이나 층간 소음에서는 예민 스위치가 켜지지 않고, 독서할 때나 집중할 때 비닐봉지 소리처럼 조금이라도 부스럭대면 그걸 인지한 순간부터 아무 일도 못할 정도로 집중력이 깨지는 상황이 되어버리거든요. 전 백색소음은 통하지 않아 카페에서의 독서, 도서관 공부 같은 건 성공한 일이 없습니다.

 

 

 

뇌가 경계해야 할 위협으로 학습해버리는 예민함. 왜 하필 그런 자극에 예민함이 생긴 건지 뇌과학과 심리학으로 설명합니다. <예민함 내려놓기>에서는 예민한 기질의 부정적인 면과 긍정적인 면을 다 살펴보고는 있지만, 무조건적으로 긍정적으로 순화시키지도 않습니다. 예민함은 질병과 깊숙이 연결되어 예민함이 한계를 넘어서면 몸의 증상, 정신이상으로까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약물치료가 훨씬 효과적일 때도 있고, 자극이 한계를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등 원치 않은 자극에 대처하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합니다.

 

본인은 예민하지 않다 해도 주변에 이런 유형이 있다면 어떤 배려를 해야 할지 배울 수 있어 인간관계에 도움 될 겁니다. <예민함 내려놓기>는 아이에 관한 이야기도 많아 침착하지 못하거나 주의산만, 몸이 약한 아이로 보이는 등 다양한 행동과 컨디션의 문제를 그저 내성적이거나 사춘기로 넘길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어떤 원인으로 예민 스위치가 켜졌던 거구나 하며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예민한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 <예민한 내려놓기>. 쌓이기만 하는 자극에 결국 몸이 비명을 지르는 상황이 되기 전에 내 예민 스위치를 조절하는 법을 익혀 삶의 질을 높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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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왜 안 와 웅진 모두의 그림책 13
고정순 지음 / 웅진주니어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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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집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동안, 일하는 엄마는 어떤 상황에 처해있을까요.
웃음과 감동 모두 잡은 그림책 <엄마 왜 안 와>는

워킹맘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면서도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는 말로 들려줍니다.

 

요즘은 칼퇴를 하는 곳이 많지만
그래도 아이의 시간 속에서는 엄마의 빈자리가 크기만 합니다.

 

 


"자꾸만 토하는 코끼리를 만났지 뭐야." 순간 풉~ 웃음 짓게 하는 장면 덕분에,
"엄마 왜 안 와" 한 마디만으로도 안타깝고 우울해질 뻔한 마음을 끌어올립니다.
 
갑자기 회의가 잡히기도 하고, 그전까지 조용하던 전화는 하필 퇴근 무렵에 몰려드는지.
기다리고 있을 아이를 생각하면 마음은 조급해지지만,
척척 해결해나가는 모습 또한 현실 워킹맘 다운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집에서 기다리는 아이를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리는 엄마.
직장인에서 엄마로, 어두운 밤길을 빠른 걸음으로 재촉합니다.
그림만으로도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수없이 반복된 나의 일상이기도 해 순간 울컥하게 됩니다.

 

그런데 말이죠.
집으로 돌아와 정작 얼마나 오랫동안 정성을 다해 아이와 눈 맞춤을 할까요.
저녁밥, 설거지, 빨래, 청소 등 집안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또 아이는 밀려납니다.

 

직장에서도 일, 집에서도 일이라며 한숨 푹 내쉬며 피곤한 모습만 보인 건 아닌지.
<엄마 왜 안 와> 그림책으로 아이와 엄마가 함께 마음을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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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정원
닷 허치슨 지음, 김옥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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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화 확정된 소설이라는 걸 알고 읽긴 했지만, 반드시 영화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초반부터 강렬히 든 서스펜스 스릴러 소설 <나비 정원>. 영상으로는 찰나의 순간으로 지나칠법한 장면도 인물들의 내면을 곱씹어 보며 그 감정에 푹 빠져들 수 있는 원작소설만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납치당했다 풀려난 수많은 여자들 중 한 명, 이름도 나이도 알 수 없는 피해자와의 심문으로 시작합니다. 희생자 특유의 트라우마를 내비치지 않는 담담한 얼굴, 옷으로도 감출 수 없는 문신을 가진 여자. 체념도 거부도 아닌 모습으로 담담히 뱉어내는 이야기는 경악 그 자체입니다. 왜 납치당했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범인은 어떤 사람인지.

 

"나비 정원에 온 걸 환영해."

 

어느 날 갑자기 납치당한 여자. 그곳엔 이미 납치당한 여자들이 있었고, 한결같이 등에 나비 날개 문신이 새겨져 있습니다. 여자들을 납치한 남자는 정원사로 불립니다. 여자들을 나비로 만들어 그가 가꾼 아름다운 정원에 두면서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어냈습니다.

 

아름다운 나비 날개 문신을 한 여자들은 어느 순간이 되면 사라집니다. 사라진 여자 대신 새로운 여자가 들어옵니다. 가장 아름다울 때 자기 나비를 영원히 간직하고자 하는 정원사의 비틀린 사랑은 끔찍합니다.

 

"앞으로 몇 년을 더 살 수 있다면, 그거라도 살고 싶었어요, 이런 식으로나마. 수많은 기회를 포기하고 체념하는 한이 있더라도, 계속 살고 싶었어요. 차라리 목숨을 내 손으로 끊을지언정, 죽는 길을 내 발로 찾아갈 생각은 없었어요."

 

 

 

나비들 중 하나였던 여자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나비 정원>. 성실한 모습으로 가장한 사이코패스 남자의 행동 너머 납치당한 여자들의 과거와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더 경악스러운 건 정원사의 두 아들과 함께라는 겁니다. 공포가 깃든 여자들을 갈망하는 큰 아들과 진실을 알고 싶어 하지 않는 작은 아들의 관계가 더해져, 멀리 날아갈 수 없는 온실 속의 나비로 사육된 여자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알 수 없는 여자의 고백 속에 밝혀지는 진실. 영화로는 자극적인 요소만 내세우는 건 아닐지 우려되기도 해서... 이런 소재는 감정선을 세밀하게 읽어낼 수 있는 글로 꼭 읽어보길 권하고 싶네요.

 

"비겁한 건 본성일 수 있지만, 선택이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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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생명 - 모든 생명체의 삶은 아름다운 순교다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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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심리분석가이자 시인, 자기소통상담가 윤정 저자의 <공감생명>. 자끄 라깡의 철학으로 인간 욕망을 풀어낸 전작이 인상 깊었는데 이번 책에서도 심리학, 철학, 자연과학, 문학이 어우러진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사람 하나, 공감 하나, 생명 하나, 자연 하나. 자연과학과 인문학이 만나, 여러 관점으로 생명의 공감을 이야기합니다. 정신분석상담을 받은 내담자의 문제를 철학적 고뇌로 분석하고, 생명의 과학적 의미를 더해 자연 속에서 공생하는 모습을 산문과 시 형태로 표현합니다.

 

"모든 생명은 공감이라는 공생을 통해 생명의 구조물을 가지고 사라지는 아름다운 생명의 질서를 지닌 자연의 모습이다." - 책 속에서

 

 

 

생명은 외로움과 괴로움을 감당하기 위해 사랑을 나누었고, 결국 감당할 수 있는 아름다운 생명체인 나의 모습이 되었다는 존재의 의미. 존재는 하나 되고 싶은 간절한 상처의 삶 속에 있고, 우리는 삶 속에서 자신만의 존재를 드러내며 살아간다고 합니다.

 

연애, 결혼, 직장 등 다양한 상황에서 얻은 상처로 고통받는 내담자들의 이야기들은 생명은 상처를 안고 상처를 해결하는 삶의 모습을 보이며 생명으로 이어짐을 보여줍니다. <공감생명>에서는 상처는 소중한 자신의 존재를 사랑하도록, 상처를 더 넓은 세상을 향해 걸어갈 수 있게 하는 동력으로 삼을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누군가에게 상처받지만 그 누군가가 소중한 것은 고통을 함께 한 삶이 아름답고 소중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 정도에서만 끝냈다면 마음 깊숙이에서는 동의하지 못하고 넘겼을 법 하지만, 생명 존재의 의미를 통해 꽉 막힌 마음에 숨통을 틔우는 글이 이어집니다. 상실과 결여로 채워진 마음을 다독입니다.

 

상처를 공감하고 고백하면서 삶으로 소통하는 법을 이야기한 <공감생명>. 생명은 공감을 통해 공생했고, 그 흐름 속에 우리가 존재함을 알려줍니다. 상처의 고통을 수용하는 곳에만 머물 수 있는 사랑. 상처를 안는 법을 흔한 심리 이야기로 풀어내는 대신 담백하지만 아름다운 언어로 풀어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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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하모니카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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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 작가 특유의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가 돋보이는 <개와 하모니카>. 제38회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수상작 『개와 하모니카』를 포함해 총 여섯 편의 단편소설 모음집입니다.

 

개인적으로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냉정과 열정 사이>를 가장 좋아하는 데다가 단편보다는 장편을 선호하지만, <개와 하모니카>를 읽고 나니 싱거운듯하면서도 기묘한 여운이 오랫동안 남아 색다른 매력을 느꼈답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표제작 『개와 하모니카』에서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 간의 짧은 만남 동안 제각각의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전혀 상관없는 관계임에도 공항에서 우연히 스쳐 지나가는 동안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들. 그러고 보니 이런 경험은 누구나 평소에 자주 하는 거라는 걸 깨달았어요. 길을 걷다 지나가는 사람의 표정을 보며 혼자만의 상상을 잠깐 펼치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죠.

 

외국인 청년, 가정불화로 서먹한 부부, 해외에 사는 딸가족네를 다녀온 노부인, 대가족 여행객... 그들의 일상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찰나의 순간. 그 순간이 인생에서 아주 중요하거나 강렬한 것도 아니고 어쩌면 너무나도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각자의 마음에 조용한 파문을 일으킵니다.

 

단편 모음집 <개와 하모니카>의 인물들은 모두 나름의 고독을 표현하거나 감추려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결혼을 한 이라면 결혼생활의 공허함이 곳곳에 묻어있고, 연애를 하는 이들은 상대방에 대한 더 알고 싶은 마음과 간섭받기 싫어하는 이중적인 마음을 드러납니다.

 

5년 넘게 애인이었다가 헤어진 날 밤, 잠든 아내를 보며 담담하게 심경을 그려내는 『침실』, 문장 하나하나에 감정의 냄새를 담은 『늦여름 해 질 녘』, 고전 겐지 이야기를 현대적 감성으로 표현한 『유가오』 등 여섯 편의 이야기에서는 함께 있음에도 자의로든 타의로든 외로움과 고독이란 감정을 가진 인간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단편마다 일상의 극히 작은 한 지점만을 이야기해 전후 스토리는 독자의 상상에 맡깁니다. 감미로운 꿈을 꾼 것 같다가도 어느새 현실의 일상이 되는 평범한 이야기. 시원한 결론은 없지만 오히려 현실감 있는 인생처럼 다가오는 스토리입니다.

 

누구나 가진 고독을 다양한 형태로 표현한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개와 하모니카>. 단편들의 소재는 사소하면서도 달콤하지만은 않은 일상의 한 부분, 그래서인지 쌉쌀한 여운도 꽤 오래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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