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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생명 - 모든 생명체의 삶은 아름다운 순교다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8년 7월
평점 :

심층심리분석가이자 시인, 자기소통상담가 윤정 저자의 <공감생명>. 자끄 라깡의 철학으로 인간 욕망을 풀어낸 전작이 인상 깊었는데 이번 책에서도 심리학, 철학, 자연과학, 문학이 어우러진 이야기를 만났습니다.
사람 하나, 공감 하나, 생명 하나, 자연 하나. 자연과학과 인문학이 만나, 여러 관점으로 생명의 공감을 이야기합니다. 정신분석상담을 받은 내담자의 문제를 철학적 고뇌로 분석하고, 생명의 과학적 의미를 더해 자연 속에서 공생하는 모습을 산문과 시 형태로 표현합니다.
"모든 생명은 공감이라는 공생을 통해 생명의 구조물을 가지고 사라지는 아름다운 생명의 질서를 지닌 자연의 모습이다." - 책 속에서

생명은 외로움과 괴로움을 감당하기 위해 사랑을 나누었고, 결국 감당할 수 있는 아름다운 생명체인 나의 모습이 되었다는 존재의 의미. 존재는 하나 되고 싶은 간절한 상처의 삶 속에 있고, 우리는 삶 속에서 자신만의 존재를 드러내며 살아간다고 합니다.
연애, 결혼, 직장 등 다양한 상황에서 얻은 상처로 고통받는 내담자들의 이야기들은 생명은 상처를 안고 상처를 해결하는 삶의 모습을 보이며 생명으로 이어짐을 보여줍니다. <공감생명>에서는 상처는 소중한 자신의 존재를 사랑하도록, 상처를 더 넓은 세상을 향해 걸어갈 수 있게 하는 동력으로 삼을 수 있음을 알려줍니다.
누군가에게 상처받지만 그 누군가가 소중한 것은 고통을 함께 한 삶이 아름답고 소중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 정도에서만 끝냈다면 마음 깊숙이에서는 동의하지 못하고 넘겼을 법 하지만, 생명 존재의 의미를 통해 꽉 막힌 마음에 숨통을 틔우는 글이 이어집니다. 상실과 결여로 채워진 마음을 다독입니다.
상처를 공감하고 고백하면서 삶으로 소통하는 법을 이야기한 <공감생명>. 생명은 공감을 통해 공생했고, 그 흐름 속에 우리가 존재함을 알려줍니다. 상처의 고통을 수용하는 곳에만 머물 수 있는 사랑. 상처를 안는 법을 흔한 심리 이야기로 풀어내는 대신 담백하지만 아름다운 언어로 풀어낸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