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 아이슬란드 한 달 살기 - 2022~2023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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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생태 여행으로 최적의 장소인 아이슬란드. 화산, 빙하, 호수 천국이라 자연으로부터 힐링 받을 수 있는 환상의 나라입니다. 아이슬란드의 사계절을 알차게 누릴 수 있도록 상세한 루트와 정보를 아이슬란드 한 달 살기에서 만나봅니다. 


아이슬란드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왕좌의 게임, 인터스텔라 등 촬영지로 유명한데다가 '꽃보다 청춘' 방송 덕분에 우리에게 널리 알려졌었는데요. 방송에서 소개된 장소들을 책에서 만나니 반갑네요.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가는 장소 외 숨은 매력을 발산하는 장소들도 가이드북에 많이 등장합니다. 국내 최초 아이슬란드 가이드북을 내놓았고 꾸준히 업데이트한 여행작가의 책인 만큼 믿고 봅니다. 


가이드북에서는 반지 모양의 링을 닮아 링로드라고 불리는 아이슬란드를 둘러싸고 있는 1번 도로를 따라가면서 여행할 수 있는 최적의 코스를 소개합니다. 유럽인들의 단기 여행 코스부터 장기코스, 그대로 따라 하면 되는 아이슬란드 여행 표준 일정이 실려 있어 처음 아이슬란드 여행을 계획한다면 무척 도움 될 거예요. 아이슬란드에서 놓쳐서는 안 될 필수 관광지와 다양한 액티비티, 투어 등 다양한 일정을 알려줍니다. 겨울에는 낮의 길이가 짧아지기 때문에 이동거리가 중요한 아이슬란드 여행은 계획을 잘 세워야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이슬란드 전체 인구의 1/3이 살고 있는 아이슬란드의 중심, 레이캬비크는 도시여행하기 좋은 곳입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콘서트홀, 최신 박물관, 산책하기 좋은 호수, 작지만 동물원과 식물원도 있습니다. 도보여행과 자전거 여행, 바이크와 세그웨이 등 관광객들이 즐겁게 머물 수 있다고 합니다. 외계행성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장소도 주변에 많고, 온천의 대명사 블루라군도 있습니다. 몸과 마음의 피로를 다 풀고 갈 수 있는 장소가 수두룩하네요.


아이슬란드에서 꼭 즐겨야 하는 액티비티 best 10, 초현실적인 관광지 best 5, 각종 투어 등 해보고 싶고 가보고 싶은 곳은 어쩜 이리 많은지요. 깊이가 250m나 되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깊고 빙산으로 가득한 호수 요쿨살론은 사진으로만 봐도 멋집니다. 영화 007시리즈의 <뷰 투 어 킬>의 오프닝 장면과 <다이 어나더 데이>도 이곳에서 촬영될 정도로 절경입니다. 신이 지구를 만들기 전에 시범 삼아 만들어놓은 곳이라는 아이슬란드답게 자연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북유럽 바이킹 감성을 만날 수 있는 아이슬란드 제2의 도시 아쿠레이리, 파도와 바람이 조각한 아이슬란드 최고의 절경이 있는 동부 피요르, 가는 길은 힘들지만 눈은 즐겁게 해줄 유럽의 서쪽 끝 서부 피요르, 트래킹의 천국 란드만나라우가 등 아이슬란드 곳곳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이슬란드를 가장 잘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이 실린 최고의 정통 가이드북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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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아이슬란드 한 달 살기 - 2022~2023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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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를 가장 잘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이 실린 최고의 정통 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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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폴란드 한 달 살기 - 2022~2023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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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러시아 사이 유럽 중앙에 위치해 온갖 침략을 받으며 123년간 지도 위에서 사라졌던 역사도 있었고, 20세기에는 인류 최대 잔혹사의 현장이었던 아픈 역사를 가진 나라입니다. 다행히 폐허를 딛고 일어선 폴란드의 재건과 복원의 힘은 위대했습니다.


​예전엔 동유럽 여행 중에 독일 베를린과 체코 프라하에서 폴란드로 이동하는 루트가 인기 있었다면, 폴란드 직항 편이 생긴 이후부터는 폴란드만의 매력에 눈을 떠 한 달 살기처럼 여유로운 일정으로 로컬의 문화를 만끽하는 추세입니다. 가이드북에서는 입국 도시에 따라 8일 코스부터 2주 코스까지 다양하게 여행 루트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 달 살기에 좋은 곳은 북부 그단스크와 남부 크라쿠프를 추천하기도 합니다.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와 천년 고도 크라쿠프 외에도 구석구석 매력 만점인 소도시들이 많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해외여행이 쉽지는 않은 상황에서 관광명소를 둘러보는 일정보다는 자동차로 소도시 여행하는 쪽으로 변화하기도 했고요. 폴란드에서 렌터카로 여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꼼꼼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문화 강대국이었던 폴란드를 대표하는 인물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 과학자 마리 퀴리, 작곡가 쇼팽, 작가 조지프 콘래드, 노벨 문학상 수상자 헨리크 시엔키에비치 등 미리 폴란드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가면 더욱 풍성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거예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는 전쟁으로 인한 상처를 이겨내고 지금도 성장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잿더미가 된 구시가지를 정성껏 재건해 지금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세계 문화유산으로 만들었다니 놀랍습니다. 재건할 때 시장 상인들의 장터인 구시가지 광장을 가장 먼저 재건했다고 합니다. 다채로운 색으로 칠해진 광장 주변 건물들이 거대한 벽화 같은 분위기여서 매력적입니다.


도시 안에 80개가 넘는 공원이 있을 정도로 녹지 공간이 잘 조성되어 있어 도시 여행의 기대감을 안겨 주네요. 바르샤바 성 광장에서 시작해 우자도바스키 거리를 거쳐 벨베데르 궁까지 이어진 바르샤바 왕의 길이 유명합니다. 이 길을 따라 바르샤바 대학교, 빌라노프 궁전 등이 있어 볼거리가 가득합니다. 바르샤바에는 녹지 공간도 많아 공원의 초록 생기를 맘껏 만끽할 수 있고 동물원, 쇼팽 박물관 등을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바르샤바 대학에서 남쪽으로 신세계 거리라 불리는 곳은 깔끔한 맛집도 많더라고요. 가이드북에서는 도시에서 머물며 알찬 도보여행이 되도록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야외 음주가 금지되어 있어 젊은이들이 모이는 거리도 무척 깔끔한 편이라고 합니다. 다양한 먹거리가 가득한 식당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위치 좋고 가성비 좋은 숙소를 참고하기에도 좋습니다. 숙소도 보통은 역 주변에 정하는 편이지만 바르샤바 같은 경우는 여행하기 더 편한 위치가 따로 있다고 알려줍니다. 늦은 시간에도 체크인이 가능한 숙소, 대로변에 위치해 밤에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숙소, 관광지와 가까운 숙소, 내 집처럼 편안함을 주는 숙소 등 여행자가 우선시하는 포인트에 맞춰 선택할 수 있게 다양한 숙소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


폴란드 천년 고도 크라쿠프는 유럽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구시가지의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건축물이 늘어서 있고,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카페와 상점들의 매력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유럽에서 가장 화려한 제단화를 소장한 성 마리아 성당, 정신적 지주 같은 사당 역할을 하는 도시 위로 우뚝 솟은 바벨성 등이 있습니다.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실제 인물인 오스카 쉰들러의 공장은 2010년 박물관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그 외 다양한 박물관이 많아 폴란드 역사와 문화를 마음껏 탐닉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


크라쿠프에서 한 시간 정도 거리에는 오슈비엥침이 있습니다. 우리에겐 독일어로 더 익숙한 지명, 아우슈비츠입니다. 폴란드 여행은 역사와 관련한 명소가 많은 만큼 미리 배경을 공부하고 가야 합니다. 비엘리츠카에서는 가이드 투어가 필수인 소금 광산과 함께 700년 역사를 보존하고 있는 박물관도 관람해 보세요.


독일의 소도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토룬, 발트해 연안의 항만 도시 그단스크, 대학도시로 명성을 얻으면서 흥미로운 즐길 거리가 많은 포즈난, 시내 곳곳에 난쟁이 조각상이 배치된 이국적 도시 브로츠와프, 트레킹 하기 좋은 자코파네 등 소박함 속에 자유와 여유, 사랑이 느껴지는 폴란드의 매력을 빠짐없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


폴라드인은 어떤 점을 중시하고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한 달 살기를 하는 여행자로서의 예절도 꼼꼼히 알려주는 친절한 가이드북입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광활한 산악 지형과 거대 호수, 백사장이 늘어선 발트해 연안 등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폴란드 여행 준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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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
발리 카우르 자스월 지음, 작은미미 외 옮김 / 들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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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 인도계 영국인 과부들이 런던의 시크교 공동체 사우스홀에서 수상한 글쓰기 수업을 하며 생기는 일들을 다룬 소설입니다. 발리 카우르 자스월 작가도 인도계 싱가포르인인 만큼 인도 가족이 지향하는 전통적인 여성의 지위와 정체성 경계를 오가는 이민 교포로서의 삶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스물두 살 니키는 중매결혼을 하려고 하는 언니 민디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시크교 사원 사우스홀 게시판에 중매결혼용 프로필을 붙여달라는 언니의 부탁을 어쩔 수 없이 들어주기는 하지만, 요즘 세상에 중매결혼이라니 고리타분하게 느껴집니다. 부모의 기대를 어기고 대학을 자퇴한 후 제대로 된 직업 없이 무작정 독립해 임시로 펍에서 일하는 니키는 한 마디로 요즘 아이입니다. 그러다 사우스홀에 들른 날, 우연히 글쓰기 강사를 모집하는 걸 보고 냉큼 지원하는데...


순수하게 글쓰기에 대한 수업을 할 거라 생각했던 니키가 마주한 건 은행에서 일하느라 영어를 잘 하는 한 명 빼고는 알파벳도 모르고 자기 이름조차 어떻게 쓰는지 모르는 과부들입니다. 삼십 대에서 팔십 대까지 연령도 다양한 과부들. 니키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까요.


읽기, 쓰기는 못해도 우리는 모두 말할 줄 압니다.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거죠. 우리 여사님들도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냅니다. 그런데... 첫 이야기가 야설이었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젊은 미혼 여성인 니키는 과부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니키의 수업은 오롯이 여사님들의 이야기가 주인공이었고, 여성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거듭될수록 니키는 변화합니다. 책임감 없는 젊은 여자애라는 편견을 떨쳐내고 진정으로 여성들의 힘을 북돋아주고 싶은 공감의 힘을 얻게 됩니다.


성적 판타지를 마음껏 표출하는 과부들의 이야기. 애가 탈 무렵 절묘하게 끝내는 스킬을 발휘하거나 개연성 따위 없는 구멍 숭숭 뚫린 이야기도 나오지만 그 시간만큼은 모두가 즐겁습니다.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더 정교하게 만듭니다. 당연히 그들은 꿈과 현실의 갭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 속 여성은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알고 그걸 쟁취해낸다는 것. 그것이 바로 그들의 판타지였습니다.


하지만 수상한 수업이 입소문 나면서 무시무시한 이들에게 알려지게 될 위기에 처합니다. 카우보이처럼 여자들을 단속하는 형제회에서 알게 되는 상상만 해도 목숨의 위협을 받을 정도로 큰 압박감을 받습니다. 지금 이 시대에 여자를 감금하듯 단속하는 게 가능한 시대인가 싶겠지만 그게 여전히 작동하는 시대라는걸, 이들의 두려움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성이라고 해도 모두가 같은 생각은 아닙니다. 전통적인 세계관에서 사는 여성은 과부들이 쓴 이야기가 천박하기만 합니다.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며 결혼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여성 스스로의 선택권은 전혀 없었던 그들의 삶을 당연시 여기는 이가 많았습니다. 런던에서 공동체를 만들며 함께 하면서 여성의 죄악과 명예에 대한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고수하며 사는 게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끔찍한 결말을 맞이하는 사건도 생깁니다. 여성의 권리가 짓밟힌 사건을 마주해도 여성들이 스스로 나서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랬던 사고방식이 이제는 야설 클럽 때문에 조금씩 무너집니다. 여자다움의 이면에 대해, 여성의 권리에 대해 고민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겁니다.


<정숙한 과부들을 위한 발칙한 야설 클럽>은 한 쪽 세계관을 일방적으로 지지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공동체에는 편협한 사고로 그들을 경멸하는 이들이 가득합니다. 그럼에도 그중 누군가는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짚어주기도 합니다. 전통적인 가치의 좋은 점마저도 무시하지 않습니다. 작가는 전통을 지키면서도 균형과 절제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여성 연대의 힘으로 보여줄 뿐입니다. 과부들의 성적 판타지라는 도발적인 이야기 속에 세대 갈등, 여성 권리, 이민 세대의 디아스포라 등 묵직한 주제를 풀어내는 구성이 정말 멋졌어요.


"이야기는 사람들을 타락시키지 않아요. 새로운 것을 경험할 기회를 줄 뿐이죠." - 책 속에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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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의 양식을 주시옵고
이자혜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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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 플렉스를 하는 MZ세대의 이면을 그린 <밀알의 양식을 주시옵고>. 현실의 팍팍함 속에서도 취향을 누리고 싶은 욕망에 배어있는 상실감을 이토록 리얼하게 그려낼 줄이야. 그렇다고 패배감 짙은 어둑한 분위기만 풍기지는 않습니다. 사람 사는 모양새가 다 거기서 거기구나 싶을 만큼 공감대가 형성될 거예요.


투명 표지를 벗겨내면 컵라면에 삼각김밥이라는 취준생 대표 음식을 둔 주인공의 모습이 보입니다. 학식과 편의점 음식, 질리도록 먹는 똑같은 메뉴의 집밥으로 그야말로 끼니를 때우던 수준에서 미식 판타지가 펼쳐지는 표지와 대비되는 모습에 이르는 여정이 <밀알의 양식을 주시옵고>에서 펼쳐집니다.


물류회사에 취업 성공하며 직장인이 된 한밀알. 먹어본 게 없으니 뭘 먹어야 하는지도 모르던 그가 팀원들과 어울리며 미식의 세계에 진입하는 과정은 어른의 세계로 진입하는 여정과도 같습니다. 성년이지만 스스로는 어른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밀알이 직장인 어른의 매력을 하나씩 배워나가면서 조금은 어른스럽게 성장하는 드라마를 보여줍니다.


때우는 수준의 식사만 하던 시절. 비싼 스테이크 먹고 싶은 욕망이 뜻밖의 계기로 빵 터집니다. 숱한 갈등 속에서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쫄지말고 먹어보자는 용기를 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당연히 입이 즐거워집니다. 하지만 "나 와인 마신다. 거지 주제에….", "세상은 멋져. 돈만 있으면 말이지…"처럼 취준 거지의 지옥이 대비되어 씁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다행히 취업에 성공한 한밀알은 술자리에 참석하면 돈 나가니 자발적 아싸가 되었던 대학생활과는 다르게 회식에 참석하고, 팀원들과 함께 점심을 먹는 등 그동안 욕망에 가두기만 했던 미식의 세계에 자연스럽게 진입하게 됩니다. 어떤 음식인지, 어떤 맛인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전혀 모르는 밀알에게 팀원들은 때로는 덤덤하게 때로는 열정적으로 알려줍니다. 흥미로운 점은 평소 소심한 성격이었던 밀알의 행동이었는데요. 모르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더라고요. 지금이라도 알면 되지 하는 심정으로 배워나가고, 새로운 맛을 정성껏 탐닉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겁니다.


경험할 수 없었던 것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은 음식뿐만이 아닙니다. 주식으로 재테크도 슬쩍해보기도 하고 그동안 오로지 취업에만 안테나를 세웠던 신경을 조금씩 넓혀봅니다. 직장인 어른다움의 상징인 고상한 향수, 고급스러운 가방 등도 있습니다. 월급이 있기에 이제는 한 번쯤 용기를 내볼만한 것들입니다. 물론 빡빡한 생활 형편에 좋은 걸 한 번 사는 날이면 다시 빈털터리가 되어 초절약 모드에 돌입해야 하지만요. 역시 수많은 고급 취향들 중 그나마 만만한 건 미식 플렉스인 것 같기도 합니다.


첫 사케의 감동을 팀장님과 함께 하기도 하고, 동인녀와 함께 첫 오마카세를 맛보기도 하고, 갓 구운 빵의 세계도 경험해 보고, 홍차의 세계도 엿보는 밀알. 편의점의 무슨 무슨 맛 컵라면에서 벗어나 진짜 음식을 맛보게 됩니다. 돈을 아끼느라 먹지 못했던, 욕망했던 음식을 그저 클리어하듯 해치우는 게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의 세계를 보여주니 고가의 미식 플렉스까지는 아닙니다. 가성비 좋은 미식 플렉스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오히려 더 정겹습니다. 흑백 배경에서 음식만 컬러로 채워 돋보이게 한 건 밀알의 시선과도 같아 보입니다. 처음 맛보는 음식에 대한 호기심과 즐거움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이자혜 작가의 오랜 팬인 이연숙 평론가의 글은 한밀알의 모습으로 보여준 MZ세대의 현실과 꿈의 괴리를 파헤치고 있어 작품을 깊게 이해하는 데 도움 됩니다. 음식은 그저 거들 뿐, 어른의 세계에 진입하는 밀알의 성장기 <밀알의 양식을 주시옵고>. "좋은 걸 알아서는 안 됐어…."라고 자조하는 밀알을 모습을 볼 때면 우리 아이의 청년 모습이 오버랩되어 벌써 짠해집니다. 그나마 진입 장벽이 낮은 미식 플렉스마저도 온갖 고민을 떠안게 하는 세상이라니. 사실 플렉스란 건 나이가 들어도 욕망의 대상이 다를 뿐 그 마음은 똑같지만, 내로남불이라고... 미식 플렉스가 그저 욜로 마인드로 허세 부리는 걸로만 보였다면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준 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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