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일주 가이드북 - 2022-2023 최신 개정판
유철상 외 지음 / 상상출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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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매번 가던 곳만 가는 스타일이라 생각보다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돌아보지 못했다는 걸 이 책을 보면서 뼈저리게 느꼈어요. 이렇게 좋은 여행지가 많은데 우리나라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게 분할 정도로요. 


네 명의 여행작가가 모여 만든 전국일주 가이드북. 고속도로와 국도를 중심으로 자동차로 전국일주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행 가이드북입니다. 1번 경부고속도로부터 60번 서울양양고속도로까지 11개 대표 고속도로로 코스를 구분해 최적의 이동 루트를 알려줍니다. 


우리나라 대표 명소 1,300곳의 여행지가 담긴 전국일주 가이드북. 긴 휴가는 물론이고 주말여행으로 조금씩 도전해 보세요. 저도 이번 여름휴가 여행지의 주변 지역들을 조금 더 살펴보려고 합니다. 오다가다 스쳐지나쳐버린 곳들이 꽤 많더라고요. 


코로나 걱정으로 안전한 언택트 여행 트렌드는 계속됩니다. 전국일주 가이드북에서는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대한민국 언택트 추천 관광지 100선도 소개해두고 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을 찾아 떠나는 여행, 꽃놀이와 단풍여행 강추 여행지, 사계절 베스트 드라이브 코스처럼 테마별로 떠날 수 있게 정보를 정리했고, 공짜여행지까지 알찬 정보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하나의 고속도로에서는 구간별로 다시 쪼개어 일정을 세분화했습니다. 1번 경부고속도로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연결되지만 북수원IC부터 소개하고 있어요. 자동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중심으로 떠나는 전국일주인 만큼 고속도로 주변 명소에 집중하고 있는 가이드북이니 지역별로 여러 군데 둘러보는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 책이 잘 맞을 겁니다.





수원만 해도 볼거리는 은근히 많은데 베스트 대표 관광지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아이 있는 집이라면 반드시 좋아할 만한 똥박물관 해우재를 빼놓지 않고 소개하고 있더라고요. 지역 내에서의 이동 루트는 따로 없어서 아쉽지만 하나의 지역을 완벽하게 클리어하는 개념보다는 대표 명소라도 보자는 것에 의미를 두면 좋겠습니다. 촬영지도 테마 여행으로 정리되어 있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촬영지 명소가 번듯하게 잘 조성된 곳이 꽤 많더라고요. 국내여행 작가님들 중에 촬영지 명소 책 내주신다면 감사히 읽을 텐데 말입니다 :) 


실제로 그곳을 여행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소소하지만 도움 되는 팁과 놓치면 아쉬운 주변 명소, 맛집, SNS 핫플레이스를 짚어줍니다. 기껏 시간 내어 여행 갔는데 몰라서 가보지 못한 곳을 이 책을 보며 뒤늦게 발견하기도 해서 아쉬움이 진하게 올라오더라고요. 지역별, 관광지별로 인덱스가 있으니 쉽고 빠르게 찾아볼 수 있게 구성한 전국일주 가이드북입니다. 놓치고 있었던 우리나라 곳곳의 매력을 만나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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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초록으로, 다시 - 나태주 한서형 향기시집 향기시집 1
나태주 지음, 한서형 향 / 더블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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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향기 시집 <너의 초록으로, 다시>. 25년간 내걸린 광화문 글판 인기 1위 풀꽃 시인 나태주의 시와 국내 1호 향기작가 한서형 향이 어우러진 멋진 시집입니다. 무더위에 지친 이 여름에 푸릇푸릇한 초록의 시원함을 담은 표지를 펼치면 자연의 향이 슬며시 나타나는 시집이라니요.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는 컬래버레이션이 아닌가요. 


처음엔 향기 시집이라고 해서 그저 상상 속의 향기를 의미하는 줄 알았지만, 실제 향을 담은 시집이더라고요. 한서형 향기작가는 나태주 시인의 향을 9가지 천연 에션설 오일로 창조해 면지에 담았습니다. 냉큼 코를 킁킁대봅니다. '맞아, 나태주 시인에겐 이런 향기가 날 것만 같아.'라는 공감과 동시에 어떻게 이런 향을 낼 수 있는 걸까 궁금해집니다. 나태주 시인의 향기를 상품화하면 바로 구입하고 싶어질 정도로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묵직한 숲의 기운보다는 숲의 요정이 살랑이는 손짓이 느껴지는 향이랄까요. 시를 읽는 도중에도 틈틈이 향을 맡아봅니다. 


이 시집에는 200여 편의 나태주 시인의 시가 실렸습니다. 대표작 <풀꽃 1>을 포함해 향기를 주제로 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나태주 시인은 어린 시절 "모든 좋은 시인은 그 이름에서도 향기가 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왜 향기가 나야 하는가에 대한 이유는 다음 시에 등장합니다. 향기는 자랑하지 않고, 고집부리지 않고, 다만 하나가 되어 서로를 사랑할 뿐이라고 말이죠. 그 꿈이 <너의 초록으로, 다시>로 이뤄진 셈입니다. 독자들에게 이토록 멋진 후각적 체험을 선사해 주시다니요. 


사소한 것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성이 담긴 눈빛과 손길을 건네는 나태주 시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시들이 이어집니다. 사실 저는 시를 싫어합니다. 시를 제대로 즐길 줄 몰라서 그렇습니다. 하지만 나태주 시인의 시는 좋다고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는 시가 꽤 많습니다. 중의적인 속뜻을 알아차리느라 자괴감에 빠지느라 혹은 무거운 감정들이 여과 없이 다가오는 시보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받아들이는 데 전혀 위압감이 없으니까요. 자연의 찬란함에 대한 소박한 속삭임을 온전히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마음의 평화를 선사하고, 치유의 힘을 주는 에션설 오일들이 만난 만큼 나태주 시인의 시는 우리를 위로하고 응원합니다. "내게도 꽃필 날 있을까?" 하며 고개 숙인 이들에게 "언제든 꽃은 핀다"라고 응답하고, "초록의 풀잎으로 다시 일어서 보는 거야"라며 응원합니다. 


자연을 흉내 내는 것을 자연을 온전히 담아내는듯한 향기를 머금은 <너의 초록으로, 다시>. 진정한 시테라피는 이 시집을 두고 해야 할 말인 것 같습니다. 불안감을 해소하고 마음을 어루만지며 위로와 휴식, 용기를 건네는 시와 향기를 만나는 시간입니다. "풀잎 같은 목소리 들려줘서 고마워"라는 그의 문장을 나태주 시인과 한서형 향기작가에게 되돌려드리고 싶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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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베트남 북부 & 중부 - 2022-2023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김경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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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북부 대표 도시 하노이를 중심으로 하롱베이, 사파 등 북부 명소를 포함해 중부 대표 도시 다낭을 중심으로 호이안, 후에까지 중부와 북부를 두루 둘러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행 가이드북 <베트남 북부 & 중부>. 


베트남은 남북으로 긴 국토를 가지고 있어서 한꺼번에 여행하기 쉽지 않은 곳입니다. 무비자로 15일까지 체류할 수 있는 베트남. 요즘은 전체 종주 여행보다는 북부, 중부, 남부로 나누어서 30일 비자를 받아 천천히 도시를 즐기면서 여행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해시태그 가이드북에서는 나트랑, 무이네, 달랏 등을 포함한 남부 편도 별도로 나와 있으니 여행 일정에 따라 골라서 여행 준비를 하면 됩니다. 


3박 4일부터 5박 7일의 일정으로 하노이, 하롱베이, 사파, 닌빈, 하이퐁까지 베트남 북부 주요 명소를 둘러보는 일정을 중심으로 중부 다낭, 호이안, 후에까지 다녀오는 9박 11일 일정까지 추천코스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리틀 파리라고 부를 정도로 북부 베트남 특유의 건물과 프랑스풍 건물을 많이 볼 수 있는 하노이의 다양한 감성을 담아낸 장소, 관광객에게 맥주거리로 유명한 36거리를 포함한 맛집들, 아기자기한 카페와 갤러리 등 하노이를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장소들이 등장합니다. 


바다인데 호수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롱한 자연 경관을 뽐내는 하롱베이, 산악 트레킹 하기 좋은 이국적인 분위기의 사파, 신선놀음하기 좋은 닌빈, 수많은 동굴이 있는 퐁냐케방 국립공원 등 다양한 자연 생태계가 존재하는 베트남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도시여행과 휴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다낭, 호이안, 후에가 있는 베트남 중부 지역은 북부와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다낭은 코로나 이전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베트남 대세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곳이기도 하죠. 해시태그 가이드북에서는 역사 도시 후에, 오랜 전통을 살린 개성이 가득한 호이안, 그리고 다양한 놀거리가 가득한 다낭의 대표 테마파크 바나힐과 빈펄 랜드까지 중부 여행을 알차게 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줍니다. 


도시별 시내 도보여행 추천코스도 다루고 있어 완벽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도와줍니다. 맛집, 카페 등은 코로나 이후에도 건재한 곳들만 정보 반영되어 책이 나온 시점만큼은 현재의 베트남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정보를 담은 가이드북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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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후에 가난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 한 달 30만 원으로 레벨업하는 ETF 연금저축의 기적
서대리 지음 / 세이지(世利知)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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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을 검색하면 반드시 만난다는 유튜브 콘텐츠 서대리TV. 은퇴 후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위한 연금저축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서대리의 책 <나는 노후에 가난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대박 신화가 아닌 월 30만원으로 노후 준비하는 법을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전략을 알려줍니다. 매달 30만원도 부담스러운 이들에겐 그보다 적은 돈으로도 노후 준비 가능한 방법이니 놓치지 마세요. 


다들 열심히 월급 외 부수입 100만원 벌기에 관심 쏟지만, 연금 월 100만원 만들기에는 무관심합니다. 내 집 마련보다 오히려 안정적인 연금소득 만들기에 우선순위를 둬야한다고 서대리는 말합니다. 늘어나는 수명과 달리 직장인 수명은 짧아지고 있고, 인생의 반을 혼자 힘으로 생존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직장 생활로 번 돈으로 50년 이상 생존할 수 있는 노후 준비, 어떻게 하고 있으신가요?


통계자료에 따르면 은퇴자산이 평균 12억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데, 매달 300만 원씩 33년 동안 꼬박 저축해야 12억원이 모입니다. 현실적으로 부채 뺀 자산 13억 보유한 가구는 대한민국 상위 1%뿐이고요. 노후생활의 핵심은 꾸준한 월 현금흐름입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30년 후엔 최소 노후생활비가 월 200만원을 넘어선다고 합니다. 이걸 우리가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까요. 


"연금저축 계좌에서 월 30만 원씩 S&P500 ETF에 투자하면 죽을 때까지 매월 3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서대리는 연금저축 계좌와 투자대상인 S&P500 ETF로 노후생활을 준비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가입자의 노후 현금흐름을 만들어주고 생활을 안정시킬 목적으로 탄생한 금융상품인 연금저축펀드는 국가가 주는 세제 혜택이 많은 상품입니다. 펀드라는 이름이 붙어 펀드 상품으로 혼동할 수 있어 연금저축으로 줄여서 부릅니다. 


<나는 노후에 가난하지 않기로 결심했다>에서는 증권사에서 투자할 수 있는 연금저축 계좌운영을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스마트폰으로 비대면 개설도 가능합니다. 주식 계좌를 개설해본 경험자라면 똑같은 시스템이라 낯설지 않을 테지만, 생전 처음 시도하는 초보자들을 위해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으니 그대로 따라하면 뚝딱입니다. 


노후 준비의 중요성과 연금저축 계좌의 혜택을 이해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연금저축 투자 상품으로 왜 ETF가 적합한지 알려줍니다. 10년 이상 장기투자해야 하는 연금저축은 수수료 낮은 ETF가 유리하다고 합니다. 장기 투자에 수수료가 미치는 영향이 꽤 크기 때문입니다. 월 30만 원씩 30년 동안 투자했을 때 노후생활비가 얼마가 나오는지 계산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이해됩니다. 


ETF에 대해 낯선 초보자도 있을 겁니다. 걱정 마세요. 서대리가 친절히 알려줍니다. 주식에 낯선 이들도 이번 기회에 심리적으로 안정감 있는 투자의 세계를 맛볼 수 있습니다. 단기간 차트의 들쑥날쑥한 그래프에 동공지진 일으키기 싫은 분들에게 딱 알맞은 상품입니다. 계좌를 개설하면 매달 투자할 금액을 결정하면 됩니다. 서대리는 미국시장지수 ETF인 S&P500 ETF와 나스닥 ETF를 중심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같은 날 매수해도 언제 샀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ETF이지만, 서대리는 매달 첫째 주식 시장 개장일 오전 10시에 알람 맞춰놓고 그날 시장가로 매수하며 꾸준한 루틴의 성취감을 얻고 있습니다. 


이처럼 직장인에게 최고의 가성비 투자방법인 월 접립식 S&P500 ETF투자를 짚어주며, 5명의 선수들과 투자방법 사례로 똥손도 존버하는 것이 투자를 아예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걸 알려줍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좋은 거 왜 안 하는 사람도 있는 걸까요. 장기간 돈이 묶이기 때문입니다. 급전이 필요할 때 중도해지하지 않고 담보대출 방식으로 이용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없는 돈이다라고 생각하고 입금해야 합니다. 


단점보다는 장점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서대리는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위해 모두에게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후에 관심가지는 시기인 40~50대에 이르러서는 시간이 부족해집니다. 가능하다면 최소 20년 이상은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좋기에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부터 시작하자고 합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 월 18만 원 연금저축 만드는 법도 알려주고 있어요. 





<나는 노후에 가난하지 않기로 결심했다>에서는 연금저축 계좌로 개설할 증권사 선정 기준,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노후생활비에 맞는 투자금 계산하기, ETF를 언제 매수하면 좋은지, 나만의 연평균 목표수익률 세팅하는 법, 4050세대의 연금 투자 전략 등으로 여유 있는 삶을 위한 노후준비법을 하나씩 들려줍니다. 월 납입금이 넉넉하지 못하다면 월급 외 원화 채굴 능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다양한 부수입 창출에 대해서도 짚어주고 있습니다. 더불어 연금저축과 함께 준비하면 큰 도움이 되는 IRP, 퇴직금, ISA의 투자 운영 방식도 소개합니다. 


죽음과 세금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말처럼 절세방법을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서대리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절세에도 딱 맞는 문장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투자하는지, 매년 얼마나 연금을 수령하는지, 몇 년에 걸쳐서 수령하는가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는 만큼 연금투자를 통해 노후준비를 한다면 꼭 알아야 할 이야기입니다. 


2028년 조기은퇴와 만 55세 이후 월 300만원 현금흐름 만들기를 목표로 진행 상황을 매달 유튜브에 업로드하며 공유하고 있는 서대리. 시간에 투자하고 꾸준히 투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는 노후에 가난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불황기에도 기계적으로 꾸준히 매수할 수 있었던 마음가짐과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현실적인 노후준비 여정을 만날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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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레트, 묘지지기
발레리 페랭 지음, 장소미 옮김 / 엘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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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100만 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이자 영화화 진행 중인 벨레리 페랭의 <비올레트, 묘지지기>. 시적이고 아름다우면서도 담담하다가도 격동적인 온갖 감정을 자아내는 소설입니다. 


부모 없이 고아로 자라며 반복된 이별, 빈번한 위탁가정 교체의 삶을 겪고 '절대 애착 갖지 않기'가 어린 시절의 모토였던 비올레트. 불꽃 튀는 사랑을 안긴 남편을 만나고서 그제서야 사랑이란 세계를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 삶은 바람둥이 기질을 버리지 못하는 남편 때문에 바스러지는데... 


"인생이라는 책은 지고의 책이다. 내키는 대로 덮을 수도, 내키는 대로 펼칠 수도 없다. 좋았던 페이지로 되돌아가고 싶어도 우리의 손은 이미 죽음의 페이지를 넘기고 있다."- p24 


게으른 남편을 대신해 모든 일을 알아서 해낸 비올레트. 남편은 어느 날 집을 나선 후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흔한 부부 소설인가 싶겠지만 그것은 과거의 인생일 뿐입니다. 비올레트는 묘지지기입니다. 이 무덤 저 무덤 사진들을 닦고, 고인이 된 주인을 따라온 동물들을 돌보고, 갖가지 식물과 관목들이 풍성하게 자라도록 묘지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담력을 시험하러 오는 아이들, 사랑을 나누러 오는 이들 등 낮밤을 가리지 않고 신경 써야 할 게 많지만 묘지지기의 하루하루는 나름 평화롭습니다. 




하지만 비올레트의 일상은 어느 날 한 남자의 방문으로 슬며시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의 묘에 묻히길 원한다는 유언 때문에 비올레트의 묘지로 찾아온 쥘리앵. 비올레트의 도움으로 당황스러운 사태를 함께 해결해나갑니다. 그 와중에 경찰 신분을 활용해 비올레트의 사라진 남편에 대한 소식을 찾아내는데... 결코 남편의 소식을 알고 싶지 않았던 비올레트이지만, 이제는 그 인연의 실을 끊기로 결심합니다. 


삭막하게만 보이는 묘지지기의 삶. 비올레트는 무던히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눈물과 슬픔 속에서 축 처져 있을 거란 편견을 떨쳐냅니다. 파스텔톤 침실과 화사한 원색 옷을 좋아하는 비올레트. 묘지 옆 비올레트의 집 2층은 겨울이 아닌 여름의 삶을 살아가길 원하는 비올레트의 마음을 고스란히 대변하고 있습니다. 현재 묘지지기의 삶과 과거의 결혼생활을 오가며 수많은 일들을 야금야금 보여주는 <비올레트, 묘지지기>. 위태위태하게 안정을 찾아가는 한 여성의 삶의 여정은 상실을 이겨내는 과정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뭔가 불안하고 위태로운 기운이 오히려 독자에게 쓰나미처럼 휘몰아친다는 데 있습니다. 비올레트의 주변 인물 이야기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비올레트는 모른 채 독자만 알게 되는 구성이거든요. 그 과정에서 독자가 오히려 분노와 슬픔을 더 크게 겪는 기분입니다. 작가가 이 사태를 어떻게 마무리 지으려고 이러는 건가 싶을 정도로 말이죠. 


매 장 소제목에 등장하는 시적인 문장이 소설의 아름다움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정원을 가꾼다는 건 황량한 불모지 같은 마음을 가꾸는 것임을 보여주는 소설 <비올레트, 묘지지기>. 스스로 더 이상 사랑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위태롭게 버티던 비올레트를 숨 쉬게 한 것은 무엇인지, 그저 살아남은 생존자에서 벗어나 살아나갈 용기를 얻기까지의 여정을 때로는 부드러운 감정선으로 때로는 스펙터클하게 몰아치는 강약 조절이 절묘한 소설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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