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 남들보다 더디더라도 이 세계를 걷는 나만의 방식
한수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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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에세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내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는 에세이는 아닐까 걱정 살짝 하면서 펼쳤는데, 이 책은 저랑 궁합 잘 맞았어요. 책덕후들의 추천도서다운.

 

2015년에 출간한 <우울할 때 반짝 리스트> 개정판입니다. 한수희 작가는 세종우수도서에 2년 연속 선정, 매거진 <어라운드> 칼럼리스트로 고정 팬층 있는 글빨 쎈 작가더라고요.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제목의 의미가 궁금했는데,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나온 대사라고 합니다. 늘 같은 지점에서 실패하는 인생인 것 같다고. 언제나 원을 그리며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고. 그런데 지금 와 돌아보니 그건 원이 아니라 나선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인생은 일직선으로 뻗은 고속도로가 아니라는 것. 열심히 걸어도 원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우리는 나선을 그리며 걷고 있다는 말이 마음에 위로를 줍니다.

 

한수희 작가는 삶을 마주하는 세 가지 자세로 담담할 것, 씩씩할 것, 우아할 것을 이야기하는데요. 이 모두가 조화를 이뤘을 때 온전한 나다움에 한발 다가서는 것 같아요.

 

 

 

텃밭 딸린 농가 주택 사서 전원생활을 하겠다는 로망 한 번쯤 하지 않나요?
한수희 작가도 그런 동경을 제대로 가졌던 때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도시에서는 온전한 나를 찾기 힘들고 그렇게 해야만 나 자신이 될 수 있다는 막연한 환상. 하지만 어딜 가든 현실은 따라온다는 문장을 읽고 의기소침해졌다는군요. 생각해보니 저도 무언가에 엄청 꽂혔다가 겨우 한두 마디 말에 열기가 와륵 식어버린 경험이 많아 슬며시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런 동경은 우리가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 나타나는 생각은 아닌지. 저는 특히 30대 초반 즈음에 유난히 이런 감정에 사로잡혔었는데 내 인생을 제대로 마주하려는 시도조차 할 생각이 없을 만큼 불안하고 두려웠던 시기였습니다. 지금 사는 건 사는 것 같지도 않고, 막연한 동경 그것을 해야만 내 의지대로 하는 것 같은 느낌. 그렇다고 내가 다른 사람이 되는 건 아닌데 말입니다.

 

조금씩 욕심을 버리면서 그 시기는 어찌어찌 흘렀네요. 그런데 비우기와 포기의 경계선은 어딜까요. 속 시원해지느냐 찝찝함이 남느냐 같은 감정의 찌꺼기 차이가 있더라고요. 손에 잡고 있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는 것 대신 담담함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씩씩하고 우아하게 실패하는 법을 들려준 에피소드도 좋았어요. 상처를 직시하는 게 두려워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지는 않아야 합니다. 영화 <도희야>, <비긴 어게인>에 나오는 상처받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실패와 실수가 없을 수 없는 인생을 씩씩하게 헤쳐나가는 자세를 보여줍니다. 상처, 두려움, 불안감도 받아들여야 인생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인생에 관한 에피소드도 제 상황과 닮아 공감되더라고요. 완벽한 일, 성공, 행복이 모두 따라올까요. 좋아하는 일을 실제로 한다는 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한수희 작가는 북카페를 잠시 차린 경험을 통해 제대로 실감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한번 해보았다는 충족감은 남죠. 안 해봤다면 언제나 가슴 한편에 남아있을 텐데 말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우아함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습니다. 잘 늙는다는 것, 지금의 제 목표이기도 해요. 제대로, 잘 늙는 여자가 된다는 의미는 뭘까. 한수희 작가는 사노 요코와 노라 에프런처럼 솔직하고 씩씩한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시니컬하지만 정말 그분들은 나이대에 맞는 감각을 유지했던 분들이죠. 당당한 느낌이랄까.

대부분의 여자들이 좋아하는 마스다 미리.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단 생각을 할 만큼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지지 않나요. 거창하지 않는 소박함이 매력적입니다. 스스로를 속박하지 않는 자유로움이 묻어 나옵니다. 

 

 

 

내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한수희 작가는 책과 영화로 깨달은 게 많았어요. 공감하며 읽고 본 덕분에 사색의 힘이 잘 드러난 에세이입니다. 힘내어 살아갈 수 있게 해 준 책과 영화를 별도로 소개하고 있어요.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는  삶을 마주하며 인생을 걷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직선보다는 느리지만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나선. 영화 <안경> 속 사쿠라 할머니의 대사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중요한 건 조급해하지 않는 것. 초조해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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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 - 존엄한 죽음을 위한 안내서
데이비드 케슬러 지음, 유은실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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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 끝나가는 사람과 남겨진 사람을 위한 책, 죽음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 <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 아름다운 배웅을 위한 준비, 시작되셨나요.

 

부담스럽고 당황스러운 죽음에 관한 대화. 외면하기 일쑤였지만 2년 전 죽음 관련 책 <블루베일의 시간>,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읽은 이후 떠나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 모두에게 죽음의 문제를 대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은 막연한 공포와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 좋은 죽음을 맞기 위한 구체적 행동 지침을 떠나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 각각의 입장에서 알려주고 있어 무척 실용적입니다. 베스트셀러 10주년 기념판인 이 책에는 추가된 부분이 있는데요. 저자와의 인터뷰, 죽음을 마주한 사람들의 무의식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인생 수업>과 <상실 수업> 등 죽음 관련 책의 지존,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죽음을 직접 돌본 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죽음을 의미 있게 만드는 마음가짐과 행동의 바탕은 '온전한 한 인간'에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는 사람을 위엄 있게 대해야 하고, 살아 있는 사람으로 대우해야 합니다.

 

"진정한 작별은 슬퍼할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슬퍼할 것이냐의 문제다. 당신의 아픔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눌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제대로 슬퍼하는 사람이 남은 삶을 잘 보낼 수 있다." - 책 속에서.

 

 

 

 

끝까지 서로를 위로할 것.

죽음을 앞둔 사람과 대화할 때 막연한 두려움이 들기 마련입니다. 이런 말을 하면 슬퍼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밝은 일상 이야기를 하면 서운해하지 않을까 하며 머뭇거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때야말로 진심으로 감정을 나누게 될 계기라고 해요. 잘 말하고 잘 들어주는 것, 이것은 관계 정리 겸 애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 시기에 감정 표현을 하지 않으면 남겨진 사람들은 떠난 이와의 관계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살게 됩니다.

 

 

 

떠나는 이는 마지막 순간에 대한 결정을 생각해둬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떠나는 이가 됩니다. 죽음에 임박한 상황에서는 늦습니다. 평소 내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어떤 돌봄을 받을지 자신의 죽음에 스스로 참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남겨진 이들에게 고통만 안겨주게 됩니다.

 

추상적인 죽음이 조금씩 생생하게 다가올 때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사실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노화의 변화, 피할 수 없는 통증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때 통증 완화 치료는 적극적으로 받는 것을 권합니다. 그저 참고 있기만 해선 안된다고 합니다.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의료진조차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죽음의 과정을 살피고 내 죽음에 참여하게 되면, 내면을 들여다보는 영성을 추구하게 되기도 합니다. 종교와는 의미가 다릅니다. 자신의 본성, 정신, 영혼과 관련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영성의 영역. 하지만 영성 추구를 기적과 착각하면 안 됩니다.

 

 

 

어른 입장에선 좋은 뜻으로 한 말이지만 아이들이 의미를 왜곡하는 사례를 보여주는데 깜짝 놀랐어요. 더 좋은 곳으로 가셨다는 말에 자기도 함께 가고 싶어 하며 실제 자살 미수 사례도 있었고요. 반대로 자기는 놔두고 가셨다는 것에 나쁜 아이라는 죄책감을 씌우기도 했습니다. <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에서 가장 마음에 든 건 바로 이 부분이었어요. 아이들에게 죽음을 어떻게 설명해줄까.

 

죽음이 삶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아이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 아이들은 생각 외로 일찍 죽음을 인지합니다. 주인공의 부모가 죽는 장면이 나오는 애니메이션, 반려동물의 죽음 등으로 말이죠.

단순히 더 좋은 곳으로 가셨다, 잠이 드셨다는 말은 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생명이 있는 것은 결국 죽는다는 것을 알려줘야 하고, 슬퍼하는 법과 죽음이 삶의 한 부분임을 아이들의 나이에 맞게 설명해야 합니다. 그저 단순하게, 간략하게, 정직하게만 말하면 됩니다. 처음부터 깊고 어려운 이야기는 필요하지 않고, 아이 입장에서 더 필요하면 질문을 할 테니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맞추면 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애도를 도와줘야 합니다.

 

 

 

죽음에 가까워진 사람의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죽음이 코앞에 와 있다는 신호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실질적인 죽음 과정도 짚어줍니다. 처음엔 경악스러웠지만 이런 식으로 죽음을 맞이하는구나 미리 알게 되니 점점 담담해지더라고요.

 

<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을 읽으면서 든 감정은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내 죽음에 관해 생각할 기회, 소중한 이들을 두고 후회를 남기지 않을 기회를요.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기피하다가 의식을 잃게 되는 일이 생기면 너무 늦어버립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선택들을 놓치지 않을 기회, 이 책으로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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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으로 산다는 것 - 조선의 리더십에서 국가경영의 답을 찾다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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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저널 그날, 신병주 교수의 조선 역사 신간 <왕으로 산다는 것>. 매번 이해하기 쉽게 조선 역사를 들려주는 저자여서 이번 책도 믿고 펼쳐봤습니다.

 

쭉 읽으면서 든 생각은 무적핑크 작가의 <조선왕조실톡> 만화의 텍스트판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왕으로 산다는 것> 책에서는 태조부터 순종까지 조선시대 27명. 그들이 왕이 되기까지 과정, 가족과 참모, 라이벌, 정책 등 왕의 주변 인물과 주요 사건을 다루는데 실톡에서 재미있게 본 에피소드들이 대부분 언급됩니다. 그래서 더 술술 잘 읽힌 것 같아요.

 

 

 

조선 창업 후 왕권 강화 시대, 사화와 당쟁 등 갈등의 시대, 전란의 시대, 북벌과 이념의 시대, 부국과 중흥의 시대, 개혁의 시대, 시련의 시대를 거쳐 근대에 이르기까지 시대순으로 왕들의 면모를 살피고 있습니다.

 

왕자의 난으로 왕위에 오른 태종 편에서는 함흥차사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태조 이성계와의 부자 간 갈등이 심했던 야사를 중심으로 가족사를 소개한 후, 태종의 업적을 짚어갑니다. 한양으로 재천도 후 도심의 홍수 피해 방지로 개천 공사를 착수했던 태종. 현재의 청계천이 이때 바탕이 된 겁니다. 공사에 동원되어 사망한 사람이 64명일 정도로 그 시대엔 동원됐다 하면 목숨 내놓고 일하는 상황이었는데, 태종은 일꾼들의 건강을 신경 쓰며 백성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신문고를 설치한 것도 태종입니다. 가족사는 비록 평안하지 못했지만 왕이 된 후 백성들의 안정적인 삶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힘쓴 점은 눈여겨볼 만 합니다.

 

이처럼 불우한 가족사를 안고서도 위대한 업적을 남긴 왕. 그 대표격으로는 자식 복도 없고, 며느리 복도 없었던 세종이 있죠.

 

왕의 업적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하지만 부정적 시각이 두드러져 꼬리표 붙은 왕들도 많습니다. 생모의 폐위를 뒤늦게 알게 되어 폭군이 된 연산군. 사실 심적으로는 아픈 가족사 때문에 동정표가 가기 마련인데 연산군의 독재정치는 생각했던 것보다 심했습니다. 백성들에게 무리한 세금을 부과했고, 엽기적 형벌 도구를 만들어 사용한 이야기들은 경악할 정도였어요.

한양을 버리고 파천한 선조는 이승만의 부산 피난과 닮은 꼴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다 오히려 자신의 발목을 잡은 경우도 있습니다. 광해군이지요. 정통성 시비로 영창대군을 제거하고 인목대비를 유폐하는 바람에 인조반정을 맞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광해군을 참 좋아하는데요, 전란의 상처 회복과 실리 외교의 지혜에서는 멋진 리더십을 보여줬거든요.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 균형 있게 평가하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왕으로 산다는 것>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됩니다. 하지만 참 좋게 봐줄 수 없는 왕이 있는데, 인조입니다. 인조반정 이후 광해군의 외교 정책은 모조리 폐기되고 북벌정책을 무리하게 앞세우다 결국 두 차례의 호란을 겪습니다. 게다가 아들 소현세자의 의문사, 며느리에게는 사약을 내리고, 손자들은 유배시켜 결국 죽게 만들고. 광해군의 패륜 행위를 부각시킨 인조반정의 의미를 스스로 말아먹은 왕입니다. <실톡> 볼 때도 인조 편은 그렇게 욕했었는데, 여기서도 도무지 정 안 가는 왕이라는 게 굳건해질 정도네요.

 

 

 

반대로 아들을 죽여놓고서도 탄탄한 업적으로 높이 평가받는 왕도 있습니다. 영조입니다. 서민을 위한 정책, 준천 사업 등 의미 있는 일을 많이 했거든요. 영조가 죽인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 역시 개혁 군주로 이름을 드높입니다. 아버지의 죽음이 깊은 상처로 박혀있지만, 정치적 보복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왕권 강화에 집중했습니다. 지금 제가 수원시민이다 보니 수원 화성을 만든 정조에게 유독 관심이 많긴 합니다.

 

 

 

정조 이후부터 조선은 내리막길입니다. 안동 김씨의 세도 정치 속에서도 공노비를 해방해 신분제 폐지의 기틀을 마련한 순조처럼 그 속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아내봅니다.

 

이후 더 무기력해지는 조선의 역사는 읽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의 역사인 것을. 조선 왕들의 태도와 업적을 통해 반면교사 삼을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목적입니다. <왕으로 산다는 것> 다음으로 읽으면 좋은 책이 생각나는군요. 최근에 읽었는데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에서 12명의 권력자들을 다룹니다. 함께 읽으면 조선부터 현대까지 집권자의 면모를 훑을 수 있겠습니다.

 

 

쉬어가는 코너, 왕의 글씨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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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셀프 트래블 - 나 혼자 준비하는 두근두근 해외여행, 2017-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조은정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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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유럽 여행이 식상하게 느껴진다면 미국 여행 어떤가요. 주식과도 같은 항공권이라 할 정도로 여행경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항공권 가격이 만만찮긴 하지만, 대자연을 품은 미국 서부의 매력을 알고 나면 몸이 들썩거리게 될 겁니다.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에서는 서부 대표 도시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포틀랜드와 근교를 소개합니다. 할리우드 영화광이라면 도시 이름만 들어도 영화 배경지가 자연스럽게 생각날 정도로 은근 익숙한 곳일 겁니다.

 

지난달에 읽은 <청춘 일탈> 여행에세이를 통해 미국 국립공원의 매력을 맛봐서 저는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에서도 대자연 코스에 특히 관심 끌리더라고요.

 

 

 

미국인들이 최고의 국립공원으로 꼽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오묘한 빛깔 간헐천, 마크 트웨인이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호수라고 지칭한 타호 호수, 사진으로만 보던 환상적인 사암 협곡 앤털로프 캐니언처럼 미국 서부 협곡, 강, 호수 등 대자연을 누릴 수 있는 코스가 인상 깊습니다.

 

어렸을 땐 디즈니랜드 가보는 게 소원이었고, 영화에 푹 빠졌을 땐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동물을 좋아하니 세계 최대 규모 해양 레저 시설인 미션 베이 공원 내 위치한 시 월드 샌디에이고 가보는 것도 꿈이었고. 이젠 국립공원 위주로 돌아보고 싶어졌으니, 나이 들면서 조금씩 로망지가 바뀌긴 하는군요.

 

미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넓다 보니 휴양, 영화, 쇼핑, 뮤지엄 등 테마를 정해 여행코스 짜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도시마다 4박 5일 코스를 별도로 소개하고 있고, 미국 서부 전체 일정은 우리나라 직장인이 휴가 뺄 수 있는 평균 10일을 바탕으로 8~9일 정도의 코스를 소개해준답니다.

 

 

 

 

할리우드 영화와 미드광이라면 LA는 필수 방문지죠. 영화 속 배경으로 등장한 곳을 찾아다니는 재미 쏠쏠할 것 같아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현수교로 알려진 금문교는 기념사진 촬영 놓치기 아까운 곳이기도 하죠. 베스트 뷰 포인트를 짚어주고 있으니 멋진 인증샷은 필수. 

 

 

 

도시 내에서는 어떻게 이동하면 좋은지,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 기본 정보는 모두 2017년 2월 기준으로 최신 정보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시티패스나 필요한 어플 등 소소한 팁은 덤.

 

미국 서부 여행 핵심 코스만 쏙쏙 뽑아 헤매지 않고 여행 계획 세울 수 있게 도움 주는 여행 가이드북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뉴욕 셀프트래블>도 쓴 조은정 여행작가의 책입니다. 미국 여행지 정보는 이 두 권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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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의 도구들 - 1만 시간의 법칙을 깬 거인들의 61가지 전략
팀 페리스 지음, 박선령 외 옮김 / 토네이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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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아마존 통합 베스트셀러 1위에 빛나는 책이어서 급관심 가진 책입니다.
알랭 드 보통, 세스 고딘, 말콤 글래드웰, 파울로 코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사람들과 구글, 픽사, 넷플릭스 등의 창업자와 CEO 등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인물 200명을 팀 페리스 쇼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시킨 저자, 쫌 대단한걸요?! 팟캐스트 비즈니스 분야 최초 다운로드 수 1억 회 돌파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타이탄의 도구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최정상에 오른 이들을 타이탄이라 지칭하고, 그들의 성공과 지혜 그리고 건강에 관한 루틴과 습관을 분석한 책입니다. 강박적인 노트 수집가인 저자의 습관 덕분에 탄생한 책이기도 하군요. 18살 이후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팀 페리스 저자는 그가 깨달은 인생의 비결이 담긴 노트를 과감히 공개합니다.




단순한 인터뷰에서 그치지 않고 타이탄들과 함께 운동하고 요리하고 시도 때도 없이 문자와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탄생한 노트. <타이탄의 도구들>은 모든 노트를 지배하는 '최후의 노트'라고 단언할 정도로 지혜로운 도구가 가득합니다. 

그런데 타이탄에게는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들은 '말도 안 되는' 목표를 품고 있더란 겁니다. 하지만 실천하는 데 있어서는 '소소한 디테일'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담대한 목표에 비해 실천은 매일의 작은 습관, 태도, 즐겨하는 질문들, 독서법 등 사소한 것에서 자신만의 루틴과 전략을 만들어낸 겁니다. 

뛰어난 사람이라 해서 모든 것이 완벽하진 않습니다. 단지 한두 개의 강점을 극대화했을 뿐입니다. 밑줄 그으세요. 한두 개의 강점!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들, 타이탄의 비밀을 알려주는 책 <타이탄의 도구들>. 타이탄은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는지, 막힌 아이디어의 출구를 어떻게 찾는지, 문제 해결을 위한 습관은 무엇인지 등을 세세하게 알려줍니다.

타이탄들은 하루의 첫 60분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명상을 하기도, 아침 일기를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행동에 많은 시간을 쓰지는 않습니다. 하루 10분 7일 지속하는 걸 목표로 작게 시작합니다. 무슨 일을 하든 간에 작은 성공 맛보기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게임의 규칙을 조작하는 겁니다. 

승리하는 아침을 만드는 5가지 의식이라는 소제목으로 소개한 다섯 가지 스킬이 있는데, 재미있는 건 타이탄들도 꼬박꼬박 매일 하는 건 아니라고 해요. 대신 최소한 매일 한 가지 이상은 해치웁니다. 사소하지만 중요 포인트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 같은 주제는 사실 자기계발서 성공학 분야에선 꽤 흔한 소재입니다. 하지만 <타이탄의 도구들>을 읽으면서 식상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어요. 새로운 생각을 하게끔 툭 건드리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인상 깊은 부분 두어 가지 소개하자면. 인재를 찾을 때 낮 시간에는 돈을 벌기 위해 시키는 일을 하고 있을 테니 퇴근 후와 주말에 매달려 하는 일이 무엇인지 살펴보라고 합니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밤 시간과 주말에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생각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우리는 하고 싶은 일 목록, 일명 버킷리스트를 작성하잖아요. 그런데 온라인 영화감독 케이시는 싫어하는 일의 목록을 지워나가라고 합니다. 처음부터 자신이 원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최고의 성과 도구 61가지는 생각 외로 알찼습니다. 타이탄들은 이렇게 하더라 식에서 끝내는 게 아니라, 저자도 직접 해보니 정말 좋더라 혹은 더 새로운 방법도 있더라 식의 조언으로 이어집니다. 명상하면 좋다로 끝내지 않고 명상 분야 최정상에 오른 이들의 유튜브 영상을 소개하거나, 타인에게 어떤 문제에 대해 얘기해야 할 때 언어를 최대한 긍정적인 수단으로 활용하고 싶다면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을 공부하라는 등 바로 찾아보고 스킬을 써먹을 수 있는 팁을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SNS 팔로우 수에 목숨 건다면 진정한 팬 1,000명을 이야기하는 글을 소개하고 싶어요. 이때도 숫자보다는 진정한 팬에 초점 맞춰야 합니다. 당신이 만드는 건 뭐든지 사주는 이들로 정의할 수 있는 진정한 팬이거든요. 이제 1,000명의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지죠. 진정한 팬의 하루치 임금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자극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하나둘씩 실천하는 과정에서 드는 두려움과 불안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까지 언급하고 있어 좌절감을 이길 수 있는 바탕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세계 최연소 정년보장 교수인 옥스퍼드대 철학교수 윌 맥어스킬의 말이 특히 인상 깊었는데요. 열정을 쫓아라!는 끔찍한 최면을 집어치우라고 합니다. 뜨거운 가슴, 열정으로 극복하는 대신 이성적인 측정 기준을 제시합니다. 

외식 시간이 두 시간이라면 5분 정도는 어느 식당으로 갈지 결정하는 데 쓰죠. 우리가 평생 일하는 시간에 적용해보면 8만 시간쯤 된다는데, 8만 시간의 5퍼센트인 4,000시간 혹은 2년 
(4,000시간은 실제 166일이지만 24시간 꼬박 연속으로 쓰는 게 아니니 2년 정도로 말하는 것 같습니다.) 정도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하는 데 쓰라고 합니다. 궁지에 몰려, 시간에 쫓겨 열정 따위를 마법처럼 외치며 괴롭게 살아가는 일은 최소한 없을 거라고 말입니다.




신체적 건강과 정신적 건강을 위한 습관까지 다루고 나면 결국 <타이탄의 도구들>은 건강한 삶 속에서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본질적 문제에 다다릅니다. 타이탄들의 방법을 61가지로 크게 나눠 소개하지만 실제로는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정한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은 1등의 몫. 쉬운 목표가 아닙니다. 대신 두 가지 이상 일에서 상위 25퍼센트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비교적 쉽습니다. 한 가지 기술만 가진 사람들의 리더가 될 수도 있는 사람은 오히려 후자입니다. 

내 인생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는 심플하지만 단단한 루틴과 습관을 알려주는 책, 타이탄의 도구들. 앞으로 성공학 스킬을 다룬 책 소개할 때 이 책을 필수 책으로 권할 만큼 저는 만족스럽게 읽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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