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보기에 좋은 사람이 더 위험해 - 내 에너지를 빼앗는 사람들 치우는 법
시모조노 소우타 지음, 김단비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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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이고 멋진 사람처럼 보이지만 왠지 마음을 어수선하게 만드는 사람,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어딘가 숨이 막히게 하는 사람, 만날 때는 즐겁지만 어쩐지 당신을 피곤하게 만드는 사람... '나쁜 의도'는 없지만, 날 힘들게 하는 사람들입니다. 언뜻 보기에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싫다'는 감정을 억제하게 되고, 결국 소모 피로가 쌓이게 됩니다.


20년 동안 군의관, 간호사, 응급구조사, 유격대원 등에게 정신건강과 심리 상담, 참사 스트레스 대응법을 교육한 경력을 가진 시모조노 소우타. <언뜻 보기에 좋은 사람이 더 위험해>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감정 관리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모든 사람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이상이 강조된 현대 사회. 상대방이 날 힘들게 하는 부분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특히 주변의 평판이 나쁘지 않은 상대방이라면 오히려 내가 이상한 성격인가 싶어 나를 바꾸려 애쓰게 됩니다.


내 괴로움을 해소할 곳도 없어 답답합니다. 상처는 상처대로 받고, 거리두기가 안 되는 상황에선 더 괴로워집니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자는 보통의 처방은 이해는 되지만 지쳐 있고 우울함에 잠식되었을 때 정작 몸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말이죠.


사이코패스보다도 만만치 않은 '언뜻 보기에 좋은 사람'. 저온 화상처럼 상처가 깊어지고 회복에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어떤 식으로 내 에너지를 빼앗기는지 이해하는 게 필요합니다.


감정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마음속에서 사라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서서히 내 에너지를 빼앗는다고 합니다. 필요 이상으로 감정을 자극하는 '언뜻 보기에 좋은 사람'. 그래서 피곤해집니다.


감정을 억누르는 일에도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소모 피로라고 부릅니다. 에너지가 줄어든 상태에서는 행동하거나 생각하는 게 귀찮아집니다. 흑백논리로 판단 내리기도 쉬워집니다. 그만큼 에너지를 회복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인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성은 감정으로 인해 쉽게 무너져버릴 수도 있다는 현실을 부정하고, 조절하려 들려고 하지만 저자는 조절하지 말라고 합니다. 감정과 친해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감정을 존중하고, 감정과 사이좋게 지내는 연습이 도움 된다고 말이지요.


날 피곤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소모 고통, 경계 고통, 자기혐오 고통이라는 세 가지로 구분해 설명합니다. 에너지를 빼앗고 성격을 변하게 하는 소모 고통, 불안을 일으키는 경계 고통, 자신감을 잃게 만드는 자기혐오 고통은 복합적으로 중첩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12가지 유형을 통해 나를 괴롭히는 건 어떤 고통인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선물을 자주 주지만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친구, 예고도 없이 불쑥 집에 찾아오는 이모, 직원에게 업무를 맡기고 책임을 안 지는 상사, 에너지가 넘쳐 같이 있기만 해도 피곤해지는 직장 동료, 입만 열면 불평만 늘어놓는 친구 등 에너지 뱀파이어들의 사례를 보여줍니다.


유형마다 상대방을 꼼짝 못 하게 만드는 한마디, 나에게 건네는 한마디를 제안하는 저자의 조언을 소리 내어 따라 해보면 그것만으로도 후련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마음의 피로를 해소하고 자신만의 기준을 분명하게 정할 수 있는 '감정 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휴식이 필요한 사람일수록 정작 휴식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대로 휴식 취하는 방법이라든지 자기혐오를 관리하는 방법 등 유익한 대처법이 등장합니다.


<언뜻 보기에 좋은 사람이 더 위험해>는 감정, 에너지, 불안, 피로 키워드를 단서로 감정의 메커니즘을 설명합니다. 인간관계 문제에 의한 피로가 얼마나 내 몸과 정신을 좀먹는지 잘 보여줍니다.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좋아할 이유는 없다면서, 싫어할 수 있다는 유연함과 부드러움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인상 깊었습니다.


노력과 인내가 주특기인 아이 마음은 버리고,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일도 있다는 걸 아는 게 진짜 어른의 마음이라는 걸 짚어줍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내 몸과 마음을 관리하는 방법, 스트레스를 마주하는 방법을 배워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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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해 4자성어 초등 일기쓰기 : 초급 뿌듯해 초등 일기쓰기
뿌듯해콘텐츠연구소 지음 / 진서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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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시기에 꼭 해보면 좋은 글쓰기 방식,, 4행시! 학습 효과까지 더할 수 있는 초등 교과 연계 4자성어로 하는 4행시 일기쓰기를 할 수 있는 <뿌듯해 4자성어 초등 일기쓰기 초급>. 아이디어가 정말 좋더라고요.


초등 일기쓰기 주제이지만 연령 상관없이 온 가족이 함께 해볼 수 있는 재미있는 글쓰기 책이에요. 말랑말랑한 뇌로 상상력을 발휘하는 아이들의 기발한 문장이 터져 나오는데 반해 부모들이 오히려 더 막막해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4자성어 4행시. 언제나 할 수 있지만 이왕 하는 거 아이들의 문장력과 학습 효과를 높여볼까요. <뿌듯해 4자성어 초등 일기쓰기 초급>은 원고지에 쓰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본문을 펼치자마자 눈에 띄는 원고지 형식에 놀랐어요. 따로 원고지를 사지 않아도 원고지에 익숙해지기 좋게 본문이 아예 원고지 본문 구성입니다.


논술 시험도 원고지에 하니 맞춤법, 띄어쓰기, 문장부호 사용법을 알아두면 좋지요. 학교에서도 배우지만 평소 집에서 글쓰기 할 때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해주세요. 저도 이젠 헷갈리는지라 책에서 두 페이지에 걸쳐 원고지 사용법 핵심을 알려주고 있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뿌듯해 4자성어 초등 일기쓰기>는 초급, 중급, 고급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 단계는 고사성어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한 권은 100일 동안 실천할 수 있는 분량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매일 스티커를 붙이며 완성해보세요. 스티커가 빼곡히 채워지는 날에 성취감은 만 배!


4행시 같은 말놀이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라면 첫 문장부터 쓰기 힘들 수 있겠지요. 하지만 매일 10분,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힘을 쌓아가는 시간이 됩니다.


첫 글자에 맞춰 생각나는 대로 일단 써보는 게 중요한 것 아니겠어요. 불쑥 던져진 4행시에 맞춰 처음엔 억지로 맞춰나가다가 이상하게 흘러갈 수도 있지만, 점차 앞뒤 내용이 잘 이어지는 멋진 문장이 탄생할 거예요.


4자성어는 수천 년 동안의 지혜와 깨달음, 유머가 담겨 있습니다. 4자성어의 한자와 뜻을 억지로 외우려 들지 않아도 4행시를 쓰는 동안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남게 됩니다.


깨알 지식을 주는 뿌듯해 꼬막상식 코너도 재밌어요. 4자성어와 관련된 상식이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지식으로 확장됩니다.


1일 4행시 글쓰기, 초등 일기쓰기로 시작해보세요. 부모님은 칭찬 듬뿍해줄 준비만 딱~! <뿌듯해 4자성어 초등 일기쓰기>로 열심히 쓴 4자성어 일기는 진서원 뿌듯해 카페를 통해 백일장에 도전할 수도 있습니다. '뿌듯해 백일장'에 자랑하세요.


어떻게 쓰면 우수작에 당선될까요? 힙합 가사를 쓴다는 생각으로 운율을 맞춰서! 마지막 4행 마무리에 힘을 주고! 나만의 생각과 감동이 담긴 글이면 금상첨화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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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달랏 - 2021~2022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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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유럽, 안개 도시, 소나무의 도시, 벚꽃 도시, 작은 파리 등 매혹적인 수식어가 붙은 곳이 있습니다. 바로 고원 도시 달랏. 베트남 사람들의 신혼여행지인 달랏이 휴양, 관광 도시로 각광받으며 국내 여행자들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2019년 직항 개설 이후 베트남 로망 여행지가 될 만큼 입소문 났지요. 아쉽게도 코로나 여파로 당분간은 직접 만날 수 없지만 책으로라도 먼저 달랏의 매력을 만나볼까요. 선선한 날씨와 유럽 같은 도시 분위기를 뽐내는 달랏은 어떤 매력이 있는지 <해시태그 달랏>에서 소개합니다.


전 세계 국적의 요리 경연장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나라의 요리를 먹고 즐길 수 있고, 나트랑과 호치민과의 접근성도 괜찮아 베트남에서 한 달 살기 하기 좋은 도시로 주목받고 있는 달랏입니다. 베트남의 다른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물가는 높은 편이지만, 식도락의 즐거움을 원하는 여행자라면 만족도가 높을 거라고 합니다.


<해시태그 달랏>은 베트남의 기본 여행 정보를 소개한 다음, 달랏 구석구석을 소개합니다. 야시장, 호수, 궁전, 꽃 정원, 랑비앙 산 등 달랏 여행에서 꼭 찾아가야 할 관광지 베스트 9으로 달랏을 매력을 하나도 놓치지 마세요. 호수와 폭포, 산과 꽃처럼 자연을 즐길 수 있는 테마여행 코스, 유적지 중심 코스 등을 소개해 나만의 스타일에 맞는 여행 일정을 계획하는데 도움 됩니다.


달랏 한 달 살기와 관련한 내용도 있습니다. 목적, 시기, 예산 등 세부적으로 체크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한 달 살기의 의미를 짚어주며 여행의 의미를 되새겨 낯선 공간에서 머무는 여행자들의 마음을 생생하게 보듬으려고 한 가이드북입니다. 사진으로 만난 대가족의 모습도 참 정겹습니다. ​


유럽에서 인기몰이인 캐녀닝을 할 수 있는 다딴라 폭포, 달랏의 지붕이라 불리는 랑비앙 산, 지프차를 타고 즐기는 소나무 숲길 트래킹, 사랑의 계곡, 플라워가든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습니다. 폭포가 많지 않은 베트남에서 달랏 외곽의 유명한 폭포를 즐길 수도 있고, 19세기를 경험할 수 있는 역사 유적지도 있어 가족여행으로도 좋은 여행지 달랏. 달랏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케이블카를 타고 아름다운 달랏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느껴보세요.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유럽풍의 달랏 기차역과 크레이지 하우스는 특히 눈여겨볼 만한 명소입니다. 기괴하고 신기한 건물에서 베트남의 가우디를 만나보세요. 요즘은 클레이 터널이 핫하다고 합니다. 찰흙 마을로도 알려진 클레이 터널은 달랏에서 약 15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조각 공원에 있습니다. 아직 인기는 덜하지만 놓치지 아까운 장소도 소개되어 있어요.


고급 커피 산지여서 카페 문화도 발달한 달랏. 카페 투어 여행은 저의 로망이기도 하답니다. 파스텔톤의 유럽풍 건물들과 베트남 오토바이 부대가 묘하게 조화를 이룬, 아시아와 프랑스 문화가 융합된 도시 달랏. 달랏에서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대표 장소도 7군데 소개해두고 있는데 놓치면 후회할만한 곳들이라 반드시 일정에 포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달랏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액티비티도 생각 외로 꽤 있어 팔색조 매력을 맛볼 수 있는 달랏인 것 같아요. <해시태그 달랏>은 나트랑을 포함해 베트남 중남부 대표 여행지와 연계한 달랏 여행 방법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선선한 날씨와 유럽 같은 도시 분위기를 뽐내는 달랏 여행, 버킷리스트로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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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달랏 - 2021~2022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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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조 매력을 담은 달랏 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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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소전쟁 - 모든 것을 파멸시킨 2차 세계대전 최대의 전투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오키 다케시 지음, 박삼헌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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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6월 22일 독소불가침조약을 깨고 나치 독일과 동맹국 군대는 소련을 침공합니다. 이후 1945년까지 약 4년에 걸친 이 전쟁이 독소전쟁입니다. 2차 세계대전 '동부전선' 전투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저는 독소전쟁이라는 이름은 몰랐지만 2차 세계대전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독일의 만행이 바로 독소전쟁 속에 포함된다는 것, 독소전쟁이 2차 세계대전의 핵심이자 주전장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습니다. 독일현대사 국제정치사 전공의 오키 다케시 저자의 <독소전쟁>은 믿고 읽는 이와나미 시리즈에 포함된 책이어서 전쟁사에 낯선 저도 한 번쯤 읽어두고 싶어서 이번 기회에 읽게 되었어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을 일반인 대상으로 접근한 입문서 <독소전쟁>, 2020년 신서대상을 수상한 책입니다.


동부전선은 핀란드부터 코카서스까지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전선입니다. 대규모 전투인 만큼 현대 육지전의 거의 모든 패턴이 전개된 군사사 관점에서도 매우 드는 전쟁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독소전쟁은 일반적인 전쟁과는 조금 다른 성격을 가졌습니다. 비전투원 보호 따위 없는 세계관 전쟁이자, 절멸 전쟁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실행되었고, 전투만이 아닌 집단학살과 수탈 및 포로학살 등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한 몰살 투쟁이 전개되었습니다.


종전 이후 수많은 자료와 저서가 쏟아져 나왔지만 역사수정주의에 입각한 왜곡된 자료들이 많았기에 오늘날까지도 해석의 요지가 많은 전쟁입니다. <독소전쟁>에서는 군사적인 면 외에도 정치, 외교, 경제, 이데올로기 측면에서 살펴보면서 독소전쟁의 핵심을 짚어줍니다.


뛰어난 게르만 민족이 열등 인종 슬라브인을 노예화하기 위한 전쟁. 지금으로서는 어처구니없는 이유이지만 히틀러에게는 진리였습니다. 히틀러와 독일 국방군은 소련군을 '진흙으로 만든 머리 나쁜 거인'이라고 믿었고 2주 안에 승리한다고 호언장담했다고 하지요. 그리고 시대를 앞선 용병 사상에 전차, 항공기 같은 장비를 사용해 개전 일주일 만에 소련 영내 400킬로미터 지역까지 돌입하게 됩니다.


당시 소련의 스탈린은 독소전쟁 발발 경고 정보를 수차례 무시했고 결국 무방비 상태로 독일의 침략과 직면합니다. 소련은 당시 영국을 불신하고 있는 데다가 대숙청 이후 군사력도 약화된 상태의 불안정한 권력 기반을 둔 상황이었습니다. 전쟁 초반 소련군은 대패를 이어갑니다.


하지만 소련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서방전투보다 치열했고, 패잔병들의 끊임없는 사소한 분쟁이 쌓여갑니다. <독소전쟁>에서는 숨겨진 터닝포인트인 스몰렌스크 전투를 포함해 4년에 걸쳐 전개된 전투들의 양상을 상세하게 들려줍니다. 단기 결전으로 승리를 얻을 수 있다고 낙관한 대가를 치르며 장기전이 불가피해진 형세가 되었습니다.


독소전쟁은 이데올로기에 지배당한 세계관 전쟁입니다. 그 기저에 깔린 히틀러의 사고방식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그의 이데올로기가 작동하게 되었는지 여정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2차 세계대전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건 아무래도 아우슈비츠 수용소일 겁니다. 독소전쟁은 수탈 전쟁이자 절멸 전쟁인 만큼 점령지의 자원과 노동력을 뺏는 건 기본이었습니다. 그 유명한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 친위대 직속 특수기동대인 '출동부대'가 절멸 정책을 상징합니다. 나치 체제에 위험한 분자들을 원래는 이주시켜버리는 정책을 썼지만, 살육 쪽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걸 알게 된 이후엔 절멸수용소를 건설하기 시작합니다.


이러다 보니 소련의 세계관도 결국 내셔널리즘과 공산주의 체제 옹호가 융합되어 대독전쟁의 정당성을 부여해 인도적 대우는 찾아볼 수 없게 됩니다. 소련이 전면 공세로 전환해 전선을 회복할 때 독일군이 했던 것처럼 복수를 했으니, 독소전쟁이 얼마나 참혹했을지 생각조차 하기 싫습니다.





군사용어를 모르는 독자나 생소한 지역 이름이 대거 등장해 지난한 여정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인류 최악의 전쟁의 실태를 들여다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유럽의 분쟁에서 국제적인 전쟁으로 확대된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의 저자가 쓴 책인 만큼 그의 시선이 어떤지 살펴보는 흥미로운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생존이 걸린 전쟁에서 거대한 세력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으로 변질되어가는 독소전쟁. 결국 독일은 동독과 서독으로 분리되어 우리나라처럼 민족 분열이라는 형태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전쟁사, 군사사를 넘어 나치즘, 홀로코스트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독소전쟁>. 전쟁은 정치적으로 이용되기 마련입니다. 그동안 독소전쟁의 책임이 히틀러라는 한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미루어진 왜곡된 모습을 보여왔다면 <독소전쟁>은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밝혀진 새로운 사실도 다루면서 국가주의와 역사수정주의를 경계하는 저자의 관점이 반영되어 2차 세계대전의 핵심인 독소전쟁사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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