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언어 -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인문학 음식의 언어
댄 주래프스키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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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프로필 사진만 봐도 뭔가 익살스러운 느낌이 물씬~ 그래서 이 책에 호기심이 더 동했던 것 같아요.

언어학 교수가 음식의 언어에 주목했습니다. 그는 광둥어 연구도 했던 적이 있고, 중국계 미국인 아내를 두고 있으며, 용광로 같은 문화 집결지인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환경이 어우러져 (무엇보다 음식을 좋아하는군요!) 이렇게 특색있는 주제가 탄생되었군요.

 

 


 

식사 순서에 따라 진행되는 구성 방식 재밌네요

<음식의 언어>는 그저 음식의 역사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에요. 음식과 관련한 언어는 그 음식의 기원은 물론이고 각 문화 사이를, 고대와 현대의 문화 충돌을, 인간의 인지, 사회, 진화를 알게 해주는 은밀한 힌트라고 합니다.



 



저는 메뉴 읽기 부분이 상당히 흥미로웠어요. 패밀리 레스토랑 메뉴판만 봐도 머리가 어질거리는데 이 책 덕분에 이제 어떤 메뉴판을 접하더라도 자신 있게 들여다보겠더라고요. 게다가 메뉴 언어의 비밀을 알고 나니 앞으로는 메뉴판 볼 때마다 은근슬쩍 그곳의 품격(?)을 예측할 듯도 하네요. 


비싼 레스토랑일수록 음식 출처를 기록하고, 고객의 선택권이 적고, 단어 길이가 깁니다. 저렴한 곳일수록 요리 크기 등 가짓수가 많아지고 단어길이는 짧아지고, 모호하고 긍정적인 단어가 많이 쓰입니다. 맛있는, 맛깔스러운, 오독오독한 등의 형용사가 쓰이지요. 고급 레스토랑은 음식이 당연히 신선하고 맛있을 거라는 전제하에 그 부분은 굳이 표기하지 않게 되고요.



 


음식의 언어로 기본적인 음식의 문화사를 이해하게 되네요. 식사 순서의 변화와 음식 세팅의 변화에 따라 메뉴라는 것이 생겼고, 앙트레의 의미 변화를 통해 언어의 점진적 변화를 설명합니다. 언어의 명료성, 효율성을 크게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를 목격하게 되지요.


예전에 읽었던 <빅데이터 인문학>에서 소개한 구글의 엔그램 뷰어로 단어 사용 빈도에 따른 문화 흐름을 알 수 있다는 걸 배웠는데, 이 책에도 엔그램 뷰어 결과를 통해 설명을 덧붙이더라고요. 앙트레 라는 단어 사용 빈도를 통해 요리 분야에서 특권을 주는 유일한 언어인 프랑스어가 최근 쇠퇴중이라는 것을요.



 


케첩을 통해 세계화와 강대국의 의미를 짚어내기도 합니다.

미국의 국민소스 케첩이 실은 중국산이었대요. 원래의 케첩은 발효 생선 소스였는데 이후 오랜 세월을 지나 생선이 빠지는 대신 토마토를 사용하게 되면서, 그리고 달콤하고 걸죽한 소스를 좋아하는 미국인 입맛에 따라 조리법이 응용된 것이었어요.


여기까지만 알면 그저 재미있는 상식 정도로 끝나겠지요. 미국의 국민소스가 결국 중국에서 유래됐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


케첩의 역사는 통찰력을 토대로 세계경제사를 보게 합니다. 중국이 산업혁명 이전까지 교역에 대한 세계 경제를 지배했다는 의미입니다. 당시 세계교역 대부분이 중국에서만 이뤄졌기에, 유럽이 신세계를 그토록 열망하고 식민지화한 것은 아시아 수출품에 대한 유럽의 욕망과 은을 향한 중국인들의 욕망 때문이었던 거예요. 결국 세계화 이야기입니다. 세계적 강대국이 중국이었다는 것. 중국 경제력의 상징으로서의 케찹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 또 흥미로웠던 부분은 맛집 리뷰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음식 리뷰에 쓰인 은유, 감정, 감수성을 통해 인간 본성을 이해할 수 있다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쓰는 은유와 트라우마를 잘 느끼는 일상생활의 측면들을 암묵적으로 알려주는 힌트로서의 언어를 알 수 있었어요.


『 리뷰는 자기주장이 가장 강하고 솔직한 때의 인간을 보여준다. 』 - p183


긍정적 견해보다 부정적 견해를 서술하는 데 쓰이는 단어 유형이 더 많고 의미도 더 많이 구별된다는 것은 인간이 부정적 감정, 상황이 저마다 아주 다르며 그 때문에 서로 다른 단어를 적용해야 한다고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합니다. 한마디로 부정적인 느낌을 이야기할 때에는 변명하듯 말이 길어진다는 것처럼요. 안나 카레리나의 첫머리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불행하다." 처럼 말입니다.


정크푸드는 마약, 중독, 갈망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크푸트, 디저트를 중독으로 받아들이는 의식이 우리 문화에 깊게 각인이 되어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식품 광고에 쓰이는 언어를 통찰하는 파트도 재밌네요. 건강에 대한 터무니없는 강조는 제조자들도 그 제품의 영양학적 가치에 회의적인 시선을 인정하는 꼴입니다. ~없다는 부정적 단어가 많이 들어갈수록 제품 가격은 올라가고요.


단어 소리에 의미를 담고 있는 음 상징은 마케팅과 브랜딩에 중요하게 활용된다는 점도 짚어줍니다. 모음의 영향을 더 심하게 받는다 하네요. 전설모음을 작고 얇고 가벼운 것들에, 후설모음은 크고 무겁고 견고한 것들에 연결된다 해요. 책에서 예시를 보여주는데 정말 고개가 끄덕이게 되더라고요. 이런 법칙이 숨어있었다니.



 


음식의 언어로 인류 역사, 세계 문화, 사회, 경제를 아우르고 인간의 심리, 행동, 욕망의 근원을 파헤치는 책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인문학, 음식의 언어>.


생각보다 낯선 음식 용어때문에 집에서 요리의 요자도 꺼내지 않는 저로서는 살짝 지루해지는 타이밍도 있었지만, 저자의 재치만점 글발이 살렸습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엔 낯선 용어를 일일이 읽어내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언어가 어떤 나라를 거쳐 변화하며 문화와 접목하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읽었습니다. 이 책은 어떤 순서로 읽어도 상관없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전쟁과 평화를 건너뛰어 읽는 어머니에게 평화만 읽었다고 말한 에피소드를 덧붙여 빵 터지게 하긴 했지만요.


나라마다 음식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미국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가벼웠던 디저트도 묵직해지더군요. 그저 사과 한 개가 아닌 이런저런 소스를 뿌리고 얹고. 다양한 음식 언어를 통해 언어에 숨겨진 미묘한 힌트를 찾고 인간의 심리를 파헤친 <음식의 언어>. 현대 음식 언어에는 동서양의 위대한 만남이 숨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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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셀프 트래블 - 2015~2016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25
한혜원.정승원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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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하면 한국처럼 남북분단의 역사를 지녔던 나라여서 동질감이 느껴집니다. 그동안 제 머릿속의 베트남 이미지는 영화에서 만난 베트남 전쟁 시절의 이미지가 커 사실 현대 베트남에 대한 것문외한 수준이예요. 발전이 되긴 했나 싶은 생각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었지요. 하지만 책 속에 담긴 베트남은 와우! 베트남 특유의 전통 이미지와 더불어 화려한 이미지가 굉장하더군요.

 

 

 

 

베트남은 길쭉한 남북 지형으로 북부에 위치한 수도 하노이에서 경제 문화 수도 호찌민 시티까지 비행기로 2시간, 기차나 버스로는 2일이나 걸릴만큼 큰 나라입니다.


<베트남 셀프 트래블>은 북부 지역 하노이, 하롱베이, 딱꼭&장안 & 사파 네 곳과 중부 지역 후에, 다낭, 호이안 세 곳 그리고 남부 지역 냐짱, 달랏, 무이네, 호찌민 시티 네 곳을 중점적으로 소개합니다.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직항편이 북부 하노이, 중부 다낭, 남부 호찌민 시티 이렇게 세 군데 중 어디서부터 시작하느냐에 따라 각각을 중심으로 4박 5일, 7박 8일 일정을 잡아 소개하고 있어요. 물론 22일 베트남 종주 코스도 소개합니다. 한 달 이상은 비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무비자 여행코스로 소개하네요.

 

베트남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전통요리 빠질 수 없죠.

하루 일과라는게 먹고, 자고, 놀고... 이거잖아요 ^^ 먹거리와 숙박시설, 여행코스를 완벽하게 다루고 있어요.

 

 

 

 

베트남 초보 여행자들을 위한 다양한 스케줄이 소개되어 있어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전혀 모르는 지역으로 여행할 때 지도보면서 머리싸매며 동선을 고려해 스케줄 짜는 것 만만찮은데

무난한 코스부터 일정별 다양한 코스를 제시합니다.


 

 

전 이 장면 보고 깜짝 놀랐어요. 아니 베트남에 사막이!!!

실은 바다 근처 모래언덕인데 사막 분위기가 제대로죠.

게다가 중부쪽은 가족 휴양지로 이름을 알리고 있어 근사한 리조트가 가득해 여기가 베트남이 맞나 싶을 정도였어요.

냐짱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치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라니, 다양한 얼굴을 갖춘 베트남이네요.

 

 

책 마지막에는 지도만 고스란히 모아둔 미니맵이 부록으로 있으니 실여행자들에게 더욱 도움될 거예요.



역동적이고 컬러풀한 매력이 가득한 베트남.

배트남의 알록달록 컬러풀한 옷, 아오자이는 한번쯤 입어보고 싶던걸요. 촌스러운듯 하면서도 화려함에 끌리는 묘한 매력 ^^;

각각의 지역을 소개하면서 그 지역을 방문하는 목적도 잊지 않고 잘 다루고 있는 책이었어요. 하노이의 경우 하노이 관광의 핵심은 호찌민 단지라고 해요. 베트남 민족운동의 지도자이자 북베트남의 대통령을 지낸 호찌민의 묘 등 베트남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 주는 곳이 많은 곳이니 그런 장소를 잊으면 안 되겠지요.


각 지역에서 꼭 해야 할 체크리스트도 있어 베트남 여행때 이 책은 필수품으로 유용하게 쓰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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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튼스쿨 인생 특강 원하는 삶을 살 것
스튜어트 D. 프리드먼 지음, 권오열 옮김 / 베가북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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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 와튼스쿨 최고의 명강의 『와튼스쿨 인생특강』 스튜어트 D. 프리드먼 교수의 신간 <원하는 삶을 살 것>은 전작에서 강조한 토털 리더십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기술을 알려주는 책인데 기존의 책을 읽지 않았다해도 무리없이 읽을 수 있는 구성입니다.

 

대부분은 일과 일 나머지의 삶 사이에서 한 쪽의 희생을 불가피하게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일과 가정, 사회, 내면 같은 일 이외의 나머지 삶과 조화롭게 균형맞춰 사는 사람들이 분명 있다는거예요. 그것도 일에서 성공을 이룬 사람들에게서 말이죠.

 

 

 

 

<와튼스쿨 인생특강 원하는 삶을 살 것>은 일과 삶이 잘 어우러진 본보기 6인을 통해 직장, 가정, 공동체, 자아 네 영역 모두에서 어떻게 균형을 맞출 수 있는지 알아봅니다.

 

그가 말하는 토털 리더십이란 자신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스스로 리더가 될 수 있는 능력을 높이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진실해지기, 온전해지기, 혁신적이 되기 3대 원칙에서 출발합니다. 

 

 

 

톰 티어리, 셰릴 샌드버그, 에릭 그라이튼스, 미셸 오바마, 줄리 파우디, 브루스 스프링스턴을 성공 모델로 제시합니다. 6인의 삶에서 토털 리더십을 위한 3대 원칙을 쏙쏙 뽑아 그것을 위한 작은 행동들을 실천하는 기술적인 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이 이 책의 목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자기평가를 통해 나한테 어떤 기술이 가장 필요한지 결정하고, 약한 기술을 강화, 이미 숙달된 기술을 더 다듬는 과정에서 내 삶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게 합니다.

 

 

 

일에서의 성공이 나머지 삶을 희생해서가 아니라 가정 공동체에 대한 헌신과 자신의 내적인 삶에 충실한 태도 때문에 실현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사례들을 보며, 내 상황에 적용할 방법을 찾게 됩니다. 변화의 시도는 언제나 값지죠.

 

『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은 기술이다. 』 - p47

 

 

셰릴 샌드버그의 <린 인> 책을 인상 깊게 읽었던 터라 샌드버그 이야기가 특히 궁금했어요. 그녀가 몸소 보여준 기술은 가치를 이야기로써 전달하고 지지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각 영역 사이의 갈등을 창의적으로 해결했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의미있고 사회적으로 적절한 문제에 대한 진정한 관심의 표현으로 샌드버그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가치를 전달하는 기술, 중요한 목표를(자기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달성하는 데 사람들의 힘을 빌리는 능력, 인생이 제로섬 게임일 필요는 없다며 이것 아니면 저것 양자택일적인 삶을 살지 않았기에 샌드버그는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 능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에는 계획, 훈련, 유지, 끈기가 필요합니다. 저자는 36가지 기술을 소개하며 그것들을  취사선택, 개조, 혁신할 것을 요구합니다.

 

하나를 얻기 위해 하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바로 일, 가정, 공동체, 자아 영역 사이의 교차점이자 상호작용으로 보며 네 영역의 통합, 일석사조야말로 행복한 삶을 위한 과제네요.

 

 

 

책에서 소개한 6인의 삶을 보면 공통으로 다른 영역들을 희생한 대가로 성공을 이뤄내지는 않았더라고요. 오랫동안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실패도 하지만 상황을 더 개선하기 위해 항상 뭔가를 했습니다.

 

결국, 일과 일 나머지의 삶이 조화를 이룬다는 것은 가치 창조를 목표로 사는 삶 아니겠어요.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을 대립 관계로 놓지 않으며 이분법적 사고를 버리는 사고방식이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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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만화 한국사 대탐험 1~10 세트 - 전10권 - 세계사도 함께 배우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완벽 대비 와글와글 만화 한국사 대탐험
최금락 글, 문성기 그림,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외 감수, 비주얼 구성, 페이퍼100 기획 / 보랏빛소어린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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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역사 만화예요!

제가 본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한국사와 동시에 세계사까지 다뤄준다는 데 있어요.

만화로 보는 한국사는 흔한 구성일 수 있지만 이 책은 <세계는 지금> 코너를 통해 동시대를 비교해 보며 이때 서양은 이런 일이 일어났던 무렵이구나 더 생생하게 와닿더라고요.


총 10권으로 선사시대부터 현대 시점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1권 고조선과 여러 나라, 2권 삼국과 가야, 3권 통일 신라와 발해, 4~5권 고려, 6~8권 조선, 9권 근대, 10권 현대

 

그저 역사 설명을 만화 형식으로 빌리기만 한 것은 아니고 이 안에도 스토리가 있네요.

전쟁과 파괴를 일삼는 인류 때문에 지구를 리셋하려고 온 미래와 함께 과거로 돌아가 현재까지 역사탐험을 하게 됩니다. 인류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보여야 하는 미션이지요. 인류 멸망을 막기 위한 역사 체험이라니! 부모가 봐도 흥미진진한 스토리였어요.

만화니까 그림 풍도 따져봐야죠~ 남아, 여아 성별 구별 없이 다 만족할 만한 그림이네요.

 

 


사진 자료가 필요한 부분은 사진도 있고~

지도를 활용한 부분도 많아 시각적으로 이해력을 높일 수 있는 구성이었어요.

 

 

 

관련 교과 항목도 표시되어 있고요.
 

 

 

한국의 역사와 비교해 동시대 세계사 이야기도 몇 페이지에 걸쳐 다루고 있는데

그저 맛보기 식이 아니라 요거 알짜배기더라고요.


 


 

저는 초등 한국사 시리즈를 선택할 때 오래된 역사보다 근현대사 쪽을 살펴보고 정하는데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썼느냐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래서 이 시리즈도 9권 대한제국과 임시정부, 10권 미래로 나아가는 대한민국 편을 가장 먼저 펼쳐봤었어요.


보고 난 느낌은... 일단 사실 위주로 최대한 객관적 기술을 하고 있습니다.

이 점은 언급하면 좋겠다 싶었던 사항을 빼먹고 슬쩍 넘어가진 않았어요. 다른 책에서 근현대사 쪽 보다 보면 뭔가 뚝뚝 끊기는 기분을 느끼곤 했는데 이 책은 그런 게 없어서 마음에 들었어요. 인과관계 설명이 무난하게 잘 이뤄진 책이었어요.

 

 


현대사에서는 일반적인 민주주의에서 대중 민주주의라는 개념까지 설명하고 있네요.



와글와글 만화 한국사 대탐험이 지구를 리셋하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역사 체험이라는 스토리다보니 그 와중에 미래가 툭툭 내뱉는 말이 인상 깊더라고요.


"지구를 병들게 하는 신문명 따위는 애초에 생겨나지 말았어야 했어."

"왜 인류는 자기 것을 남에게 강제로 받아들이게 하려는 거야!"

"왜 연합군이 정의라는 거지? 내가 볼 때 영국과 프랑스는 식민지수탈로 악명 높은 나라들이야."


인류역사가 돌에서 금속을 이용하는 쪽으로 발전한 것을 보며 파괴의 길로 보는 미래의 입장이라든지 이렇게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눌만한 소재가 많아요. 미래는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는지라 미래를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이나 그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하면 금상첨화겠죠.


옛날 일을 어떻게 우리가 자세히 알 수 있는 건지, 강했던 나라가 왜 망했는지, 전쟁을 통해 문화가 발전하기도 했다는 것 등 우리 아이들이 아리쏭하게 여겼던 것들을 재미있는 만화로 쉽게 볼 수 있는 책이네요.


와글와글 만화 한국사 대탐험은 초등 3학년 이상이면 부모와 함께, 혼자 읽기에는 5~6학년 아이들에게 강추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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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 - 바로 지금 여기에서, 고유명사로 산다는 것
최진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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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쏙 든 책이었어요. 노자는 교과서에서만 잠깐 본 수준이라 중반까진 저한테는 참 어려웠어요. 완전 새로운 지식이 마구 쏟아졌다고나 할까요. 뒤로 갈수록 조금씩 가닥이 잡히며 더 신나게 읽었네요.


<생각하는 힘 노자 인문학>은 노자 사상에 대해 EBS 인문학 특강과 매일경제신문에 연재한 글을 토대로 엮은 책입니다. 방송말투여서 강의 듣는 느낌이었어요.

 

 

 

 

인문학이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닌 '인문적'으로 사고할 능력을 기르는 데 있어야 한다는 목표로 노자 철학의 탄생 과정, 인문적 사고의 힘을 기르는 방법, 노자 철학을 현실에 적용하는 법을 소개합니다.


먼저 노자 사상이 중국 사유의 역사적 발전 과정을 반영하는지라 중국사 흐름을 짚어주고요, 노자가 무위자연이란 생각을 왜 하게 되었을지 고민하게 이끌고, 노자가 세계를 어떻게 이해했는지 노자 사상의 존재적 기반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그 과정에서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의 차이는 물론 공자와 맹자 사상, 불교 반야학, 주역 등을 비교하기도 하네요.

 

 

철학이란 신에게서 인간으로 이동하는 역사를 말한다 합니다. 믿음에서 생각하기로 시작된 것이죠. 중국에서 도의 출현은 천명에 의지한 중국 문명에서 최초로 터져 나온 인간의 독립선언과도 같다해요.


이걸 공자는 인간의 내면에서 영감을 얻었고, 노자는 자연의 질서가 사유의 원천이었습니다. 공자는 본질론적이었다면 노자는 관계론적으로 세계를 바라봤습니다.

 

 

우리는 주로 공자의 논어를 익히 들어왔던터라 노자의 사상에 오해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노자가 어떤 세상을 꿈꿨는지 잘 알려주고 있어요.


『 공부는 내가 나를 표현하기 위한 수단, 내가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수단임을 잊지 말아야 해요. 이 기본적인 자세를 노자는 '자율'이라 했습니다. 자율이란 내가 나를 조율하는 겁니다. 』 - p218


개념화된 지식이 겹겹이 쌓이고 무거워질수록 쉽게 한계에 부딪히는 반면, 대립면의 긴장을 받아들이면 자율적 주체는 무엇을 배우더라도 그것을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생각하며 긴장을 잃지 않는다 합니다.

 

 

공자는 배움을 중시해 저쪽을 이상적인 곳으로 설정했지만, 노자는 도를 중시하며 이곳에 집중하여 여기서 이상을 실현하라는 차이가 있었어요. 그러려면 도덕경 제15장에 나오는 어떤 이념이나 기준을 근거로 하여 행하지 않는 '무위'를 실천해야 하는 것이고요.


이 무위라는 개념을 대충 알면 아무 생각없이 바보처럼 줏대없이 사는 게 아닌가라는 오해를 하게 됩니다. 노자가 말한 무위는 관념의 구조물일뿐인 이념과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의존이 아닌 밟고 읽어서는 것을 말합니다. 소극적인 삶을 의미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저자는 4대강 사업은 무위의 방식을 적용하지 못한 사례로 꼽습니다. 무조건 꼭 해야 하고 모두 해치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특정한 기준이나 신념, 가치관의 지배가 강하면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요.

 

 

저자는 노자 사상을 현대 철학으로 봅니다.

노자의 사상이 드러난 도덕경의 내용이 생소하지만 그건 우리가 이미 존재 가치, 본질에 익숙해 있어서라고 해요. 아들러 심리학이 휘몰아치는 이 시대에 왜 노자 사상도 필요한지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왜, 어떻게를 생각하는 과정을 유도하는 인과관계 흐름도 흥미로웠고, 공자와 노자의 사상 차이를 이번 기회에 많이 배웠습니다. 둘 중 누가 더 낫다, 옳다를 따지는게 아니라 그들의 사유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좋은 배움의 시간이었어요.


세상의 구분을 만들어내는 기준을 인위적 관념의 산물이라고 본 노자 사상.

왜 그런 기준 아래 개별적 자아가 주눅들고 고통받아야 하는지 의아하지 않은가요. 우리가 만든 기준에 발목 잡힌 삶을 살고 있지 않나요. 내 일상에 집중하고 나를 소중히 하며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노자 사상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읽어봐야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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