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목별 엄마표 놀이 - 학교 수업 완벽 적응, 놀이로 영재를 키운 따랑해의 하루 10분 놀이법 74
김주연 지음 / 다온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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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은 엄마와 놀면 안 되나요?! 유아 대상 엄마표 놀이는 수두룩한데, 초등학생 대상 엄마표 놀이는 희귀템이군요. 초등학교 입학했다고 우리 아이가 갑자기 달라지는 건 아닌데 말입니다. <과목별 엄마표 놀이>는 6~10세 아이를 대상으로 초등학교 수업 적응을 위한 엄마표 놀이로 꽉 채워졌습니다.

 

네이버 육아 파워블로거 따랑해 김주연 저자의 경험과 실용적인 정보 믿을만합니다. 우리 아이 지금 초등 6학년이어서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을 어느 정도 검증(?) 할 수 있겠더라고요. 공감 꾹~!

 

 

 

초등 저학년 때는 엄마들이 흔히 생각하는 그 공부 모드는 솔직히 힘들어요. 집중 가능한 학습 시간도 짧고요. 이 시기에는 교과서에 나오는 주제를 놀이로 접근하면서 학습의 바탕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하루 10분이면 충분! 아이들이 아니라 엄마 입장에서도 말이죠. 10분 넘어서면 엄마가 먼저 지쳐버리기 일쑤입니다. 이 책에서 소개한 놀이법을 쭉 살펴보니 유아용 엄마표 놀이보다 신체활동이 덜한 놀이들이긴 해요. 그런 장점(?)은 있지만 반대로 이걸 너무 학습적인 면으로 끌고 가버리면 서로 스트레스받게 되죠. 놀이는 놀이일 뿐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와 10분간 마주하면 좋겠습니다.

 

 

 

<과목별 엄마표 놀이> 책은 국어, 수학, 과학, 영어, 사회 과목 엄마표 놀이를 다룹니다. 국어 놀이의 바탕은 뭐니 뭐니 해도 책입니다. 독서만 잘해도 모든 과목의 기본 바탕은 다져집니다. 동시도 읽어보고 과학, 사회, 예술 등 다양한 영역을 책으로 접하면 결국 다 도움 되더라고요. 국어 놀이에서 중요한 건 아이가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는 게 아닐까 싶어요.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말이죠.

 

특히 과학동화는 저학년 때 많이 읽어두니 고학년 과학에서 제대로 힘을 내더라고요. 자연관찰 책은 유치 시절에 많이 읽히는데 그건 초등 3학년 과학에 효과 발휘했고요.

 

따랑해 김주연 저자가 알려주는 책과 친해지는 단계별 놀이는 독후 활동입니다. 책 속 중심 단어를 기억해내는 빙고 게임도 유용해 보이네요. 이건 우리 아이와 해봐야겠습니다.

 

 

 

수포자 엄마라면 아이의 수학 걱정부터 들기 마련인데요. 수학은 학년이 올라가면서도 계속 그전에 배웠던 걸 바탕으로 쌓이는 방식이라 기본 튼튼히 하는 게 관건입니다. 우리 아이의 경우 해당 단원 공부할 땐 개념 이해한 것처럼 보여도 단원이 섞이면 멘붕되기도 하더라고요.

 

초등수학 놀이는 비싼 교구가 있어야만 가능한 게 아니라 집에 있는 용품으로 충분히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습니다. 과자, 젤리, 양말 등으로 분류 개념 배울 수 있는 놀이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규칙, 패턴 등 다양한 응용 놀이로 수학 일부 영역 수월하게 이해 가능해요. 집에 있는 상자란 상자는 그때그때 잘라버리면 전개도를 배울 수 있고요. 이때는 여러 방식으로 잘라 최대한 다양한 모습의 전개도가 나오게 하면 요것도 또 나중에 큰 도움 됩니다. 사면 좋은 교구도 분명 있어요. 1~2만 원 대로 구입 가능한 실용적인 교구들 콕 짚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엄마표 놀이에는 아무래도 엄마 취향이 반영되기 마련이죠. <과목별 엄마표 놀이>에서 소개하는 놀이 중 몇 가지는 끌리지 않은 놀이도 있었어요. 종이컵 성, 색종이 폭죽. 이름만 들어도 감잡히지 않나요. ㅋㅋㅋ 정리도 놀이처럼 할 수 있는 맘이라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수학이 엄마들 고민이 가장 커서인지 이 책에서도 수학 파트는 읽을거리가 유난히 많네요. 초등 수학 문제집을 분야별, 단계별, 출판사별로 특징과 구성을 소개하고 있어 간단하게 비교 참고하기 좋더라고요.

 

 

 

과학의 꽃은 실험이죠! 원리를 설명하려 들지 말고 그저 놀이처럼 접하는 과학실험. 대신 관찰 결과는 짤막하게라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습니다.

 

 

 

영어놀이는 엄마표 유아 영어 관련 책이 워낙 많이 나와있는데, 이 책에 더 특별한 뭔가가 있는 건 아닙니다. 영어와 친해지는 기초 단계 수준의 영어놀이입니다.

 

 

 

사회 과목은 저학년 때는 우리 동네 위주로 주변 탐색, 생활 경제 쪽으로 접근하면 됩니다. 한국사를 굳이 저학년 때부터 공부하듯 할 필요는 없어요.

유치 시절에는 체험 위주로, 초등 이후엔 박물관 견학 위주로 하면 좋다고 합니다. 박물관도 다녀보니 한 번에 박물관 전체 끝장 보려 하지 말고, 한 번 견학 때 한 분야씩만 가볍게 보면서 몇 번 다녀와야 제대로 도움 되더라고요.

 

 

 

이것저것 만드는 게 구질구질해서 싫어하는 맘들도 만족시킬 부록도 있으니 너무 번거롭지 않을까 하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놀이로 자극하면서 아이와 함께 성장한 엄마의 기록을 담은 <과목별 엄마표 놀이>.

체험, 놀이로 체득한 건 확실히 아이가 기억도 잘 해내고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하더라고요. 아이 눈높이에 맞춘 초등 놀이, 저는 이렇게 다양하게 못 놀아줘서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나중에 더 후회하지 말고 응용해서 할만한 건 지금이라도 함께 놀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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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 남들보다 더디더라도 이 세계를 걷는 나만의 방식
한수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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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에세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내 공감을 끌어내지 못하는 에세이는 아닐까 걱정 살짝 하면서 펼쳤는데, 이 책은 저랑 궁합 잘 맞았어요. 책덕후들의 추천도서다운.

 

2015년에 출간한 <우울할 때 반짝 리스트> 개정판입니다. 한수희 작가는 세종우수도서에 2년 연속 선정, 매거진 <어라운드> 칼럼리스트로 고정 팬층 있는 글빨 쎈 작가더라고요.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 제목의 의미가 궁금했는데,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서 나온 대사라고 합니다. 늘 같은 지점에서 실패하는 인생인 것 같다고. 언제나 원을 그리며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고. 그런데 지금 와 돌아보니 그건 원이 아니라 나선이었는지도 모르겠다고. 인생은 일직선으로 뻗은 고속도로가 아니라는 것. 열심히 걸어도 원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우리는 나선을 그리며 걷고 있다는 말이 마음에 위로를 줍니다.

 

한수희 작가는 삶을 마주하는 세 가지 자세로 담담할 것, 씩씩할 것, 우아할 것을 이야기하는데요. 이 모두가 조화를 이뤘을 때 온전한 나다움에 한발 다가서는 것 같아요.

 

 

 

텃밭 딸린 농가 주택 사서 전원생활을 하겠다는 로망 한 번쯤 하지 않나요?
한수희 작가도 그런 동경을 제대로 가졌던 때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도시에서는 온전한 나를 찾기 힘들고 그렇게 해야만 나 자신이 될 수 있다는 막연한 환상. 하지만 어딜 가든 현실은 따라온다는 문장을 읽고 의기소침해졌다는군요. 생각해보니 저도 무언가에 엄청 꽂혔다가 겨우 한두 마디 말에 열기가 와륵 식어버린 경험이 많아 슬며시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런 동경은 우리가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 나타나는 생각은 아닌지. 저는 특히 30대 초반 즈음에 유난히 이런 감정에 사로잡혔었는데 내 인생을 제대로 마주하려는 시도조차 할 생각이 없을 만큼 불안하고 두려웠던 시기였습니다. 지금 사는 건 사는 것 같지도 않고, 막연한 동경 그것을 해야만 내 의지대로 하는 것 같은 느낌. 그렇다고 내가 다른 사람이 되는 건 아닌데 말입니다.

 

조금씩 욕심을 버리면서 그 시기는 어찌어찌 흘렀네요. 그런데 비우기와 포기의 경계선은 어딜까요. 속 시원해지느냐 찝찝함이 남느냐 같은 감정의 찌꺼기 차이가 있더라고요. 손에 잡고 있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는 것 대신 담담함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씩씩하고 우아하게 실패하는 법을 들려준 에피소드도 좋았어요. 상처를 직시하는 게 두려워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지는 않아야 합니다. 영화 <도희야>, <비긴 어게인>에 나오는 상처받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실패와 실수가 없을 수 없는 인생을 씩씩하게 헤쳐나가는 자세를 보여줍니다. 상처, 두려움, 불안감도 받아들여야 인생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사는 인생에 관한 에피소드도 제 상황과 닮아 공감되더라고요. 완벽한 일, 성공, 행복이 모두 따라올까요. 좋아하는 일을 실제로 한다는 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한수희 작가는 북카페를 잠시 차린 경험을 통해 제대로 실감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한번 해보았다는 충족감은 남죠. 안 해봤다면 언제나 가슴 한편에 남아있을 텐데 말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우아함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것 같습니다. 잘 늙는다는 것, 지금의 제 목표이기도 해요. 제대로, 잘 늙는 여자가 된다는 의미는 뭘까. 한수희 작가는 사노 요코와 노라 에프런처럼 솔직하고 씩씩한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시니컬하지만 정말 그분들은 나이대에 맞는 감각을 유지했던 분들이죠. 당당한 느낌이랄까.

대부분의 여자들이 좋아하는 마스다 미리.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단 생각을 할 만큼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지지 않나요. 거창하지 않는 소박함이 매력적입니다. 스스로를 속박하지 않는 자유로움이 묻어 나옵니다. 

 

 

 

내가 지금 어디에 서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한수희 작가는 책과 영화로 깨달은 게 많았어요. 공감하며 읽고 본 덕분에 사색의 힘이 잘 드러난 에세이입니다. 힘내어 살아갈 수 있게 해 준 책과 영화를 별도로 소개하고 있어요.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는  삶을 마주하며 인생을 걷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직선보다는 느리지만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는 나선. 영화 <안경> 속 사쿠라 할머니의 대사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중요한 건 조급해하지 않는 것. 초조해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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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 - 존엄한 죽음을 위한 안내서
데이비드 케슬러 지음, 유은실 옮김 / 21세기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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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 끝나가는 사람과 남겨진 사람을 위한 책, 죽음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 <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 아름다운 배웅을 위한 준비, 시작되셨나요.

 

부담스럽고 당황스러운 죽음에 관한 대화. 외면하기 일쑤였지만 2년 전 죽음 관련 책 <블루베일의 시간>,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읽은 이후 떠나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 모두에게 죽음의 문제를 대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은 막연한 공포와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 좋은 죽음을 맞기 위한 구체적 행동 지침을 떠나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 각각의 입장에서 알려주고 있어 무척 실용적입니다. 베스트셀러 10주년 기념판인 이 책에는 추가된 부분이 있는데요. 저자와의 인터뷰, 죽음을 마주한 사람들의 무의식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인생 수업>과 <상실 수업> 등 죽음 관련 책의 지존,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죽음을 직접 돌본 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죽음을 의미 있게 만드는 마음가짐과 행동의 바탕은 '온전한 한 인간'에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는 사람을 위엄 있게 대해야 하고, 살아 있는 사람으로 대우해야 합니다.

 

"진정한 작별은 슬퍼할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슬퍼할 것이냐의 문제다. 당신의 아픔을 다른 사람과 함께 나눌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제대로 슬퍼하는 사람이 남은 삶을 잘 보낼 수 있다." - 책 속에서.

 

 

 

 

끝까지 서로를 위로할 것.

죽음을 앞둔 사람과 대화할 때 막연한 두려움이 들기 마련입니다. 이런 말을 하면 슬퍼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밝은 일상 이야기를 하면 서운해하지 않을까 하며 머뭇거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때야말로 진심으로 감정을 나누게 될 계기라고 해요. 잘 말하고 잘 들어주는 것, 이것은 관계 정리 겸 애도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 시기에 감정 표현을 하지 않으면 남겨진 사람들은 떠난 이와의 관계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살게 됩니다.

 

 

 

떠나는 이는 마지막 순간에 대한 결정을 생각해둬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떠나는 이가 됩니다. 죽음에 임박한 상황에서는 늦습니다. 평소 내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어떤 돌봄을 받을지 자신의 죽음에 스스로 참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남겨진 이들에게 고통만 안겨주게 됩니다.

 

추상적인 죽음이 조금씩 생생하게 다가올 때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사실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노화의 변화, 피할 수 없는 통증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때 통증 완화 치료는 적극적으로 받는 것을 권합니다. 그저 참고 있기만 해선 안된다고 합니다.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의료진조차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죽음의 과정을 살피고 내 죽음에 참여하게 되면, 내면을 들여다보는 영성을 추구하게 되기도 합니다. 종교와는 의미가 다릅니다. 자신의 본성, 정신, 영혼과 관련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영성의 영역. 하지만 영성 추구를 기적과 착각하면 안 됩니다.

 

 

 

어른 입장에선 좋은 뜻으로 한 말이지만 아이들이 의미를 왜곡하는 사례를 보여주는데 깜짝 놀랐어요. 더 좋은 곳으로 가셨다는 말에 자기도 함께 가고 싶어 하며 실제 자살 미수 사례도 있었고요. 반대로 자기는 놔두고 가셨다는 것에 나쁜 아이라는 죄책감을 씌우기도 했습니다. <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에서 가장 마음에 든 건 바로 이 부분이었어요. 아이들에게 죽음을 어떻게 설명해줄까.

 

죽음이 삶의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아이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사실 우리 아이들은 생각 외로 일찍 죽음을 인지합니다. 주인공의 부모가 죽는 장면이 나오는 애니메이션, 반려동물의 죽음 등으로 말이죠.

단순히 더 좋은 곳으로 가셨다, 잠이 드셨다는 말은 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생명이 있는 것은 결국 죽는다는 것을 알려줘야 하고, 슬퍼하는 법과 죽음이 삶의 한 부분임을 아이들의 나이에 맞게 설명해야 합니다. 그저 단순하게, 간략하게, 정직하게만 말하면 됩니다. 처음부터 깊고 어려운 이야기는 필요하지 않고, 아이 입장에서 더 필요하면 질문을 할 테니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맞추면 됩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애도를 도와줘야 합니다.

 

 

 

죽음에 가까워진 사람의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죽음이 코앞에 와 있다는 신호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실질적인 죽음 과정도 짚어줍니다. 처음엔 경악스러웠지만 이런 식으로 죽음을 맞이하는구나 미리 알게 되니 점점 담담해지더라고요.

 

<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을 읽으면서 든 감정은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내 죽음에 관해 생각할 기회, 소중한 이들을 두고 후회를 남기지 않을 기회를요.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기피하다가 의식을 잃게 되는 일이 생기면 너무 늦어버립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선택들을 놓치지 않을 기회, 이 책으로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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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으로 산다는 것 - 조선의 리더십에서 국가경영의 답을 찾다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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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저널 그날, 신병주 교수의 조선 역사 신간 <왕으로 산다는 것>. 매번 이해하기 쉽게 조선 역사를 들려주는 저자여서 이번 책도 믿고 펼쳐봤습니다.

 

쭉 읽으면서 든 생각은 무적핑크 작가의 <조선왕조실톡> 만화의 텍스트판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왕으로 산다는 것> 책에서는 태조부터 순종까지 조선시대 27명. 그들이 왕이 되기까지 과정, 가족과 참모, 라이벌, 정책 등 왕의 주변 인물과 주요 사건을 다루는데 실톡에서 재미있게 본 에피소드들이 대부분 언급됩니다. 그래서 더 술술 잘 읽힌 것 같아요.

 

 

 

조선 창업 후 왕권 강화 시대, 사화와 당쟁 등 갈등의 시대, 전란의 시대, 북벌과 이념의 시대, 부국과 중흥의 시대, 개혁의 시대, 시련의 시대를 거쳐 근대에 이르기까지 시대순으로 왕들의 면모를 살피고 있습니다.

 

왕자의 난으로 왕위에 오른 태종 편에서는 함흥차사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태조 이성계와의 부자 간 갈등이 심했던 야사를 중심으로 가족사를 소개한 후, 태종의 업적을 짚어갑니다. 한양으로 재천도 후 도심의 홍수 피해 방지로 개천 공사를 착수했던 태종. 현재의 청계천이 이때 바탕이 된 겁니다. 공사에 동원되어 사망한 사람이 64명일 정도로 그 시대엔 동원됐다 하면 목숨 내놓고 일하는 상황이었는데, 태종은 일꾼들의 건강을 신경 쓰며 백성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신문고를 설치한 것도 태종입니다. 가족사는 비록 평안하지 못했지만 왕이 된 후 백성들의 안정적인 삶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힘쓴 점은 눈여겨볼 만 합니다.

 

이처럼 불우한 가족사를 안고서도 위대한 업적을 남긴 왕. 그 대표격으로는 자식 복도 없고, 며느리 복도 없었던 세종이 있죠.

 

왕의 업적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하지만 부정적 시각이 두드러져 꼬리표 붙은 왕들도 많습니다. 생모의 폐위를 뒤늦게 알게 되어 폭군이 된 연산군. 사실 심적으로는 아픈 가족사 때문에 동정표가 가기 마련인데 연산군의 독재정치는 생각했던 것보다 심했습니다. 백성들에게 무리한 세금을 부과했고, 엽기적 형벌 도구를 만들어 사용한 이야기들은 경악할 정도였어요.

한양을 버리고 파천한 선조는 이승만의 부산 피난과 닮은 꼴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다 오히려 자신의 발목을 잡은 경우도 있습니다. 광해군이지요. 정통성 시비로 영창대군을 제거하고 인목대비를 유폐하는 바람에 인조반정을 맞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광해군을 참 좋아하는데요, 전란의 상처 회복과 실리 외교의 지혜에서는 멋진 리더십을 보여줬거든요.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 균형 있게 평가하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왕으로 산다는 것>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됩니다. 하지만 참 좋게 봐줄 수 없는 왕이 있는데, 인조입니다. 인조반정 이후 광해군의 외교 정책은 모조리 폐기되고 북벌정책을 무리하게 앞세우다 결국 두 차례의 호란을 겪습니다. 게다가 아들 소현세자의 의문사, 며느리에게는 사약을 내리고, 손자들은 유배시켜 결국 죽게 만들고. 광해군의 패륜 행위를 부각시킨 인조반정의 의미를 스스로 말아먹은 왕입니다. <실톡> 볼 때도 인조 편은 그렇게 욕했었는데, 여기서도 도무지 정 안 가는 왕이라는 게 굳건해질 정도네요.

 

 

 

반대로 아들을 죽여놓고서도 탄탄한 업적으로 높이 평가받는 왕도 있습니다. 영조입니다. 서민을 위한 정책, 준천 사업 등 의미 있는 일을 많이 했거든요. 영조가 죽인 사도세자의 아들 정조 역시 개혁 군주로 이름을 드높입니다. 아버지의 죽음이 깊은 상처로 박혀있지만, 정치적 보복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왕권 강화에 집중했습니다. 지금 제가 수원시민이다 보니 수원 화성을 만든 정조에게 유독 관심이 많긴 합니다.

 

 

 

정조 이후부터 조선은 내리막길입니다. 안동 김씨의 세도 정치 속에서도 공노비를 해방해 신분제 폐지의 기틀을 마련한 순조처럼 그 속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아내봅니다.

 

이후 더 무기력해지는 조선의 역사는 읽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의 역사인 것을. 조선 왕들의 태도와 업적을 통해 반면교사 삼을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목적입니다. <왕으로 산다는 것> 다음으로 읽으면 좋은 책이 생각나는군요. 최근에 읽었는데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에서 12명의 권력자들을 다룹니다. 함께 읽으면 조선부터 현대까지 집권자의 면모를 훑을 수 있겠습니다.

 

 

쉬어가는 코너, 왕의 글씨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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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셀프 트래블 - 나 혼자 준비하는 두근두근 해외여행, 2017-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조은정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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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유럽 여행이 식상하게 느껴진다면 미국 여행 어떤가요. 주식과도 같은 항공권이라 할 정도로 여행경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항공권 가격이 만만찮긴 하지만, 대자연을 품은 미국 서부의 매력을 알고 나면 몸이 들썩거리게 될 겁니다.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에서는 서부 대표 도시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포틀랜드와 근교를 소개합니다. 할리우드 영화광이라면 도시 이름만 들어도 영화 배경지가 자연스럽게 생각날 정도로 은근 익숙한 곳일 겁니다.

 

지난달에 읽은 <청춘 일탈> 여행에세이를 통해 미국 국립공원의 매력을 맛봐서 저는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에서도 대자연 코스에 특히 관심 끌리더라고요.

 

 

 

미국인들이 최고의 국립공원으로 꼽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오묘한 빛깔 간헐천, 마크 트웨인이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호수라고 지칭한 타호 호수, 사진으로만 보던 환상적인 사암 협곡 앤털로프 캐니언처럼 미국 서부 협곡, 강, 호수 등 대자연을 누릴 수 있는 코스가 인상 깊습니다.

 

어렸을 땐 디즈니랜드 가보는 게 소원이었고, 영화에 푹 빠졌을 땐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동물을 좋아하니 세계 최대 규모 해양 레저 시설인 미션 베이 공원 내 위치한 시 월드 샌디에이고 가보는 것도 꿈이었고. 이젠 국립공원 위주로 돌아보고 싶어졌으니, 나이 들면서 조금씩 로망지가 바뀌긴 하는군요.

 

미국은 워낙 땅덩어리가 넓다 보니 휴양, 영화, 쇼핑, 뮤지엄 등 테마를 정해 여행코스 짜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도시마다 4박 5일 코스를 별도로 소개하고 있고, 미국 서부 전체 일정은 우리나라 직장인이 휴가 뺄 수 있는 평균 10일을 바탕으로 8~9일 정도의 코스를 소개해준답니다.

 

 

 

 

할리우드 영화와 미드광이라면 LA는 필수 방문지죠. 영화 속 배경으로 등장한 곳을 찾아다니는 재미 쏠쏠할 것 같아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현수교로 알려진 금문교는 기념사진 촬영 놓치기 아까운 곳이기도 하죠. 베스트 뷰 포인트를 짚어주고 있으니 멋진 인증샷은 필수. 

 

 

 

도시 내에서는 어떻게 이동하면 좋은지,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 기본 정보는 모두 2017년 2월 기준으로 최신 정보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시티패스나 필요한 어플 등 소소한 팁은 덤.

 

미국 서부 여행 핵심 코스만 쏙쏙 뽑아 헤매지 않고 여행 계획 세울 수 있게 도움 주는 여행 가이드북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뉴욕 셀프트래블>도 쓴 조은정 여행작가의 책입니다. 미국 여행지 정보는 이 두 권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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