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병 - 공감 중독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
나가이 요스케 지음, 박재현 옮김 / 마인드빌딩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훈훈함의 대명사 ‘공감’.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연대를 만들어주는 공감은 아름다운 개념입니다. 하지만 냉혹한 이면이 도사리고 있다는데?!


NPO 법인 억셉트 인터내셔널 대표이자 유엔 인간 주거 계획 CVE센터의 멘토, 포브스 30세 이하 유망주 30인에 선정된 나가이 요스케 저자는 소말리아 등 분쟁지에서 테러와 분쟁 해결을 돕는 일을 합니다. 그런데 그 현장에서 공감의 부작용을 비일비재 겪는다고 합니다. <공감병>은 공감을 나쁘게 매도하지 않습니다. 올바르게 이용하면 더 나은 차원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지만, 공감 중독 및 과잉의 문제는 오히려 어마어마한 부작용을 낳기에 이 문제를 짚어주고 있습니다.


도박으로 전 재산을 날린 남루한 차림의 60대 남성 노숙자와 내전으로 가족을 잃은 누더기 차림의 10세 여아가 있습니다. 두 사람 중 당신은 어느 쪽에 공감하는지요. 둘 다 똑같은 인간으로서 같은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남성에겐 자업자득이라며 공감이 확연히 줄어듭니다.


나가이 요스케 저자는 테러리스트 갱생 지원 및 테러조직과의 교섭을 하며 이와 비슷한 상황을 접했습니다. 고향 마을 친구들과 강제적으로 조직에 가입했다 갱생 시설에 들어온 청년과 돈이 없는 백수여서 스스로 조직에 가입했다가 갱생 시설에 들어온 청년에게 대하는 사람들의 공감력은 다르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누구에게 공감할까요. 자신과 공통항을 갖고 있거나 비슷한 경험을 한 대상, 혹은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대상에 좀 더 쉽게 공감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공감하는 만큼 그 대상에게 정당성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개개인이 가진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때 공감은 특정인에게만 해당하는 지향성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공감은 내 편의 사람에게 작동하는 거죠. 명백히 공감이 필요한 경우에도 공감을 얻지 못하는 사람이 존재하게 되는 겁니다.


"바야흐로 공감은 차별주의자다." - 책 속에서


공감의 메커니즘은 타자의 배경과 상황을 파악해 심리 상태를 추론하여 이성적으로 이해하는 인지적 공감과 무의식에서 일시적, 충동적, 감성적으로 공유하고 동기화하는 정동적 공감으로 구분됩니다. 이 둘은 단독 또는 함께 작용합니다.


개인의 공감이 타자의 의도대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자극적인 문구나 과장된 주장으로 공감 포인트를 짚어주는 마케팅에 쓰이는 건 애교 수준입니다. 분쟁, 학살처럼 심각한 폭력이 벌어지는 곳에서도 교묘하게 사용됩니다. 민족, 이념 등 대립을 이유로 특정 집단 구성원을 대량 학살하여 절멸시키려는 제노사이드처럼 말입니다. 나치에 의한 홀로코스트뿐만 아니라 르완다에서는 루치족은 바퀴벌레니 죽여라고 라디오 방송으로 선동해 후투족을 집결한 사례도 있습니다. 


어떻게든 더 많은 공감을 얻기 위한 경쟁 때문에 공감의 획득이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어가고 있는 공감 과잉의 사회. 간단히 선동당하는 사람들과 해결되지 못한 채 나빠진 상황만 남는 악순환의 반복입니다. 이렇듯 공감은 지나치면 중독 문제를 일으킵니다. 소셜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며 자기 승인 욕구의 과도한 비대화는 타자와 자신을 비교하며 자신감을 잃어가고, 과도한 공감에 의한 폭주로 공감 피로, 공감 탈진 문제를 낳습니다. 내집단이 외집단에 대한 증오, 혐오를 표출하며 공감이 분노와 증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공감이 사회와 세상을 더 나은 것으로 만드는 열쇠이지만, 분쟁 및 대립 같은 것을 불러오는 원인도 된다는 걸 보여주는 <공감병>. 투항해온 사람의 사면 및 사회 복귀를 위한 갱생 지원을 하는 저자는 테러리스트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마주하며 살고 있습니다. NPO, NGO 활동을 지원하는 이들 역시 편견이 많다고 합니다. 동남아 지역을 선호하고 어린아이, 여성, 난민 지원 업무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테러리스트의 자발적 투항 독려 및 갱생 업무는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공감할 수 없고 공감하기 어려운 사람에겐 공감을 대신할 게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권리와 이성을 장착한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 #KuToo 운동을 전개하며 BBC ‘세계의 영향력 있는 100인의 여성’에 선정된 배우 이사카와 유미와의 특별대담과 공감하지 않을 자유 및 윤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일본의 지성 우치다 다쓰루와의 특별대담도 실려 있습니다. 뜨겁게 흥분하기보다는 흑백 논리를 경계하며 타자를 바라보는 태도의 문제에 대해 짚어줍니다. 공감의 장점을 잘 사용하면서 동시에 이성도 작동시켜 고삐를 잡는다면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가능성이 생길 거라는 나가이 요스케 저자의 <공감병>. 공감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무슨 일이든 균형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I 세계미래보고서 2023 : 휴머노이드가 온다 -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인공지능 빅테크 대전망!
박영숙.제롬 글렌.데이비드 핸슨 지음 / 더블북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적인 미래연구기구 밀레니엄 프로젝트(MP) 한국 지부 (사) 유엔 미래포럼 대표 박영숙 저자를 포함해 밀레니엄 프로젝트 회장 제롬 글렌, 미국 로봇 공학자 데이비드 핸슨이 함께한 AI 빅테크 대전망 <AI 세계미래 보고서 2023>. 산업 주류로 부상한 AI 빅테크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봅니다.


얼마 전 JTBC 과학 프로그램 '국과대표'를 보다가 소름 끼치게 놀랐던 장면이 있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그레이스가 등장해 실감 나는 표정을 선보였는데요. 휴머노이드 로봇의 현시점을 마주하니 AI 기술 발전 속도에 감탄사만 나옵니다. 몇 년 전의 로봇은 거리감이 느껴지는 나와 상관없는 기술로 여겨졌었다면 이제는 정말 일상생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로봇 소피아는 보여주기식 로봇에서 그치지 않고 수십억 명의 상상력과 관심을 사로잡았습니다. 17개국 정상들과의 1:1 미팅, 40억 회 이상 소셜 미디어 노출, 세계 최초 시민권 부여받은 AI 로봇 등으로 유명 연예인이 되었습니다. 2042년 토큰화한 가상세계 소피아버스에서는 모두가 소피아의 진화를 관리하고 특이점의 시대를 준비하는 도구로 발전할 거라니 가히 상상을 초월합니다.


국과대표 방송에 출연했던 그레이스는 소피아의 여동생 캐릭터입니다. 코로나 우울증 및 자폐증 치료 프로그램을 탑재한 간호의료로봇입니다. 치매노인을 돌보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죠. 노인 케어와 의료 시스템에 주요 역할을 하는 그레이스는 의료용 소셜 로봇 시장의 성장을 예고합니다. 게다가 거의 모든 언어를 탑재해 언어 교사 역할도 가능한 그레이스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AI와 자동화 비율은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일자리에 대한 고민도 깊어집니다. 씨앗을 심는 농부 로봇이나 씨앗을 떨어뜨리는 작은 드론, 아인슈타인 교수 로봇, 학습을 돕는 리틀 소피아, 지상과 공중 이동이 동시 가능한 제트 구동 로봇 개발 등으로 여러 전통 직업이 사라지는 대신 자동화가 창출하는 새로운 일자리는 생길 테지만, 기술 격차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교육 및 숙련도 향상 등이 관건입니다. 이런 발달과 함께 뒤따르는 건 사이버 공간과 모든 종류의 로봇공학 분야로 범죄가 이동한다는 겁니다. 나노로봇으로 불법, 위조 제품을 생산할 수도 있고 다양한 범죄에 악용될 수 있습니다.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쌍둥이 모델을 만들어 시뮬레이션 해봄으로써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인 디지털 트윈의 시대입니다. 산업,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 NFT, 암호화폐 등은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이제 익숙한 게임 개념을 넘어서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 혁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가 되었습니다. 콜린스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2021년 가장 핫한 단어는 NFT입니다. 예술, 금융, 갤러리, 경매장,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전통 투자 세계를 뒤흔드는 블록체인은 NFT 투자를 이끌고 있습니다.


산업의 주류로 부상하는 증강인간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기술적으로 활성화한 인간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초자연적 수준에서 행동한다는 개념인 증강인간은 장애인을 돕고 병자를 치유하는 것을 넘어 정상적인 인간을 개선한다는 아이디어를 현실에 접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밀접하게 와닿는 사물인터넷 기술이 인공지능, 로봇 등과 만날 때 더욱 스마트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 차량, 소비자 가전 등에 활용되는 AloT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요즘 전기저상버스를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기존 버스와 나란히 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배기가스 뿜지 않는 전기버스의 깔끔함을 눈으로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배기가스 없고 소음 거의 없이 시속 약 320km로 다닐 수 있는 전기 에어택시를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2025년부터 운영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탄소 중립 목표를 지원하면서 효율적이고 편안한 운송을 위한 기술이 실생활에 다가오는 그날이 기대됩니다.


점점 사실적 표정을 선보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늘어나고 있고, 에스토니아는 AI 기반 판사가 이미 소규모 소송을 해결하는 등 우리 삶 가까이에 다가온 로봇. 대부분 이제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 중인 AI 테크 트렌드를 살펴보며 AI와의 공존을 고민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 되는 책 <AI 세계미래 보고서 2023>. 매일 진화하는 기술의 잠재력은 상상이 아닌 현실임을 보여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 나은 나를 위한 하루 감각 사용법 - 일상의 구석구석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의 비밀
러셀 존스 지음, 김동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감각 과학자 러셀 존스가 알려주는 행복의 과학 <더 나은 나를 위한 하루 감각 사용법>. 향기, 소리 등을 이용해 생활의 모든 영역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감각 과학을 활용한 이야기입니다. 일상에 미치는 감각의 영향력을 이번 기회에 배워보세요. 색상, 빛, 소리, 냄새가 우리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살펴보며 감각 처방을 하는 러셀 존스 저자. 특정 문제 해결을 위해 소리, 색상, 냄새를 조합하여 최적의 환경을 처방합니다.


모든 생물에 존재하는, 생리 작용이 24시간 동안 순환하는 생체 리듬에 따라 아침부터 밤까지 일상의 하루를 시간 순서에 따라 구성한 <더 나은 나를 위한 하루 감각 사용법>. 일상의 구석구석에서 행복을 느끼기 위해, 최적의 업무 효율을 위해 알아두면 좋은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가장 좋은 기상 방법은 뭘까요? 쉽게 일어나려면 시각과 청각에 초점 맞춰야 합니다. 환한 불빛과 빛 공해로 리듬이 깨진 현대인은 일어나서 1~2시간 동안 정신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수면 관성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엔 서서히 빛을 내는 스마트 조명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가장 좋은 건 자연광에서 호르몬 분비 활동과 수면 패턴을 일치시켜야 하는데 현실은 쉽지 않죠. 기상 후 혈압 상승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아침에 충격적인 소리로 깨는 건 좋지 않다고 합니다. 조용히 시작했다가 점점 소리가 커져서 편안하게 들리는 게 가장 좋습니다. 자연 소리라면 금상첨화입니다. 청각과 관련해서는 소음이 너무 없어도 문제, 과도해도 문제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어떤 종류든 소리가 나는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비록 주의를 기울이지 않지만, 우리의 마음과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배경 소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커피를 마실 때 어떤 색깔 컵에 담나요? 그저 시각적인 효과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색깔이 미각에 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진한 빨간 그릇이 더 풍부한 맛을 낸다고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이처럼 음식 먹을 때 미각이 가장 큰 작용을 할 것 같지만, 인식 대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건 시각이라는 걸 알려줍니다. 먹고 마시는 일은 모든 감각과 감정이 만나는 시간입니다. <더 나은 나를 위한 하루 감각 사용법>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우리의 감각이 그저 개별 작용하는 게 아니라 공감각적으로 활동한다는 걸 알려줍니다.


생체리듬상 몇 시에 운동하면 가장 좋은지, 운동 후 회복에 도움 되는 감각 처방은 무엇인지, 일할 때 집중력 높은 시간대는 언제인지 등 일상 및 직장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감각 처방을 들려줍니다. 쇼핑과 관련한 이야기는 무척 흥미진진합니다. 고도화된 마케팅 세상에서 소비자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주위 환경에 따라 나의 행동이 조작되는 것 같은 기분이 싫다면 과학을 이용해 자신만의 감각 세계를 창조할 수도 있다고 조언합니다. 쇼핑 갈 때 내가 원하는 음악과 향기를 미리 준비하면 충동구매의 영향을 덜 받게 됩니다. 쇼핑과 관련해서는 촉각이 큰 영향을 발휘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물건을 일단 오래 쥘수록 질감이 어떻든 사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정서적 애착과 소유 효과 때문이라고 합니다.


평소 향수 사용하시나요? 후각과 관련한 향수가 자신감과 연결된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긍정적 힘을 북돋우는 효과를 낸다니 감각을 활용하는 또 하나의 기술인 셈입니다. 냄새와 감정은 뗄 수 없는 관련이 있습니다. 냄새에 관한 기억이 장기적으로 가장 생생하고 감정적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인 의미가 있는 냄새일수록 더 강렬합니다. 평소엔 별로 쓸모없어 보이던 후각은 인간 진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발달한 감각이라고 합니다. 후각을 완전히 상실한 사람 중 76퍼센트는 심각한 우울증, 불안, 소외감을 느끼고 감정적으로 쉽게 상처받는다고 합니다. 코로나19 후유증으로 후각을 잃었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접했는데 단순히 볼 게 아니었습니다. 후각을 잃으면 미각도 잃는 겁니다.


"공감각을 발휘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간을 확보하여 무슨 일에서든 최선의 결과를 얻어낸다는 것을 뜻한다." - 책 속에서


집에서도 감각 여행이 가능합니다. 오감의 조화를 추구하는 환경을 구현한다면 말이죠. 오감 외에도 우리에게는 자기 수용 감각, 균형 감각, 운동 감각, 내부 수용 감각 등이 있습니다. 관점에 따라 30여 개까지도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중요한 건 공감각적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주의를 기울여 평소 당연하게 여기거나 깨닫지 못했던 감각을 일깨워야 합니다.


신체 기관이 가진 다양한 감각의 관점에서 내 컨디션을 이해하는 법을 알려주는 <더 나은 나를 위한 하루 감각 사용법>. 오감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일상에서 공감각을 활용하는 노하우를 배울 수 있습니다. 이것 해라 저것 해라 대신 흥미진진하고 쉬운 실천법으로 행동을 이끌어내는 저자의 꼬드김이 정겹게 다가옵니다. 소중한 감각의 세계를 알아갈수록 더 풍성한 경험, 풍요로운 삶을 만들 수 있다니 책을 읽는 내내 기분 좋은 설렘이 가득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이든 국내여행 가이드북 - 2223개 스팟을 담은, 모바일시대 소장하면 좋은 여행지도를 담은 우리나라 전국 여행 바이블, 2022-2023 개정증보판 에이든 가이드북 & 여행지도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지역별 에이든 지도에 반했다면 이제는 우리나라 전국을 한 권에 담은 <에이든 국내여행 가이드북>도 필수입니다. 검색 시간을 줄이고 광고 없는 명소를 살펴볼 수 있는 데다가 어마어마한 핫스팟이 모였습니다. 무려 2223개! 추천 여행지 524개를 포함해 꽃 여행지, 액티비티 장소, 맛집, 카페 등 알뜰살뜰하게 실려있습니다.


국내여행은 해외여행과 달리 장소만 정하면 쉽게 다녀올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갈만한 곳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검색 시간이 소요되잖아요. 에이든 국내여행 가이드북은 광고 없이 여행 키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정보를 지도에 직접 담아 지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선택을 수월하게 해줍니다. 지도로 바로 확인하니 동선 짜기에도 유리합니다.


<에이든 국내여행 가이드북 2022-2023 개정증보판>은 최근 핫한 스팟들과 맛집 추가 등 모바일 시대에 빠른 업데이트가 반영된 가이드북입니다. 48장의 여행지도가 지역별로 수록되어 있어 목적지부터 고르고 나면, 주변 여행지 및 맛집과 카페까지 한 번에 고를 수 있습니다. 에이든 서울, 부산, 제주 등 개별 지도로 만났던 정보가 이 책에 다 모여 있으니 든든하네요.


목적지 정보에는 좌표가 기재되어 있어요. p63 D:2 암호 같은 좌표를 지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지도 맨 윗부분엔 알파벳이 있고 왼쪽 끝에 숫자가 있어 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지도를 보면서 근처 가까운 역은 어디에 있는지, 주변 다른 가볼 만한 곳은 뭐가 있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서술식 정보보다는 카탈로그식의 정보여서 오히려 많은 정보가 담길 수 있으니 만족스럽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나 후기가 궁금하다면 그때 폰으로 확인해 보면 되니까요. <에이든 국내여행 가이드북>에서는 지역별로 대표 여행지를 포함해 꽃 여행지, 액티비티 여행지, 박물관 미술관, 먹을만한 것, 살만한 것, 카페 등을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숙소는 없는데 인스타 감성의 숙소가 궁금한 저로서는 다음엔 감성 숙소도 꼭 포함되면 좋겠다 싶어요.


제주 정보는 물론이고, 역사여행지도 포함되어 있어 아이들과 방학 때 체험 여행하기 좋은 장소 찾는 부모에게도 유용합니다. 에이든 우리나라 전국 여행지도에 이 역사지도가 있으니 휴대하기에 편한 아날로그 지도도 별도로 갖추면 좋습니다.


어마어마한 정보가 담긴 여행가이드북인 만큼 꼼꼼한 인덱스는 필수죠. 전국 백지도도 한 장 실려있는데 다녀온 곳을 빼곡히 모두 색칠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키네요. 우리나라 전국 여행을 위해 유용한 <에이든 국내여행 가이드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안전하게 즐거운 여행을 준비해 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고기를 위한 변론 - 지속가능한 지구생태계와 윤리적 육식에 관하여
니콜렛 한 니먼 지음, 이재경 옮김 / 갈매나무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는 기후변화를 야기한다. 해결책은 소 사육을 멈추고 소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다."라는 서사에 우리는 익숙합니다. 풀을 밟고 뜯는 것은 환경에 손상을 가하고, 한 지역에 소의 개체 수가 많아질수록 생태계 피해가 심각해진다는 혐의. 환경변호사로 일했고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과 가축 복지 향상의 옹호자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30년 넘게 채식주의자였던 니콜렛 한 니먼 저자도 저 전통적 서사를 굳건히 믿고 있었습니다.


고기 소비가 세계의 기아를 야기한다? 축산이 삼림을 파괴한다? 적색육과 동물성지방이 심혈관질환의 원인이다? 지나친 방목이 미국 서부를 망쳤다? 이것들은 모두 틀렸다고 합니다. <소고기를 위한 변론 (원제 Defending Beef)>에서 조목조목 짚어줍니다. 오해하면 안 됩니다. 저자는 대규모 공장식 축산업의 시스템을 변론하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소가 아니라 방법이다."며 진짜 문제는 현행 축산업을 포함한 농업이 야기한 환경 문제들이라고 합니다.


<소고기를 위한 변론>에서는 현대 농업과 현대 식습관의 폐해에 대한 고발을 합니다. 현재는 소를 직접 키우는 목장주이니 내부고발과도 같습니다. 정당한 우려는 인정하고 해결책을 도입해야 하고, 생태 친화적 방목 기반 농업과 목축이 가축에게도, 키우는 사람에게도 그리고 소비자에게도 낫다는 걸 조목조목 알려줍니다.


지구에 있는 가축의 수는 오늘날이나 100년 전이나 비슷하다고 합니다. 수적으로 엄청 증가했을 것 같죠? 양, 황소, 노새, 당나귀, 말 등은 오히려 그 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소는 죄가 없습니다. 소는 생후 2년도 되기 전에 도축됩니다. 현재 소의 평균 도축 월령이 약 14개월이라고 합니다. 젖소도 대개 생후 3년 무렵 도축된다고 합니다. 그 많은 우유는 어떻게 생산하는 걸까요? 젖소 한 마리당 우유 생산량이 어마어마하게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우유 생산 증대를 위한 젖소 선별 육종의 결과로 말이죠. 우리는 현재 무얼 먹고 있나요? 대량 생산 핫도그는 스테이크와 전혀 다릅니다. 현대인들은 음식을 닮은 식용물질들을 더 많이 섭취합니다. 소고기 소비량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환경 위기, 공중보건 위기의 책임을 가축소와 소고기에게 전가합니다.


육식 비판의 주요 논거로 등장하는 기후위기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습니다. 시발점은 2006년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에서 인간이 유발하는 온실가스의 18%가 육류 때문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떡밥이 제대로 던져졌죠. 하지만 결국 이 계산은 오류라는 것이 판명되었음에도 여전히 이를 바탕으로 한 기사는 넘쳐납니다. 소 사육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 맞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소가 기후변화의 주원인이라는 혐의는 본질을 흐리는 그릇된 주장이라는 게 저자의 논지입니다. 어떤 가축도 본질적으로는 환경에 해악이 되지 않고, 오늘날의 가축 사육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인간이 숲을 없앴다면 소 방목이 아닌 다른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브라질 열대우림 벌채의 원인은 부유 지주들이 토착민을 몰아내기 위해 소를 놓아두고 소유권을 주장함으로써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토지 용도 변경 후 콩을 재배합니다. 전통 서사에선 이 콩이 가축사료라고 하죠.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오히려 풀로만 사육하는 목장주가 꾸준히 늘고 있고, 브라질에서 수입하는 양은 1%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브라질 콩의 4분의 3은 중국으로 간다고 합니다. 실제 이 브라질 콩은 비건 식품에도 많이 쓰는 가공식품 첨가물로 쓰인다니 뭔가 속은 기분입니다. 비건부터 육식가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도 지구온난화에 영향 주는 음식을 먹지 않을 도리가 없다고 합니다. 어쨌든 삼림 벌채의 배후에 여러 동인이 얽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여러 혐의 중 소는 메탄 농도 급증의 주범이라고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연구에서는 미국 가축소 수의 변동과 메탄 수치 변동 사이에서 전혀 관련성을 못 찾고 있다고 합니다. 소의 소화과정에서 생기는 메탄은 산업적 발생원이 야기하는 메탄 배출과 다르다고 합니다. 소는 오랜 세월 해온 자연발생적 탄소순환일 뿐입니다. 게다가 이것마저도 95%나 줄일 수 있는 해초 보충사료가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가축을 이용해 토양탄소 수준을 높인 좋은 토양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게 중요합니다. 소를 지구 건강에 이로운 방향으로 사육할 수 있는 길이 있는 겁니다. 대기 중 배출된 탄소를 토양으로 돌려보내는 탄소격리는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다고 합니다. 지구 평균 토양탄소 수치가 단 1%만 증가해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수치는 2%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합니다. 현재 세계 축산업자들의 관심은 산지축산 영농법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숲에 사료작물을 파종하는 등의 방법으로 숲을 방목장으로 활용하는 겁니다. 이미 미국 농무부도 시범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잉방목과 관련한 논란 역시 진짜 이유를 짚어줍니다. 역시 문제는 인간이었습니다.


전 세계 농업 지역의 약 70%를 덮고 세상에서 네 번째로 종류가 많은 식물인 풀. 소는 이 풀만 먹고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쌍방향 공생 관계라고 합니다. 풀 뜯기와 땅 밟기는 초지를 유지하고 재생시킨다고 합니다. 토양과 물을 보호하려면 지속적인 식물 덮개인 영구 목초지와 방목장이 필요한 겁니다. 적절히 관리되는 소 떼가 있는 초지는 탄소를 격리하고, 사막화를 반전시키고, 생태계의 모든 생명을 부양하고,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놀라운 효과를 냅니다. 지속가능 영농 시스템을 위해 농경지를 정기적으로 목초지로 바꾸면 (토끼풀만으로도 훌륭하다고 합니다) 토양 침식, 황폐화, 토양의 생명 유지 시스템을 되돌릴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초지를 엎고 옥수수, 콩을 심고 있습니다.


공장식 밀집사육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 없습니다. 제대로 운영하는 목장도 있지만 대부분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감염을 막기 위해 사료에 항생제를 넣고, 항생제 내성균이 창궐하고, 거름으로 쓰지도 못할 폐기물만 쌓이는 악순환이라고 합니다. 55%의 곡물이 감금사육용 사료로 투입되고, 옥수수와 콩 농사는 화석연료 기반 산업입니다. 


적색육과 동물성지방에 대한 팩트를 아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우리는 매일 하루 136그램이 넘는 설탕을 먹고 있고, 1인당 연간 45킬로그램 이상을 섭취한다고 합니다. 탄산음료에도 액상과당이 가득합니다. 오늘날 세계 최대 작물은 사탕수수입니다. 설탕뿐만 아니라 곡물도 비만, 만성질환 증가에 기여했습니다. 당뇨 수치가 갑자기 높아진 친구가 의사로부터 들은 말은 밥 양을 줄이고, 평소 먹던 간식 끊고 대신 고기 몇 점 구워 먹으라는 조언이었습니다. 별다른 병명 없이 기운이 없어하는 할머니에게도 고기를 구워 먹으라는 조언을 역시 받았습니다. 소고기는 어느 부위에도 탄수화물이 없고, 혈당 지수 순위가 가장 낮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적색육과 관련한 연구는 가공육과 비가공육을 분리하지 않은 채 진행한 문제투성이 연구였고, 실상 건강 문제는 고도가공식품들이라는 데 있다는 걸 짚어줍니다. 문제는 고기가 아니라 가공식품이라는 걸 다시 한번 알려줍니다.


<소고기를 위한 변론>에서는 대규모 비육장의 환경문제와 공장식사육의 동물복지 이슈는 제대로 짚어가며 모두가 공장식사육 거부에 동참하길 제안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소고기 비방에 이용된 이야기들을 하나씩 격파합니다. 무엇을 생산하든 생산 시스템이 문제인 겁니다. 소비자로서는 어떤 식단을 선택하든 건강과 친환경농법을 함께 지원하는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소고기만을 매도하지는 말고 말이죠. 산업화 공정이 적게 들어간 식품을 먹고, 공장식사육 고기보다 더 좋은 자연방목 고기를 먹는 현명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소가 토양과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사육 방식에 따라 극적으로 달라진다는 걸 보여준 <소고기를 위한 변론>. 윤리적 잡식주의가 되는 길을 위해 알아야 할 이야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