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신 - 메가 히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알아야 할 유튜브 속성의 모든 것
직업의모든것(황해수) 지음 / 라이스메이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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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인터뷰 채널 1위 유튜버 직업의모든것. 다양한 직업을 현장 종사자들을 통해 알려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이 채널은 85만 구독자, 조회수 3억뷰를 달성하며 레드 오션 유튜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습니다. 그의 영상은 유독 인기를 끈 메가 히트 콘텐츠가 많습니다. 실패하지 않는 콘텐츠 기획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콘텐츠의 신>. 유튜브라는 망망대해에서 틈새를 공략해 자기만의 블루 오션을 찾아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직업의모든것에는 화려한 영상미도 없고, 유명인이 출연하지도 않고, 값비싼 장비를 쓰지 않지만 돋보이는 섬네일과 제목, 퀄리티 탄탄한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홀리고 있습니다. 직업과 관련한 주제 역시 이미 많은 채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현실적 직업 세계의 다양한 삶을 보여 주는 직업의모든것은 어떤 차별점이 있는 걸까요.


유튜버로서의 시작점은 내 채널의 정체성을 파악하는 것으로 출발합니다. 알바 경험이 많았다는 황해수 저자는 다양한 직업적 경험을 했기에 직업에 대한 이해도가 좋은 편이었습니다. 현실적 직업 세계의 다양한 삶을 보여 주는 것으로 주제를 정하고, 직업과 관련한 여러 참고 사항을 추가해 주는 예방주사 역할을 담당하는 채널로 정체성을 확보합니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합니다. 시대가 변하며 새로운 직업이 계속 등장하기에 마르지 않는 샘물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인터뷰 영상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컨디션에 영향을 많이 받고, 제작 후 영상을 내려야 하는 상황도 생기는 등 인터뷰 채널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사건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때 기준이 잘 세워져 있다면 문제를 수월하게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줍니다.


유튜브 광고 세계도 궁금하기 마련이지요. 직업의모든것은 광고주 간섭을 피하고 있는지라 광고가 많지 않은 채널입니다. 예전에 좋아하던 채널이 기업 광고를 제작해 올렸는데 그만의 색깔이 드러나지 않아 실망했던 경험이 있었거든요. 반면 직업의모든것에 등장한 광고 영상은 채널의 컬러를 확실히 입히는 방식으로 진행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광고주의 가이드라인대로 움직이지 않고 되레 설득을 하는 모습이 대단해 보입니다. "조율 과정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양이 상당하다."라는 그의 고백에 폭풍 공감하기도 했고요.


직업의모든것의 메가 히트 콘텐츠는 뭐가 다를까요. 인터뷰이가 다양한 콘텐츠에 출연해도 어떤 영상은 반응이 좋고 어떤 영상은 그저 그런 것처럼, 해석하고 보여주는 프레임이 중요하다는 걸 짚어줍니다. 자기 채널의 컬러를 입혀야 한다는 겁니다. 같은 주제를 각자 언어로 다르게 표현했을 때, 그 새로운 시각에 시청자는 감동한다고 합니다. 똑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도 식상한 관점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당연히 처음부터 그런 능력을 지녔던 것은 아닙니다. 초창기 콘텐츠를 다시 보면 그 역시 그때 이런 질문을 했었어야 했는데 하며 아쉬워한다고 합니다.


인터뷰라는 방식 때문에 원래부터 말 잘하는 사람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사실 그는 소심하고 우물쭈물하던 사람이라고 합니다. 알바 시절에도 그런 성격 때문에 불편했다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그는 자신의 단점을 고쳐야겠단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합니다. 대중 앞에서 말하는 것을 가르치는 스피치 학원에도 다니고, 소수 인원이 연습하는 모임에도 참여합니다. 결국 그의 말센스는 노력의 성과입니다. 더불어 직모 유니버스에 대해서도 들려줍니다. 그는 기꺼이 다른 유튜버들과 협업합니다. 함께 했을 때 더 발전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는 방법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노력이 임계점을 넘었을 때 생기는 가장 큰 변화는 자기 분야에 강한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덕분에 어떠한 상황에 부닥쳐도, 어떤 대상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는 담력도 함께 가지게 된다." - 콘텐츠의 신


직업의모든것이 오랜 시간을 들여 깨달은 것들을 쏟아낸 <콘텐츠의 신>. 다양한 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배운 것들과 트렌드가 시시각각 변해도 결코 변하지 않는 절대 법칙은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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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자녀와 함께 떠나는 유럽 자존감여행 - 2022-2023 최신판 트래블로그 시리즈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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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생기는 다양한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아이의 자존감은 한층 성숙해집니다. 아이와 함께 여행을 떠나 풍부한 경험을 맛보게 해주고픈 부모의 마음. 해외여행 초보자라면 준비 과정도 막막하고 여행 중에 아이와 생기는 갈등도 도사리는 등 만만찮은 시련이 놓일 겁니다. 많은 걸 보여주고 싶은 부모 욕심 때문에 오히려 여행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행복한 여행을 계획한다면 <처음 자녀와 함께 떠나는 유럽 자존감여행>으로 도움받아보세요. 전문 여행작가이지만 실제 청소년과 함께하는 유럽여행을 했기에 경험이 제대로 반영된 현실적인 정보가 가득합니다. 남을 기준으로 나를 보여주는 자신감 대신 나를 기준으로 하는 탄탄한 자존감을 갖춘 아이로 성장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이드북입니다.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그 다양한 경험들이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책은 부모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세계 문화를 경험하는 뜻깊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노하우가 가득합니다. 지역 정보라든지 박물관, 미술관 등 찾아갈 곳의 정보를 찾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아이가 주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미션을 계획해 자녀의 자존감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거라는 걸 깨닫게 합니다. 


일부러 맛집을 무리하게 찾아가느라 먹는 때를 놓치는 것보다 식사시간이 되면 근처 레스토랑을 찾아가는 게 훨씬 유용하다는 것도 짚어줍니다. 부모가 대신해 주는 게 아니라 아이 스스로 짐을 분류하고 가방에 잘 챙기는 방법을 배우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행 중에 생길 만한 다양한 문제 대처법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먹고 자고 보는 것 하나하나 부모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아이에게 질문해 보라고 합니다. 계획대로 딱 이뤄지지 않고 변수도 많이 생길 테지만, 아이와의 소통이 빠진 여행이라면 의미가 없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닥쳤을 때 오히려 예정에도 없는 새로운 경험이 시작될 거라며 환영하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첫 유럽여행이라면 빼곡한 일정보다는 평소 보고 싶었던 도시를 보고 오는 데 초점 맞춰 욕심을 내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알려줍니다. 


이 책은 박물관 런닝맨, 1일 리더, 자기소개하기, 한국 알리기, 골든 벨 퀴즈 등 여행 중에 현지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및 숙소에서 간단한 도구로 쉽게 할 수 있는 놀이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여행 코스를 짜보고 아이가 식사도 주문해 보고, 숙소 찾는 요령 등 아이가 주도하는 여행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부모가 모든 걸 결정한 여행에서는 아이가 주인공이 될 수 없습니다.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이탈리아, 프랑스 6개국을 중심으로 대표 도시들의 핵심도보코스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행을 하며 자녀에게 들려줄 역사와 문화 이야기도 실려 있어 참고하기 좋습니다. 직접 보고 경험하며 듣는 스토리텔링이니 오감이 열리는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긍정적인 경험을 안겨주고 아이 스스로 즐기는 여행이 될 수 있는 여행을 해보세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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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꼭 필요한 가이드북 - 2023-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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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은 이름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듯 가톨릭 순례길로 종교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지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신자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행자들이 찾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을 걷고 싶었던 로망을 현실로 바꿀 수 있는 실용적인 정보를 담은 책 <처음 떠나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꼭 필요한 가이드북>으로 여행 계획해보세요.


산티아고 순례길은 여러 루트가 있는데 가장 많은 이들이 찾는 프랑스길을 이 책에서 다룹니다. 프랑스 남부 생 장 피드포트에서 시작해 피레네산맥을 넘어 스페인 북부 산티아고 데 콤프스텔라에 이르는 완주까지 한 달 여 걸리는 약 800km에 달하는 길입니다. 가이드북에서는 총 33일차에 걸친 순례길 코스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파리 또는 스페인 마드리드 어디로 입국하느냐에 따라 일정을 달리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로 입국해 생 장 피드포트에서 출발하는 루트가 33일차 일정이고요. 입국을 스페인 마드리드로 한다면 산티아고 순례길 3일차에 해당하는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합니다.


물론 그보다 짧은 거리를 걸을 수도 있습니다. 단기 코스는 어느 도시에서부터 시작하면 좋은지 해당 정보가 모두 소개되어 있습니다. 최소 110km를 걸으면 완주증을 받을 수 있어요.


1일차는 생 장 피드포트에서 출발해 26.3km를 걷는 여정입니다. 순례자 사무실에서 순례자 여권인 크레덴시알을 만들고, 이후 순례자 숙소인 알베르게 등 지정된 장소에서 도장을 받으며 걷습니다. 스탬프를 받아야 완주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성수기에는 예약이 안 되는 알베르게도 많아 일찌감치 도착할 수 있게 일정을 잘 안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매일의 이동 경로도 상세하게 다룹니다. 그날 이동해야 하는 길을 해발고도 그래프로 표시해뒀기 때문에 오르막인지 평지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첫날부터 만만찮은 코스로 시작하다 보니 많이 힘들 거라고 합니다. 매일 이렇게 힘들게 걸어야 하나 하는 걱정이 들기 쉬운 첫날인 만큼 완주를 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을 잘 짚어주고 있습니다.


​매일 얼마큼 걷고 어디서 먹고 자야 하는지 세세한 팁을 원했다면 이 책이 유용할 겁니다. 코스를 5km 내외로 세밀하게 나눠 소개하고 있어 길마다 어떤 특징이 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식수대 위치도 소개하고 있고, 식사를 할 장소가 마땅찮은 코스라면 전날 미리 간식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길이 나오면 미리 알려줍니다.


기나긴 일정의 끝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입니다. 산티아고 대성당 미사를 보고 싶어 하는 순례자라면 시간에 맞춰 그 전날의 일정까지 잘 안배해서 어떻게 이동해야 하는지 꼼꼼히 짚어줍니다.​


오랜 기간 걸어야 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는 배낭 무게가 관건입니다. 배낭이 무거울수록 손해입니다. 무거운 짐을 들고 왔다면 다음 목적지로 배낭을 옮겨주는 서비스를 이용해도 되지만(방송프로그램 스페인 하숙에서도 종종 등장했던!), 산티아고 순례길을 수차례 걸은 베테랑 조대현 작가님은 애초에 최소한의 짐만 준비합니다. 배낭이 무겁지 않으니 등산 스틱도 필요 없을 정도입니다.


숙소가 있는데 굳이 침낭을 들고 가야 하나 고민하겠지만 의외로 꼭 필요한 준비물이라고 조언합니다. 베드버그를 피해야 하고, 난방이 안 되는 숙소가 많기 때문에 면 침낭 정도로 가벼운 침낭을 준비하면 좋다고 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경쟁을 하며 걷는 길이 아닙니다. 여행자에서 순례자의 시간으로 들어서는 겁니다. 저마다의 이유로 걷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같이 걷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며 삶을 찾아가는 원동력을 배운다는 점은 같습니다. 


숲길, 포도밭, 강 등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걷는 산티아고 순례길. 평지, 오르막길, 내리막길, 시골길, 차도 옆, 숲길 등 여러 형태의 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순례길을 걸으며 만나는 도시에서 잠시 머물며 여유 있는 걷기 여행을 한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체력이 저마다 다르고 날씨 상황도 다르기에 마음가짐이 그 어떤 여행보다도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함께 걷는 전 세계인들과의 인연도 빠질 수 없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매년 3일씩 조금씩 걷는 가족도 있었고, 배낭이 한쪽으로 기울어 엎어질 것만 같은 자세로도 꾸준히 천천히 걷는 노인의 사연 등 순례길을 걷는 동안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 달 남짓한 여정 동안 뜨거운 열정을 가슴에 품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길에 풀어놓는 순례자들. 그들이 내딛는 발걸음에 가득한 희망은 돌아와서도 오래도록 긴 울림을 남길 것 같습니다.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산티아고 순례길. 옛 순례자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면서 스페인의 또 다른 매력에 빠지는 행복한 시간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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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텔링 차이나 - 삼황오제 시대에서 한(漢)제국까지
박계호 지음 / 파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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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교류의 산증인이라 불리는 중국통 박계호 저자의 <히스토리텔링 차이나>. 중국 역사 속 대표 인물과 사건을 통해 오늘날 중국의 모습과 중국인의 정체성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 책에서는 중국 고대 전설의 시대부터 한나라까지의 역사를 다룹니다. 이후 중세 중국과 근현대 중국 역사를 다루는 후속작도 집필 계획이 있다니 기대감이 더욱 커집니다.


역사는 살아남기 위해 시대가 요구한 변화에 적응한 인간의 활동과도 같습니다. 적자생존의 논리보다 더 중요한 건 공생공존의 길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걸 역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히스토리텔링 차이나>는 공생공존의 삶을 추구하는 실용주의 관점의 중국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중국 역사의 기원에는 삼황오제 전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물고기 잡는 법과 수렵하는 법을 알려준 복희씨, 농사짓는 법을 알려준 신농씨, 불을 발명한 수인씨. 이 삼황에게서 무엇을 발견하셨나요. 불과 도구 기술을 신으로부터 훔쳐서 사용한 서양 신화와 달리 중국의 신화는 인류 문명을 직접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국인은 불, 도구 사용에 대한 원천기술이 중국에 있다는 정체성과 함께 현대 산업의 뿌리를 삼황에서 찾습니다.


삼황의 업적을 계승해 발전시켜온 다섯 임금을 오제라고 부릅니다. 중국 역사상 태평성대의 모범으로 찬양받는 요순시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가장 평화로웠던 요순시대의 덕치와 천명사상은 후일 주나라 천자사상과 함께 5000년 중화사상의 뿌리가 됩니다. <히스토리텔링 차이나>에서는 중국인의 문화적 정체성을 창조한 인물들을 살펴봅니다. 더불어 중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고사성어들이 있습니다. 당시 어떤 배경에서 고사성어가 나왔고 그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도 짚어줍니다. 


흥미로운 건 유가와 도가 사상에 집중하다 보니 중국의 실용주의에 대해 오히려 모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공자의 인의사상에 가려 빛을 못 봤지만, 중국인의 뿌리에는 실용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합니다. 실리와 실용을 따르는 현실주의자였던 춘추시대 제나라 관중이 바로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중국인이 돈을 좋아하게 만든 사람이자 우정을 알려주는 사자성어 관포지교의 주인공입니다. 


관중의 실용은 백성을 잘 살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에게 실용주의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였습니다. 제후국 간의 전쟁이 치열했던 시기에 가난했던 관중은 생존 방식으로 현실적인 삶을 제시했습니다. 안전과 인명존중 사상으로 현실주의와 인본주의가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던 인물입니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등가교환의 법칙도 철저히 적용했습니다. 소득 주도형 경제 성장도 처음으로 주장했습니다. 유교만으로 중국을 판단하다 보면 실용주의 사상에 물든 중국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관중을 알수록 중국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 됩니다. 유가와 도가 사상에 묻힌 관중의 사상을 재발견하는 시간입니다. 


오나라의 역사를 바꾸어 놓은 뽕나무밭 사건도 유명합니다. 비단 생산이 중요했던 시기에 국경지역에서 뽕잎을 따던 두 여인의 싸움이 전쟁으로 확대된 사건이었고, 결국 전쟁을 치르느라 텅 빈 도성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왕이 바뀝니다. 이런 일이 2020년에도 벌어졌습니다. 중국, 인도, 부탄이 만나는 지역에 있는 경치 좋은 호수 근처에서 국경을 침범한 병사들 간의 싸움이 유혈 사태로 번진 겁니다. 국가 간 자원 전쟁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춘추전국시대의 지각변동에 영향을 끼친 인물들을 소개하며 그들의 지략, 지혜, 전략을 배우는 <히스토리텔링 차이나>. 강자들의 전쟁에서 약자가 살아남는 법으로 약자끼리 연합해 대항하는 방법을 쓴 소진과 강자에게 붙는 전략을 쓴 장의를 대비해서 보여줌으로써 각각의 장점과 한계를 짚어줍니다. 결국에는 진나라 통일이라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았고, 중국 역사에서 재위 기간 동안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진시황이 등장하게 됩니다. 진시황은 1년의 시작일을 추수가 끝나는 10월 1일로 삼았기에 오늘날 중국 건국 기념일이 10월 1일인 까닭을 알게 됩니다. 그 외에도 진시황이 만든 문명의 업적을 하나씩 짚어줍니다.





마오쩌둥이 만들고자 한 중국은 중화제국의 역사적 위대성과 중화사상의 전통적 문화적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 사회주의 국가였습니다. 이는 천자사상을 바탕으로 중국이 천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중화사상을 근저에 깔고 있다고 합니다. 그 중화사상은 노동자, 농민으로부터 나와야 하는 거였고요. 한나라가 바로 평민들에 의해 세워진 나라였습니다. 그렇기에 중국사에 남긴 족적이 매우 크다고 합니다. 오늘날 중국의 사회주의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진과 한의 건국 과정과 함께 이후의 역사 흐름을 살펴봐야 한다고 합니다.


진나라는 약 577년, 한나라는 약 410년간 지속되었는데 이에 비해 흉노족은 주나라 때부터 진, 한 시기까지 약 1,000여 년 동안 줄기차게 중국을 괴롭히며 생존했습니다. 초원에서 활동했던 소수 유목 민족의 집합체를 통칭해서 부르는 흉노족은 중국에서 오랑캐라 부르는 민족입니다. 진시황은 흉노를 막기 위해 만리장성을 쌓았습니다. 유목 생활을 하던 북방 유목 민족들은 이후 선비족, 거란족, 몽골족, 만주족 같은 이름으로 원나라, 청나라를 세우며 중국 한족을 지배하게 됩니다. 1%가 99%를 지배할 수 있게 된 이유를 흉노에게서 배워보기도 합니다.


역사를 움직인 사람의 이야기가 담긴 <히스토리텔링 차이나>. 한국사를 배울 때 항상 따라다니는 중국이기에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을 뿐, 실상은 잘 모른다는 걸 깨닫게 된 시간입니다. 각종 전쟁과 혁명을 통해 55개 민족들이 모여 만들어진 중국의 정체성을 삶과 문화를 통해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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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로그 - 생존과 쾌락을 관장하는 놀라운 구멍, 항문 탐사기
이자벨 시몽 지음, 윤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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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목소리를 낮추게 되거나 킬킬거리게 만드는 이중적인 위치를 가진 엉덩이골에 숨어있는 그것. <애널로그>의 주제는 항문입니다. 세상의 중심이 바로 항문이라고 열변을 토하는 이자벨 시몽의 놀라운 탐구 여정을 따라가볼까요. 생물학적 기능, 질병처럼 의학 관점만이 아니라 인류학적으로 항문을 두루 살펴봅니다.

"항문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준다. 항문은 우리가 동물에 속하는 존재임을 증명해주면서도, 항문에 대한 수치심을 통해 우리를 동물과 구분지어주기 때문이다." - 책 속에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배변을 하고, 누구나 배변을 위한 구멍을 하나씩 갖고 있습니다. 항문이 없다면 나흘 이상 살지 못할 거라고 합니다. 정상적인 신체기관인 항문을 두고 죄의식, 수치심을 느끼게 만든 건 언제부터일까요.

'지지, 그건 똥이야!'라는 꾸중을 듣는 배변 훈련에서 비롯됩니다. 민감한 항문기 시기가 자아 형성 문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짚어줍니다. 나에게 좋은 것이 바깥에서는 나쁜 것이 (엄마가 내던져버리는 쓰레기가) 될 수도 있다는 가치의 뒤바뀜을 받아들일 때 두려워하지 않고 배설할 수 있는 자신감 있는 성인으로 성장한다고 합니다. 

청결, 단정한 아이로 자라게 하는데 효과적인 유일한 방법으로 항문에 대한 혐오와 수치심을 주입하는 교육도 문제입니다. 탈선행위들은 멀리하게 될지언정 자신의 신체에서 항문을 경멸하게 됩니다.

흔히 알고 있는 치질, 치루부터 항문암까지 항문과 관련한 질병들에 대해서도 하나씩 짚어줍니다. 치루 환자들 100명을 실험하며 치루 수술 사망률이 0퍼센트가 되었을 때 수술을 받은 루이 14세의 에피소드에서는 놀랍습니다. 마취제 없이 수술받는 왕을 응원하기 위해 성가대원들이 "신이시여, 왕을 구하소서!" 노래를 불렀다는데, 이 노래가 영어로 번역되면서 인기를 얻자 영국의 국가가 되었다는 믿기 힘든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명 항문 백과사전이라 불리는 <애널로그>에는 이보다 더한 믿지 못할 이야기들이 수두룩합니다. 구멍 안에서 찾아낸 놀랍도록 다양하고 무궁무진한 물건들 목록을 보면 뜨악하게 됩니다.

저자가 참고한 도서들도 각주로 확인할 때마다 경이롭습니다. <뒷구멍에 사로잡힌 물질주의>, <밤 끝으로의 여행>, <항문 쾌락과 건강>, <심술궂고 기지 넘치는 언행들에 관한 책>, <성격과 항문에로티즘(프로이트가 쓴!)>... 원초적인 그곳에 대한 탐구인 만큼 항문 성애에 대한 이야기도 깊숙하게 들어갑니다. '더는 알고 싶지 않아!' 싶을 만큼 자세하게 말이죠. 

항문에 대한 금기는 종교가 개입하면서 본격화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손 생산 목적이 아닌 행위는 처벌하게 된 겁니다. 교회의 도덕적 권위가 개개인의 성생활까지 통제하게 된 시기입니다. 

그전까지 느슨했던 규율은 준엄한 도덕규범에 밀려나고, 결국 동성애자는 사형에 처해집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사회바깥에서 하위문화가 생겨날 수밖에 없었고, 호모, 게이, 퀴어 같은 부정적인 이름들을 부여받게 됩니다.

항문 예술 세계도 놀랍습니다. 20세기 프랑스에서는 방귀 공연예술가가 있었고, 살바도르 달리는 항문 데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피에로 만초는 예술가의 똥을 팔기도 했었죠. 각종 소설, 시 등 문학작품은 물론이고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항문 예술이 펼쳐집니다. 

문학적 감수성과 품위 있는 농담이 진하게 배어있는 이자벨 시몽의 항문 예찬 <애널로그>. '활짝 열린 항문 정신'의 향연에 빠져들게 됩니다. 성별 범주를 무효화하고 상호 불가침과 자율성의 담보물이기도 한 항문. 부정적인 존재 방식 속에 긍정적인 부분이 유지되면서 양면성을 유지하는 놀라운 구멍, 항문 탐사기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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