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 - 열기구에서 게임, 우주, DNA까지 거리와 각도의 놀라운 수학
맷 파커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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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132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스탠드업 매스'의 맷 파커가 삼각형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기계공학에서 출발해 물리학과 수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교사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언을 거쳐 수학 커뮤니케이터가 된 그의 이력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여정이 『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에 담겨 있습니다.


영국의 권위 있는 수학상 IMA‑LMS 크리스토퍼 지먼 메달을 수상하고, 자신이 발견한 소행성에 파이(π) 숫자와 본인 이름을 조합해 '(314159) Mattparker'라 명명할 정도로 수학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저자. 이번에는 가장 기본적인 도형인 삼각형이 과학, 공학, 음악, 예술, 게임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깊숙하게 스며들어 있는지를 추적합니다.


고대에서 현대까지 이어진 삼각형의 힘은 놀랍습니다. 저자는 삼각형이 인류 문명의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보여줍니다.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에 그려진 삼각형부터 현대의 GPS 시스템까지, 거리를 측정하고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의 근간에는 삼각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각도의 개념이 얼마나 다양한 맥락에서 활용되는지도 탐구합니다. 2022년 NASA의 DART 프로젝트는 인류가 소행성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각도를 어떻게 계산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입니다. 질량 500kg의 물체가 초속 6km로 돌진할 때, 충돌 각도의 차이가 곧 생존을 결정짓습니다. 삼각법은 우주 규모의 과제에도 필수입니다.


저자의 공학자 친구가 설명하는 바에 따르면, "공학자들이 삼각형을 좋아하는 이유는 삼각형이 비틀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직사각형은 비틀어져 평행사변형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직사각형이 비틀어지지 않게 하려면 대각선 구조를 첨가해 보강해야 합니다. 삼각형이 만드는 안정성의 과학을 깨닫게 됩니다.


바르셀로나의 고층 호텔 옥상에 콘크리트와 유리로 UFO 모양의 바를 만들려던 건축가들의 도전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콘크리트 접시는 쉽게 만들 수 있었지만 유리 돔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였지만 결국 해냅니다.


정이십면체의 표면을 수많은 삼각형으로 덮은 뒤 풍선처럼 팽창시켜 윗부분을 지붕으로 사용하는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아낸 겁니다. 삼각형의 기하학적 특성을 활용한 공학적 혁신의 전형적인 사례로 수학이 어떻게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지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2023년 수학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모자(the Hat)' 타일 발견을 다룹니다. 비주기적 단일 타일, 즉 평면을 빈틈없이 채우지만 같은 패턴이 반복되지 않는 하나의 타일이 드디어 발견된 것입니다.


50년 넘게 수학자들이 찾아 헤맸던 것이 삼각형의 파생형인 듯한 13변 다각형이라는 상대적으로 간결한 형태였다는 사실은 수학의 아름다움과 예측 불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영국에서는 이 발견이 주류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모자'를 3D 프린팅으로 만들고 쿠키로 구워내는 등 대중문화 현상으로 발전했습니다.


삼각형의 연장선 위에 탄생한 원근법, 삼각측량을 이용해 세상을 탐험했던 GPS 이전 시대, 사인파의 조합인 소리 해석, DJ의 요청으로 만든 특별한 디스크 볼 등 삼각형이 어떻게 각 분야를 잇는 매개체인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집에서 아주 쉬운 실험으로 완벽한 사인파를 만들어낼 수 있는 흥미로운 실험도 주목할 만합니다. 일상적인 행위에서도 수학적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은 수학이 우리 삶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저자가 던지는 기발한 질문들이 재미있습니다. 샌드위치와 빵 껍질의 양이 동일하도록 삼등분할 수 있을지, 오토바이로 경주 트랙을 돌 때 각도가 얼마나 바뀔지, 사각형 말고 다른 모양의 타일로 바닥을 덮을 수 있을지 등 일상에서 문득 떠올릴 법한 궁금증들이 출발점이 됩니다.


맷 파커는 수학의 쓸모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삼각형의 유용한 면과 필수적인 면, 그리고 쓸모없는 면까지 모두 보여주겠다며 순수한 호기심과 탐구 정신 자체에 가치를 둡니다. 그래서인지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 복잡한 수학적 개념을 설명하면서도 유머 감각이 탁월해 부담 없이 수학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게 만듭니다.


스마트폰의 GPS부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모든 기술 뒤에는 삼각형과 삼각법이 숨어 있습니다. 『수학이 사랑하는 삼각형』은 수학이 그저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 아니라, 현대 문명을 지탱하는 근본적인 언어임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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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감 수업 - 스스로 만들어 낸 걱정과 불안에 지친 이들을 위한 안정감 회복 솔루션
쑤쉬안후이 지음, 김소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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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현실적으로 불안은 사실 완전히 없앨 수 없습니다. 쑤쉬안후이 저자는 불안을 제거하려는 시도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방향이라고 말합니다.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관계는 불확실하며,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우리가 길러야 할 것은 불안을 압도하는 내면의 안정감이라고 합니다.


안정감은 단순히 편안한 상태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토대라고 합니다. 상담 심리사이자 24권의 책을 펴낸 저자는 오랜 현장 경험과 치유 작업 속에서 『안정감 수업』을 내놓았습니다.


스스로의 안정감을 점검할 수 있는 자가 진단표부터 체크해 봅니다. 현대인의 불안은 불확실성에서 기인하지만, 안정감은 불확실성을 통제하지 않고도 버텨낼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합니다.


직장에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걱정이 커질 때 불안을 줄이려는 노력은 오히려 무력감을 강화시킵니다. 반면 안정감을 키운 사람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도 '나는 감당할 수 있다'라는 태도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일관된 돌봄을 받지 못한 아이는 세상은 예측할 수 없고 위험하다는 기본 신념을 내면화한다고 합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이런 신념은 대인 관계에서 불신과 회피로 나타나고, 결국 안정감을 결핍시킵니다.


심리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애착 이론이 낯설지 않을 겁니다. 어린 시절 주 양육자와의 관계가 평생의 인간관계 패턴을 결정한다는 이론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론을 접할 때마다 드는 절망적인 생각이 있지 않은가요? '그럼 어린 시절이 불행했던 나는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가?'라고 말이죠.


저자는 숙명론적 사고를 반박합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충분히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입니다. 저자 자신이 불안정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당사자로서의 경험과 25년간의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확신에서 나온 말입니다. 『안정감 수업』은 과거의 결핍이 미래의 운명이 될 필요는 없다며, 의식적 노력과 심리적 훈련을 통해 안정감은 회복 가능하다고 합니다.





안정감의 유무에 따라 삶의 궤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안정감 있는 사람은 기회 추구형 삶을 살아갑니다. 반대로 안정감이 부족한 사람은 위험 회피형 삶에 머물며 끊임없이 불안을 회피하는 데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포인트는 안정감은 선택의 자유를 넓히는 힘이라는 데 있습니다. 직업 전환, 인간관계, 학업 등 삶의 굵직한 결정에서 이 힘이 나타납니다. 안정감이 결핍된 사람은 새로운 도전을 위험으로만 인식하지만, 안정감이 단단한 사람은 기회로 바라보게 됩니다.


『안정감 수업』에서는 안정감이 결핍될 때 나타나는 구체적인 결과를 들려줍니다. 안정감이 부족한 사람은 관계에서 끊임없이 상대가 나를 떠나지 않을까 의심합니다. 자기 충족적 예언처럼 불신이 관계를 실제로 무너뜨립니다. 결국 불안은 스스로를 증폭시키는 장치가 되며 이 고리를 끊지 않으면 삶은 계속 흔들립니다.


저자는 위험 회피와 기회 추구의 갈림길을 세 가지 시뮬레이션 상황으로 보여줍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브랜드를 만들 것인가, 다시 공부를 시작할 것인가, 맞지 않는 관계를 끝낼 것인가.


이런 선택에서 중요한 기준은 결국 안정감입니다. 안정감 있는 사람은 두려움보다 자기 가능성에 집중합니다. 반대로 불안정한 사람은 잘못될 가능성을 확대하며 현상 유지에 머무릅니다.


대인 관계에서의 불안 문제도 다룹니다. 많은 내담자들이 타인 앞에서의 불안을 호소해 왔다는 저자의 경험담이 녹아 있습니다. 타인에게 거절당할까 두려워 지나치게 양보하거나 반대로 방어적으로 공격성을 드러내는 패턴이 대표적입니다.





저자는 인간관계는 시험대가 아니라 연습장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불안은 관계의 적이 아니라, 관계를 훈련할 기회가 된다는 발상 전환이 돋보입니다. 절대적인 안전은 없다는 사실, 그리고 상실이 곧 삶의 끝은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 줍니다.


건강한 관계를 원한다면 타인보다 자기 마음의 동기를 먼저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심리적 자기 책임의 문제를 짚어줍니다.


불안정한 어린 시절이 곧 불안정한 성인을 예고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자는 안정감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비교적 오랜 시간이 필요한 과제는 생애 초기에 만들어진 논리의 오류를 바로잡는 일라고 설명합니다. 과거의 잘못된 데이터,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 같은 왜곡된 신념을 수정하지 않으면, 현재의 선택도 계속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저자는 10단계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훈련할 수 있도록 이끕니다. 자기 정체성을 새롭게 구축하는 심리적 여정입니다. 나에 대한 인식 재정의, 잘못된 신념 수정, 감정 조절, 통제 불가능한 요인 받아들이기, 느리게 반응하고 사고하기 등 심리학 교과서적이면서도 실질적인 지침이 펼쳐집니다. 마지막 10단계에서 나 자신을 인정하는 I AM의 힘 믿기는 자기 암시의 힘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생각은 에너지를 가진다고 합니다. 우리가 자신을 정의하는 방식이 곧 우리의 세계를 만들어 간다는 겁니다. 안정감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보상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화해에서 비롯된다는 걸 일깨워 주는 『안정감 수업』.


안정감 있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 전체의 불안과 갈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안정감의 사회적 확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개인의 치유가 곧 사회의 치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점이 가치있게 다가옵니다.


불안을 없애려는 책이 아닙니다. 불안을 견디는 힘, 불안 속에서도 길을 내는 힘을 길러 주는 책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안전망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 내면의 닻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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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지 않아도 팔리는 마케팅의 비밀 - 카피부터 쇼츠까지 작은 회사도 따라 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
신승철(글천개)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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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팔지 않아도 팔리는 시대를 연 글천개의 비밀 병기 <팔지 않아도 팔리는 마케팅의 비밀>. 신승철, 필명 글천개. 글을 천 개 쓴 사람이라는 의미에는 치열한 시행착오와 집요한 훈련이 녹아 있습니다.


한때 4억 원의 빚더미와 슬럼프에 무너졌지만 유튜브 영상 한 편으로 인생 궤적을 뒤바꾸었습니다. 책은 바로 그 전환의 순간을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당신의 유일한 문제는 재능 부족이 아니라 ‘이름 없음’이다." - 프롤로그 중


수많은 자영업자와 프리랜서들이 공감할 만한 현실 진단서입니다. 아무리 장인이어도 고객에게 발견되지 않으면 그 가치는 빛을 보지 못합니다. 이 책은 발견되지 못한 사람을 찾아오는 사람으로 만드는 비밀 구조를 보여줍니다.





저자는 일관되게 아낌없이 나눠라는 원칙을 강조합니다. 상품을 홍보하는 행위가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유익한 정보의 제공이 곧 마케팅이라는 논리입니다. 힘없는 개인이 단기로 성공하는 방법은 이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판매자는 설득보다 신뢰를 쌓는 편이 훨씬 강력한 무기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실제로 전통 된장 장인이 유튜브에서 비법을 공개하자 이틀 만에 완판된 사례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나누는 자가 이긴다는 단순한 결론 같지만, 그 과정을 체계적으로 실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자는 작은 행동을 100번 쌓으면 기적이 된다는 믿음으로, 일상의 작은 발화가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대다수 창업자들은 콘텐츠 제작만 하면 언젠가 팔릴 거라는 기대에 머무릅니다. 그러나 저자는 행운이 아닌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실제 수많은 자영업자와 1인 기업을 컨설팅하며 검증한 매출 급상승 5단계 전략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진정성 있는 콘텐츠와 문제 해결 경험을 통해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줄눈 시공을 30년 넘게 해온 60대 자영업자가 시공 노하우를 쇼츠 영상으로 공유해 틱톡에서 수십만 조회수를 올리며 200명 넘는 유료 상담 신청을 받은 사례는 신뢰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마케팅의 본질은 결국 언어의 힘에 있습니다. 저자는 글쓰기를 통해 매출을 2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도 말합니다. 그 비밀은 스토리텔링과 카피라이팅에 있습니다.


저자는 글을 쉽게 쓰기 위한 세 가지 감각을 짚어줍니다. 시간 감각(짧고 간결하게), 요약 감각(핵심만 날카롭게), 예시 감각(비유와 사례로 직관적으로)입니다. 예를 들어, 손흥민을 모르는 사람에게 '그는 한국의 메시야'라고 설명하면 단박에 이해가 되는 방식입니다. 글쓰기의 목적은 멋진 문장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이해하고, 믿고, 행동하게 하는 것임을 일깨워 줍니다.


저자는 영상 콘텐츠, 특히 숏폼의 힘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허리 디스크 1분 운동법 영상은 700만 조회수와 함께 신규 고객 문의를 폭발적으로 끌어냈습니다. 핵심은 완벽이 아닌 완수입니다.





경쟁자보다 더 잘하려고 하지 말고, 다르게 하라고 말합니다. 숏폼 영상의 본질은 압축과 차별화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원소스멀티유즈 전략은 콘텐츠 제작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한 편의 영상이 유튜브, 틱톡, 인스타 릴스에서 동시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저자는 빚더미와 알코올 의존에서 벗어나게 해준 어머니의 한마디를 고백합니다. 결국 지속 가능한 성취는 즐거움에서 출발합니다. 자기계발서의 클리셰가 아닌 몸으로 체득한 경험담이기에 더욱 울림이 있습니다.


부록의 '조회수로 검증된 돈 되는 숏폼 카피 노트'는 실전 활용도 100%입니다. 업종별로 검증된 카피 예시들을 보여주며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실전 팁을 담고 있습니다.


광고비를 태우지 않고도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전략적 지침서 <팔지 않아도 팔리는 마케팅의 비밀>. 원리와 감각, 그리고 실제 사례를 연결하여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알고리즘이나 광고비 없이도 브랜딩을 하고 싶은 자영업자, 크리에이터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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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매니지먼트 - 무의식을 내 편으로 만드는 궁극의 뇌 사용법
아키마 사나에 지음, 오시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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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도쿄대학교와 MIT, 스위스연방공과대학 등에서 국제 협력 프로젝트를 이끌며 지속가능성과 인지과학을 접목해온 아키마 사나에 저자의 『브레인 매니지먼트』. 기업 현장과 사회혁신 프로젝트에서 20여 년간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뇌과학을 개인과 조직의 전환 전략으로 끌어올립니다.


『브레인 매니지먼트』는 뇌의 무의식적 습관을 관찰하고 개입해, 변화와 창의성을 촉발하는 궁극의 뇌 사용법 안내서입니다. 뇌과학이 밝혀낸 무의식 해킹의 비밀을 만나보세요.


저자는 변화와 무력감의 근원이 외부 조건이 아니라 내부의 뇌 습관임을 밝힙니다. 평소 우리는 성과를 좌우하는 뇌에 대해 거의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지만 말입니다.





현대는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이 상수처럼 작동하는 뷰카(VUCA)의 시대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뇌는 절전 모드를 선호한다고 합니다. 새로운 환경에 맞서는 대신 익숙한 방식을 고수하려는 본능적 경향 말입니다.


현실은 어차피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속삭임은 사실 우리의 본성이 아니라 뇌의 자동적 패턴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체념과 무력감에 빠지기 쉽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상태를 뇌의 폭주라 명명합니다. 이를 제어하지 못하면 개인의 가능성은 한없이 축소된다고 경고합니다. 브레인 매니지먼트란 뇌라는 말을 다루듯 고삐를 쥐고 방향을 제시하는 기술에 가깝습니다.


저자는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뇌가 어떻게 '절전 모드'를 선호하게 되었는지 설명하며, 산업혁명 이후 확산된 기계론적 세계관이 우리 사고를 얼마나 경직시켰는지 분석합니다. 기계론적 관점에서는 효율성과 예측 가능성을 중시하다 보니 눈에 보이는 것에 치우쳐 반응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짚어줍니다.


수치화 가능한 요소만을 중시하는 태도는 빙산 위의 작은 부분만 바라보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와 창의성은 빙산 아래,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 즉 무의식, 감정, 상상력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브레인 매니지먼트는 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탐구하고 활용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짚어줍니다.


흥미롭게 읽은 파트는 뇌의 7가지 무의식적 특성을 정리한 부분입니다. 인간의 뇌는 타인의 지시에 수동적으로 따를 때보다 스스로 선택하고 주도할 때 강력히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또한 협력적이고 공감적인 환경에 놓일수록 성장 속도가 배가된다고 합니다. 개인의 변화가 결국 관계 속에서 완성된다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자세와 표정에 대한 무의식적인 습관을 인식하지 못하면 같은 행동을 반복해 뇌의 절전 모드가 가속화된다고 일깨워 줍니다. 작은 습관조차 뇌의 작동 모드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브레인 매니지먼트』는 개인이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 세 가지 단계를 소개합니다. 무의식적으로 떠오르는 부정적 신호를 알아차리는 '깨닫기', 의식한 뒤에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며 사고 회로를 전환하는 '작용하기', 자신의 고유한 자질을 행동과 태도로 드러내며 삶의 방식으로 내재화하는 '체현하기'입니다.


책에는 각 단계별로 실천하는 방법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과정은 성장 마인드셋으로의 전환을 돕습니다. 성장 마인드셋은 뇌가 유연하게 작동하며, 보이지 않는 자원까지 활용할 수 있는 자가발전 모드로 전환된 상태입니다.


개인의 전환이 가능하다면, 조직도 변화할 수 있을까요? HR 담당자나 팀 리더들에게 특히 유용한 파트도 있습니다. 팀과 조직을 위한 접근법은 그저 업무 효율을 높이는 테크닉이 아닙니다. 혁신의 전염성을 가능하게 하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그와 함께 사회적 차원으로도 확장합니다. 개인과 조직을 넘어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할 도구로서의 접근법을 알려줍니다. 이를 이끌 주체는 바로 뇌를 관리할 줄 아는 개인과 공동체입니다.


뇌를 노력으로 억누를 대상이 아니라 관찰하고 조율할 동반자로 바라보라고 제안하는 『브레인 매니지먼트』. 변화의 어려움을 의지력 부족이 아니라 뇌의 습관으로 설명하는 접근은 위로와 전략을 동시에 안겨줍니다.


흥미로운 점은 번아웃에 대한 정의였는데요. 번아웃을 뇌의 절전 모드가 과도하게 작동하는 상태로 해석합니다. 결국 휴식은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니라 뇌를 다시 자가발전 모드로 전환시키는 전략적 행위가 됩니다.


“나는 왜 이렇게 의지가 약할까?”라는 자책 대신 “아, 이것은 뇌의 작동 방식 때문이구나. 그렇다면 다르게 다루면 된다”라는 새로운 관점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자기 변화의 출발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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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 - 의학의 새로운 도약을 불러온 질병 관점의 대전환과 인류의 미래 묻고 답하다 7
전주홍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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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전주홍 교수가 해부하는 5천 년 의학 혁명의 비밀 《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 전작 《역사가 묻고 생명과학이 답하다》가 생명이라는 근본 질문에 답했다면, 이번 책은 질병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다섯 가지 장대한 흐름 속에 담아냅니다.


질병 치료 기술의 발전사를 나열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에 있는 세계관과 지식 체계의 변화를 꼼꼼하게 추적합니다. 이 책은 의학의 연대기이자 인류 지성사의 미시사입니다.


《역사가 묻고 의학이 답하다》는 의학사를 관통하는 다섯 가지 핵심 키워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신의 노여움, 자연적 원인, 특정 장소, 분자, 그리고 정보. 각각의 패러다임은 누적된 지식과 해석의 지층 위에서 발생한 대전환이었습니다.





첫 번째 관점 '신의 노여움으로서의 질병'에서는 오랫동안 신의 분노, 조상의 업보로 해석되어온 질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과학이 발전한 오늘날에도 미신적 치료에 의존하는 모습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과학적 설명이 아무리 정교해도 인간의 불안과 고통은 종교적, 정서적 서사 속에서 여전히 위안을 찾습니다. 질병은 여전히 인간의 의미 체계 속에서 다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 관점 '자연적 원인에 따른 질병'에서는 히포크라테스의 4체액설이 등장합니다. 질병을 뜻하는 영어 단어 disease에 체액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질병으로 본 관점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disease는 균형의 뜻을 담은 ease와 부정 접두어 dis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병을 균형의 파괴로 이해한 오래된 관점은 지금도 면역 균형이나 호르몬 불균형 같은 현대 의학의 용어 속에서 살아 있습니다.


세 번째 관점인 '특정 장소에 놓이게 된 질병'에서는 해부학의 탄생 배경이 펼쳐집니다. 르네상스는 인체 내부를 들여다보려는 열망의 시대였습니다. 다빈치의 해부학 드로잉은 근대 의학의 서막을 연 기록물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인체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예술가들의 심미적 욕망이 오히려 해부학을 발전시켰다는 점을 짚어줍니다.


네 번째 관점인 '분자가 좌우하는 질병'에서는 측정과 실험이 의학에 가져온 혁신을 다룹니다. 17세기 이후 측정과 실험은 의학의 표준 언어가 되었습니다. 파울 에를리히의 등장은 의학사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꼽힙니다. 합성 염료를 이용해 세포를 선택적으로 염색하는 과정에서, 화학 물질이 특정 세포에만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에를리히는 이 과정을 비유하여 마법의 탄환(magic bullet)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사례는 오늘날 표적항암제와 면역치료제까지 이어지는 의학적 상상력의 뿌리라 할 수 있습니다. 에를리히의 발견은 인류가 질병을 분자 단위에서 정밀하게 겨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처음으로 제시한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마지막 관점인 '정보가 말해주는 질병'에서는 현재 진행형인 의학혁명을 다룹니다. 현대 의학의 최전선은 정보입니다. 유전자를 암호에 빗대어 설명하는 방식은 유전자가 생명과 질병현상을 이해하는 핵심 열쇠로 자리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HGP)는 개인 맞춤형 의료, 나아가 정밀의학 시대를 열었습니다.


전주홍 교수는 의학을 에피스테메(이론적 지식)와 테크네(실천적 기술)를 분리해서 보지 않고 고도화된 융합의 형태로 바라봅니다. 그렇기에 브뤼노 라투르의 블랙박스 개념도 놓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 의사가 내린 진단은 정확할 수 있지만, 그 결정이 어떤 맥락에서 도출되었는지 우리는 알기 어렵습니다. 이 불투명성은 곧 윤리적, 사회적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환자의 불안을 달래고 고통에 공감하는 일은 결국 인간 의사의 몫입니다.


의학의 역사는 곧 인간이 스스로의 고통을 해석해온 이야기입니다. 전문 용어 가득한 의학사를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저자의 서술 방식은 일반 독자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의생명과학 지망생이라면 필독서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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