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 숲과 평원과 사막을 걸으며 고통에서 치유로 향해 간 55년의 여정
배리 로페즈 지음, 이승민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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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의 연결고리를 이야기하는 작가를 애정합니다. ‘우리 시대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라고 불리는 최고의 자연 작가 배리 로페즈도 제 애정 목록에 있는 사람입니다.


『북극을 꿈꾸다』로 미국도서상을 수상한 그는 55년 동안 80여 개국을 여행하며 자연을 마주합니다. 2020년 암으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사진가이자 작가로서 자연에 대한 책을 수십 권 내놓았고, 죽음을 앞두고 편집한 스물여섯 편의 에세이가 담긴 에세이 모음집이 사후 출간되었습니다.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는 우리에게 남긴 유언과도 같습니다.


여성운동가 리베카 솔닛의 서문이 인상 깊습니다. “이 에세이는 사막에서 남극에 이르는 풍요로움에 대한 예찬이자 그것의 훼손에 대한 경고다.”라고 평합니다. 더불어 자연 세계에 대한 인식이 높았던 배리 로페즈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음을 고백합니다.


우리가 놓쳤던 것들에 대해 배리 로페즈는 주의를 기울일 줄 알았고, 그렇기에 그는 기쁨과 앎을 선사받았음을 일깨웁니다. 주의를 기울일 때 찾아오는 통찰을 리베카 솔닛도 이어가고 있으니까요.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에서는 자연뿐만이 아니라 그곳에 머문 사람을 이야기함으로써 자연과 인간의 연결성을 두드러지게 보이게 합니다. 그 속에는 성적 학대를 당한 배리 로페즈의 어린 시절에 대한 담담한 회고도 포함합니다.


평생을 자기 존중의 회복을 위해 노력한 배리 로페즈. 피해자로서 복수보다 더 중요한 건 안전감을 채워주는 정서적 애착이었습니다. 아동기 성적 트라우마는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지만, 자연의 힘을 마주하는 순간 치유가 된다는 걸 깨닫습니다.


전신으로 퍼지는 형언할 수 없는 쾌감, 갈망이 완화되는 느낌은 자연만이 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배리 로페즈는 물리적 대지와의 연결성에 빠져듭니다. 느리고 길게 관찰하며 질문하면서 말이죠.


그는 스스로를 집요한 여행자라고 합니다. 중국 횡단 여행, 알타미라 구석기 동굴 유적지, 알래스카, 남극, 아우슈비츠, 학살된 선주민의 지역 등을 다니며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진화해왔다고 합니다.


차이를 무시하는 건 무감각한 행위이고 부당하고 위험하다는 걸 일찍이 깨닫습니다. 다양성은 생명을 위한 필요조건임을 분명히 합니다. 이 생각을 바탕으로 그의 모든 활동이 펼쳐집니다.





그럼에도 그가 가장 좋아하는 풍광은 1970년부터 살아온 오리건 서부의 집이라고 합니다. 매켄지강 북쪽 기슭의 오래된 집은 자연림 안에 있습니다. 치누크연어가 집 앞에서 산란하고, 무심코 창밖으로 눈을 돌리면 보브캣과 밍크와 흑곰이 지나갑니다.


근처 숲에는 엘크와 퓨마가 살고, 코요테와 비버, 수달, 검은꼬리사슴도 삽니다. 이들의 발자국을 자주 마주칩니다. 강에서는 물수리와 뿔호반새의 울음이, 나무에서는 수많은 새들의 울음이 규칙적으로 들려옵니다. 그리고 어느 하루도 똑같은 날이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자연 속에 지내다 보니 가속화된 기후변화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가?” 하며 고통스러워합니다. 인류 공동체를 도울 방법을 알아내기를 갈구한 퓰리처상 수상작가 월리스 스테그너로부터 영향받은 배리 로페즈는 그의 가르침대로 살아내려고 애씁니다.


그리고 역량 있는 작가들에게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입니다. 우리의 정치적, 정신적 삶이 역사 저술가들이 쓴 역사에 의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에 역사를 기술하는 사람에게 관심 많은 배리 로페즈입니다.


오늘날 미국 작가들에게는 인종차별주의, 계급 구조, 미국 사회의 폭력 이면에 높인 것을 직시해야 할 임무가 있음을 강조합니다. 특히 백인 남성의 울타리 안에서 백인으로 자란 작가일수록 그 울타리를 만들어낸 사회적 경제적 관습, 토지의 계약 조항, 법적 특혜, 윤리적 망각까지 반드시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이죠.


배리 로페즈는 이러한 것들을 자연의 요소들에 이끌리면서 문화적 유산의 토대를 다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자연으로부터 어린 목숨을 구했기에 공경의 마음으로 자연을 대합니다.


편견, 기후변화, 부패와 탐욕, 타자에 대한 공포를 자연 세계를 본보기 삼아 제시할 때 이해가 더 명확해진다는 걸 스스로 보여주는 삶을 살아온 배리 로페즈. 그의 여행은 신체적 노화로 더는 이어갈 수 없을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주의 기울이기, 인내하기, 몸이 아는 것을 귀담아듣기를 통해 자연 세계를 탐험했던 배리 로페즈의 지혜가 담긴 <여기 살아 있는 것들을 위하여>. 세상을 떠나기 전 구상한 이 에세이 모음집에는 위기의 시대, 부서져가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보내는 간곡한 메시지가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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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쩐의 전쟁 -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조선인의 돈을 향한 고군분투기
이한 지음 / 유노책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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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를 바라보는 또다른 관점의 재미있는 책입니다. 유교의 나라, 선비의 나라에서도 돈을 두고 벌어진 ‘쩐의 전쟁’이 난무했다는 사실!


신분제가 있던 조선에서도 돈 앞에서는 양반도 상놈도 없고, 형제자매나 부모자식도 안중에 없는 에피소드가 철철 흘러넘칩니다. KBS 라디오 <성공예감>에 역사 커뮤니케이터로 활약하는 이한 저자가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조선사 쩐의 전쟁>에서 들려줍니다.


돈과 관련된 일은 현대판 막장 드라마 뺨칩니다. 있는 놈이 더하다는 소리가 나올 만한 사건뿐일 줄 알았는데 놀라운 사연들이 수두룩합니다. 밟히지만은 않겠다며 을 중의 을인 노비가 양반을 고소하는 사건처럼 남녀노소와 신분을 막론하고 관아를 드나들 수 있었던 조선의 신선한(?)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신분, 성별을 막론하고 누구나 소지 즉 소장을 올릴 수 있었던 조선입니다. 특히 세종이 한글을 만든 이후 백성들은 한글로 쓴 고소장을 들고 관아를 드나들었습니다. 소송의 나라 조선의 기틀을 마련한 세종대왕입니다.


정약용은 <목민심서>를 통해 황해도 곡산부사를 지내며 과도한 송사 업무량에 짓눌린 고통을 토로할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송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니 땅이니 내 땅이니 하는 싸움이 흔했고, 고금리 이자로 다툼이 생겼고, 부자 소작농이 소작료를 떼먹기도 하고,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치열한 싸움도 흔했고, 품삯 다툼은 비일비재했습니다.


기막힌 사연, 안타까운 사정, 뻔뻔한 오리발의 집합체인 소송은 결국 '돈'으로 귀결됩니다. 돈, 노비, 세금 등 재산과 직결된 것들입니다.


태조 이성계도 부동산 투기로 달콤한 맛을 봤습니다. 조선 개국 때 한양을 수도로 삼았지만 제1차 왕자의 난이 벌어진 후 2대왕 정종은 옛 수도 개성으로 돌아갔고 이후 한양은 버려졌습니다.


그런데 태조는 한양의 집을 사들인 뒤 24칸 기와집으로 리모델링했고, 늘그막에 얻은 어린 딸에게 그 집을 물려준다는 상속 문서를 작성합니다. 그리고 몇 년 후 태종은 한양으로 귀환하고, 한양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습니다. 오늘날까지 말이죠.


당시 조선은 숟가락 하나까지도 상속 대상이었습니다. 조선 후기로 갈수록 노비는 줄어들고 계약직과 같은 머슴으로 바뀌었지만 사람도 재산이던 시대였습니다. 상속 문제도 참 유별난 일들이 많습니다.


세종대왕은 막내아들 영웅대군을 편애했습니다. 다른 형제들을 죽인 수양대군, 즉 세조도 막내에게만은 온갖 특혜를 내렸습니다. 실록에 따르면 영웅대군은 노비를 1만 명이나 거느렸다고 할 정도이니 그 외 재산은 어마어마할 테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싸움은 불평등한 유산에서 비롯됩니다. 피를 나눈 가족도 돈 앞에서는 치열해집니다.


고전소설 <장화홍련전>의 주인공인 장화와 홍련은 실존했던 사람들입니다. 1556년 즈음 평안도 철산에서 살았던 배 좌수의 딸들이었습니다. 억울한 죽음을 맞이했던 장화와 홍련에 얽힌 비밀은 역시 돈이었습니다. 소설에서는 등장하지 않는 진짜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고전소설 <심청전>의 에피소드도 가져옵니다. 시력을 잃은 심학규 대신 집안을 유지한 건 곽씨 부인이라고 합니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씨드머니 삼아 고리대금업도 합니다. 재테크의 달인이었습니다.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고전소설이자 판소리 <춘향전>은 고발 가이드북과도 같다고 합니다. 천민 신분이었던 춘향이의 소송 계획에 깜짝 놀랄 겁니다. 


<조선사 쩐의 전쟁>에서는 부자인 노비와 가난한 양반 주인 간의 다툼도 흔하게 일어났음을 보여주는데, 가난한 양반이었던 정약용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등장합니다.


정약용은 탄핵을 받아 한양을 떠나면서 헤어진 지 오래된 노비 최씨의 번듯한 집에 하룻밤 묵으며 장난삼아 그 상황을 시로 남깁니다. "벼슬깨나 했다는 나 내놓을 게 무엇일까 (중략) 천 권 책을 읽고서도 굶주림을 구할 수 없고 고을살이 삼 년에 한 치의 땅도 없어"라며 자조합니다. 그러면서도 자기보다 잘 사는 노비를 시샘하지 않고 "순채국에 농어회를 얻어먹으련다"라며 웃어넘깁니다.


돈, 뇌물, 권력. 이 조합은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잘 보여줍니다. 친자소송에서 이기며 승승장구 삶을 살며 조선을 뒤흔든 허계지 사건도 기가 막히고, 경제적 이익으로 충돌이 잦았던 한강 일대 분쟁처럼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라보게 하는 사건들이 많습니다.


돈은 예나 지금이나 삶을 움직이는 큰 힘입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조선인의 돈을 향한 고군분투기를 담은 <조선사 쩐의 전쟁>. 조선소송실록 코너에서는 문헌 자료를 통한 조선 시대 소송 기술을 자세히 들려줍니다. 돈에 웃고 돈에 울던 조선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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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누구는 오래 살고 누구는 일찍 죽을까 - ‘신의 손’ 한의사가 50년 공부 후 깨달은 몸 건강 마음 건강의 이치
손인철.백성호 지음 / 미류책방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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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인사로 건강하세요 멘트를 많이 드리고 받았습니다. 평소에도 건강 식단, 영양제 복용, 운동에 신경 쓰고 있고요. 그런데 정작 내 몸이 돌아가는 근본 원리는 알지 못하고 있었군요.


마음과 몸의 이치를 탐구하는 중앙일보 백성호 기자가 명의 손인철 한의사에게 묻습니다. 몸과 마음 건강에 관한 질문 51가지를요.


손인철 박사는 몸과 마음을 아우르며 환자의 아픈 곳을 근원부터 치료해 주는 명의로 소문난 한의사입니다. 원광대 한의대 교수 퇴임 후 여전히 환자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독일 레겐스부르크 의대에서는 그를 '신의 손'이라 부릅니다. 손목 골절로 3년째 왼손이 마비된 주부를 독일 의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침으로 고쳤기 때문입니다.


손인철 한의사는 몸 건강과 마음 건강의 이치를 <왜 누구는 오래 살고 누구는 일찍 죽을까>에 풀어냅니다. 우리 몸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건강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병은 왜 생기는지. 근원적인 질문을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길을 알려줍니다.


"몸의 근본은 마음이요, 마음은 몸의 주인이다." - p15


건강하다는 건 무엇일까요? 건강한 몸과 건강한 마음 두 가지가 다 필요합니다. 몸 따로 마음 따로가 아닙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정기신을 인체의 세 가지 보물이라 부릅니다. 정신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육체와 마음이고, 기는 기운 곧 에너지를 뜻합니다.


인간은 정기신의 조합으로 살아갑니다. 육체만 있으면 시체요, 정신만 있으면 귀신입니다. 정기신이 함께 건강해야 합니다.


사람의 몸은 소우주라고 부릅니다. 음양의 원리로 돌아가는 우주처럼 우리 몸도 그렇게 작동합니다. 우리 몸에서 음양의 원리는 더운 기운, 차가운 기운이 조화를 이루며 순환하는 겁니다. 수승화강 水昇火降의 이치라고 합니다. 이게 막히면 병이 옵니다.


수승화강을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 숨쉬기입니다. 그것도 잘! 숨 쉬어야 합니다. 바로 단전호흡을 떠올리면 됩니다. 심장의 화를 원래 집인 하복부로 내려보내는 단전호흡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단전의 정확한 위치, 단전호흡 자세 등 글로만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줍니다.


저자가 말하는 건강의 척도는 세 가지입니다. 숨을 잘 쉬는가? 밥을 잘 먹는가? 마음이 편안한가? 호흡, 소화, 스트레스 이완이 잘 이뤄질 때 우리는 건강한 상태가 되는 겁니다.


저도 20대 때 한창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시기에 보약이라도 지으려고 한의원 갔더니 일명 화병이라고 하길래 와... 이런 게 화병이구나 실감했었는데요. 수승화강의 이치를 진작에 알고 있었더라면 스트레스를 오래 두지 않고 좀 더 수월하게 보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지금은 드네요. 앞으로의 인생에서 수승화강의 이치를 잘 유념하면 되니, 이 책이 제 인생에 큰 도움이 될 책이 되었습니다.





오장육부가 각각 어떤 기능을 하고 병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침과 뜸은 어떤 원리로 작용하는지, 경락과 경혈은 무엇을 말하는지... 귀에 쏙쏙 잘 들어옵니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체했을 때 엄지와 검지 사이의 함몰 부위 '합곡'을 꾹꾹 눌러주면 저도 바로 효과를 보거든요. 이처럼 막힌 혈자리를 자극해 주면 도움 되는 기본 혈자리를 그림과 함께 설명해 줍니다.


사상체질에 따라 음식도 가려먹어야 한다는 이야기 많이 들으셨을 거예요. 그런데 손인철 한의사는 음식을 먹고 속이 편하면 괜찮다고 하십니다. 이것저것 목록화하기보다는 많이 먹으면 독이 되고, 많이 씹으면 약이 된다는 원리를 더 강조합니다.


명의가 손꼽는 최고의 보약이 뭘까요? 인삼, 녹용? 그보다 더 좋은 게 있다고 합니다. 바로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최고의 보약, 꼭 기억하고 실천하세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다 나 하기에 달렸습니다. 여태껏 살아온 결과가 지금의 나이고, 지금 내가 행하는 것이 앞으로의 나를 결정합니다." - p21


분명 몸은 안 좋다고 느끼는데 병명은 없는 경우도 많지요. 많은 사람이 병의 흐름을 미리 알아차리고, 진단이 떨어지기 전에 예방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초기인 미병 상태에서 한의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이 소개됩니다. 자기 회복력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조건들을 만들어 주는 건강 관리 방법들이 알찹니다.


<왜 누구는 오래 살고 누구는 일찍 죽을까> 책으로 몸의 원리와 건강의 이치를 공부해 보세요. 일상생활에서 지키는 건강법, 알아 두면 좋은 건강 팁까지 알짜 노하우가 가득합니다.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눈도 침침해지고 뻐근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몸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아침에 자고 일어날 때 찌뿌둥함의 신호를 알아차리고 초기 단계에서 찌뿌둥함을 없애가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좀 더 생동감 넘치는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몸과 마음 건강을 바로 세울 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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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감수성 쫌 아는 10대 - 작은 존재도 소중하게,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 사회 쫌 아는 십대 19
김성호 지음, 서와 그림 / 풀빛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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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0여 마리의 새를 키워내던 동네 느티나무가 창고 공사로 베어집니다. 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축제 현장에서 물고기들은 사람 손 온도에 2도 화상을 입습니다. 태양을 바라보면 앞이 하얗게 변해 꼼짝 못 하듯 고라니는 차 불빛에 그런 반응을 보입니다. 수많은 새가 유리창에 충돌해 죽습니다. 수많은 반려동물이 유기됩니다. 수많은 식물이 훼손됩니다.


이런 이야기에서 여러분은 무엇을 느끼셨나요? 생명감수성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는 몇 가지 대표 사례입니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존재 자체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우리는 동물과 식물, 미생물까지 포함한 모든 생명체를 존중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생명감수성이라는 단어가 인성교육에 등장했듯 생명에 대한 섬세한 감수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고양이 학대 고어방의 참여자 절반이 청소년이었습니다.


생명감수성은 단순히 자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학교 폭력, 자살, 인종차별, 전쟁... 동식물 생명감수성이 부족하거나 없으면 인간의 생명을 소홀히 여깁니다.


우리 땅의 생명을 아름답게 지키는 일에 주력하는 생물학 박사 김성호 저자가 <생명감수성 쫌 아는 10대>에서 청소년들을 위해 생명감수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씨앗을 지키는 농부로 살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서와 작가의 색연필화가 함께 해 보는 맛을 더합니다.


생명감수성이란 말은 정확히 어떤 뜻일까요? 생명감수성은 생명을 느끼고 받아들이는 마음입니다.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것도 당연히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건 아니라는 게 핵심입니다.


<생명감수성 쫌 아는 10대>에서는 생명이란 무엇인지, 동물이란 무엇인지 정의를 명확히 설명하고 왜 생명감수성이 필요한지, 어떻게 생명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지 하나씩 알려줍니다.


생명에 대한 존엄성, 소중함을 가슴에 새기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생명의 존재는 모두 기적과 같은 확률의 결과임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내가 태어날 수 있었던 확률, 동식물이 진화 과정을 거치며 지금까지 살아낸 확률을 생각해 보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일이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생명’이라는 이유만으로 존중받아야 하고, 사랑받아야 하고, 보호받아야 합니다. 내가 소중한 만큼 타인도 소중하며, 나와 다른 존재들도 소중합니다. 이것이 바로 ‘더불어 사는 세상’입니다. 공감과 배려는 생명감수성이 충만할 때 빛을 발휘합니다.


생명감수성은 이처럼 생명 존중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실천은 자연에 대한 다가섬으로 가능해집니다.


1979년 영국 농장동물복지위원회 FAWC는 동물이 누릴 다섯 가지 자유를 정의합니다. 배고픔과 갈증으로부터의 자유,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통증·부상과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정상적 행동을 표현할 자유, 공포와 고통으로부터의 자유입니다.


예능 콩콩팥팥 방송에서 직접 농사짓고 키워내면서 식물의 변화에 경이로움을 느끼는 출연자들의 환호성이 아직도 귓가에 맴돕니다. 자연이 멀리 있다고요? 시골이나 생태공원에 가야만 하는 게 아닙니다.


인터넷으로 우리는 쉽게 세상 모든 동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간접적인 다가섬의 세상에 들어서는 방법은 무척 많습니다. 활짝 열린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말이죠. 하나씩 알게 되면 관심이 생기고 보호하고 싶어집니다.


다큐 프로그램을 많이 보고, 등굣길에 있는 식물도 매일 살펴보세요. 현미경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도 관찰해 보는 유튜브 영상 자료도 많습니다. 생명들과 친해지는 방법은 찾아보면 참 많습니다.


모든 생명을 그 자체로 존중하는 생명감수성은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귀결합니다. 그 시작과 끝은 결국 나입니다. <생명감수성 쫌 아는 10대>를 읽으며 멀게만 느껴졌던 생명감수성의 가치를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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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고요, 일단 나부터 행복해지겠습니다 - 나를 응원하고 싶은 날, 쓰고 그린 365일의 이야기
하다하다 지음 / 섬타임즈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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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행복이지’라는 순간은 언제 찾아오던가요? 저는 마음이 너그러워질 때입니다. 그러려면 나에게 집중하고 좋아하는 것을 일상에 더하면서 살아야 가능해집니다. 여기 매일의 소소한 행복을 기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다운 삶을 찾고 싶어서 제주로 내려간 전직 기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 하다하다의 365일 일기 <됐고요, 일단 나부터 행복해지겠습니다>.


부산한 세상 소음과 치렁치렁한 인간관계를 정리하고자 제주살이를 선택합니다. 그의 신념은 ‘일단 내 행복이 차고 넘쳐야, 흐르고 흘러 다른 사람에게도 전달된다’입니다.


인문학자 남편이 붙여준 생활 철학자라는 별명답게 하다하다 작가의 365일 일기를 통해 일상을 어떤 방식으로 채워나가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사소한 일상이라도 기록하면 나의 발자취가 된다." - p9


새해를 맞이해 읽기 좋은 에세이입니다. 지금 이 시기만큼은 에너지가 조금 더 싱싱하잖아요? 저자처럼 “좋아! 한 번 해볼까?” 소리를 크게 내볼까요? 입으로 말하고 귀로 듣고 나면 마음을 움직이는 게 한결 쉬워집니다.


"좋은 말이 계속 쌓이면 정말 그렇게 될 것만 같아 마음이 행복으로 충만해진다." - P13





한라산 중산간 마을에 사는 저자는 폭설로 움직일 수 없는 날마저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욕심내지 않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마음을 부대끼지 않게 되었습니다. 순리에 적응해야 할 때가 있음을 알게 된 겁니다.


모든 날이 좋기를 바라는 건 억지라는 것도 깨닫습니다. 하지만 매일 좋은 일 하나씩은 일어날 수 있다고 믿습니다. 행운이, 행복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그 찰나를 발견할 때의 소소한 기쁨을 이 책 곳곳에서 만나게 됩니다.


혹시 당신은 지금 불행하다고 느끼고 있나요? 저자는 ‘바닥을 경험한다는 건, 극한까지 가본다는 건 어떤 면에서 축복이다.’라고 말합니다. 결국 ‘훗, 이 정도 가지고 뭘’이라고 말할 수 있는 깡이 생기고 있는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되돌아보면 그 상황에서도 살아지고 살아냈기 때문입니다.


하다하다 작가는 타고난 목적주의자였습니다. 목표에 따라 시간을 계획하고 삶을 운영하는 성향이 DNA에 새겨져 있는 것 같다고 합니다. 나른하게 살 수 없는 인간형이 제주살이를 하면서 이제는 더 의식적으로 노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어떤 날은 “되도록 자랑하지 말 것, 불평은 더욱 하지 말 것”이라는 한 줄 기록뿐인 날도 있습니다.  “남자는 귀여우면 끝이라는 말은, 진리다.”라는 문장만 있는 날도 있습니다. 그런 날은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하며 상상하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나다움을 찾는 여정을 보여주는 에세이는 기존에도 많지만 <됐고요, 일단 나부터 행복해지겠습니다>는 단정한 그림과 핵심을 찌르되 다정한 문장이 매력적입니다.


내가 보는 세상은 내가 만든 프레임에 의해 결정됩니다. 하다하다 작가가 스스로에게 건네는 위로와 응원 메시지는 자책, 후회, 질타 대신 자신을 좀 더 아끼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늘 타인의 시선과 평가에 신경 쓰느라 정작 자신의 마음은 돌보지 못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행복을 우선순위에 두고 사소한 일상 속에서도 웃음을 찾아보세요. 크고 작은 어려움 속에서도 내 마음을 보듬어주고 매일 조금씩 나아갈 수 있는 메시지를 건져올려보세요.


일단 나부터 행복해지겠다고 외친 하다하다 작가처럼 나를 위한 일이란 결국 나의 미래를 위한 일이고, 나의 꿈을 위한 일입니다. 자기애 충전 에세이 <됐고요, 일단 나부터 행복해지겠습니다>. 매 순간 온전한 나를 위한 작은 기록이 모이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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