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 풀꽃 시리즈 1
이상권 지음, 김미정 그림 / 현암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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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가지 풀꽃 이야기가 가득한 생태동화 《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

 

이 책에 등장하는 풀들은 참 흔한 것들이라는데 저는 관심이 없어서그런지 구분도 힘들고

아이가 물어보면 알려줄 수 있는 이름이 거의 없을 정도로 나무, 풀, 꽃.. 식물쪽에 약하답니다.

다행히 아이는 자연친화력이 좋은 편이라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는 있으니

이참에 이 엄마도 열심히 공부해겠습니다.

 

 

 

풀이 우리와 얼마나 가깝게 살아가는지, 다른 동물들하고는 어떻게 살아가는지

풀이라는 친구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여름방학동안 강원도 산골마을 할머니댁에 간 아이가 산, 들, 냇가 등을 오가며

다양한 에피소드속에서 풀꽃들을 만나는 이야기예요

 

 

 

"애기똥풀이면 풀에서 애기 똥 냄새가 나요?"

애기똥풀을 꺾으면 줄기에서 노란 즙이 나온다는데 이게 꼭 애기 똥 같다고 하네요.

실제로 보면 쑥과 비슷하다는데 쑥과 구별하려면 이렇게 줄기의 노란 즙을 보고 구별하면 된다고합니다.

설명만으로 나열되어 있었다면 그래도 감이 안왔을텐데 친절하게 사진으로 그 노란 즙을 보여주네요.

 

 

 

 

 

우리 아이들 이런 자연속에서 놀다보면 별의별 사건이 다 생기네요.

뱀에게 물리기도 하고, 식물에 쓸려 두드러기가 나기도 하고, 배앓이를 하기도 하고...

그럴때마다 신통방통하게 척척~! 흔하지만 쓰임새 많은 풀을 대령하니 입이 쩍 벌어지게 됩니다.

 

게다가 일상에서 만난 풀꽃들의 유, 풀꽃의 효능, 풀을 이용한 다양한 놀이 등

와아.. 이렇게 알려주는 분이 계시다니... 부러웠어요~

 

 

 

 

가느다란 풀이 단단한 지팡이가 되는 명아주는 정말 신기하던걸요.

 

봄에 끓여먹는 냉이, 동상을 치료하는 가짓대, 벌레 쫓아내는 부추...

모든 풀은 다 나름대로 쓸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길가에 흔한 쑥이 코피를 멎게 해주는 걸 알게 되니 달리 보이기도 했고요,

배 아플땐 쓴 익모초가 좋다니 아무것도 아닌 풀이 이렇게 약초가 되기도 합니다.

 

동물들 역시 쓰지만 몸에 좋은 건 먹을 수 있다하고,

독성이 있는 건 알아서 피한다고 하니 참 경이롭습니다.

 

『 관심을 가지면 얼마든지 볼 수 있단다. 우리 아파트 주위에도 많아.

아마 너희 학교 주위에도 많을 거야. 관심을 갖지 않았으니까 모른 거지. 』 - p15

 

아이들의 일상에서 만난 풀꽃 이야기여서 정보만 나열된 식물이야기가 아닌,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는 스토리 구성이 매력있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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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평전
안도현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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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높고 쓸쓸한>, <연어> 등으로 유명한 안도현 시인은 백석 시정신의 진정한 계승자로 평가받으며 백석앓이의 최고봉으로 알려져 있죠. 1980년 스무 살 무렵부터 시작된 백석앓이를 한 안도현 시인의 관심과 애착의 결정체 《백석 평전은 백석을 좋아하고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되는 책이네요.

 

우리 정부에서 월북, 납북, 재북 문인들의 해금조치 이후에야 우리 문학사에 재조명된 백석. 오해가 있거나 과대포장된 것들은 근거가 충분한 자료를 통해 바로잡아 평전이라는 형식으로 백석의 문학과 생애를 복원한 《백석 평전》을 통해 백석의 세계관을 깊이있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첫 '귀향'편을 읽으며 안도현 시인의 백석앓이를 고스란히 엿볼 수 있었어요. 백석을 직접 따라다니는듯한 기법은 소설을 읽는 느낌이어서 신선했어요.  『백석은 코를 싸쥐고 역을 빠져나왔다. 고읍까지 철로를 따라 12킬로미터를 걸어갈 작정이었다. 오랜만에 걷는 길이었다. 어릴 적에 수없이 걸었던 길인데도 마치 처음 가는 길 같았다.』 (p13) 처럼 백석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는듯한 필체가 매력적입니다.

 

2003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고향」 시가 지문으로 등장하면서 우리에게 더욱 널리 알려진 백석의 시에는 유년과 관련된 음식, 가족 등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하며 과거의 시공간을 복원하며 고향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습니다. 한국의 전통적인 사설시조 양식에서 새로운 창조를 모색했다고 평가받습니다.

 

『 백석은 일본 문학계를 풍미하고 있던 모더니즘 운동을 폭넓게 수용하면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나갔다. 시집 「사슴」에 실려 있는 33편의 작품 중에 예닐곱 편을 제외하면 모두 단시이거나 산문 형태의 시라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백석은 외모만 '모던보이'가 아니었다. 일본 유학시절 습작기부터 그는 '가장 모던한 것'과 '가장 조선적인 것'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 - p51

 

백석은 우리의 전통적인 정서를 새로운 감각과 방법으로 드러내려고 했습니다. 시를 즐겨 읽지 않았던 저조차도 감정을 많이 내세운 시보다는 백석 시의 담백한 맛이 마음에 들었었는데요, 감성이 흘러넘치는 것이 아닌 절제된 애잔함, 소박함, 담백함을 느꼈어요.

 

 

 

 

백석은 1935~1941년 스물네 살에서 서른 살까지 약 7년동안 경성, 함흥, 만주를 오가며 전성기를 누리는데 이때 유일한 시집 「사슴」을 출간했고, 여인들과 몇 차례 사랑에 빠지기도 했답니다.

 

한국문학사에 큰 획을 긋게 되는 시집 「사슴」은 1936년에 100부 한정판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시간적 배경을 고려한 배치 구성으로 유년체험이 담긴 시, 오산소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체험한 세계, 오산고보를 다니던 청소년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시, 성숙한 청년의 시각이 담긴 시 33편이 수록되어 있는, 일반적인 모더니즘의 언어와 백석의 언어를 확연하게 구별하게 해 준 작품입니다.

 

『 백석은 식민지로 오염되고 왜곡되기 이전의 고향, 즉 시원의 순결성을 가지고 있는 고향과 고향의 방언에 착안했다. 고향의 말인 방언이야말로 몰락의 길로 치닫고 있는 조선의 현실을 지켜낼 수 있는 하나의 시적인 역설로 작용할 수 있으리라고 그는 판단했다. 그러니까 백석의 평안도 방언 사용은 향토주의에 매몰된 결과물이 아니라 준비된 창작방법론이며 의도된 기획에서 나온 것이었다. 』 - p99

 

「사슴」이 발간되자마자 당대의 많은 시인들을 매료시켰으며, 해방 이후 후대 시인들에게도 폭넓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 대표적인 시인으로 신경림 시인이 있으며 수많은 시인들이 백석의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을 했답니다.

 

 

 

 

모던보이의 대명사로 백석의 외모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그는 은근 까다로운 취향이었다고 하네요. 양말 하나에도 신경을 쓸 정도로 외모에 신경을 쓰기도 하고, 결벽증 마냥 행동하기도 했다는 에피소드를 보면서 백석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어요. 백석이 아호를 지어줬던 자야 여사와의 사랑 외 몇몇 여인들과의 인연도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곡해하지 않게끔 풀어내고 있습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 백석 / 다산책방》 시집을 읽으며 그의 생애를 어느정도 알고있긴 했었지만 한국전쟁 이후 북한에서 살게 된 백석에 관한 뒷 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했었어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어 추측이 난무했었는데 《백석 평전》에서 그 궁금증을 최대한 풀어내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제는 잘 알고 있는 「집게네 네 형제」, 개구리네 한솥밥」, 준치가시」 등은 모두 북한에서의 활동작품이랍니다.

 

 

 

 

북한에서의 백석은 번역에 주력하게 됩니다. 북한에서 아동문학영역의 관심이 확대되던 시기에는 이전에는 없던 새롭고 실험적인 형식인 우리 아이들의 입말에 맞는 운율을 계발해 동화시를 발표하기도 했었지만, 이후 북한 체제에서는 예술성을 강조하는 일이 정치성에 위배된다는 현실때문에 사상성과 정치성이 부족한 작품으로 치부되어 온전한 시인으로서 백석의 역할이 끝나게 되어버립니다.

 

『 해방 이후 백석의 북한에서의 작품활동을 단순히 예술성을 망각하고 시를 정치도구화한 파렴치한 행위로 몰아붙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백석이 북한에서 아동문학논쟁을 통해 문학의 자율성과 미학주의를 주장한 마지막 시인 중 한 사람이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 - p413

 

해금 조치 이후 백석의 시와 산문 연구가 확대되었고 이제는 중,고등학교 국어 관련 교과서에 김수영과 함께 가장 많은 시가 수록된 백석. 경성에서 활동을 오래 했었지만 평안북도 정주 출신으로 해방직후 만주에서 고향으로 돌아갔던 그여서 분단이 준 안타까움이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북한 문단에서 홀연히 사라지게 된 그의 삶이 애뜻하게 다가옵니다.

 

 

 

한국 근대미술사에서 역시 큰 획을 그은 정현웅 화가와의 인연덕분에 이렇게 중년의 백석 모습을 볼 수 있네요. 「사슴」 시집 이후 21년만에 단행본으로 발간된 동화시 12편이 실린 「집게네 네 형제」는 북한에서의 아동문학논쟁으로 불거져 결국 백석의 존재가 점차 사라지게 됩니다.


 

 

 

 

쉽게 볼 수 없었던 말년의 백석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널리 퍼져있는 영어교사시절 모던보이로서의 백석 사진만을 생각하다가 노년시절의 모습을 보면서 달달함이 깨지긴 했습니다만. ^^; 그 외에도 다양한 참고자료가 《백석 평전》에 한가득 수록되어 있습니다.

 

일본 유학을 했으면서도 일본어로 된 시는 단 한 편도 발표하지 않고, 조선 사람의 언어를 지키는 시인이고자 했던 백석. 식민지 시대에 살던 지식인이자 문인으로서 그의 행적, 북한 정치체제에서도 진실한 아동문학정신을 피력하며 그만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했던 흔적을 보며 존경을 표하고 싶습니다.

 

백석의 시를 읽게되면 자연스레 백석앓이에 동참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안도현 시인의 필체나 탄탄한 구성 자료 덕분에 백석의 생애와 작품을 이해하기 쉬웠던것 같습니다. 두툼한 분량의 책이지만 술술 잘 읽혔어요. 백석앓이에 동참하실 분, 백석앓이를 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백석의 세계관을 잘 풀어낸 《백석 평전》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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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이후의 삶 - 이제 생존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라
이준남 지음 / 리스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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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남 박사의 심신의학 관점에서 암 생존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건강 생활 수칙을 알려주는 책 《암 이후의 삶》.

두렵고 괴롭고 가족에게 고통을 주는 병인 암. 하지만 암 예방에 대한 것을 일부러 찾아보고 실천하며 살고 있지는 않았는데, 다행스럽게도 아직 암을 만나지 않았지만 (그런 인연은 바라지도 않지만요) 암 예방 차원에서 읽어보고 싶었던 주제였습니다. 건강하다고 자신하는(!) 사람들도 읽어두면 좋은 건강 생활 수칙을 소개해둔 책이니 암 환자나 환자의 가족이 아니더라도 읽기 좋은 책입니다.

 

《암 이후의 삶》은 암의 특성, 암 예방법은 물론 암 진단 후의 생활 수칙, 성공적인 암 관리를 위해 생존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소개하며 일상에 적용해 생활습관을 바꿔 삶의 질을 높이는 실천적 방법을 알려줍니다.


 

앞으로는 두 명 중 한 명꼴로 암 발생이 예상된다는 보고가 있다네요. 불치병이 아닌 난치병 수준으로 되긴 했지만, 암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생존뿐만 아니라 삶의 질까지 좌우하게 됩니다. 몸의 병이 모두 마음에서부터 오는 것은 아니지만, 몸에 병을 일으키는 원인 가운데 마음에서부터 오는 것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고 마음의 자세는 병을 더 악화시킬 수도, 호전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 저자가 설명하는 마음과 몸을 모두 생각하는 의학인 심신의학 관점에서 바라보는 암 관리의 핵심입니다.

 

 

 

『 흔히 기분 좋은 감정이 몸에 좋고 슬픈 감정은 몸에 나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연구조사에 의하면 기분이 좋을 때나 슬플 때, 혈액 속의 백혈구가 늘어나는 현상은 똑같이 일어난다. 반면 건강에 해로운 경우는 외로움, 사별, 극도의 공포감, 우울증 등을 경험하거나 감정을 해소하지 못할 때다. 』 - p61

 

병든 사람에게 일정한 조건을 걸어서 면역력을 증가시키거나 생리현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이 방법으로 병리 현상을 중단시키고 치유도 가능한 다양한 방법이 개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사람의 감정 메커니즘에 조건을 거는 마음으로 몸의 병을 고치는 심신의학의 최종 목적지까지는 아직 실험단계이지만 기대해 볼 만하네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다양한 심리 치료는 물론 생활습관과 생활환경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건강 유지를 돕는 생활 보험인 셈입니다.

 

암을 만성질환적으로 접근하는 인식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파트도 인상 깊었습니다. 결핵이나 AIDS 역시 바이러스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더는 활동하지 못하도록 잡아두고 같이 살아가는 방식이라네요. 이건 얼마 전에 읽었던 「기생 - 생명진화의 숨은 고리 / MiD」 책에서도 기생충과 면역과의 관계를 이야기하며 박멸이 아닌 공존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나온 것과 같은 이치일 겁니다. 암 생존자 역시 이러한 인식과 대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 성공적인 자기 관리를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기본적인 작업이 필요하다. 첫째, 자신의 병에 대한 의학적인 관리. 둘째, 만성질환에 의해 변화된 인생 역할에 대한 관리. 셋째, 만성질환 때문에 발생한 심리적인 결과에 대한 관리다. 』 - p201

 

암의 조기발견, 치료 기술 발달 등으로 생존율은 올라가고 있는데 그렇기에 암 이후의 삶을 위해 알아야 할 정보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우리는 암에 대한 면역성도 없고 암 발생의 잠재적 가능성을 벗어날 수 없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 자기관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생활습관 개선, 운동생활, 양질의 수면 생활, 무기력증에서 벗어나기, 긍정적인 마음, 명상, 심리치료 등 자기 관리에 도움되는 방법들을 소개하며 식욕 부진, 구역질 등 암 치료를 받으면서 생기는 흔한 부작용 대처법, 암 이후의 삶에 적용할 다양한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자기와의 싸움, 환자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할 뿐인 항암치료 후 단계에서는 건강관리에 대한 체계적 지침을 알려주는 <암 생존자 지원모임>의 유용성도 더불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암의 예방과 치료, 회복, 재발 방지 등 단계별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암 이후의 삶》 책은 생존 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다시 행복한 인생을 위해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는지, 무엇보다 암 환자가 아닌 건강한 사람이더라도 내 인생의 가치를 헛되이 하지 않게 할 생활방식은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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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거짓말 : 성서 편 명화의 거짓말
나카노 교코 지음, 이연식 옮김 / 북폴리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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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시각의 명화 해설을 하는 나카노 교코의 <명화의 거짓말> 두 번째 이야기 《명화의 거짓말 성서 편》.

그리스신화에 이어 이번 성서 편에서 종교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종교화를 즐기고 싶은 사람, 혹은 종교화를 통해 성경과 역사와 화가에 대해 알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이라고 하네요.

 

 

 

 

구약성서와 신약성서로 나눠 성서에 나오는 인물이나 이야기를 화가들의 작품과 비교하며 화가들이 어떤 식으로 해석했는가를 살펴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명화들 중 중세시대 명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보니 그 시대배경상 기독교와 뗄레야 뗄 수 없는 수준이지요.

 

 

 

 

성서에 나오는 인물도는 비종교인이 봐도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는듯해서 보기 편했습니다.



 

 

 

 

 

비종교인인 저로서는 종교화를 보면서 몇몇 종교화는 사실 좀 무섭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만큼 충격적인 잔인함이 있는만큼 그림 한 장으로 설득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게 아닐까라고도 느꼈고요.

 

 

 

 

최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들며 설명하거나, 상반된 해석의 경우 여러 해석을 소개하는지라 성서에 대해 아는게 없는 제가 읽어나가기에는 비기독교인 입장의 저자의 해설이 코드가 맞아떨어졌다고도 할 수 있는데, 저자 스스로도 후기에 적었다시피 종교인이 읽으면 어떤 부분에서는 할 말이 많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종교화라는 특성상 순수하게 그림의 스킬 외에도 성서를 통한 배경지식을 알고 보면 그 느낌은 배가 된다는게 확실하긴 하네요.

 

 

 

"설마 그럴 리가", "아니, 잠깐, 잠깐." 처럼 추임새도 넣어가며 해설하는 스토리텔링 방식은 비종교인이 접하는 종교화 해설서라는 주제에맞게 감칠맛나게 읽는 재미를 줍니다. 동일한 성서 내용도 여러 화가들의 제각각의 작품을 서로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네요.


 

 

 

 

 

 

 

서양에서 가장 많이 그려진 그림이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장면인 [책형도]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 다비드상처럼 멋진 균형감을 그려낸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 작품을 통해 어떻게 이런 균형감을 표현했는지의 비밀도 알 수 있었고 그와 관련한 성유물 개수 등 역사적 이야기는 물론 십자가 위의 예수가 내려다 본 시선을 그려낸 제임스 티소의 『십자가 위에서 그리스도가 본 모습』 작품을 함께 소개하기도 하네요.

 

서양 회화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종교화', '기독교회화'.

역사적 종교 사건은 최대한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기술하고, 다양한 관점을 접해볼 수 있다는 것이 나카노 교코 명화 해설의 독특한 방식이니 《명화의 거짓말 성서 》을 신앙이나 교리를 깊게 파고들지 않고 하나의 문화로 즐기는 명화감상 측면에서 바라보면 만족스러운 책이 되지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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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 생명진화의 숨은 고리
박성웅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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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상대할 가치 없는 생물 혹은 사라져야 할 생명체로 인식하는 혐오의 대상인 기생충.

기생충이란 단어를 듣자마자 생각나는 건 우리 어린 시절의 채변봉투가 번뜩 생각날 정도로 당시에는 회충, 촌충 등 박멸의 대상으로 당당히(?) 자리 잡고 있었던 터라 쉽게 와 닿는 생물이긴 하네요. 근래에는 연가시 때문에 기생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던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박멸해야 할 대상으로만 와 닿는 기생충입니다. 하지만 기생충은 나쁘기만 한 생물이 아니라는 것을 EBS 다큐프라임 <기생>에서 보여줬고, MiD 출판사의 《기생 寄生》 책으로 더 자세히, 방송에서 미처 다 풀어내지 못한 이야기들과 함께 나왔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기생충의 세계를 알고 나면 기생충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가지게 될 겁니다.


 

 

 

 

회충, 구충, 편충, 촌충, 이, 벼룩 외에도 파리, 모기 등 흔히 알고 있던 인간 기생충 외에도 기생 식물이나 정보를 강탈하는 방식으로 기생 생활하는 동물들 등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기생충의 종류가 아주 많습니다. 학자마다 기생충의 정의는 다르긴 하지만, 변하지 않는 핵심은 기생충과 숙주의 관계에 있다고 합니다. 지구 생물의 약 절반가량이 기생생활을 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과 더불어 기생충이란 무엇인지, 기생충과 숙주의 관계, 기생충과 인간의 관계를 통해 기생충 박멸과 공존의 역사를 보며 기생충의 존재 의미를 생각해봅니다.

 

『 기생충은 생명, 그리고 우리의 삶에 있어 기본 배경 같은 역할을 해왔다. 이들은 진화의 과정에서 생물의 형질과 특성이 선택되는 데 큰 영향을 미쳐왔으며 지금도 이런 영향은 계속되고 있다. 기생충을 이해한다는 것은 생물 간의 관계를 이해한다는 것이며, 그 관계를 알아가는 것은 우리 주변을 둘러싼 생명 현상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 p25

 

 

 

 

다큐 프라임 <기생> 촬영의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 우리나라 연구 실태 현황, 촬영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네요.

다큐멘터리 촬영 때 숙주 내부에 있는 자연상태 그대로의 기생충을 촬영하는 것이 힘들었다는데 기생충 연구 역시 살아있는 기생충 관찰의 까다로움을 이야기하며 자가 인체 실험의 역사를 소개하는 파트에서는 기함할 듯 놀라기도 했네요.

 

 

 

남이 일궈 놓은 양식을 그대로 빼앗아 먹는 행위인 기생은 어느 생물, 어느 집단, 어느 사회에서나 공통으로 나타난 지구에서 가장 보편적인 생활방식 중 하나라고 합니다. 박테리아같이 단순한 생명체들에서도 다양한 기생충이 발견될 정도라네요.

 

기생 생활은 진핵생물을 출현했고, 엽록체를 가진 식물의 등장을 일으켰습니다. 기생충과 숙주와의 공존이 없었다면 현재의 생태계가 형성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진화의 원동력이 되고 종의 분화가 일어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준 존재 의미로서의 기생충입니다. 기생충과 숙주와의 기발한 공격과 방어 기법들을 보면 헉 소리 날 만큼 놀라울 따름이더군요.

 

 

 

 

상상만으로도 몸이 근질거릴 지경인 연가시 정도는 우스운 축에 속할 정도로 기상천외한 기생충의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특히 인간을 조종하는 메디나충을 보면서 기생충의 무시무시한 생존전략에 입이 떡 벌어질 지경이었네요. 흥미진진하고 새로운 정보도 많이 알게 되었는데 얼룩말의 줄무늬 비밀은 특히 그럴싸했습니다. 얼룩말 줄무늬가 수면병을 일으키는 체체파리 때문에 생겼다는 가설은 흥미로웠고요, 사마귀에서 탈출하는 연가시의 모습이나 체체파리의 출산 장면 등 신기한 자료가 많네요.


 

 

 

 

『 기생충은 우리에게 질병을 가져다주지만, 오히려 기생충이 사라지면서 나타난 질병들이 있는가 하면, 역으로 이에 대한 치료제로도 사용될 수 있다.  』 - p25

 

 

 

 

 

톡소포자충의 오해, 돼지 편충을 이용한 크론병 치료 등 면역질환에서 기생충이 오히려 해결사가 될 수 있는 연구 진행 과정도 소개합니다. 기생충 박멸과 더불어 증가하는 질환들을 기생충을 이용한 치료법으로 다가가고 있는 셈입니다. 백해무익해 보이는 기생충이 치료 역할을 한다 해도 사실상 그동안 우리가 가졌던 부정적인 편견을 물리치는 게 관건이긴 하지만요. 

 

 

 

 

박멸하기 위해 사람이 생태계에 가한 인공적인 개입의 영향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많은 생각을 낳게 합니다. 토끼와 점액종바이러스의 생물학적 방제법 에피소드 등 인공적 개입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은 사례를 소개하며 박멸 대신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다가서야 하는 이유를 알리고 있습니다.

의학 역사상 인간이 의도적으로 개입하며 박멸한 질환은 천연두 단 한 가지라는 사실도 놀라웠네요. 그만큼 끊임없이 공격, 방어의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겠지요. 기생충과 숙주 사이의 공진화 관계를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질병 통제를 해야 하는가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한 종을 박멸하면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생태계가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기생충과의 대결은 공존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아토피, 알레르기와 관련해서 면역계와 장내 미생물과의 관계에 관한 주제의 책을 예전에 읽었는데 그 때문에 미생물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었답니다. 이런 면역계 질환과 관련된 인간의 미생물총 같은 기능을 생태계 내에서는 바로 기생충이 담당하고 있는 거였습니다. 그렇기에 오로지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관리' 역할로 다가가야 합니다. 한 생물 종의 진화는 그와 연계되어 살아가는 생물들도 변화에 맞추어 진화하도록 만듭니다. 기생충이 인간의 역사에 미쳐온 영향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했습니다. 《기생 寄生》을 통해 기생충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생명진화의 파트너이자 숨은 고리인 생태계의 중요 조정자 역할로 바라보는 관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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