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놀기 - 스노우캣 드로잉북
스노우캣(권윤주)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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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놀기를 최초로 유행시키고 귀차니즘 신조어를 만들어낸 스노우캣.

이번에도 재미있는 아이템으로 찾아왔네요. 그림 못 그려도 두려움 없이 쉽게 따라 그리며 놀 수 있는 드로잉북 <그림놀기>.

 

 

 

그림 그리는 페이지만 일률적으로 있는 게 아니라 스토리가 담긴 컷이 한 쪽에 자리 잡고 있어요. 드로잉북으로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4컷 만화 같은 작품 보는 재미가 아주 좋답니다.

 

샘플이 제시된 드로잉북도 사실 똥손에겐 너무 힘든 작업! 스노우캣의 드로잉북 <그림놀기>는 정말 쉽고 간편해요. 트레이싱지(기름종이)가 덧대어져 있어 말 그대로 따라 그리기만 하면 됩니다.

 

 

 

아래에 비치는 그림을 완성하면 끝. 흰색 트레이싱지만 봐왔다가 색깔 있는 트레이싱지를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어요. 기분을 업시키는 상큼한 색상입니다.

 

 

 

<그림놀기> 드로잉북은 트레이싱지에 그리는 '따라하기' 편과 책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응용하기' 편으로 구성되었어요. 응용하기 편을 앞두니 수전증이 도질 것 같지만 걱정부터 하는 건 금물.

 

선 긋기, 무늬 그려 넣기 등 간단한 작업이에요. 여기에선 컬러링북처럼 활용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창의력을 발휘해 나만의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스노우캣 그림을 보면 '이건 나도 그릴 수 있겠네'라는 망발이 나올 정도로 심플한 선으로 구성된 그림이잖아요. 정작 그려보면 비율이 안 맞아 요상하게 끝이 나는데, 트레이싱지를 이용한 드로잉 방식은 그런 걱정 따윈 없습니다.

 

연필이든 볼펜이든 어떤 도구로도 쓱쓱. 만년필로도 그려봤는데 뒷장에 묻어나지 않을 정도로 트레이싱지가 제법 탄탄해요. 만년필로도 걱정 없이 그려보세요.

 

 

 

'그림 그리는 건 어려워' 걱정하는 친구에게 스노우캣이 한 조언은?
카페 가서 해. ㅋㅋ

 

 

 

작고 가벼운 사이즈여서 부담 없이 들고 다닐 수 있는 <그림놀기>. 응용하기 편은 우리 아이 유아 시절 미술 창의력 워크북에서 접할 수 있는 방식이라 제 눈에는 익숙해 보이긴 했는데, 어느 순간 그 재미를 잊고 있었네요.

 

일상에서 상상력을 발휘해 뇌를 즐겁게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일러스트 에세이의 고전이라 불리는 스노우캣 시리즈답게 담백하고 간결한 스토리가 만족감을 높여주는 드로잉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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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토크 - 2018~2019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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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지역인만큼 요즘 핫한 음식점까지 정보 업그레이드한 책이어서 믿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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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 - 이부스키, 야쿠시마, 2018~2019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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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명소, 음식, 숙소, 쇼핑에서 꼭 알아야 할 정보를 콕콕 짚어준 최신판 가고시마 가이드북. 가고시마 여행준비는 이 책을 동반자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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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7번째 기능
로랑 비네 지음, 이선화 옮김 / 영림카디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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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쿠르 신인상을 수상하고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HHhH> 원작소설 작가 로랑 비네의 두 번째 소설 <언어의 7번째 기능>. 역사 덕후답게 이번 소설도 실화의 바다에 픽션 문체를 얹었습니다. 전작을 읽고 나서 그의 다음 소설을 무척 기다렸는데 "누가 롤랑 바르트를 죽였나?"라는 부제처럼 이 책도 '그것이 알고 싶다' 분위기 제대로예요.

 

 

 

 

 

소설 <언어의 7번째 기능>은 프랑스 철학자이자 비평가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죽음에 얽힌 사연을 파헤칩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당시 학계를 주름답던 인물들이 총출동합니다.

 

 

 

 

1980년 2월 25일. 파리에서 세탁물 운반 트럭에 치여 한 달 간 혼수상태를 오가다 3월 26일 사망한 롤랑 바르트. 로랑 비네 작가는 바르트의 죽음을 타살로 설정합니다. 사고 당시 신분증이 사라지고 그가 가지고 있던 종이 한 장이 사라지는데. 소설 <언어의 7번째 기능>은 바르트에게서 훔친 그것의 정체를 찾는 여정입니다.

 

 

 

그날 정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롤랑 바르트 사건을 맡은 바야르 수사관. 수사 과정에서 지식인들의 용어를 해석해줄 대학교수 시몽과 함께 이 사건을 파헤칩니다. 바르트의 목숨을 앗아갈 만큼 귀중한 텍스트. 텍스트에 관해 아는 자들이 하나둘 제거되고, 1980년 프랑스 정치 상황까지 엮입니다. 당시 대통령인 지스카르 데스탱과 차기 대통령이 될 프랑수아 미테랑의 신경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신화론』, 『기호학의 원리』, 『사랑의 단상』 등의 저서를 남긴 롤랑 바르트. <언어의 7번째 기능>에서는 기호학과 관련한 이론이 등장합니다.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언어가 가장 좋은 수단이지만 언어로 모든 것을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바르트에게 기호는 단순한 기호가 아닌 세상을 장악하는 지표입니다. 로랑 비네 작가는 소설 속 가공의 인물인 시몽 교수가 007 영화로 기호를 해석하는 방법을 들려주는 강의 장면을 묘사함으로써 독자들은 낯선 기호학 이론을 수월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권력은 언어죠." - 책 속에서

 

 

 

텍스트의 비밀은 러시아 언어학 대가인 로만 야콥슨의 언어의 기능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알려진 언어의 여섯 기능 외 7번째 기능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 자리에 있지 않은, 혹은 살아 있지 않은 제3의 인물을 능동적 메시지를 전할 대상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는 마법적 혹은 주술적 기능입니다.

 

 

 

철학자들의 말은 당최 알아먹지를 못하겠으니, 바야르 수사관과 시몽 교수의 해석은 단비처럼 반갑습니다. 거기에 위대한 기호학자 움베르토 에코가 등장해 독자도 이해 가능한 힌트를 던집니다. 언어의 수행적 기능이 원래 허용된 것보다 훨씬 많이, 무엇이든, 누구에게든, 어떤 상황에서든 더 많은 걸 하게 한다면? 이런 기능을 알게 된 사람, 그것을 마음대로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은 세계의 주인이 될 수 있게 되는 거죠.

 

 

 

이제 우리는 언어의 7번째 기능이 가진 영향력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롤랑 바르트가 잃어버린 텍스트는 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사용법이었던 겁니다. 텍스트를 내 것으로 하기 위해서 달려드는 건 지식인이고 정치인이고 똑같았어요. 어디부터가 픽션인지 혼란스러울 정도로 소설은 지식인 스타들의 내밀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소설 <언어의 7번째 기능>에서 비중이 꽤 높은 로고스 클럽. 사건을 파고들수록 로고스 클럽이 튀어나옵니다. 이곳에서는 말로 겨루는 결투가 있는데 서열에 따라 도전자의 손가락까지 걸고 하는 무시무시한 결투입니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 두 사람이 대결해 우승자를 가립니다. 이해하고 분석하고 의미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방어적인 기호학적 접근법과 설명하고 설득하고 공격적인 수사학적 접근. 대결 장면을 읽을 때면 그들의 생각 정리와 말솜씨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어요.

 

 

 

텍스트를 손에 넣은 자가 로고스 클럽의 위대한 프로타고라스라 불리는 1인자에게 도전할 거라는 소문이 돌면서 텍스트는 누가 가진 건지, 위대한 프로타고라스의 정체는 누구인지 그리고 과연 언어의 7번째 기능은 효과를 발휘할지 클라이맥스를 향해 갑니다.

 

 

 

 

 

소설 <언어의 7번째 기능>에서 로랑 비네 작가는 바르트가 살던 시대의 유럽, 미국 지식인 스타들을 바르트를 살해할 동기가 있는 용의자로 과감하게 다룹니다. 이렇게 픽션을 던지면 명예훼손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미셸 푸코, 쥘리아 크리스테바, 필리프 솔레르스, 루이 알튀세르, 로만 야콥슨, 존 설, 자크 데리아, 움베르토 에코 등 헉 소리 날 만큼 유명 지식인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2015년 원작 출간된 소설이라 2016년에 사망한 움베르토 에코를 현존하는 마지막 기호학자 중 한 명으로 소개했습니다.

 

 

 

당시 프랑스 정치 상황을 전혀 모르던 제 배경지식으로는 낯선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스토리를 따라가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묵직하기만 한 것도 아니었어요. 유명 지식인들의 또 다른 모습을 상상하는 맛이 있습니다. 소설에 등장한 지식인들 한 명 한 명의 면모를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누군가는 팔고 싶어 했고, 누군가는 사고 싶어 했고, 누군가는 없애려고 했던 언어의 7번째 기능 사용법이 적힌 종이. 롤랑 바르트의 죽음에 이런 소재를 얹어 유명 지식인들을 소설 속에서 마음껏 갈아버리다니. 성, 폭력  등 로랑 비네 작가의 전작에서도 감지했지만 묘사 수위도 조금 있는 편. 음모론 같은 소설을 내놓은 로랑 비네 작가에게 다시 한번 감탄합니다. 전작 <HHhH>가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도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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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사기 - 우석훈의 국가발 사기 감시 프로젝트
우석훈 지음 / 김영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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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저자 우석훈 경제학자가 이번엔 국가의 거짓말을 추적합니다. "그건 원래 그래." 식으로 살아온 대한민국. 국가라는 이름에 가려진 진실, 어마어마하네요.

 

국가가 조직적으로 사기 치기 시작하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소수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제도가 정착되고 고치기도 개선하기도 어려워진다고 합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본질이 바뀌지 않는 한 국가 내부의 요소들은 변하지 않습니다. 구조적 문제 때문입니다.

 

<국가의 사기>에서 언급한 숱한 사기를 하나하나 짚어보면 분명 갸우뚱할만한 이야기들입니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지금까지 전혀 못했었다는 게 부끄럽습니다.

 

 

 

무엇보다 생활 경제와 관련한 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왔어요. 정상적인 중산층의 삶이 갑자기 어려워지는 계기로 우석훈 저자는 과도한 주식 투자와 무리한 주택 구입을 꼽습니다.

 

시세 차익이 기본이 된 이상한 한국 증시. 우리나라 주식은 마권으로 돈 버는 것과 같은 메커니즘이란 것을 짚어줍니다. 개인이 감당하기엔 위험한 거래라는 거죠. 문제는 정부에서는 주식을 더 많이 하길 원한다는 겁니다. 모든 정권은 집권하는 동안 지수가 올라가길 바랄 뿐이지 주식을 자제하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가계부채 문제도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구제받을 사람은 이미 모두 구제받았고, 구제받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방법은 내놓지 못한 겁니다. 대부업체가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보장도 해줘야 하니 말입니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분석한 글은 더 높은 선진국 단계를 위해 필요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한국의 독특한 자유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작은 정부를 표방한 신자유주의는 극도의 이념이 되었다고 합니다. 서민의 삶은 방치되고, 더 좋은 대안이 있어도 경제적이지 않다는 역설적 상황으로 내몰렸다고 합니다. 정책집단이 아닌 이념집단으로 뭉친 한국은 결국 생활경제에 무관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념과 이익이 부딪치는 순간은 한전의 역사를 사례로 듭니다. 한전이 민영화될 확률은 누구누구가 대통령이 될 확률과 비슷하다는 등 제법 세게 비꼬는 말도 등장할 정도로 이념보다 더 끈끈한 클랜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층간소음이 심해진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었네요. 철근과 시멘트 전쟁 스토리는 소설 읽는 느낌이었어요. 빨리 망가지는 아파트를 원하는 토건 세력 덕분에 걸핏하면 공사입니다. 100년 살 수 있는 집 따위는 필요 없습니다. 공사가 늘어나면 좋은 건 어느 쪽일까요.

 

 

 

한국 자본주의의 모순이 가장 첨예하게 충돌하는 최전선 젠트리피케이션. 한번 뜨는 동네가 되어버리면 원래의 젠트리파이어들은 결국 밀려나게 됩니다. 긴 호흡으로 준비하는 장기팀과 일상적인 일을 해내는 단기팀이 공존해야 하는데, 20년 정도 걸려야 완성되는 사업을 하지 않으니 단기 투자만 과열됩니다.

 

금융, 원전, 전기, 물, 주택, 교육, 교통 등 내 삶에 밀접한 문제인데도 그동안 몰라도 너무 몰랐구나 싶었어요. 한국 행정의 현실을 낱낱이 파헤치다 보니 정권이 바뀌어도 황당한 정책을 엎어버리기 힘든 상황이 부지기수라는 데 답답함이 일더군요.

 

국가의 사기는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됩니다. 정말 기가 막힌 사기는 그런 게 있었는지 모르고 지나가게 되고요. 대통령은 바뀌었지만 사회경제적 제도와 구조가 달라진 게 없기에 그렇습니다. 경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수많은 사기극을 보여준 <국가의 사기>. 우석훈 저자의 조언이 정답인 것도 아닌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최선의 해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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