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등생 해법 수학 5-1 (2016년) - 초등 기본서 빅데이터 초등 우등생 해법 시리즈 (2016년)
최용준.해법수학연구회 지음 / 천재교육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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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담임선생님께서는 복습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고,

꼬박꼬박 습관화할 수 있게 복습노트를 쓰게 하시는 분인데요.

처음 복습노트라는 걸 해보는 아이 입장에선 당황당황~ 하더라고요 ^^.

그때 문제집의 <교과서 개념 정리> 코너가 유용하게 쓰였네요.

핵심이 간추려져 있어, 처음 복습노트 쓸 때 많이 막막해하던 부분을 도움 받았어요.

 

초등수학 기초를 탄탄하게 해주고 싶다면

교과서 수학과 최대한 비슷한 수준이라 기본서로 제격인 초등수학문제집 우등생 해법수학 추천해드려요.

특히 수학을 재미없어 하는 아이인 경우 난이도가 적당해서 권해드려요.

만화 스토리텔링과 문제 중심 문제집의 장점을 쏙 갖춘 구성이라 지루하지 않게 접할 수 있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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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의 기적 - 생각의 생각을 만드는
고니시 도시유키 지음, 이혜령 옮김, 가쓰키 요시쓰구 감수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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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했다는 걸 깜박하기도 하는 저로서는 효율적인 메모 기술을 다룬 이런 책을 읽어야 자극받게 되네요.

<메모의 기적> 고니시 도시유키 저자는 보통의 카피라이터 직장인에서 광고에이전시를 설립해 현재에 이르게 된 이유가 업무 효율을 높인 메모 방법 때문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합니다. 그리고 이 책에 아낌없이 메모 기술을 쏟아부었다고 하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군요.

 

메모는 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

 

<메모의 기적>에서는 다시 들여다보지 않는 메모를 하는 메모 미아가 되지 말고, 자신에게 행동의 계기를 만들어내는 미래메모를 시작하라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과거메모였다면, 이제는 보기만 해도 생각 포인트를 알 수 있는 미래메모로 바꾸라고요. 메모의 숨은 효과를 철저히 파헤치네요.

 

메모 기술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대개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데 도움이 될 메모 기술을 원할 겁니다. 일을 정체시키는 이유는 정보과다와 머리를 빨리 전환하지 못하는 데 원인이 있다고 해요. 이걸 개선하는 방법으로 정리메모, 생산메모, 전달메모 세 가지 메모 방법을 소개합니다.

 

 

 

정보는 정리하면 무기가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쓰레기일 뿐. 

메모하면서 의문이 생길 때 반드시 기호 표시를 해둬야 한다네요. 나중에 다시 생각해낼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말이죠. 가장 처음에 생겼던 단순한 의문이야말로 진짜 과제를 끌어낸다 합니다. 다양한 기호는 단순히 시각적 정리만 되는 게 아니라 목적과 원인을 의식하는 훈련도 되고, 의문과 모순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 기억해야겠어요.

 

특히 말풍선 활용 인상 깊었습니다. 미래의 자신이 생각할 것을 말풍선으로 적어두더라고요.

메모하는 순간엔 나중에 다 기억날 것 같죠?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이걸 내가 왜 적었지? 하며 의아할 때도 있고, 내가 쓴 글의 숨은 의미를 기억해내지 못한다는 것을요. <메모의 기적>은 우리는 분명 잊어버린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저자가 알려주는 다양한 정리메모 기술을 적용해보면 겨우 이걸로 될까 싶겠지만, 시간이 지난 후엔 이게 엄청난 효과를 발휘한다네요.

 

 

 

생산메모에 관한 이야기는 기술보다 그 의미가 더 와 닿더라고요.

<메모의 기적>에서 말하는 크리에이티브를 위한 생산메모는 바로 장해물 메모입니다. 장해물을 설정해 그 장해물을 넘어서야겠다는 규칙을 만들면 아이디어의 질도 향상된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30대 여성에게 인기 있는 신상품을 만든다 대신 그것이 정말로 30대 여성에게 인기 있는 신상품일까? 라고 바꾸면, 장해물을 넘어선 아이디어가 더 솟구친다는 거죠. 즉, 그것이 정말로 OOO할까? 라는 문장의 힘이 대단하더라고요.

 

생산메모의 기술로는 졸라맨을 이용한 만화 메모, 숨은 니즈를 찾는 블랙 삼각 메모, 획기적인 아이디어 개발 기술로 이어지는 화이트 삼각 메모 등을 소개합니다. 개인적으로 화이트 삼각 메모 기술 신기하더라고요. 키워드를 쭉 나열해서 이리저리 연결해보니 엉뚱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가 생길만하더군요.

 

 

 

정리메모, 생산메모에 이어 마지막 전달메모는 메모를 이용해 사람을 움직이는 방법입니다.

포스팅 제목 쓸 때 응용할만한 기술이 여기서 소개되기도 합니다. 헤드라인 메모, 스피치 메모 등 직장인 외 학생, 일반인에게도 유용한 기술이었어요.

 

그 외 일본 소설가 이사카 고타로의 메모 기술도 대담 형식으로 소개하고, 검색 면에서 유용한 디지털 메모를 할 때 유의할 점도 짚어줍니다. 국내 저자의 책은 처음부터 제법 화려하게 편집하는 편인 데 반해 이 책은 시각적으로는 좀 심심할 수 있긴 해요. 하지만 메모에 관한 액기스는 꽉꽉 담겨있는 <메모의 기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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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말아요, 그대 - 김제동과 사람들, 다정한 위로를 건네는 시간
JTBC '김제동의 톡투유' 제작진 지음, 버닝피치 그림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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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아프다. 그래서 서로를 치유할 수 있다.

JTBC에서 하는 착한 토크쇼 김제동의 톡투유.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청중입니다. 우리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날 것 그대로 드러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순수한 날 것이라는 게 제가 느낀 점이에요. 특이하게도 JTBC 보도제작국에서 만드는 프로그램인데, 지금 우리 이야기가 바로 뉴스니까요.

 

주제를 내놓으면 스케치북에 쓴 청중의 이야기로 분량을 만들어내는 김제동의 톡투유. 

정해진 대본 없이도 이끌어가는 김제동, 냉철한 시각을 유지하지만 의리 넘치는 최진기, 홍대 여신 출신 싱어송라이터 요조, 빅데이터 전문가다운 통찰력이 돋보이는 송영길. 

 

김제동과 고정 패널의 한 마디 한 마디는 고민의 답을 내놓기보다 '우리가 지금 네 얘기를 귀 기울여 듣고 있어.' 방식입니다. 그런데 왜 후련해질까요? 바로 누군가가 오롯이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으니까. 누군가가 내 말에 공감해 주니까. 누군가가 무조건 내 편 들어주니까.

 

공감이란 이렇게 중요하구나 깨닫게 됩니다. 흔해진 단어지만 진정한 공감을 실천하는 김제동의 톡투유. 방송 보는 것보다 활자 읽는 걸 더 좋아하는 저는 그래서 지금까지 방송 시청은 손에 꼽을 정도인지라 이렇게 <걱정 말아요! 그대> 책으로 나오니 정말 좋더라고요. 방송을 본 분들이라도 책으로 만나면 더 진한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글로 읽을 때는 곱씹으며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기도 하고요.

 

 

남녀노소, 직업 불문하고 고민을 공유하는 <걱정 말아요! 그대>에서 특히 공감한 이야기 소개할게요.

꿈을 담보로 한 기본 권리를 무시하는 열정페이는 스펙과 경험을 중요시하는 사회에서 오히려 악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꿈을 착취하는 열정페이 문제는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로 생각해 볼 사안입니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자는 이야기도 좋았어요. 거절을 잘 못 한다는 건 남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것으로 온전한 '나'를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당연한 것처럼 느끼게 되는 사람 마음. 거절하는 게 죄송할 일이 아니라는 것,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을 먼저 보호하라는 말이 와 닿았어요.

 

 

 

여자, 남자, 친구, 가족, 학업, 직장, 감정 등 우리 일상의 이것저것을 다루고 있고, 하나의 주제에서 십인십색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러다 보니 "맞아, 나도 그랬어." 라는 생각이 방송마다 꼭 나올 수밖에 없네요. 

불만과 불안을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고,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어느 순간 해소되는 느낌. "맞아"라는 말 한마디가 묘하게 공감되는 톡투유입니다.

 

"걱정에 대한 답을 준다기보다는 모두가 서로의 걱정을 알아주면서 무게를 좀 줄여보자는 거죠." - 책 속에서

 

 

정작 내 고민이 무엇인지 자각하지 못하며 살기도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존재의 의미를 생각해볼 여유조차 없는 요즘. 다양한 고민거리를 보며 숨겨져 있던 고민이 자연스럽게 풀어지기도 하네요. 탁 터놓고 얘기하는 것도 좋다는 걸 알려주는 김제동의 톡투유 <걱정 말아요! 그대>. 그저 예능에서 그치지 않아 진심 공감하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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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 인류의 내일에 관한 중대한 질문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 김영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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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균, 쇠>로 유명한 세계적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 책 중에서 어쩌면 가장 쉽게 쓰였고, 쉽게 읽히고, 무엇보다 한국 독자 맞춤 책인 <나와 세계>.

 

 

세계가 직면한 7가지 중대한 문제를 다룬 이 책은 한국 사례가 많이 등장합니다. 어찌나 자주 언급되는지 한국에서 강연한 내용이 책으로 나왔나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어요. 재레드 다이아몬드 저자가 한국어판에서는 한국 독자를 위한 맞춤 수정을 해주셨다네요. 덕분에 낯설지 않게 읽어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책입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개인과 국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한지, 개인의 위기와 국가의 위기 해결 방법은 무엇인지, 건강한 삶의 질을 누릴 방법은 무엇인지. 이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짚어가며 미래를 고민합니다.

 

한국어판 서문에는 북한과 남한의 빈부 차이를 언급합니다. 북한이 한국보다 가난한 이유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사회과학자가 어떻게 실험 연구를 하는지 상당히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어요. 한반도를 180도 뒤집은 다음, 동쪽과 서쪽 세로로 나누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게 합니다. 이것은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나와 세계>에서 주장하는 국가빈부의 원인이 지리적 요인과 제도적 요인에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한 실험이기도 합니다.

 

 

 

 

국가의 빈부를 결정하는 첫 번째 요인은 지리적 요인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노르웨이는 가장 가난한 나라보다 400배, 한국도 100쯤 부유하다고 해요.

 

대체로 온대지역에 있는 나라가 열대지역에 있는 나라보다 부자인 경우가 많습니다. 왜 열대지역이 불리할까요. 열대지역은 토양 비옥토가 낮고 박토가 많아 농업 생산성이 낮고, 동식물종이 다양한 만큼 병원균과 벌레가 많아 기생충과 세균 번창이 쉬워 열대성 질병이 많아 공중보건에 취약합니다.

조건으로만 따져보면 네덜란드보다 잠비아가 훨씬 좋아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게 작동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요즘 기대수명이 못해도 80세인데, 그나마 민주국가인 잠비아 기대수명이 겨우 41세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어요.

게다가 육지에 둘러싸인 내륙국이라는 입지 조건을 갖추면 더 힘들어지고, 천연자원이 풍부한 탓에 오히려 내란과 분리독립운동, 부패와 비리가 만연해지는 원인이 되었다는 점... 문명의 가난과 붕괴를 재촉하는 복합적인 요인이 많습니다.

 

 

 

국부의 차이 두 번째 요인은 인간이 만든 제도의 차이입니다. 지리적 차이는 별로 크지 않았지만 분리된 나라인 한국과 북한, 서독과 동독,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의 사례를 듭니다.

여기서 어떤 나라는 좋은 제도가 자리 잡은 반면 어떤 나라는 그렇지 못하기도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데요. 나쁜 제도를 받아들이면 지리적 이점이 있어도 가난해지는 이유를 찾습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좋은 제도의 근원을 역사적 기원에서 찾는데, 농업의 역사와 맞물린다는 것 그리고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좋은 제도가 버무려져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한지, 그 이유를 우리가 왜 알아야 할까요.

재레드 다이아몬드 저자는 약점을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극복하는데 유리하지 않겠냐고 합니다. 정확히 진단하고 맞춤식 치료를 하면 극복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고 말이죠. 지리적 요인은 고정된 부분이라 극복할 방법이 있겠냐 싶겠지만, 하나하나 따져보며 약점을 가진 나라가 극복한 사례에 집중해보니 해결책이 나오긴 하더라고요.

 

 

 

재레드 다이아몬드 저자는 외적, 내적 위기 관리에 대처하려면 선택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합니다.

전체적인 변화는 사실 불가능한데다 압박감이 커 당면한 위기 자체에 집중하는 위기요법이 필요하다고 말이죠. 국가적 위기에서 선택적 변화 사례로 일본 메이지유신을 예로 듭니다. 한편으로는 미국의 현재 위기 상황을 체크하며 미국 민주주의 쇠락을 부추기는 요소들이 해결될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며 비판하기도 하네요.

 

 

 

우리 세계가 곧 직면하게 될 문제로는 기후변화, 불평등, 환경 자원 문제가 있는데 이제는 그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도미노 작용을 하기에 남의 나라 문제일 뿐이라며 먼 산 보듯 하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불평등 문제만 하더라도 불법 이민 문제, 자발적 테러 같은 직접적인 결과를 낳고, 우리 삶에 필요한 자연자원은 자기 파괴적인 관리로 남획을 일삼는 등 자멸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인간활동으로 인한 자원 소비량, 폐기물 생산량은 늘어나는데 이 말은 인간 활동을 줄이면 기후변화도 줄일 수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인구 많은 몇 나라만 협정을 맺어도 기후변화 문제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실상 정치적 의지가 부족합니다. 이런 위기 극복 능력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주체는 누구입니까. 지도자? 국민? 파충류의 뇌가 언제든 번득이는 인간의 특성상 미래를 내다보며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 큰 기대는 솔직히 안 하게 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밋빛 미래는 어떻게 일궈내야 할 지. 재레드 다이아몬드 저자가 말한 극복할 가능성 51%에 기대를 걸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지. <나와 세계>에서는 이런 약점에도 이렇게 해서 극복했다는 사례들을 강조하며, 우리가 직면할 범세계적 위기 관리 해법을 고민하게 합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는 개인에 관한 이야기가 많아 꽤 재미있었어요. 특히 뉴기니 전통사회를 통해 위험에 대처하는 자세 흥미로웠습니다. 우리는 주관적 평가에 따라 위험 요인의 순위를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알려주는데요. 사다리에서 떨어질까 걱정하기보다 테러 위험을 더 걱정하는 것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위험은 과소평가한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이걸 해결하려면 건설적 편집증을 습관화하라고 해요. 행위 자체는 위험성이 낮더라도 평생 빈번하게 반복하는 행위에 내재된 위험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말이죠.

 

건강하게 장수하는 법까지 다루고 있네요. 요즘은 비전염성 질병에 걸려 죽는 경우가 흔한데 그 원인으로 서구식 생활방식을 꼽습니다. 자연선택으로 선택된 신장의 염분 재흡수 능력이 과다 염분 섭취 생활방식으로 변하면서 약점이 되어버린 상황. 인간을 살아남게 한 능력이 이제는 죽음으로 몰아단다며 현대 생활방식의 문제점을 고민하게 합니다. 특이하게도 우리 몸이 짧은 기간 내 자연선택된 사례도 있었어요. 나우루 공화국의 경우 서구식 생활방식으로 당뇨 유전자가 생명에 치명적으로 작용하게 되자, 결국 당뇨 유전자를 빠르게 제거하며 다음 세대부터는 오히려 당뇨 발생률이 줄어든 사례. 신기했습니다.

 

 

교육 이야기는 안 나오나 싶어 좀 서운했는데, 마지막 파트 "재레드 다이아몬드에게 문명의 길을 묻다"에 살짝 언급하네요. 그런데 오바마도 그렇고 재레드도 그렇고, 한국 교육을 참 좋게 평가합니다. 문맹률 높고, 평등한 교육을 받을 기회조차 없는 나라들에 비하면 한국 교육, 훌륭한 위업을 달성하긴 했습니다. 저자는 학력테스트 상위권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기도 하는데, 솔직히 인생이 학창시절에서 끝인가요. 교육의 목적을 생각해볼 때 한국 교육이 과연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에서 제기한 문제들. 인간은 정말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이게 가능해야 장밋빛 미래가 올 텐데 말이죠. 5월 둘째 주에 방한 예정인 재레드 다이아몬드. 더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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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이토 씨
나카자와 히나코 지음, 최윤영 옮김 / 레드박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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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넷 미혼인 딸, 거침없이 무례한 아버지, 대책 없이 친절한 동거남의 한집 살이를 그린 <아버지와 이토씨>. 딸, 아버지, 동거남이라는 캐릭터만으로도 이 소설이 어떻게 흘러갈지 분위기는 지레짐작할 수도 있겠는데요. 그저 잔잔한 감동을 주는 가족 드라마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속에 코믹한 면이 숨겨져 있어 재미있게 읽어냈어요.

 

 

나카자와 히나코 작가는 원래 희곡 작가라고 합니다. 대사와 대사 사이를 자신의 언어로 채우고 싶다는 욕심으로 탄생한 첫 장편소설이 바로 <아버지와 이토씨>입니다. 극작가 출신답게 스토리 흐름이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상상되더라고요. 눈앞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를 보는 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만족스러웠어요.


일본인 특유의 행동은 사실 좀 오글거려서 일본소설은 제 취향 아니었거든요. 물론 지금도 영미, 유럽 소설을 더 선호하지만. 가족 간에도 90도 인사를 하는 엄청 예의 바른 그런 모습... 일본소설 마니아라면 무슨 말인지 아시죠? 그들만의 문화인데도 불구하고 제 눈에는 너무 작위적으로 보이기만 해서 오히려 스토리 몰입에 방해되더라고요.


그런데 <아버지와 이토씨>에서는 그런 모습조차 스토리 진행에 딱 맞아떨어져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변변한 직장 없이 학교 급식 조리 보조원 시간제로 일하는 동거남 이토씨와 옹고집 아버지의 첫 대면 장면은 코믹 그 자체였어요. 학교에서 일한다고 하니 "교사인가!" 하며 순간 눈을 반짝이거나, 급식 아저씨라는 것에 허탈해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영화로 보면 크큭대며 한참 웃겠다 싶더라고요. 아, 이 소설은 영화 제작 중이라고 합니다. <노다메 칸타빌레> 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우에노 주리가 딸 역할로 나온다네요.

 

 

 

서른넷 나이에 스무 살이나 차이 나는 남자와 동거하는 딸, 아내와 사별 후 아들 집에서 살다가 가출(?)하고 무작정 딸 집으로 들이닥친 아버지.


딸 입장에서는 성가시기만 한 아버지와 딱히 끈끈한 관계는 아닙니다. 아버지로부터 혼난 기억만 남아있을 뿐. 알게 모르게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 가족입니다. 아버지는 그저 편협하고 거만하면서 소심한 사람인 데다 체면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세상을 두려워하는, 한 마디로 그릇이 작아 보이는 아버지로만 남아 있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억지로 집에 모시고 지내다 보니 서로 눈치 보며 어색하기만 합니다.


하루는 아버지를 미행해 보기도 하는데요, 특별한 일 없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아버지를 보며 아버지에게는 돌아가야 할 '장소'는 있지만 '집'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장소마저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강요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죠. 아버지는 종일을 그렇게라도 돌아다니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던 겁니다.

 

 

 

딸과 아버지의 소원한 관계는 동거남 이토씨의 담담한 대처가 빛을 발휘하네요.

이런 해결사, 참 고마운 존재입니다.


"기분은 일단 제쳐 두고, 냉동고에라도 넣어 둬. 그러지 않으면,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을 놓치고 말아." - 책 속에서

 

<아버지와 이토씨> 책을 읽다 머릿속에 콕 박힌 단어가 있는데, '기간 한정'이란 단어입니다. 우리 인생에 이 기간 한정인 것이 사실 얼마나 많은지... 부모는 존재 그 자체가 스트레스인 무거운 짐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왜 모든 걸 한쪽에 맞추려고만 하는지, 어느 쪽에 맞추는 게 아니라 제각각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사용하면 그걸로는 만족할 수 없는 걸까 고민하는 딸의 모습이 남 일 같지만은 않네요. 자기 취향의 소스는 따로 갖춰도, 먹는 건 함께면 된 거죠. 하지만 우리는 소스 하나도 한쪽 취향에 맞추게 강요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아버지와 이토씨>는 전형적인 일본 가족 드라마 소설입니다. 아버지와 이토씨 캐릭터가 수더분하면서도 내면이 강해요. 우리나라 배우 중에서도 명품 조연하면 딱 생각나는 그 분들 이미지라고나 할까. 코믹과 감동이 드러나는 건 좋았는데, 아버지와 이토씨 각자의 소소한 비밀은 시원하게 밝혀주질 않아서 그 부분은 살짝 아쉬웠어요.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이런 소재의 소설, 이상적인 가족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 요즘 읽기 딱 좋은 타이밍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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