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리에]장기 보유 VS 타이밍 매매   권성희 기자   | 10/22 11:44   |   조회 2180       
 
[머니투데이]고등학교 때 수학 선생님이 우연히 주식에 대해 말씀하셨다. 주가란 떨어지는 듯 해도 장기적으로는 상승 곡선을 그린다는 설명이었다. 주식 투자가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았던 십수년전 그 때, 수학 선생님은 벌써 '매수 후 장기 보유(Buy and hold)' 전략을 생각하고 계셨던 듯 하다.

그러나 이를 어쩌랴. 십수년 전인 그 때, 막 500 고지를 탈환했던 종합주가지수가 현재도 650을 왔다 갔다 하고 있으니 말이다. 십수년간 총 수익률은 대략 32%. 연평균을 따지자면 2.3%에 불과하니 은행 예금 이자보다도 훨씬 낮다.

미국 주식시장에 대해 기사를 쓰기 시작한게 꼭 2년. 우연히도 침체장만을 집중적으로 경험한 셈이다. 그래서인지 '매수 후 장기 보유' 전략은 항상 의문이다. 미국 뉴욕 증시가 5년전 수준으로 회귀해버린 지금, 5년간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사람들에게 "너무 실망하지 말고 더 먼 미래를 바라보아요"라고 말하는게 무슨 소용일까.

주식 투자에서 추세 전환점의 타이밍을 노려 매매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로 치부되고 한 번 주식을 사서 꾸준히 보유하는 것은 언젠가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성공적인 전략으로 여겨진다. 아무도 타이밍을 꼭 집어 맞출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학 선생님이 십수년전 그 때 주식을 사서 지금까지 팔지 않고 쭉 보유했다면 어떨까. 차라리 은행에 넣어두거나 부동산에 투자할걸 하고 땅을 치지 않았을까. 아니면 900을 넘어서면 팔고 500 밑으로 떨어지면 살걸 그랬다고 후회하지 않았을까.

장기적으로 주식의 수익률이 가장 좋다고 공표한 사람은 펜실베니아 와튼 경영대학원의 제레미 시걸 교수였다. 그는 '주식투자 바이블'(원제: Stocks for the long run)'이란 책에서 1802년 이후 195년간 주식이 채권 등 다른 투자 대상보다 수익률이 높았다고 밝혔다. 책 원제대로 장기적으로는 주식이 최고란 주장이다.

그러나 195년동안 주식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 국채는 주식의 수익률을 지난 5년간은 물론 10년간, 15년간 쭉 앞서왔다. 1987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S&P500 지수의 수익률은 264%로 연평균 9%. 반면 국채 수익률은 382%로 연평균 11%였다.

물론 S&P500 지수는 1987년 9월에 고점이었고 10월에 블랙먼데이를 거치면서 급락했다. 따라서 주가 급락 후인 1987년 10월부터 올해 3분기말까지 계산하면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은 10.83%로 국채의 10.67%를 소폭 앞선다.

결국 시기를 어떻게 자르느냐에 따라 주식의 수익률이 국채를 앞서기도 하고 반대로 국채가 주식을 앞서기도 한다. 따라서 타이밍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문제는 타이밍을 꼭 잡기가 어렵다는 점일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존 템플턴이나 워런 버핏, 존 네프와 같은 유명한 투자자들로부터 한 수 배우자면 이들은 타이밍을 잡지 않았다. 싼 주식을 찾았다. 템플턴의 경우 싸다고 생각할 때는 국가를 가리지 않았고 주식이나 채권을 구분하지도 않았다. 때로는 공매(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전략)까지 적극 활용했다.

주식을 사서 오래 가지고 있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고 타이밍을 맞추려고 눈치를 보는 것도 현명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좋은 주식을 싸게 사는 것뿐이다. 이것은 물건을 살 때도 적용되는 만고의 진리인데 주식 투자할 때는 다른 용한 수법이 있는 양 이를 자주 잊어버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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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에]미국의 맹모삼천지교      권성희 기자 /   02/17 19:25 /  조회 1116

미국에서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맘 속으로 되뇌는 주문은 '교통(Location), 그리고 교통, 또 교통'이다. 부동산 투자의 성패는 거의 100% 교통이 얼마나 편한지에 달려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엔 이 교통 제일주의가 바뀌고 있다. 교육열 때문이다. 이제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교통 또 교통, 그 다음엔 교육(Education)'이라고 생각을 바뀌었다.

미국이야 땅덩어리도 워낙 넓고 대학도 많다 보니 우리나라와 같은 강남 열풍까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투자전문지인 포브스 최근호(16일자)는 미국에서도 교육 환경이 집값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스턴에 위치한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랜드베스트의 루스 케네디 원장은 "어떤 학교가 위치하고 있느냐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최소 30~40%가량 달라진다"고 추산했다. 또 전미 경제연구소(NBER)는 주정부가 학생 한명당 1달러씩 예산을 늘릴 때마다 그 지역 한 학생당 주택의 가치는 20달러씩 상승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프린스턴 대학의 경제학 교수로 교육에 대한 주정부의 투자와 주택 가격 상승의 관계를 조사한 세실리아 루스는 "사람들이 교육의 질에 따라 사는 곳을 선택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학교에 따라 그 지역의 주택 가격이 달라진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교육 환경이 좋기로 유명한 곳은 어딜까. 영어 교육 때문에 조기 유학이 붐을 이루고 있는 현실에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생활비와 범죄율, 날씨, 교육 등을 기준으로 매년 미국 354개 지역의 주거 환경을 평가하는 데이비드 사바쥬는 이런 궁금증을 풀어준다.

사바쥬는 교육 예산, 학생과 교사의 비율, 도서관 이용률, 사립 및 공립학교의 비율, 그 지역 학생들의 대학 선택폭 등을 통해 매년 미국의 10대 교육 도시를 선정한다. 이에 따르면 100점 만점을 얻은 미국 최고의 교육 도시는 노스 캐롤라이나주의 랄레이(Raleigh)-더햄(Durham)-채플힐이다. 이 도시는 교육 재정이 풍부하고 명문대인 듀크대학과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이 위치해 있다는 점 때문에 높은 점수를 얻었다.

2위는 매사추세츠주의 보스턴. 하버드대학과 MIT 등 동부 명문대의 본고장으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교육 도시로 지난 5년간 집값이 72% 급등했다. 평균 집값은 38만6300달러. 3위부터 10위는 뉴욕주의 알바니-셰넥터디(Schenectady)-트로이, 미주리주의 세인트 루이스,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뉴욕주의 로체스터, 텍사스주의 오스틴-산 마르코스, 캘리포니아주의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D.C., 오하이오주의 데이톤-스프링필드 등이 차지했다.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교육 재정이 미미하고 도서관 시스템도 높이 평가할 수준은 아니지만 서부 명문 대학들이 많이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로 순위에 들었다. 평균 집값은 51만6400만달러로 10대 교육 도시 중 가장 비싸다. 워싱턴 D.C.의 경우 유명 정치인들과 변호사들이 살고 있는 미국의 수도로 교육열이 높아 10위권에 들었다.

동양의 오래된 교육열을 나타내는 '맹모삼천지교'란 말이 미국이라고 별반 다를 바는 없는 듯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교육을 생각한 주거지 선택은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 뿐만 아니라 부동산 가격 상승이라는 덤까지 안겨준다는 점. 결국 과거의 맹모삼천지교는 교육은 물론 부동산 투자에서도 명심해야할 전략으로 부상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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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가 되자'는 결심을 새로이 하는 사람들에게 투자 사이트인 CNN머니가 전하는 '2003년 부자가 되기 위한 조언'을 소개한다. 다만 염두에 둬야할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부자란 추상적인 개념이라는 것. 따라서 올해 구체적으로 얼마를 벌겠다는 목표를 세우든지, 아니면 몇 년 안에 어느 정도의 재산을 갖고 싶다는 장기 목표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는 부자가 되는 길에 왕도는 없다는 점이다. 일확천금을 바라지 말자. 최근 1등 당첨금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로또복권이 인기다. 하지만 기억하자. 미국 통계에 따르면 복권에 당첨돼 백만장자가 될 확률은 불에 타 죽거나 개한테 물려 죽거나 벼락을 맞고 죽거나 비행기 사고로 죽을 확률보다 훨씬 더 낮다. 그러니 부자가 되기 위한 첫번째 마음가짐은 "장기적으로 차근차근"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권성희의 아뜰리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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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에] 수익률에 속지 말자      권성희 기자 /   12/03 12:03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4% 남짓에 불과하니 저축할 맛이 안 난다는 말들이 많다. 1000만원을 은행에 넣어봤자 일년에 이자는 40만원. 그것도 다 받는 것이 아니다. 이자소득세 16.5%를 제하고 나면 33만8000원 가량이니 금리는 3.38%로 떨어진다. 여기에 물가상승률(3%)을 감안하면 실질 금리는 0.38%에 불과하다.

그래서 은행 저축 외에 다른 방법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주식 투자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1000만원 은행에 넣어둬봤자 한달에 기껏 2만8000원 받는데, 그나마 물가상승률 감안하면 사실상 한달에 3000원 남짓인데 차라리 주식에 투자하자? 이런 생각에는 원금조차 까먹을 위험이 있다는 이성보다는 잘 하면 두자리수 수익률까지도 기대할 수 있다는 환상이 더 많이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설령 주식 투자로 일년에 두자리수 수익률을 올린다 해도 사실상 내 손에 들어오는 돈은 얼마나 될까. 명목 수익률과 실질 수익률을 냉정하게 따져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최근 '명목 수익률 착시 효과'에 빠져 있는 대다수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재미있는 계산 하나가 공개됐다.

미국에서는 "장기적으로는 주식의 수익률이 최고"라는 인식이 있어 주식 투자야말로 부자가 될 수 있는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예를들어 50년전에 1000달러를 인덱스 펀드(시장의 간판 지수에 맞춰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했다면 연평균 11%의 수익률로 현재 자산은 21만2000달러로 불어나 있을 것이라는 계산법이 통용되고 있다.

미국의 거대 펀드회사인 뱅가드 그룹을 세워 인덱스 펀드를 대중화시킨 장본인인 존 보글은 그러나 21만2000달러는 명목상 계산일 뿐 실질적으로 손에 떨어지는 돈은 4300달러에 불과하다고 최근 밝혔다.

21만2000달러에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투자자산은 3만1000달러로 급감하고 여기에 투자 비용으로 연간 수익률에서 2%포인트를 제하면 자산은 다시 1만1600달러로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연간 수익률에서 2%포인트를 세금으로 제하면 결국 남는 돈은 4300달러 뿐이다.

50년전에 1000달러 투자해서 지금 4300달러라면 연평균 수익률은 3.3%. 명목 수익률 11%의 98%가량은 인플레이션과 투자 비용과 세금으로 날아가고 실질적으로 손에 남는 것은 3.3% 뿐이다. 이는 주식 투자의 최고 호황기였던 1990년대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라 더욱 놀랍다.

이는 주식 투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의 재테크 칼럼니스트인 조나단 클레멘츠에 따르면 채권이나 머니마켓펀드(MMF) 등도 제반 비용과 세금 등을 제할 경우 실질적으로는 연간 2%가량의 미미한 수익률 혹은 어떤 경우에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클레멘츠는 돈을 불리기 전에 새나가는 돈부터 막을 생각을 하라고 권고한다. 수익률 몇 %라는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세율과 수수료를 꼼꼼히 살피라는 것이다.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키우는 최선의 방법은 투자 수익률에 있지 않고 얼마나 모으느냐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강조한다. 결론적으로 돈을 불리는데 왕도는 없다. 먼저 있는 돈이나 아껴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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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에] 마음의 칼     권성희  기자   |   12/10 12:03  
선배 하나가 출판사를 차렸다. 출판사업을 한다든가 하는 낌새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기에 무척 놀랐다. 알고보니 그 선배는 직장생활하면서 인터넷 서점인 아마존을 통해 꾸준히 미국 책을 사서 읽었다. 그렇게 쌓인 책이 100권을 훌쩍 넘어섰다. 선배는 이 중에서 내용이 괜찮은 책을 추려 한국에 소개하고 싶다는 꿈을 가졌고 이 꿈이 출판사를 세우는 밑거름이 됐다.

1~2년전 TV 청소년 드라마에서 멋있는 대사 하나를 만났다. 가정 환경이 불운해서인지 주먹질이나 하면서 지내는 한 고등학교 학생이 있었다. 그를 진정 아끼는 친구가 해준 말이다. "사나이는 모두 가슴에 칼 한자루씩 품고 산다. 그런데 그 칼은 함부로 뽑아들면 안 된다. 진짜 필요할 때, 일생에 꼭 한 번쯤만 뽑아서 보여주는 거다."

칼이란 세상을 향한 한(恨) 혹은 분노를 뜻하는 것이겠지만 나는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한 마음 속의 결심과 인내, 절제라고 받아들였다. 부모님의 원수를 갚는다는 식의 흔해빠진 무협소설이나 영화 스토리에 비유하자면 부모님의 원수를 갚겠다는 복수의 결심, 그 결심을 실현하기 위한 인내의 훈련, 유혹에 대항한 절제라고 말이다.

모든 사람들은 거창하게 칼이랄 것은 없어도 응어리 하나씩은 갖고 살아 간다. 분하고 속상하고 더럽고 치사한 상황을 만나면서 쌓이는 응어리. 그러나 이 응어리가 다 칼이 되지는 못한다. 그저 혼잣말로 하는 욕이나 뒤에서 하는 흉보기, 또는 술 한잔이나 담배 한 대에 그냥 쓸려 버린다.

그러나 무엇인가를 이루는 사람은, 응어리를 쓸어버리지 않고 칼로 키운다. 울분을 지금 당장 터뜨리는데 그치지 않고 그 울분을 극복해 자신의 인생을 더 아름답고 맛있는 요리로 만들 수 있게 마음 속의 칼을 간다.

선배에게 출판사는 마음의 칼이 아니었을까. 직장생활하면서 '정말 못 참겠다' 싶은 일을 만날 때마다 그냥 '에이, 못 마땅해'라고 한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마땅한 일'을 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칼로 책을 읽고 선정하고 준비했던 것이 아닐까.

세계적으로 유명한 SF-공포소설 작가인 스티븐 킹의 자전적인 창작론 '유혹하는 글쓰기'(김영사 출간)에 보면 킹의 마음의 칼을 만날 수 있다. 그는 험한 육체노동으로 생계를 꾸려야 했던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변변한 직장을 얻지 못해 경비와 대형 세탁소 직원으로 전전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SF와 공포소설에 대한 창작열이 있었다.

대부분의 범인은 이런 꿈이 있어도 이 꿈을 마음의 칼로 갈지 못한다. 그러나 킹은 세탁소 일이 끝나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줄기차게 소설을 써서 몇번이고 잡지와 출판사의 문을 두드렸다. 영화로도 만들어져 화제를 모았던 '캐리'란 소설이 성공하기까지 그는 낮에는 세탁소에서 일하고 밤에는 소설가로서의 마음을 칼을 가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올해도 이제 막바지다. 지난해 이맘 때와 비교해 무엇이 변했는가. 마음의 칼을 부지런히 갈았다면 분명 뿌듯한, 아니면 최소한 이렇게 노력했지 하는 무엇인가가 떠오를 것이다. 그러나 마음의 칼을 갈지 않은 사람에게는 2001년이나 2002년이나 나이 한 살 더 먹는다는 것을 빼고는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일 뿐이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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