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를 말씀드리겠습니다 - 과학으로 읽는 지구 설명서
김추령 지음 / 양철북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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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라는 행성을 하나의 생명체로 보는 견해가 있다.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룩이 ‘가이아 이론’ 이란 이름으로 소개한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해오고 있다. 과학적으로 이 이론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지구의 어느 한 쪽에 어떤 일이 발생하면, 그것이 다른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어떤 문제를 일으키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런 현상을 나비효과라고 부르기도 한다)을 생각해본다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자세히 살펴보고 깊게 생각해보면 이 지구상의 모든 현상은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머리말에서 글쓴이는 ‘골드버그 장치’ 이야기를 꺼낸다. 루브 골드버그라는 미국 만화가의 이름과 작품에서 따온 이 골드버그 장치는 작은 하나의 행동이 연쇄작용으로 아슬아슬하게 연결되어 여러 현상을 거쳐서 결국 전혀 관계없을 것으로 보이는 어떤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인터넷으로 골드버그 장치를 검색해보니 재미있는 광고영상을 비롯한 동영상들이 제법 나오는데 하나같이 흥미롭다!) 나는 자연의 이러한 연쇄작용을 떠올리면서 ‘도미노’를 떠올렸다. 골드버그 장치에도 도미노가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다만 불규칙하고 어디서 어떻게 연결될지 알기 어려운 골드버그 장치보다는, 비교적 규칙적이고 속도감 있게 움직이는 도미노의 연쇄작용이 좀 더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쉬운 듯하다.

 

이 책을 쓴 김추령 선생님은 중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면 마치 소설가나 동화작가로 착각할 만큼 사실적으로 현장 상황을 잘 그려내고 있다. 각 장의 흐름과 구성은 대개 비슷하다. 앞부분은 동화나 소설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독자를 빨려들게 만드는 이야기로 시작하고, 이야기를 맺으면서는 왜 이런 불행한 일이 벌어졌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각 장마다 이야기와 과학적 설명의 2개의 구조로 되어 있다. 이 이야기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경우이거나 패러디를 한 경우인데, 입 아프게 재미없는 설명을 늘어놓는 것보다 실제로 일어났던 비극이나 현실을 비꼬아 놓은 패러디가 훨씬 더 효과적으로 지금의 위기을 알려주고 있다.

 

1장은 위펑서 부부의 실화로 시작하여 황사와 사막화현상 등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지고, 2장은 카트리나로 인해 에반 가족이 겪은 실화로 시작해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들(슈퍼태풍, 쓰나미)등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진다. 3장은 6일 만에 세상을 창조했다는 하나님 이야기를 빗댄 광합성 이야기로 시작하여 탄소순환과 바다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진다.(그래서 온실가스와 기후변화 문제를 설명하는 핵심적인 내용이다) 4장은 투발루에 사는 어린이 리또의 일기로 시작하여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에 대한 설명으로 끝난다. 5장은 안데르센의 동화 [눈의 여왕]으로 시작하여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아 차가운 바닷물이 심해로 유입되는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6장은 기아로 죽어가는 아프리카 아이들 이야기로 시작해서 기후 변화로 인해 생긴 가뭄과 기근의 악순환, 그리고 전쟁과 기아, 말라리아 등을 이야기한다. 7장은 환경오염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생물들의 이야기를 패러디한 ‘뒤죽박죽 동화’(여러 구전설화를 섞어놓은 것)로 시작하여 멸종위기종과 생물 종 다양성의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8장은 정휘창의 동화 [원숭이 꽃신]을 각색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피크오일과 핵 폭발사고와 원자력에 대한 문제점들을 설명하고 있다. 9장은 조선 후기 우화소설 [두껍전]을 각색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국제기후변화협약과 실생활에서 적용 가능한 적정기술에 대해 설명한다. 마지막 10장은 ‘기후게이트’와 ‘빙하게이트’ 이야기로 시작해서 지구온난화를 둘러싼 찬반논쟁에 대한 설명으로 마친다.

 

이렇게 전 지구적인 환경문제를 많이 다루고 있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이해하기가 쉽다는 것이고, 두 번째 장점은 과학적인 설명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쉽고, 긴장감 있고 거기에 과학적이라니! 세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았다고 할 수 있다. 널리 추천하고 읽혀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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