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프 rough 1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8년 4월
평점 :
절판


아다치 미츠루가 80년대 중후반에 연재한 작품.

아다치 미츠루가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린 불후의 명작인 [터치] 이후에 아다치 특유의 연출력이 전성기에 올랐을 때 만들어진 작품인 만큼 그의 작품들 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칭할만한 대작이다.

흔히 아다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꼽는 빅3(터치, 러프, H2) 중에서도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 제일 뛰어나다고 평가된다. 그도 그럴것이 이 작품은 단행본 12권이라는 비교적 짧은 분량에(참고로 터치는 26권, H2는 무려 34권이나 된다!) 군더더기 하나없는 전개로 보여줘야할 모든 내용을 깔끔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것이고 그런 분들에게는 뭔가 이야기가 빠진 듯하고 왠지 화장실에 갔다가 뒷 마무리를 제대로 안하고 나온듯한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단언하건데 이 작품의 결말이 가장 아다치다운 결말이다! 더이상의 뒷 얘기는 필요없을 것이다. 작가는 이미 하고 싶은 말을 다 끝냈기때문이다. 혹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면 다시한번 꼼꼼히 읽어보시라. 작가는 분명히 해야할 말은 다 하고 끝을 맺었다.

수영 선수인 케이스께와 다이빙 선수인 아미는 같은 학교에 입학하여 같은 수영장을 사용하면서 처음 만난다. 그런데 알고보니 두 사람의 집안은 서로 원수지간으로 오랜세월 얼굴도 모른채 서로를 증오하던 사이였던 것이다. 그렇게 만난 두사람이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서로에 대한 감정을 확인하게 되는 내용이다.

비교적 짧은 분량이라 읽기 좋고, 깔끔한 내용전개라 작품에 강하게 빨려들게된다. 게다가 적재적소에서 터지는 아다치 특유의 유머는 탄성을 자아내게 할 정도이다. 수영장에서 벌어지는 내용이라(사실은 내용과 관계없이) 서비스 컷이 많다는 것도 내가 이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중에 하나이다.(물론 다른 작품들에도 서비스 컷은 계속 많이 등장한다!)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역시 물에 빠진 아미를 두고 히로끼와 케이스께가 서로 달려나가는 장면이다. 아무리 목숨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처한 위험이라도 실력의 차이는 어쩔수 없는 것인지라, 아미를 구해서 인공호흡을 하고 있는 히로끼를 바라보는 케이스께. 그 처절한 패배감과 허탈감 그리고 자신을 향한 분노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케이스께는 역시 주인공이다. 그는 이후 어떻게 이 사건을 극복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모른다.

사랑, 소년과 소녀의 사랑. 너무나 강렬하고, 너무나 간절하고, 너무나 아름다울 수 밖에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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