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감은빛 > 기대
10년전 오늘 쓴 글. 제철 꾸러미라는 신기하고 마음 설레게하는 꾸러미를 한동안 받아서 재밌기도 하고 참 좋았는데, 가끔 엄청나게 쌓이는 나물들을 다듬어 무치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냉장고에 쌓이기 시작한 것이 문제였다. 조금만 더 부지런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때나 지금이나 더 부지런해지기엔 이미 벌려놓은 일들이 너무 많았다. 나처럼 정신없이 사는 사람에게 저 꾸러미는 사치ㄱ아니었을까?
얼마나 오래 받았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결국 지난번에 받은 나물들이 아직 냉장고에 쌓여있는데, 다음 꾸러미가 도착했을때 아내에게 한소리 듣고 꾸러미를 중단시켰다. 나중에 조금 여유가 생기면 다시 신청해야지 마음 먹었었지만, 여유는 생기지 않았다. 그 뒤로 더 바빠졌으니까.
저 책 [식품주식회사] 서평을 잡지에도 실어서 잘 쓴 글이라고 여러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책과 환경단체 활동 경험을 엮어서 쓴 것이 읽는 사람들에게 인상적이었을 것이다. 그땐 그런 서평을 가끔 쓰기도 했는데, 이젠 그렇게 쓰지 못하고 있다.
과거를 회상하면 왠지 씁쓸한 뒷맛이 느껴지고도 하는데, 이 책에 대한 내 느낌이 그렇다. 시간이 많이 흘렀어도 책에서 지적했던 식품산업의 전반적인 문제들이 그닥 해결되지 않았다는 현실 때문에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