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게 매달리기 / 케틀벨 스윙


어제 밤 이젠 키가 많이 커서 내 눈높이 정도까지 자란 큰 아이가 갑자기 물었다. "왜 나는 쎄게 매달리기 안 해줘요?" 오랜만에 들은 단어라 뜻과 연결시키는데 잠시 시간이 걸렸다. '쎄게 매달리기'라는 단어는 작은 아이가 지은 이름으로 실은 아이들을 케틀벨처럼 안고 스윙 동작을 하는 것이다. 아이 입장에서는 그네를 타는 기분을 느껴 재밌고, 나는 아이 몸무게 만큼의 강도로 운동하는 효과를 얻는다. "너 어릴때 많이 해줬어.", "기억 안 나.", "너 크고 나서도 많이 해줬어.", "지금 해줘.", "지금은 못 해. 너 키가 아빠랑 비슷한데 어떻게 해."


아마 아이는 문득 내가 작은 아이에게 그 쎄게 매달리기를 해주는 장면이 떠올라서 왜 자기는 안 해줬냐고 물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오래전부터 아이들을 좋아했던 나는 농활가서도 동네 아이들을 죄 맡아 돌보고 같이 놀았고, 운동 단체 선배들의 아이들도 늘 데리고 놀았다. 아직 어린 아이들과 놀 때는 몸을 움직이며 노는게 가장 좋은데, 그 중 최고는 아무래도 아이의 팔이나 겨드랑이를 잡고 빙글빙글 도는 동작이다. 아이가 순간적으로 공중에 뜨면서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면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기분이 든다. 그때부터 다양한 동작으로 아이들과 놀아주면서 아이들을 마치 바벨이나 케틀벨처럼 여기고 운동하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아이는 기분 좋게 놀고, 나는 운동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그런 동작들 중에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건 큰 아이가 언급한 스윙이다. 작은 아이 말로는 쎄게 매달리기. 자기 입장에선 나한테 매달려 있는 동작인데, 뒤로 갔다가 앞으로 높이 올라갔다가 다시 뒤로 떨어지는 동작이 자신에게 '쎄다'라는 단어로 연결되었으리라.


아이들이 자라면서 계속 몸무게가 늘었으니 나로서는 따로 더 무거운 케틀벨을 사지 않아도 운동강도를 높일 수 있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초등학교 4~5학년 즈음까지 할 수 있다. 대략 10kg 에서 30kg 가까운 무게로 운동할 수 있다.


이 스윙 동작의 핵심은 케틀벨을 뒤로 당길 때 허리를 펴고 무릎을 살짝 구부리며 엉덩이를 최대한 접어서 힙힌지(Hip Hinge) 를 효과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Hinge 는 경첩이란 뜻으로 접었다 펴졌다 하는 동작을 말한다. 케틀벨 스윙은 힙힌지를 통한 전신운동으로 빠른 속도 많은 횟수를 반복하면 유산소 운동의 효과도 거둘 수 있는 아주 좋은 운동이다.


케틀벨은 크기가 작고 내 손 안에서 컨트롤이 가능하지만, 아이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아이를 안은 채 힙힌지를 잘 만드는 것이 이 동작의 핵심이며, 아이의 재미와 나의 운동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아이들이 이 동작을 워낙 좋아했기 때문에 집에서 뿐 아니라 밖에서도 종종 해주곤 했는데, 그럼 어른들도 신기한 듯 쳐다보곤 했다. 그리고 만약 그 장면을 다른 아이들이 본다면, 우루루 몰려와서 서로 나도 해달라고 난리가 난다. 그럴 때는 줄을 세워놓고 차례대로 서너번씩 해줘야 한다.


하루는 그렇게 몰려든 동네 아이들에게 스윙을 해주고 있는데, 트레이너이자 운동처방사로 일하는 분이 보더니 몸무게와 체형이 다른 다양한 아이들을 해주는데도 자세가 완벽하다고 칭찬했다. 그 당시 내가 스윙이란 운동을 워낙 좋아하기도 했고, 나이 차가 있는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과정에서 꾸준히 해주다보니 키가 크거나 작거나 덩치가 크거나 작은 아이들을 안고 힙힌지를 만드는 과정을 다양하게 해봐서 그랬을 것이다.


목마 타고 앉았다 일어나기 / 백 스쿼트


아이를 바벨 대신 안고 다양한 동작을 할 수 있다. 아이가 좋아했던 또 다른 동작은 아이를 어깨 위에 목마 태우고 내가 스쿼트 동작을 하는 것이다. 이는 내 뒷목과 어깨 위에 바벨을 얹고 앉았다 일어나는 백 스쿼트 동작과 정확히 일치한다. 나는 바벨 운동 중에 백 스쿼트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다. 내 관심사는 거의 언제나 스내치에 있었고, 스내치를 잘 하기 위한 동작으로 오버헤드 스쿼트가 있었다. 그래서 스쿼트 운동은 거의 언제나 오버헤드 스쿼트나 맨몸 운동인 에어 스쿼트로 했었다.


그런데 바벨이 아닌 아이를 태우고 하면 아이도 재미를 느끼고 딱딱하고 차가운 바를 목에 얹어 피부가 쓸리는 일도 없다. 아이는 부드럽고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존재니까. 작은 아이의 경우 어렸을 때는 재밌어하다가 조금 자란 후에는 오히려 무섭다고 겁을 먹곤 했다. 내가 운동 효과를 얻으려면 앉을 때는 천천히 앉고 완전히 쪼그려 앉은 풀 스쿼트 자세에서 잠시 멈췄다가 힙드라이브 힘으로 빠르게 일어나야 하는데, 그 동작이 너무 빨라 무섭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를 태우고 스쿼트를 할 때는 속도 조절이 필요했다.


백스쿼트는 비교적 무게를 올리기 쉬운 온동이다. 아이가 자라도 꾸준히 해줄 수 있다. 다만 나는 어깨 부상과 무릎 부상 이후로 무게를 드는 운동을 거의 하지 못해 한동안 해줄 수 없었다. 지금이라면 큰 아이는 어려울테고, 아직 작은 아이는 해줄 수 있을 것이다. 


가슴 위에 앉히고 윗몸 일으키기


지금은 주로 철봉에 매달려 레그레이즈나 토우 투 바 동작으로 복근 운동을 하는데, 예전에 실내 철봉을 사기 전에는 늘 윗몸 일으키기를 했다. 아, 사실 윗몸 일으키기는 순수 복근 운동을 아니다. 상반신 전체가 아닌 복근 위쪽만 들어올리는 크런치 동작이 오히려 복근 단련에는 더 필요한 운동이다.


여기에 무게를 더하려면 주로 바벨 원판을 가슴에 얹고 하거나 덤벨을 얹고 해야 한다. 이는 차갑고 자꾸 미끄러져서 불편하다. 대신 누운 상태에서 아이를 내 가슴 위에 앉히고 양 팔로 잘 안은 후에 윗몸 일으키기 동작을 하면 효과적이다. 이때 아이가 내 얼굴을 자기 다리 사이에 두게 되는데 그래서 큰 아이는 어느 순간부터인지 안 하겠다고 했다. 아마 부끄럼을 느끼는 것이리라. 그래서 이 동작은 주로 작은 아이를 올리고 했다.


처음엔 계속 윗몸일으키기 동작을 최대한 정자세로 하려고 노력하고, 힘을 떨어진 후에는 클런치 동작으로 전환해 몇 개라도 더 했다. 완전히 지쳐 도저히 더 할 수 없을 때까지 조금이라도 몸을 들어올려야 한다. 이따 가장 주의할 점은 다리를 반동으로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코어 근육 단련이 필수이고, 이를 위해 벽에 발을 붙인다던가, 의자 다리를 활용한다던가 다양한 방식을 찾아야 한다.


여기서 아이를 배 위에 앉게 하고 아이가 앉은 방향을 달리하면서 다양한 변형 동작을 해 볼수 있다. 작은 아이는 어려서부터 내 몸 위에서 노는 걸 좋아했고, 나는 그 점을 활용해 아이의 무게로 다양한 코어 단련 동작을 해 볼 수 있었다. 


등 위에 앉히고 팔굽혀펴기


영화에도 종종 나오는 아이를 활용한 가장 대중적인 운동 동작은 등 위에 아이를 앉히고 하는 팔굽혀펴기 동작일 것이다. 그런데 이는 무게 푸쉬업에 익숙한 숙련된 사람들에게 가능한 동작이다. 맨몸 푸쉬업을 주로 했고, 무게 푸쉬업을 거의 해본 적이 없었던 나는 무척 어렵더라. 작은 아이를 앉혀 놓고 간신히 자세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로 억지로 두 세개를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정자세로 10회 이상 꾸준히 할 수 있을만큼 힘이 있다면 아이가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텐데, 펌핑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던 나는 그만큼의 팔힘을 갖지 않았다. 아이도 이 동작만큼은 재미가 없다며 별로 호응하지 않았다.


이 외에도 예전에 고민해보고 함께 놀면서 다양한 동작을 생각해보곤 했던 것 같은데, 그러지 않은 지도 어느새 몇 해가 지나 이젠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요즘은 사춘기 큰 아이의 눈치를 봐야 할 일이 많아지면서, 아직 어린 작은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고 느낀다. 이제 몇 해만 더 지나면 작은 아이도 더이상 나랑 놀아주지 않겠구나 싶다. 아직 놀아줄 때 최대한 열심히 재밌게 잘 놀아야지. 더불어 큰 아이와 잘 놀 수 있는 방법이 뭔지도 고민이 필요하다. 그러다 나중에 이 녀석들이 성인이 되면 아빠랑 같이 술 마셔주려나? 내게 최고의 선물은 아이들이 사주는 술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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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9-08-04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아이들고 함께하는 운동이네요.운동도하고 아이들과의 친밀감도 높이고 일석이조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