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다시 살 수 있다면
만약 청춘을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오늘 강양구 기자가 쓴 글에서 켄 그림우드의 [다시 한 번 리플레이]에 대한 글을 읽었다. 내가 이 책을 읽었던 건 몇 년 전이었더라? 얼른 기억이 나지 않는 걸 보니 꽤 오래전이었던 것 같다. 아마도 30대 중반 무렵이었을 것 같다.
중년의 주인공이 죽었는데, 다시 18살 대학 신입생으로 돌아갔다는 설정은 무척 흥미로웠다. 주인공은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연애와 돈, 명예 등 다양한 목표를 추구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아간다. 그런데 다시 처음에 죽었던 날이 되자 또 18살 같은 날로 돌아간다. 계속 리플레이 되는 삶.
소설이 정말 재밌어서 쉬지도 않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다 읽고 나서는 이런 기회가 과연 축복일까? 재앙일까? 생각해본다. 노년의 쇠약한 삶이 없고 중년이 되면 다시 젊고 생기가 넘치던 시기로 돌아가는 인생. 언뜻 생각해보면 이건 축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자신만의 성취를 이룬 시기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삶은 반대로 엄청난 재앙일 수도 있다.
물론 현실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일이니, 상상만으로 추정해 볼 수 밖에 없지만, 아마도 나라면 한 번 정도는 다시 살아볼 만 하다고 여길 것 같다. 이전의 실수와 오류들을 바로 잡고, 낭비했던 시간들을 뭔가 의미있는 시간에 투자해 첫 번째 삶보다 더 빨리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계속 반복되는 삶은 정말 끔찍할 것 같다. 차라리 그냥 죽어버렸으면 싶지 않을까?
실제 소설의 주인공도 반복 되는 삶이 지겨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허비해버린 삶이 있었다고 기억한다. 하지만 그래도 또 삶은 계속 반복되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월드시리즈 우승팀을 맞추는 도박 등을 통해 엄청난 경제적 부를 이루기도 하는데, 나는 다시 살더라도 그런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다만 빨리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인물이 되어 국책사업을 통한 환경 파괴 등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게 아니라면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개인적인 성취를 이룰 수도 있겠다.
이 책 이후로 수많은 타임리프, 타임슬립 뭐 이런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나도 영화나 웹툰 등으로 여러 작품을 접해봤는데, 역시 원조가 최고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만큼 흥미로운 작품을 접해보지는 못했다.
어쨌거나 집으로 돌아가면 이 책이 어디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결말 부분이 어떻게 되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