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매직 리더십
더글러스 앨런 외 지음, 김은영 옮김 / 넥서스BIZ / 2006년 7월
평점 :
절판


술술 읽히는 글은 아무래도 실생활에서 일어남직한 이야기를 구수한 입담을 섞어 써낸 글이라는 것 다들 아실게다. 일견 딱딱해 보이는 책이라도 나와 내 주변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면 한 번 더 눈길이 가게 마련이다. 슬쩍 읽어보기로 한 게 한 장 두장 읽다보면 언제 읽었는지 모르게 마지막 장이 나풀거리는 것, 책께나 읽었다는 분(?)이라면 여러 번 보았을 터. 왠지 모를 아쉬움에,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몸을 뒤척이듯, 저자 약력 한 번 보고, 뒷 표지에 난 추천 글 몇 번 읽고, 하, 하고 감탄사를 연발하는 제 모습에 괜스레 겸연쩍어 본 적도 물론 있겠다.

그런데 이런 책 만나기, 소싯적 말마따나, 하늘의 별따기 만큼 쉽지 않다. 더군다나 그게 속칭 딱딱한 부류에 속하는 책이라면 두말하면 잔소리다. 더 어렵다. 그런데 인생에도 역전이 있듯이 선입견을 보란 듯이 깨뜨리는 책이 툭 나선다면, 아예 두 눈 저당 잡힐 각오 하는 게 좋다. 흡인력이 평소 두 배일 책을 두고 어찌 눈 빠지지 않길 기대할까?

좀 너스레를 떨었다만 이 책, 『2+2 매직 리더십 : 팀원을 열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칭찬과 조언의 법칙』이 딱 그 부류다. 상사와 직원 사이에 평상시 일어나는 사건과 상황을 참 리얼하게 옮겨 놨다. 팀장을 위한 책인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한 번 이렇게 읽어보라. 팀장의 입장에 서서, 또는 직원의 입장에 서서 자기를 변호해 본다. 그리고 무대를 실제 내 직장으로 옮겨 팀장을, 또는 직원을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이해하려 시도해 본다. 아하, 그래, 그래.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그래, 이 경운 이래서 문제가 됐겠구나, 하는 감정이입의 도가 깊고 넓어질 것, 장담한다. 

피드백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피드백이 효용가치가 높으냐 하면 그렇지 않다. 비디오 테이프를 되감아 처음부터 새로운 기분으로 본다해서 내용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일과 활동에게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측면에서 피드백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지만 그것이 일과 활동에 긍정적인 변화를 수반하지 않고 일상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지면 일 위에 얹혀진 또 다른 일처럼 곤욕이 되기 쉽다. 중요한 것은 효과적인 피드백이다.

저자는 효과적인 피드백을 칭찬과 조언이 균형을 맞춰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과정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 말에는 칭찬이 조언보다 앞서되 어느 한쪽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자발적인 행동을 끌어내는 데 칭찬만큼 좋은 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칭찬만 있고 잘못에 대한 지적이 없다면 방종하기 쉽다. 마찬가지로 직원이 개별적으로 맡은 일을 팀이 당초 목표한 방향을 향해 순항하도록 응원하는 조언이야말로 팀에 극히 필요하지만 그것만 있다면 자발성이나 능동성은 약화될 것이다. 팀 전체에 끊임없이 활력을 불어넣고 능동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칭찬과 조언은 팀 내에 같은 비율로 녹아있어야 한다.

"팀장이라면 연례 성과 평가 기간이 되기 전에도 자신이 관리하는 직원들이 일을 잘 하고 있는지, 문제가 없는지,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알려 줘야 할 필요가 있어요. 강력한 피드백의 유효기간은 짧아요. 여러 연구 결과들을 보면 어떤 행동을 강화하거나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그 행동이 발생한 순간부터 가능한 한 빠른 시간내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지요."(세미나에서 강사 오드리가 팀장 폴린이 속한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아울러 피드백은 시의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일년에 한 두 번 하는 평가로 직원을 칭찬하고 조언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시의 적절하지 않다. 피드백은 되도록 짧은 시간 안에 자주 이루어져야 효과적이다. 그렇다고 모든 사안에 대해 빠짐없이 피드백을 해야 한다고 고집하려는 건 아니다. 물리적으로 그렇게 할 수도 없을 뿐더러 설혹 그렇게 했다간 정작 중요한 부분을 소홀히 할 수 있다. 저자는 특정 부문에 집중할 것을 주문한다. 그 부문은 말할 것도 없이 집중화의 효과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부문, 곧 개선을 요하는 부문이다.

이 때 주의할 것이 중간점검이다. 개선을 요하는 부문에 대한 피드백이 있은 후에 잘 하겠지 하고 방치하면 직원들의 눈에 무관심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반드시 일의 진척에 대해 물어야 한다. 물론 그 때도 칭찬과 조언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2+2는 정신은 카리스마보다 정직성과 진심을 필요로 합니다.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고 잇는 피드백의 성공 여부는 활동적인 성격보다 주변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진실된 마음에 의해서 결정됩니다"(2+2 공식의 정신이 훌륭한 피드백을 하기 위해 관리자가 카리스마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냐고 묻는 세미나 참석자에게 오드리가)

2+2는 기본적으로 한가지 이상의 칭찬과 한가지 이상의 조언을 의미한다. 그리고 2+2에 기초한 효과적인 피드백의 비결은 균형과 시의성, 집중, 특정화(구체적인 사례를 들을 것), 중간점검에 있다. 팀원을 열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법칙이 있다 해도 그것을 팀원이 자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실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어떤 형태의 법칙이든 그것을 실행하려는 팀장의 진심이 밑바탕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럴 때에야 비로소 팀장의 의도가 가감 없이 전달된다. 이후의 과정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2+2 법칙은 팀장과 직원 모두에게 일과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주고 있다. 더욱이 독자가 직장인이라면 어디서 많이 보고 겪은 듯한 동질감에 손에서 쉽게 책을 내려놓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속한 직장에서 바로 이런 저런 문제가 결국 효과적인 피드백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챌 것이다. 피드백은, 개인적인 차원에서든 조직 전체적인 차원에서든, 특정한 일이 목표를 향해 순항하도록 방향을 잡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임에 틀림없다. 이제 폴린이 그랬듯이 우리가 시도해 볼 차례다. 그가 좋은 성과를 냈다면 우리라고 그렇게 되지 말란 법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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