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 고객에 미쳐라
케네스 블랜차드 외 지음, 조천제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얌! 고객에 미쳐라. 긍정의 감탄사인 ‘암’이 아니네. 얌? 뭘까? 회사이름 치고는 어쩐지 어색하고 호칭이라고 하기엔 너무 튀는 이름. 경영서 치고는 독특한 서제(書題)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목을 끈 방편으론 성공적이라 할만하다. 내용만 받쳐주면 더할 나위없을 터.

이 책의 진가는 평가대상 기업과 외부 평가인, 곧 공저자 상호간에 일체의 포장을 배제하고 맨눈으로 기업내부를 관찰했다는 데 있다.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는 얘기다. 공저자들 또한 당초 미사여구를 동원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기업 홍보원으로 전락하는 걸 원치 않았던 사람들이고 보면 양자간 이해가 맞아떨어졌다고 해야겠다.

 

하지만 말이 그렇지 그런 부분에서 이해가 일치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이랴! 기업이야 좋게 쓰여지길 바랄 테고 저자들로선 그런 기업의 요구를 묵살할 수 없는 노릇이고 보면 아무래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철저하게 ‘날것’으로 드러내 보이길 바랐다면 그건 전적으로 기업경영, 구체적으로는 내부혁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모델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이 바탕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수준 높은 혁신을 이루어낸 기업적 성과는 때와 장소를 떠나 찬양받기에 충분하다.

직원을 인정하는 데서 혁신은 출발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일정부분 인정욕구를 갖고 있다. 그가 속한 조직이 적극적인 수용의사를 드러낼 때 그 개인은 조직을 자신과 동일시하고 높은 충성도를 보이게 마련이다. 조직의 입장에선 구성원에 대해 ‘인정’과 ‘배제’를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조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얌이 구축한 ‘You Understand Me!’(당신이 나를 이해하는군요!) 는 고액제일주의의 선언이기 이전에 기업 구성원을 향한 일종의 구애와 같다고 할 것이다.

 

당초 ‘피자헛’과 ‘KFC’, ‘타코벨’은 점주와의 갈등과 내부정체, 수익저감 등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사업부가 나락으로 떨어진 데는 무엇보다 직원들의 타성이 컸다. 모회사인 펩시코의 우산 아래에선 소비자의 니즈와 원츠에 발 빠르게 대응할 필요도, 그렇다고 수익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펩시코가 이들 사업부를 분리하기로 한 결정은 불가피한 일이었다.

 

빈들에 내몰린 이들 사업부에 회장으로 취임한 데이비드 노박은 달랐다. 먼저 직원들의 마음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노박은 회사의 이름을 얌으로 바꿨다. 얌(YUM)은 위 영문의 두문자 조합이다. 기업의 직원에 대한 ‘인정’과 직원이 회사에 보인 ‘동일시’는 즉시 고객에 대한 태도로 나타났다. ‘고객 마니아’로 탈바꿈한 직원들은, 한낱 골칫덩어리였을 뿐인 이들 사업부가 전 세계적으로 3만 3천개 이상의 체인점을 거느리고, 종업원 84만 명을 고용하고, 연간 84억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거대기업으로 재탄생한 현실을 맨눈으로 볼 수 있었다.

고객중심주의를 지향한다.


얌의 성공은 철저한 혁신에 있었다. 누누이 얘기돼온 자율과 권한위임의 효과를 교과서 속에만 가두어두지 않았다. 본사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프랜차이즈점의 의사결정권한을 비례적으로 늘렸다. 일선에서 발로 뛰는 직원들에게는 자율과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고객의 요구사항을 현장에서 해결토록 했다. 아울러 이러한 변화와 혁신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교육과 재교육을 병해 실시하고 필요한 마인드를 공고히 구축해갔다. 얌만의 고객중심주의는 그렇게 해서 탄생된 것이다.

 

그렇다고 얌이 보인 전사적인 체질개선이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이었으랴. 사실 부침을 거듭하는 기업 환경에서 어느 기업이라고 성공의 방법을 모르겠는가. 다만 알고도 실천하지 않기 때문에, 또는 실천을 하긴 하지만 지속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밀려났다고 하는 것이 옳은 진단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몰락한 기업에게나 설립을 앞둔 기업들에게 얌은 몽학선생이라 할 수 있다. 고객중심주의의 철저한 실천만이 기업의 생존을 보장하는 유일한 수단임을 얌은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이 책, 『얌! 고객에 미쳐라』는 고객서비스의 지향과 근간을 근거리에서 정밀 관찰하고 있다. 아울러 고객이 목적하는 바와 같은 궤적을 그린 기업의 결과를 명백히 드러내 보이고 있다. 이 책이 개인과 기업의 서비스 마인드 구축과 구체적인 실천에 두루 활용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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