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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의 종교 ㅣ 살림지식총서 99
공일주 지음 / 살림 / 2004년 6월
평점 :
아라비아 반도와 그 주변국에선 여전히 테러와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른 개개인의 편차는 있겠지만, 대체 어떤 반목과 원한이 서려있기에 그토록 오랜 세월을 각을 세우게 됐는지 의아해 하는 데 있어서 만큼은 큰 차이를 보일 것 같지 않다.
헌팅턴은 그런 현상들을 분석하고 그 원인을 ‘문명충돌론’으로 집약해 냈지만 원리주의에 입각한 문명 상호간의 충돌 가능성 보다 국가적 이해관계의 첨예한 대립이 충돌로 결과한다는 일반적 분석이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도처에서 국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세력간 충돌현상을 설명하는데 있어 후자가 원인과 결과라는 아귀에 더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그 책(『문명의 충돌』, 김영사, 1997) 이후 다양한 반응들이 쏟아져 나온 것은 일견 바람직하다. 하지만 한 측만 옹호한다든지, 혹은 반박한다든지 하는 일률적인 내용의 것들이어서 대립의 한 축인 이스라엘과 이슬람국가 사이의 본질적인 다툼의 내용을 알고 싶어하는 독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최근 출간된 책, 『아브라함의 종교 - 유대교|기독교|이슬람교』는 전작들에 비해 균형된 시각을 갖추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이런 종류의 소책자가 늘 그렇지만 다소 아쉬운 건 책자의 특성에 맞추느라 분량이 제약됨으로써 불가피하게 생략과 축약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지 않느냐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 사후 아들 대에서 갈라진 이스라엘과 이슬람제국의 관계를 개별 종교적 특성과 관점에서 찬찬히 고찰해 들어간 이 책의 미덕은 좀체 그 빛을 잃지 않는다. 입문서로서 손색이 없다. 『베이루트와 예루살렘까지』(창해, 2003)를 함께 읽는다면 더할 나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