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스마일 - 바쁜 직장인의 몸을 웃게 만드는 직장인 처방전
정이안 지음 / 해빗 / 200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건강하게 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건강해야 일을 하고 건강해야 꿈도 펼칠 수 있으니 모름지기 건강이 최고라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최근 들어 웰빙과 자연친화적인 삶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는걸 보면 그 같은 바람이 단순히 어제오늘의 일로 그칠 것 같지는 않다. 일본이 수년 전에 이미 백세 사회를 주창하며 의학과 건축, 노동 등 관련 분야 전반을 새롭게 구조화하는 상황에서 우리 또한 건강한 사회와 건강한 개인을 향한 이상을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지 않을 수 없다.




지난 5월 WHO(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평균 기대 수명이 79세로 WHO 회원국 198개 국 중 28위를 기록했다. 참고로 여자의 평균 기대 수명은 82세, 남자는 72세였다. 1948년에 평균 기대 수명이 46.8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미국의 미래학자 레이 하몬드라는 그의 저서 〈2030년의 삶〉에서 인간의 기대수명이 130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통설로는 120세 정도라지만 어느 것이 됐든 그 정도 수명이라면 대단한 나이다. 이쯤 되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크지 않을 수 없다. 그 바탕이 되는 첫째 요소는 단연 건강이다.




오죽했으면 ‘돈이나 명예를 잃는 것은 일부를 잃는 것이지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는 말이 다 있을 정도일까. 하지만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실제 무지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 몸에 이상 반응이 있으면 자의적으로 판단하고 또 그와 같이 처방하는 것이 고작인 것 같다. 요즘이야 큰 병, 작은 병 가리지 않고 병원을 찾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수년 전에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약학적 지식없이 일반인이 특정 약을 요구하는 행태의 위험성을 지적한 후 증상을 설명하지 않고 약사에게 어떤 약을 달라고 요구하는 빈도수가 많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지만 크게 달라졌다는 판단은 섣부를지 모른다. 여전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바쁜 일상을 핑계로 병원 처방전 없이 약국에 들러 생각해 놓은 약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직장인의 경우 아프다고 마냥 눈치 없이 병원 신세를 질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아쉬운 대로 약국 약으로 치료를 대신하는 게 보편적이다. 수일 내에 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큰 병이 될 수도 있는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 외에 생각으로 병을 키우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정확한 의학 지식 없이 큰 병에 걸렸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지나치게 몸을 움츠릴 경우 없던 병도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그 폐해가 적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병원에 갈 형편도 안 되고 그렇다고 큰 병이 될지 모르는데 마냥 방치할 수만 없는 경우에 절실히 필요한 게 ‘곁에 두고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지침서 같은 게 아닐까 싶다. 저자 또한 그 점을 애써 부인하지 않았다.




이미 다년간의 임상 경험과 방송출현, 집필활동 등으로 대중의 필요를 누구보다 빨리 알아차린 저자가 어떤 의도로 이 책을 썼는지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일반인들의 잠재의식 속에 자리 잡았을지 모를 병에 대한 근거 없는 확신을 몰아내고 어쭙잖은 반쪽자리 의학 지식을 바로잡기 위해 저자가 이 책을 시중에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인이 앓고 있거나 앓을 개연성이 높은 질병군을 모아 질병의 증상과 발병 원인, 그리고 처방에 이르기까지 여성적인 시각으로 섬세하게 적어 놓았다. 아울러 전문의학 용어는 가급적 피하고 평이하게 서술해 일반인이 접근하기가 용이하다는 장점 또한 갖추고 있다. 따라서 어떤 독자라도 이 책에 관한 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리라 짐작한다. 무엇보다 소프트한 내용 못지않게 부드럽게 다가오는 의학 상식은 질병에 대한 근거 없는 걱정을 불식하는 데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각각의 질병에 대한 전문적인 사항은 관련 서적을 탐독한다든지 직접 병원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좋다. 이 책은 일종의 상비약처럼 사용하면 좋을 듯싶다. 가정용 구급함 안에 세상의 모든 약이 들어있지 않듯이 이 책 또한 세상에 퍼진 질병 전부를 담아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각각의 질병을 심도 있게 살피지도 않았다. 이런 한계는 저자가 이미 서문에 밝힌 바와 같이 이 책을 막연한 두려움이나 근거 없는 확신을 가진 일반인들을 위해 쓰였다는 점에 돌려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의 효용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각 장을 시작하기에 앞서 자가 진단 항목을 일일이 체크함으로써 현재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설혹 진단표에 기재된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하더라도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그 질병의 원인이 충분히 요약 정리되어 있고 병을 물리치는 데 필요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의약처방 등이 망라되어 있어 불안감을 상당부분 해소해 주기 때문이다.




또한 각각의 질병에 대한 적절한 설명과 대응책은 실전에 써 먹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잘 정리되어 있다. 아무리 훌륭한 비책이라도 현실적응력이 떨어지면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은 법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반대급부적으로 전문적인 이론으로 무장한 여타 의학 서적이 갖는 한계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콤팩트한 장정도 의학 서적이 일반적으로 갖고 있는 난해한 성격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시키는 데 한몫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핸드백 속에 쏙 들어갈 만한 크기라 필요할 때마다 꺼내 보기에 안성맞춤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작은 판형이 주는 가벼움이 이 책에 보다 자주 손이 가게 하는 데 적절히 작용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곁에 두고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지침서는 일종의 틈새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나치게 전문적인 의학서적과, 또한 지나치게 비이성적인 사이비처방책들과 일정부분 거리를 두면서 그 둘의 중간에 속한 지리적 이점을 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선택은 시의적절하다. 이 책에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효자손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해서 나무랄 일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을 필두로 기름기 뺀 의학서적의 연속적인 출간을 기대한다. 어깨에 힘이 덜 들어간 사람에 대해 친근감을 표시하는 일반적인 성정은 그와 같은 책에 대한 선호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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